객관성ㆍ공정성 확보안된 '선거관련 여론조사' 근거로 왜곡 주장

공 씨는 다음날인 3일 오전 자신의 유튜브 커뮤니티를 통해 ‘보수우파 단결 가능성’을 묻는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출처=공병호TV 유튜브 채널 캡처)

[평화나무 권지연 기자] 전광훈 씨가 객관성과 신뢰성을 확보하지 않은 유튜브 커뮤니티에서 진행된 여론조사 결과를 근거로 마치 최근 창당한 자유통일당이 자유한국당보다 높은 지지를 받고 있는 것처럼 주장했다. 선거여론조사 기준을 준수하지 않은 여론조사를 근거로 내세운 전 씨의 주장은 또다시 논란이 될 공산이 크다. 

공병호 씨는 2일 자신의 유튜브 커뮤니티를 통해 ‘보수우파 단결 가능성’을 묻는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공 씨의 유튜브 채널 커뮤니티에는 이날 “[보수우파 단결가능성 여론조사] 4.15총선에서 보수우파 진영이 단결하여 단일 후보를 내세우는 일(통합 혹은 후보단일화)이 가능할 것으로 봅니까? 소원이나 바람이 아니라 가능성에 대해 투표해 주시기 바랍니다.(그 이유도 알려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라는 설문 문구가 게재됐다.

공 씨는 다음날인 3일 오전 “김문수 전 경기도 지사가 한국당을 탈당해 전 목사와 신당을 창당했다”며 “보수우파 분열 가능성을 걱정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또 다른 한편에서는 보수우파의 단결 가능성을 높이는 신당이라고 평가하는 사람들도 있다”며 여론조사의 배경을 설명했다. 

이어 해당 투표가 2일 0시부터 오전 8시까지 진행됐다고 밝혔다. 또 여론조사 참가자는 2만8천명이며, 의견 개진은 646명이 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여론조사 결과, ‘보수우파 진영은 단결할 것으로 본다’가 76%, ‘보수우파 진영은 분열한 것으로 본다’는 24%로 나왔다고 했다. 

공병호 씨는 2일 자신의 유튜브 커뮤니티를 통해 ‘보수우파 단결 가능성’을 묻는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출처=공병호 TV 커뮤니티 캡처)

 

공 씨의 이같은 여론조사와 결과 공표는 방송통신심의위원회가 정한 선거방송심의 규정과 선거여론조사 기준에 위배된다.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는 “해당 내용은 위법한 것이 맞다”며 “내용을 좀 더 확인해 본 후 경미하다고 판단될 경우에는 삭제요청으로 갈음한다”고 말했다. 

선거여론조사가 법 또는 선거여론조사 기준을 위반했다고 인정될 때는 그 위반행위를 한 자에게 경고 또는 시정명령, 정정보도문 게재 명령 등의 조치를 취하게 되고, 그 위반행위가 선거의 공정성을 현저하게 해치는 것으로 인정되거나 시정명령이나 정정보도문 게재명령을 불이행한 때에는 고발 등 필요한 조치를 한 후, 관할 선거구선거관리위원회에 통보하도록 되어 있다. 

 

공병호 TV 여론조사 방송 무엇이 문제?

우선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선거방송심의에 관한 특별규정 제18조는 선거와 관련한 여론조사를 보도할 경우, 그 조사의 공정성이나 정확성에 상당한 의심이 있을 때는 방송해서는 안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또 방송에서 여론조사의 결과를 보도할 경우에는 조사의뢰자와 조사기관, 조사대상과 조사일시, 조사방법, 표본오차, 질문내용, 응답률 등을 시청자가 명확하게 인식할 수 있도록 자막 또는 음성으로 밝히도록 되어 있다. 

아울러 ▲특정 정당 또는 후보자에게 편향되도록 하는 어휘나 문장을 사용하여 질문하는 행위 ▲ 피조사자에게 응답을 강요하거나 조사자의 의도에 따라 응답을 유도하는 방법으로 질문하거나, 피조사자의 의사를 왜곡하는 행위 ▲ 오락, 기타 사행성을 조장할 수 있는 방법으로 조사하는 행위 ▲ 피조사자의 성명이나 성명을 유추할 수 있는 내용을 공개하는 행위는 모두 금지된다. 

신뢰성을 갖춘 여론조사 기관에 의뢰해야 하는 것은 물론이거니와 공직선거법은 여론조사기관이 중앙여심위 홈페이지에 등록하기 전에 보도하는 행위도 금하고 있다. 

그런데 공병호 씨가 자신의 유튜브 커뮤니티에서 진행한 여론조사는 표본추출도 없었던데다 객관성도 담보할 수 없다. 공 씨는 또 이날 여론조사와 관련해 의견을 개진한 댓글을 소개했다. 

또 보수우파의 단결 가능성이 높다고 본 76%는 김문수 신당 출연에 긍정적인 생각을 가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전부는 아니지만"이라는 단서를 달기는 했으나, 자유통일당 창당에 대한 긍정 여론이 우세하다는 듯 몰아갔다. 

공 씨는 "(보수 단일화에 대한) 소망과 전망을 완전히 분리하기는 쉽지 않다”며 여론조사의 한계를 언급하면서도 "김문수 신당 출연을 긍정적으로 보는 사람이 많다고 보면 된다"고 해석했다. 

 

전광훈 “자유통일당VS자유한국당 지지도 간접적으로 표현된 사건” 

전광훈 씨는 이번 조사가 자유통일당과 자유한국당 간의 지지도를 가늠해 볼 수 있는 척도라는 듯 한술 더 떴다. 

전 씨는 3일 너알아TV를 통해 “광화문에서 이룬 김문수 자유통일당이 자유 우파를 단결시키는데 기여할 것인가, 분열시키는데 기여할 것인가하는 첫 번째 여론조사에서 76대 24로 자유통일당이 우파 전체를 단결시키는데 결정적으로 기여할 것이다(라는 여론조사가 나왔다)”고 주장했다. 

이어 “76%의 자유통일당이 자유 우파 전 국민을 통합시키는데 기여할 것이라고 답한 사람들의 성향을 보니 거의 다 자유통일당을 지지하는 성향의 사람들이다.  (또 자유통일당이 우파를 분열시킬 것이라는) 24%는 자유한국당을 지지하는 성향으로 분석이 된 것 같다”고 했다. 

그러면서 “(공병호TV의 설문조사는) 자유한국당과 자유통일당에 대한 국민의 지지도가 간접적으로 표현된 첫 번째 사건인데 76대 24로 나타났다”며 “간접적인 여론조사에서 이런 반응이 나타난다면, 정식적인 여론조사가 일어나면 90대 10으로 나올 것이다”라고 주장했다. 

 

자유통일당, 자유한국당과 단일화하나

자유한국당 비난 수위 낮췄으나... "신당 창당은 자유한국당 때문"

전 씨는 이날 “여러분의 초미의 관심사인 후보 단일화가 드디어 확정됐다”고 언급했다.  “자유한국당 관계자와 어제 오후 늦게까지 대화한 결과, 후보 단일화는 반드시 한다는 입장으로 가닥을 잡았다”는 것이다. 

이어 “방법론에 있어서는 지역별로, 경북 대구 쪽으로는 정책적인 단일화를 할 수도 있고 수도권은 완전 자유화 오픈프라이머리(공개예비선거)를 할 수도 있다”며 “지역별로 방법론은 달리한다 할지라도 전체적인 후보 단일화는 반드시 한다고 합의했다”고 강조했다. 전 씨는 지난달 31일 창당대회에서도 다가오는 4.15총선은 후보단일화를 통해 200석 이상을 얻겠다고 언급했다. 

그러나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실 관계자들은 “아직 실무진들이 전달받은 내용은 없다”고 일축했다. 실제로 자유한국당 관계자와 물밑 협상이 이뤄졌는지는 알 수 없으나, 전 씨가 보수 분열을 우려하는 비난 여론을 상당히 의식한 것만은 확실해 보인다. 단일화 주장은 자유통일당 창당으로 보수분열을 우려하는 비난 여론을 잠재우기 위한 국면전환용 발언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전 씨는 사실상 지난달 25일 광화문 집회에서 큰 결심을 했다는 듯 김문수 전 경기도 지사를 중심으로 정치 행보를 이어갈 것을 천명하며 자유한국당이 얼마나 무능하며 이기적인 집단인지를 설명하는데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그는 이날 자유한국당을 향해 “지금도 공천받아 4년 동안 정치하려고 불량품들이 공천 장사를 하고 있다”며 “반드시 이번에 자유한국당이 장난치지 못하도록 철저히 감독해야 한다. 오늘 김문수 지사를 우리의 대표로 모시고 광화문 세력을 정치화시켜서 저 자유한국당이 더 이상 장난치지 못하도록 철저히 우리는 앞서가야 할 것”이라고 성토했다. 

자유한국당에 대한 공격 수위는 한층 낮아졌으나, 여전히 자유통일당의 창당 원인이 자유한국당의 무능에 있다는 주장은 굽히지 않는 모습이다. 전 씨는 3일 유튜브 채널을 통해 “누가 이렇게(자유통일당을 창당하도록) 만들어줬나. 자유한국당이다. 누가 이렇게(분열하도록) 만들어놨나. 황교안 대표가 이렇게 만들어 놓은 것이다”라며 신당 창당의 원인 제공은 자유한국당이 제공했다는 점을 거듭 강조했다. 또 "자유한국당에서 대안을 찾지 못한 젊은이들이 자유통일당에 몰려오고 있다는 취지로 발언하기도 했다. 

한편 전 씨는 이날 코로나 바이러스 확산 우려에도 "질병이 확산할 때는 모여서 회개해야 하는 것"이라며 집회를 강행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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