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법무부 장관 인사청문회 당시 웅동학원이 공방의 대상이 되면서 사학재단을 배경에 둔 자유한국당 의원들의 ‘내로남불’이 도마 위에 올랐다. (출처=동서대학교 홈페이지, 장제원 의원 페이스북)

[평화나무 김준수 기자] 조국 법무부 장관 인사청문회 당시 웅동학원이 공방의 대상이 되면서 사학재단을 배경에 둔 자유한국당 의원들의 ‘내로남불’이 도마 위에 올랐다. 특히 청문회 다음날인 7일 오전 2시에서 3시 사이 서울 마포구의 한 도로에서 장제원 의원의 아들인 래퍼 장용준 씨(활동명 노엘)가 음주운전 사고를 일으키며 뺑소니 의혹까지 제기되자 논란의 중심이 자한당 의원들의 사학재단으로 옮겨졌다.

 
청문회에서 조 장관과 그 가족에 대한 의혹제기에 앞장 선 장제원 의원(자유한국당)은 국회의원이 되기 전, ‘사학재벌’로 불리는 동서학원 경영에 적극 참여해왔다. 나경원 원내대표(홍신학원), 자한당에서 우리공화당으로 당적을 옮긴 홍문종 의원(경민학원) 등과 함께 대표적인 사학재단 출신의 의원이다.
 
동서학원은 5공 당시 민정당 소속 국회부의장이었던 故 장성만 의원이 설립했다. 장 의원의 차남이 바로 장제원 의원이다. 동성학원은 부산 지역에서 동서대학교, 경남정보대학교, 부산디지털대학교 등을 운영한다. 전국에서도 손꼽히는 사학재단이다. 장 의원은 국회에 입성하기 전에 경남정보대 수석부학장(2002~2005), 경남정보대 학장 직무대행(2007), 부산디지털대학교 부총장(2012~2015) 등을 역임한 바 있다.
 
동서학원을 설명할 수 있는 몇 가지 단어가 있다. ‘족벌경영’, ‘총장세습’, ‘부정회계’ 등이다. 동서대에는 장 씨 일가가 곳곳에 포진해있다. 현재 동서대 총장은 장 의원의 형인 장제국 씨다. 2003년부터 동서대 국제관계학 교수로 재직하면서 교내 일본연구센터 소장, 국제협력위원장 등을 역임했다. 2011년부터 현재까지 동서대 총장(7대~9대)을 맡고 있다.
동서대 이사장도 장 의원의 어머니인 박동순 씨가 맡고 있다. 박 이사장 역시 경남공업전문대학교 강사를 시작으로 경남전문대학교 평생교육원장, 경남전문대 교수를 지내고, 동서대 총장(4대~6대)까지 역임했다. 딸인 장주영 씨 역시 현재 동서대 디자인대학원 교수로 재직 중이다.
 
학교자금 빼돌려 55억원 비자금 조성…20억원 개인사용
동서대의 부정회계 사건은 1997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장성만 총장은 6촌 동생인 장형부 사무국장과 함께 재단과 학교의 자금을 빼돌린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위반)로 불구속 기소됐다.
 
장 총장은 1993년부터 학교건물 신축공사비와 실습기자재 구입비를 과다계상하거나 재단 및 대학의 운영자금을 빼돌리는 방법으로 55여억원의 비자금을 조성했다. 경남전문대 진입로 건설 관련 5억5천만원, 교육문화센터 신축공사 관련 10억원 등 공사비를 과다계상해 비자금을 조성한 것이다. 1996년에는 교수들의 연구용역비 2억3천만원을 유용하고, 학교운영자금 8억6천만원까지 비자금 조성에 사용한 것이 검찰 조사 결과 드러나기도 했다.
 
여기에 20여억원을 개인용도로 사용한 혐의로 불구속 기소 돼 1심에서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았다. 재판부는 장 총장 측이 제기한 1999년 항소심에서도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유죄를 선고했다.
 
수사 당시 검찰은 장 총장이 빼돌린 돈으로 서울 여의도에 있는 89평짜리 아파트 구입(장남 장제국 명의)을 위해 4억3천5백만원을 지출했고, 차남인 장제원 의원이 경영하는 출판사 운영비 지원 명목으로 8억4천4백만원, 부인 명의의 골프회원권 구입과 생활비 등 무려 20억5천9백만원을 개인용도에 사용했다고 밝혔다. 또 동서대 인문사회관과 경남전문대 본관 신축공사의 시공업체인 남도개발로부터 리베이트 명목으로 12억 원을 받았다고 발표했다.
 
검찰의 발표에도 불구하고 횡령 규모에 비해 불구속 기소된 장성만 총장 사건에 대해 봐주기 수사 논란이 일기도 했다. 뉴스타파는 족벌사학들의 국회 진출을 다룬 2019년 7월 2일 <[민국100년 특별기획] 족벌사학과 세습② 사학은 왜 정계로 진출했나?> 기사에서 장 총장의 경우가 대단히 예외적이라고 지적했다.
 
뉴스파타는 “검찰은 한 달이 넘도록 폭넓은 수사를 펴 구체적인 범죄 사실을 밝혀내고도 신병처리 단계에서 장 씨가 총장직을 자진 사퇴하고 고령인데다 횡령한 돈을 모두 갚았다는 점 등을 들어 그를 불구속 기소했다”며 “그러나 횡령액이 많고 돈세탁을 통해 범행을 감추려 한 정황이 드러났는데도 검찰이 불구속 기소했기 때문에 ‘봐주기 수사’라는 비판을 받았다. 구속 수사가 보편적이던 당시, 막대한 비자금 조성과 횡령으로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 위반 혐의가 드러났음에도 구속 대신 불구속 기소한 것은 이례적인 것으로 받아들여졌다”고 보도했다.
 
법정부담금 안 내면서 종편엔 10억원 투자?
동서대는 지난 2012년 유은혜 의원(당시 민주통합당)이 공개한 사립대학별 종합편성채널 투자 현황에 포함되면서 언론에 오르내리기도 했다. 특히 법정부담전입금도 제대로 내지 못하면서 종편에 억대의 투자를 감행해 비판의 대상이 됐다.
 
동서대는 수원·세종·우송·이화·한양대와 함께 TV조선에 투자했다. 동서대의 투자 규모는 10억원으로 수원대(50억원), 고려대(25억원), 우송대(11억원)에 이어 네 번째 규모다.
 
경향신문은 2012년 10월 22일 <법정부담전입금 제대로 못 내면서… 13개 사립대, 종편에 129억원 투자> 기사에서 “대학들의 종편 투자 현황이 공개된 것은 처음이다. 수원대는 가장 많은 50억원을 TV조선에 투자했다. 고려대(25억원)·우송대(11억원)·영산대(10억원)·동서대(10억원) 등도 10억원 이상을 종편에 투자했다”며 “결국 학교 법인이 법적으로 정해진 최소한의 역할조차 하지 않으면서 엉뚱한 곳에 투자한 셈이다. 이들 대학 대부분은 종편 투자 당시인 2011년 등록금을 전국 평균치보다 많이 올린 것으로 확인됐다”고 보도했다.
 
동서대는 “기독교 정신을 바탕으로 다양한 학문과 학교생활의 적절한 조화를 통해 학생들의 인격을 완성하고 하나님과 인류를 위하여 봉사할 수 있는 유능한 인재를 양성함에 있다”는 건학이념에 부끄러운 부분은 없는지 스스로 돌아봐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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