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기총 가입 시 뒷돈 관행 있다" 제보도

기자회견에서 변승우 씨를 옹호하는 전광훈 면직 목사(뉴스앤조이 페이스북 영상 갈무리, 2019.03.11.)
기자회견에서 변승우 씨를 옹호하는 전광훈 면직 목사(뉴스앤조이 페이스북 영상 갈무리, 2019.03.11.)

[평화나무 권지연 기자] 변승우 씨(사랑하는교회 담임)가 거짓 보도에 이제는 신물이 난다고 했다. 최근 전광훈 측 계좌에 수억을 흘려보낸 사실이 드러나면서 대가성이 있었다는 의혹에 무게가 실리자 억울하다는 입장을 피력한 것이다. 

전 씨는 전 씨 측 계좌로 보낸 돈은 애국헌금일 뿐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특히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 특별사면위원회와 한국기독교총연합회의 결정으로 사랑하는교회에 대한 이단시비가 음해였다는 것이 객관적으로 밝혀졌는데도 언론들이 사실을 보도하지 않는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변 씨의 주장은 전혀 사실과 다르다.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교단에서 특별사면위원회가 꾸려져 변승우 씨 외 이단 시비를 받는 인물들을 특별사면해주려던 시도가 있었던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이는 교단을 발칵 뒤집어 놓은 사건으로 회자되고 있다. 특별사면도 이뤄지지 않았다. 

 

예장통합이 특별사면했다? 

때는 2016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통합교단은 100회 총회의 주제를 ‘화해’로 정했다. 총회장은 스스로 ‘화해’에 대한 시대적 소명이 있음을 자처하는 채영남(광주 본향교회) 목사다. 채 총회장은 지난해 104회기 총회에서는 명성교회에 세습을 길을 터 준 장본인이기도 하다. 

100회 총회 당시 총회장이던 채영남 목사는 변승우 씨를 비롯해 김기동(서울 성락교회), 이명범(레마선교회)와 이단옹호언론으로 규정된 교회연합신문에 대한 특별사면을 선포했다. 당시 특별사면위원장은 이정환 목사로 이단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요주의 인물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당시 이 목사는 “사면대상자들로부터 스스로 잘못을 인정하고 반성하며 한국교회의 지도를 받겠다고 했다”며 너무도 가벼운 이단해제를 감행했다. 

그러나 당시 이단 특별사면은 절차상 문제가 있다는 지적을 받았다. 이단해제를 위해 당연하게 밟아야 할 절차를 하나도 거치지 않은 채, 사면부터 해준 후 교육을 하겠다고 했던 것. 게다가 이단으로 규정된 다른 인사들(다락방 류광수, 새중앙등대교회 김풍일)과의 형평성 논란도 일었다. 사면 기준도 모호하다는 지적을 받은 것이다. 

결과적으로 당시 특별사면은 교계 안팎의 반발에 부딪혀 무산됐다. 당시 사면대상자들이 교단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으나, 법원은 이를 각하했다. 교단을 충격으로 몰아넣은 사건으로 기억될 뿐이다. 

 

한기총 이단해제 과정 적법했나?

전광훈 대표회장이 이끄는 한기총 임원회는 지난해 3월 11일, 변승우 씨를 한기총의 일원으로 받아들였다. 변 씨가 설립한 대한예수교장로회 부흥총회(양병일 총회장)도 회원 교단으로 승인했다. 

앞서 변승우 씨의 이단 해제 문제로 한기총 유동근 이단대책위원장과 정동섭 이대위원이 반발했으나 소용없었다. 이들은 모두 사임했고, 전 씨는 자신의 최측근인 오재조 목사(전 캘리포니아유니언대학 총장)를 새 이대위원장으로 선임해 이단해제 절차를 재추진했다. 오재조는 지난 2009년 캘리포니아유니온신학대학을 운영하다 이민국으로부터 비자사기 혐의로 기소돼 실형까지 살았던 인물이다. 샌타애나 연방법원은 비자사기 및 돈세탁 혐의 등으로 2009년 12월 체포돼 기소됐던 오재조 씨에게 1년 수감형 및 450만달러 상당의 학교건물 몰수형을 선고했다. 또 1년 수감형을 마친 후에도 1년간 가택에서 보호관찰을 받도록 했고, 외국인 유학생들에게 거둬들인 후 돈세탁을 마친 41만8천만달러도 몰수하도록 명령했다. 

이단대책위원회와 실사위원회는 그간 변 씨에 대해 제기된 신학적 문제는 모두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결론지었다. 한기총 윤리위원회는 한술 더 떠 변 씨가 반동성애 활동을 적극적으로 펼친 것으로 보아 한기총 가입에 무리가 없다고 했다. 

한편 변승우 씨는 구원론과 극단적인 신비주의 신앙 등이 문제가 되어 예장통합, 합동, 고신, 합신, 백석, 기독교대한감리회, 예수교대한성결교회 등으로부터 이단 혹은 참여금지 결의를 받은 바 있다. [이단(통합2009, 예성2012), 이단성(합신2009), 제명출교(백석2009), 참여금지(고신2008,2009, 합동2009), 경계집단(기성2011), 예의주시(기감2014)]

교단들이 변승우 씨에 대한 이단 해제를 하지 않은 상태에서 연합기구라는 한기총이 마음대로 해제해 버린 것이다. 전 씨의 이러한 막가파식 행보를 심각하게 받아들인 8개 교단 이단대책위원회 협의회는 지난해 4월 4일 성명을 통해 각 교단의 강력한 대처를 청원키로 했다고 밝혔다. 

 

변승우 무엇이 문제길래...

극단적 신비주의 신봉에 정통교회 부정 

변승우 씨가 운영하는 사랑하는교회(구 큰믿음교회)는 지난 1995년 울산에 교회를 개척해 사역의 기반을 다졌다. 이후 2005년 서울 방배동에 158명으로 첫 예배를 드린 후 현재는 국내·외 지교회만 41곳을 보유했고, 재적교인 숫자는 2만명에 육박한다. 

변승우 씨에 대한 이단성 논란은 2004년 5월 출판한 <지옥에 가는 크리스천들>에서부터 시작했다. 그는 ‘오직 믿음으로 구원받는다’는 기존 신학적 관점을 통째로 부인하는 행위 구원론을 펼쳤다. 믿는 사람으로서 행동이 따르지 않음을 개탄하던 사람이라면 변 씨의 주장이 그럴싸하게 들릴지도 모른다. 그러나 변 씨의 이단성 문제는 구원론에서 그치지 않는다. 

변 씨는 기존의 교회들은 짝퉁 기독교이며, 큰 믿음교회에 대적하는 것은 하나님께 범죄하는 것이라는 논리를 펼쳐왔다. 또 자신이 직통계시를 받는다고 주장하며 스스로를 사도바울과 같은 ‘사도적 교사’라고 주장해 왔다. 2010년에는 ‘성령신학교’를 세워 예언사역팀, 방언통변팀, 신유축사팀 등을 두고, 극단적인 신비주의적 신앙행태를 보이고 있다. 

<정통의 탈을 쓴 짝퉁 기독교>, <가짜는 진짜를 핍박한다>, <사도와 선지자들을 잡는 위조 영분별> 등의 저서를 통해 정통 교회를 비난하고, 이단사역자들에 대해서는 ‘영적 기생충’, ‘사탄의 충견’이라고 독설을 퍼붓는다. 

“‘하나님께로부터 듣지 않으면 사람에게 말하지 않는다!’ 이것이 제 설교의 좌우명입니다. 설교가 깊이가 있고 꼭 전해야 할 가치가 있는 설교가 되려면 지식만 가지고는 안 됩니다. 계시가 필요합니다. ···성경적인 것만 가지고는 안 됩니다. 반드시 계시적이라야 합니다. 설교는 하나님이 과거에 이렇게 말씀하셨다가 아니라 지금 이렇게 말씀하고 계시는 것이 되어야 합니다”(변승우, <지혜와 계시의 영>, pp.9~11).

“교회 안에도 사탄교가 있습니다. 즉 정통의 탈을 쓰고 있지만 사탄을 따르고 사탄에게 복종하고 사탄을 위해 충성하는 무리들이 있습니다. …바로 이단 사냥꾼들입니다. 그들은 현대판 사탄의 회요, 교회 안에 존재하는 사탄교입니다”(변승우, <정통의 탈을 쓴 짝퉁기독교>, p.160).

 

2016년 예장통합 이단대책위원장으로 특별사면을 주도했던 이정환 목사가 ‘예장통합 사면파동’이라는 책까지 발간하며 사면대상자들은 ‘이단이 아니라 형제’라는 등 옹호하고 나섰던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당시 이단해제 대상으로 거론됐던 인물들의 추후 행보를 보면, 이 목사의 주장이 얼마나 허무맹랑한 주장인지 알 수 있다. 

대표적으로 김기동 씨는 100억원대 배임·횡령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지난해 1심에서 징역 3년을 선고받았다. 이단 교설에 넘어가 피해를 입은 교인들이 입은 상처 따위는 안중에도 없는 처사였음이 드러난 셈이다. 

변승우 씨 또한 그다지 반성하는 기색은 보이지 않았다. 변승우 씨는 지난해 2월 24일부터 요한계시록을 본문으로 설교하면서 “요한계시록을 30분 만에 완벽하게 해석했다”라고 주장하는 것을 넘어 적그리스도와 현 정부를 일치시키는 발언까지 서슴지 않고 해댔다. 

예배 때마다 현 정부를 비방하거나 잘못된 시국관을 갖도록 유도하는 발언은 거의 빠짐없이 나온다. 예배를 마무리하는 순간까지 막말이 멈추지 않는 것도 전광훈 씨와 매우 닮아있다. 그는 강단에서 청와대와 더불어민주당은 빨갱이이며, 민변, 전교조, 민노총 등은 악하고, 없어져야 할 세력이라고 몰아간다. 자신을 신격화해 성도들을 미혹시키고 음모론으로 사회 혼란을 야기하는 변 씨의 모습은 전 씨와 매우 닮아있다. 

 

한기총 가입 시 뒷돈은 관행이었다

이런 가운데 한기총 내부에서는 한기총 가입 시 뒷돈은 관행이 있어왔다는 증언도 이어졌다. 한기총은 실사위원회(9명)를 두고 교단과 단체의 가입·탈퇴를 심사한다. 한기총 가입 시 내는 가입금은 500만원이다. 또 소속 교회 숫자에 따라 연회비(교회수X10,000원) 를 받는다. 그런데 이외 뒷돈 관행이 계속 돼 왔다는 것이다. 

A 목사는 “뒷돈은 교단의 재정 능력에 따라 수백만원에서 수천만원에 이른다”며 “이 때문에 실사위원장을 하기 위해 대표회장에게 줄을 서는 사람들도 있다”고 말했다. 

전 씨가 한기총 문제의 인물들과 얽혀 있는 점과 내부 제보는 전 씨와 변 씨 사이에서 이단해제를 위한 대가성 금품이 오갔다는 합리적 의심에 무게를 실어준다. 

한편 경찰은 한기총 공금횡령 혐의 등을 받고 있는 전광훈 목사 측의 입출금 내역을 분석하는 과정에서 변 씨의 이단해제 시기의 수상한 자금흐름 내역을 포착하고, 수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 한기총 특별조사위원들은 지난해 7월 전 목사를 횡령혐의로 경찰에 고발했다. 이들은 전 목사가 한기총 이름으로 각종 행사를 열면서 한기총 계좌가 아닌 본인 또는 자신이 대표로 있는 다른 단체(대한민국바로세우기운동본부) 등의 계좌로 후원금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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