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신공격.비방.명예훼손 발언에 '혐의없음' 또는 '내사종결'
[평화나무 권지연 기자] 경찰과 검찰이 유독 전광훈 씨에 대해서는 너무나 관대하다는 비판여론이 끊이질 않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전광훈 씨에 대한 고소·고발건이 10여건에 달하는데도 수사에 좀처럼 속도가 붙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전 씨가 경찰소환 조사에 번번이 불응하며 제멋대로 행보를 이어가는데도 검경은 거의 속수무책인 모습이다.
이런 가운데 서울북부지방검찰청이 31일 주진우 기자와 박지원 민주평화당 의원에 대한 전광훈 씨의 명예훼손 발언에 대해 ‘혐의없음’ 처분을 내린 것으로 확인됐다.
전광훈 씨는 지난해 4월 14일 사랑제일교회 주일설교에서 송영선 전 의원과 김문수 전 경기도 지사, 김무성 자유한국당 의원은 ‘거짓말 안 하는 정치인’이라면서 “박지원 그 자식, 아니 그놈은 입만 열면 거짓말을 한다”고 발언했다.
지난해 6월 23일 사랑제일교회 설교에서는 주진우 기자에 대한 인신공격을 이어갔다.
“어디라고 덤벼? 인간 같지도 않은 인간들이. 주진우 기자, 인간 같지도 않은 당신이 말야, 어디라고 자꾸 기자 시켜서 나를 뒤를 털라고 떠들어! 정신 나가 가지고 말이야. 꼭 이런 말을 해야 되겠어? 빤스 목사? 지금 내 여기 주머니에 판결문 다섯 장 있어. 다섯 장. 나한테 빤스라는 말을 하면 대법원에서 벌금 먹은 이 판결문이 지금 다섯 장 있다고. 왜, 사실이 아닌 거를 왜 자꾸 떠들어. 왜, 어~, 주진우, 당신 말이야, 나를 삼십 분 동안 욕했지? 방송에서. 빤스라고. 당신 그 범죄 행위 그만둬. 판결문 다 보내줄까? 당신 내 고발해서 당신도 벌금 내게 해줄까?”
고발인은 전 씨의 이 같은 발언이 박지원 의원과 주진우 기자를 모욕하고 명예를 훼손했다고 보고 지난해 6월 검찰 고발했다. 그러나 검찰은 전 씨의 이 같은 발언을 명예훼손으로 보기에는 증거가 불충분하다고 보고 혐의없음으로 종결했다.
또 대전중부경찰서는 최근 추미애 법무부 장관과 조국 전 법무부 장관, 도올 김용옥 교수에 대한 전광훈 씨 발언이 명예훼손에 해당한다는 국민신문고 진정건을 최근 내사 종결했다.
전광훈 씨는 조국 전 법무부 장관에 대해 ‘완전한 공산주의자’라고 주장하며 조 전 장관의 석사 논문이 “대한민국을 공산화하기 위해 쓴 것”이라느니, “한국교회를 없애려 한다”고 했다는 등의 허위사실을 유포하며 조 전 장관의 명예를 실추시켰다.
또 추미애 장광에 대해서는 “조국보다 더한 공산주의자다”, “대한민국 토지를 국유화하려 한다” “사유재산을 몰수하려 한다” 등의 가짜뉴스를 퍼뜨리며 추 장관 비난에 열을 올려 왔다.
도올 김용옥 교수에 대해서는 “정신나간 돌대가리”. “사형시켜버려야 한다”는 등의 막말을 퍼부었다.
모두 당사자들이 동의하면 허위사실유포에의한명예훼손죄로 처벌받을 소지가 큰 발언들이다. 그러나 경찰은 이를 모두 내사 종결했다.
경찰 관계자는 <평화나무>를 통해 “이는 모두 ‘반의사불벌죄’에 해당하기 때문에 내사 종결했다”고 답변했다.
이에 ‘당사자들의 의견을 청취한 것이냐’고 묻자, “그렇게까지는 하지 않았다”고 답했다.
반의사불벌죄란, 피해자가 처벌을 희망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명백히 한때에는 처벌할 수 없다는 규정이다. 형사소송법 제327조 제6호에 따르면 피해자의 의사와 관계없이 공소제기를 할 수 있으나 그 후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표시하거나, 처벌의 의사표시를 철회한 경우에는 공소기각의 판결을 선고해야 한다고 명시되어 있다.
따라서 제3자가 제기한 진정건이라 하더라도 당사자들이 처벌을 원치 않는다고 의사를 표하기 전에 내사 종결한 점은 문제가 있어 보인다. 게다가 전광훈 씨는 오는 4월 15일 총선을 앞두고 자신의 정치적 행보에 따르지 않거나, 비판하는 인물들에 대해 조롱과 비난, 막말을 퍼붓는 등 혐오를 이용해 자신의 세를 결집하고 확장해 나가는 모습이다. 전 씨의 망동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는 이유다.
한편 전광훈 씨는 경찰 조사에 번번이 불응하는가 하면, 영장실질심사를 앞둔 지난해 12월 29일 광화문에서 열린 주일연합집회에서는 경찰을 향해 "건방지다"며 호통을 쳤다. 단, 윤석열 검찰총장에 대해서는 칭송까지 해가며 '윤석열 지킴이'를 자처하는 모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