지난 26일 주일예배 설교서 가짜뉴스로 정부ㆍ심상정 의원 맹비난

C 목사 설교를 전하고 있다. 사진은 지난 5일 설교 모습. (사진=유튜브 영상 갈무리)
C 목사 설교를 전하고 있다. 사진은 지난 5일 설교 모습. (사진=유튜브 영상 갈무리)

[평화나무 김준수 기자] 경기도 광명시 소재의 한 교회에서 설교 중에 가짜뉴스가 쏟아졌다. 욕설도 가득했다. 이 교회 담임목사를 맡고 있는 C 목사는 지난 26일 주일예배에서 설 명절을 앞둔 개신교인의 자세를 주제로 설교하면서 문재인 정부와 심상정 의원 관련 가짜뉴스를 사실인양 그대로 교인들에게 전했다.

C 목사는 “나이 먹을수록 우리가 어디를 생각해야 되느냐, 하나님 나라, 영원히 거하는 곳, 거기를 생각하고 살아야 된다”며 “젊음, 미모, 학벌, 권력 그거 다 오래 못 간다. 얼마 안 지나서 다 거품처럼 의미가 없다. 천하를 호령하던 진나라 시황제(도) 지금은 그 뼈다귀도 못 찾는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 땅에서는 영원히 내 것이라는 것이 아무것도 없다. 그렇기 때문에 진짜 영원히 내 것은 천국, 지옥인데, 다 천국을 소망하고 천국갈만한 사람답게 살다가 천국에 가시기를 축원한다”며 “나그네 인생이지만, 그래서 잘 살아야 된다. 이 나그네 인생이 짧지만 이 땅에서 합격점을 받으면 하나님이 천국으로 들이시고 ‘넌 불합격’ 하면 영원히 지옥 가서 거해야 되는 것”이라고 했다.

설교가 중간을 지나자 급격히 문재인 정부 비난으로 기울기 시작했다. 탈원전ㆍ소득주도성장ㆍ최저임금 인상 등 정부의 정책을 트집 잡으며 대한민국이 망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C 목사는 "나라 경제가 폭망이다. 세계 10위권 안에 드는 대한민국이 40등 이하로 떨어져버렸다"며 "나는 정부가 밉다. 이렇게 잘 살던 나라를 좀 더 잘 살게 해야 멋진 정부지 더 못 살게 만들고… 소주성(소득주도성장)은 그냥 소주 먹은 놈이나 하라고 그래라"라고 했다.

하지만 지난해 7월 7일 세계은행(WB) 발표에 따르면, 2018년 한국의 명목 GDP 규모는 전 세계 205개국 중에서 12위를 차지했다. 급격한 변화도 없었다. 한국은 2009~2013년 14위, 2014년 13위, 2015~2016년 11위, 2017년 12위를 기록했다. 1인당 국민총소득(GNI)에서도 192개국 중에서 30위를 차지해 2017년보다 한 계단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국민들의 구매력을 평가하는 구매력평가(PPP) 기준 한국의 1인당 GNI는 2017년 31위에서 두 계단 떨어진 33위를 기록했다. C 목사의 주장처럼 한국의 경제규모가 급격히 하락했다고 보기에는 근거가 빈약한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설날을 앞두고 국민 걱정은 하지 않고 북한의 김정은 위원장만 신경 쓰고 있다고 비난하기도 했다.

 

“나라는 더 가난해지고, 백성들은 더 살기가 힘들고, 응? 설날에 이 대통령이 나라 걱정은 안 하고 ‘저 하노이에서 김정은이가 실망했는데 잘됐으면 좋았을 걸’ 이 지랄이나 하고 있고 말이야. 대통령이 그게 할 소리여? 지금 백성들이 얼마나, 백성들이 다 고루 잘 살아야 되는데 ‘이 놈이 부덕하여 죄송하다’ 이래야지. 어른답지. 나 대통령 시켜줘 봐. (하하하) 저(문재인 대통령) 보다는 잘해요. 오죽하면 내가 이런 소리 하겠어.”

하지만 문 대통령이 설 연휴를 맞아 지난 23일 국민들에게 전한 인사에는 김정은 위원장 관련 내용이 전혀 없다. 다만 북한에 남아 있을 가족 걱정에 애태우고 있는 이산가족들을 염두에 둔 언급이 있을 뿐이다.

문 대통령은 “부모에게 감사하는 마음이 차례상처럼 넉넉하고, 자식 사랑이 떡국처럼 배부른 설날입니다. 올해는 국민 모두가 ‘확실한 변화’를 체감하면서 희망을 키울 수 있도록 더 부지런히 뛰겠다”며 “명절이면 그리움이 더 깊어지는 분들이 계십니다. 북녘에 고향을 두고 온 분들이 더 늦기 전에 가족과 함께하실 수 있게 노력하겠다. 댓돌과 현관문에는 크고 작은 신발이 가득하고, 따뜻한 마음을 주고받는 행복한 설날이 되길 기원한다”고 했다.

C 목사의 ‘저 하노이에서 김정은이가 실망했는데 잘됐으면 좋았을 걸’ 발언은 문 대통령의 신년사에 나오는 내용을 언급한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은 지난 7일 발표한 신년사에서 2020년 국정방향을 설명하면서 경제정책을 중심으로 공수처법ㆍ수사권 조정법안, 복지ㆍ외교ㆍ대북정책을 언급했다. 대북정책 관련 부분은 신년사 전체 내용에서 일부분에 불과했다.

문 대통령은 “우리에게 한반도 평화는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어떤 어려움도 이겨내고 반드시 가야 하는 길”이라며 “그러나 지난 1년간 남북협력에서 더 큰 진전을 이루지 못한 아쉬움이 크다”고 했다.

이어 “북미대화가 본격화되면서 남과 북 모두 북미대화를 앞세웠던 것이 사실이다. 북미대화가 성공하면 남북협력의 문이 더 빠르게 더 활짝 열릴 것이라고 기대했기 때문이다. 북미대화의 동력은 계속 이어져야 한다”며 “지난 한 해, 지켜지지 못한 합의에 대해 되돌아보고 국민들의 기대에 못미친 이유를 되짚어보며 한 걸음이든 반걸음이든 끊임없이 전진할 것”이라고 했다.

C 목사의 발언에 나온 것처럼 ‘하노이’는 신년사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었다. ‘김정은 위원장’에 관한 내용도 김 위원장이 한반도 평화를 위한 논의에 참여할 의지가 있을 것이라는 부분과 6.15 남북공동선언 20주년을 맞아 김 위원장의 방문을 추진한다는 언급이 전부다.

 

“남과 북은 국경을 맞대고 있을 뿐 아니라, 함께 살아야 할 ‘생명공동체’입니다. 8천만 겨레의 공동 안전을 위해 접경지역 협력을 시작할 것도 제안합니다. 김정은 위원장도 같은 의지를 가지고 있다고 믿습니다.”

 

“올해는 ‘6·15 남북공동선언’ 20주년을 맞는 뜻깊은 해입니다. 평화통일의 의지를 다지는 공동행사를 비롯하여 김정은 위원장의 답방을 위한 여건이 하루빨리 갖춰질 수 있도록 남과 북이 함께 노력해 나가길 바랍니다.”

정정보도까지 나온 가짜뉴스로 심상정 의원 맹비난

C 목사는 심상정 정의당 의원과 관련된 가짜뉴스를 사실인양 말하기도 했다. 차별금지법이 통과되면 목회자들이 다 구속될 것이라고 했다.

 

“더구나 교회가 이렇게 부흥되고 대한민국의 1200만명이 되는데, 국민의 1200만명이 되면 이 기독교 정책도 세워야 되는거여. 그런데 이노무 심상정이라는 여자는, 응? 여당을 자꾸 들쑤셔 갖고, 응? 동성애 차별금지법을 올해 안에 통과시킨다고 지랄하고, 고양시가 지역구드만? 목사님들이 하도 기가 막혀서 거기 발언할 때, ‘설교 때 성경에 동성애가 잘못이라고 나오는데 그 설교하면 어떻게 할 거요?’ 그랬더니 이 심상정이가 ‘처벌받아야죠’ 이 지랄을 하네, 이 년이. (하하하) 아 그러면 그거 통과되면 나도 감방 가야돼. 응? 그럼 여러분 이거 사생결단하고 기도하고 막아야 될 줄 믿습니다. (아멘) 목사들 다 감옥밖에 안 가요. 이거 보통 일이 아니잖아요? 교회가, 목사님 하나 감옥가면 교회가 무너져요, 교회가.”

심 의원은 지난 20일 고양시기독교연합회와 덕양구기독교연합회가 주최한 ‘차별금지법 토론회’에 참석해 지역 목회자들과 이야기를 나눴다. 이 과정에서 일부 교계 언론이 목회자가 동성애가 죄라고 설교하거나 차별금지법을 반대하자고 설교하면 처벌받을 것이라고 심 의원이 답변했다는 식으로 보도했다.

하지만 사실은 달랐다. 심 의원은 ‘차별금지법을 어기면 처벌받는가, 안 받는가’라는 질문에 ‘처벌받을 것’이라고 답변했을 뿐이다. ‘법을 어기면 처벌받는다’는 상식적인 내용이 차별금지법을 반대하고 동성애는 죄라고 설교하면 처벌받는다고 왜곡된 것이다.

심 의원은 이날 "법이 아직 제정되지 않았지만, (설교에서) 동성애를 비판하는 건 차별금지법에 위배 되지 않는다고 본다”며 “어떤 한 사람, 성소수자 개인을 모욕하고 인격적으로 폄훼하는 건 문제가 될 수 있겠지만, 기독교가 동성애를 반대하고 좋지 않다고 말하는 그 자체에 대해서는, 우리가 사상의 자유가 있고 신앙의 자유가 있기 때문에 어떤 신앙과 신념을 가졌다고 누구도 거기에 법적으로 문제 삼을 수 없다고 본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크리스천투데이는 지난 22일 “해당 기사와 사설은 모두 삭제 조치했다. 독자 여러분과 정의당 심상정 대표께 깊은 사과의 말씀을 드리며, 본지는 앞으로 정론 보도를 위해 더욱 노력할 것임을 약속드린다”며 정정보도를 내기도 했다.

 

“정치ㆍ경제ㆍ외교ㆍ국방 다 무너지고 있지만 ‘속사람’ 강해져야”

설교를 마무리하면서 기도에 힘써야 한다고도 했다. 하나님이 대통령보다 높으니 기도를 하면서 하나님께 더욱 매달려야 한다는 것이다. 개신교인으로서 새벽기도에 나오는 것이 신자의 자세라고도 했다.

 

“(성도) 둘, 두 분 앉혀놓고 예배를 드리고 안수기도해주고 그러니깐 용돈을 한 10만원 줍디다. 어쨌든 그 노인네들이 그래도 목사 섬기는 버릇은 남아 갖고 ‘아, 목사님 뭐라도 좀 쓰세요.’, ‘아이 나 돈 많아요.’, ‘아 그래도 받아주세요.’ 라고. 기도해주면 아는 거예요. 그런데 다리가 말이 안 들어 교회를 못 오는 거예요. 교회 오고 싶어 환장 하겠는데, 교회를 못 와. 아, 자식들이 또 효자도 없는 거 같아. 효성이 극진한 자식이 있으면 주일마다 와서 휠체어로 밀고 오면 될 텐데. 그런 자식이 없더라고. 자식은 많이 낳는데, 이상하게. 자식들 관리 좀 잘혀. …그래서 여러분 자식관리 잘하셔. 자식 하나라도 우리 교회 와서 직분 하나 받게 해봐. 아멘 좀 하셔. (아멘) 그래야 대대로 이어지죠.”

“우리가 이 금년에 정치, 경제, 문화, 각종 외교, 국방 다 무너지고 있지만, 우리는 속사람이 강해져야 돼요. (아멘) 그래서 하나님이 대통령보다 위에 있잖아요? 하나님은? 왕 중 왕이요. 그러니 그 분이 하시면 우리나라의 모든 상황을 한 번에 회복시켜주실 수도 있는 거예요. (아멘) 그리고 우리는 그 날을 기대하면 삽시다. (아멘) 그러려면 잠만 퍼 자지 말고, 새벽기도 좀 하셔. (아멘) 아, 이렇게 어려운 때에 기도해야지 기독교인이, 잠만 자면 그게 신자요? 응? 기도를 해야지 기도를. 기도를 하면 하나님이 피할 길을 선물해주신다고 하잖아요? 싹 피해갈 길을 주신다고.”

평화나무는 C 목사에 30일과 31일에 걸쳐 세 차례 연락을 시도했다. 교회 관계자에게 질문을 전달한 뒤 답변을 기다렸다. 하지만 교회 관계자가 “담임 목사님에게 전달했다. ‘알겠다’고 하셨다”는 언급 이외에는 추가로 답변을 들을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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