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광훈의 "당신이 잠든 사이에"

[평화나무 김준수 기자] 하나님이 ‘국가대사’를 보여준다며 선지자를 자처하고 있는 전광훈 씨. 지난 2일 열린 ‘문재인 퇴진 국민대회’에서 이명박ㆍ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미래를 하나님이 보여줬다고 주장해 물의를 빚었다. 심지어 자신의 ‘영계 레이더’에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포착됐다고 발언해 논란을 자초했다.

 

김정은을 위하여 일생을 사는 문재인을 왜 북한이 저렇게 욕을 할까. 북한이 뭐가 불만이 있을까. 내 이걸 한 번 생각을 해봤어요. 생각해본 결과, 또 내가 영적감각이 좀 있잖아요, 제가? 아하 ‘이 문재인이가 대통령 되기 전에 북한하고 뭔가 약속이 됐구나.’ 이건 사실 확인은 안 됐지만, 나의 느낌입니다. 다시 말해서 뭐냐 하면, ‘내가 너 대통령 만들어 줄 테니 대통령 되자마자 남조선은 항복하여 북한에 바로 즉시 갖다 바쳐!’ 이것이 사전합의가 되지 않았겠나. 

전 씨는 “저는 정말로 기도를 깊이 하는 사람이다. 그러므로 하나님께서 국가대사에 대해서 저에게 보여주신다. 단 한 번도 제가 틀린 적이 없다. 박근혜 대통령에 대하여 7번에 관해서 정확히 보여줬다”며 “이명박 대통령에 대해서도 하나님이 정확히 보여주셨다. 저는 하나님이 제게 보여주신 것을 지난 뒤에 말하지 않았다. ‘두고 봐라. 며칠 후에 이런 일이 일어날 것이다’ 제가 말하면 다 그대로 이뤄졌다”고 주장했다.

9일 열린 집회에서도 ‘하나님의 음성’을 듣고 ‘문재인 대통령 하야 운동’을 시작했고, 광화문광장에 나와 예배를 드리면 병이 낫을 수 있다는 황당한 주장까지 펼쳤다.

전 씨는 “문재인 주사파에게 대한민국을 강도질 당했기 때문에 국민들이 크게 낙심하여 실망가운데 있었다. 그러나 4개월 전에 하나님의 성령이 제게 음성을 들려주셨다. 하나님의 성령이 일하기 시작했다. 이제 대한민국은 살 수 있게 됐다”며 “작년에는 걷지도 못했다. 애국운동 했더니 하나님이 살려주셨다. 광화문광장에서 이루어지는 세계적, 기적, 역사적 일을 보고 있지 않나. 이것은 빌리 그래함이 여의도에 와서 전도 집회한 것을 넘어선 것”이라고 했다.

전직 대통령들의 미래를 봤다는 문제의 발언은 광화문광장에서 진행된 집회에서만 한 것이 아니었다. 전 씨는 지난 9월 17일 ‘문재인 탄핵집행을 위한 부산대회ㆍ서울국민대회 부산지도자 초청 설명회’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에 관한 7가지 미래 중 4가지를 구체적으로 설명했다. 

당시 전 씨는 “대한민국은 망했다. 이제 결단할 때가 됐다”며 “김일성을 모시고 사시든지, 김정은의 하수인인 문재인을 끌어내리고 우리 조국을 살리시든지 결단할 때가 됐다”고 했다. 그러면서 자신은 ‘기도하는 선지자’이자 ‘애국운동’을 꾸준히 해왔기 때문에 하나님이 박 전 대통령에 관한 미래를 여러 차례 보여줬다고 주장했다. 

 

저는 이 시대의 기도하는 선지자로서 새벽 3시 전까지는 잠을 잔 적이 없습니다. 꼬박 제가 기도합니다. 마이크가 왜 이러나? 똑바로 해라. 그러니깐 하나님이 저에게 보여주세요. 이것을 성경적 단어로 선지자라고 합니다. 제가 나라를 사랑하고 애국운동을 쭉 해왔기 때문에, 박근혜 대통령에 대하여 딱 7번, 7번을 정확히 하나님이 나에게 보여주셨어. 저는 지나간 뒤에 ‘아, 하나님이 나한테 보여줬다.’ 그런 소리는 안 합니다, 저는. 하나님이 저에게 보여주시면 이걸 가지고 먼저 우리 성도들에게 먼저 발표를 해버립니다. 나라에 대해서 이런 일이 일어나니 성도들이여 빨리 기도하라 이렇게 내가 먼저 선포를 합니다. 그러니깐 우리 성도들은요 제가 입에서 뭔 말 할까봐 벌벌 떨고 있는 거죠. 

전 씨는 기도하는 와중에 박 전 대통령이 ▲(대통령 후보 시절) 초상집에서 하얀 손수건을 얼굴에 대고 우는 모습 ▲(대통령 당선 이후) 비행기에서 휠체어에 타고 병원 침대에 누워서 내리는 모습 ▲상여 앞에서 우는 모습 등을 하나님이 보여줬다고 했다. 또 ‘박근혜 탄핵된다’는 ‘하나님의 음성’을 탄핵이 일어나기 전에 들었다고 주장했다.
 전 씨는 박 전 대통령이 2015년 3월 아랍에미리트연합(UAE)과 할랄식품 업무협약을 체결해 메르스 사태가 벌어졌다고 했다. 하나님이 싫어하는 이슬람 국가와 계약을 맺었기 때문에 벌을 내렸다는 것이다. 

역시 안 좋은 내용이었습니다. 비행기에서 내리는데 휠체어에 타고 병원 침대에 누워서 내리는 거예요. ‘이거는 또 뭐야?’ 그리고 난 뒤에 박근혜 대통령이 저 아랍에미리트를 방문하셔서 하나님이 가장 싫어하는 이슬람 식품을 계약하고 돌아온 거예요. 근데 비행기 도착해서 내릴 때 보니깐 멀쩡하게 걸어서 내리더라고요. ‘이번에는 하나님이 실수했는가보다.’ 이렇게 생각을 했어. 웬걸, 바로 이틀 후에 하나님의 재앙이 한국 땅에 퍼부어지기 시작했어. 메르스 사건입니다, 메르스 사건. 그것 때문에 날아간 경제적 손실이 얼만지 아십니까? 그러니깐 그 대통령 하나가 하나님께 범죄하면 백성들이 이렇게 당하는 것입니다.

 

메르스 사태가 종결될 수 있었던 이유도 자신의 조언에 따라 황교안 당시 국무총리가 기도한 덕분이라고 주장했다.

그때 황교안 장로님이 막 총리가 되었을 때입니다. ‘절대로 이거 막을 수가 없다.’ 빨리 장로님은 개인용 침대를 가지고 총리실에서 집에 가지 말고 거기서 단식기도를 시작하라고 그랬습니다. ‘이것은 하나님과 우리 백성과의 문제가 일어났다.’ 황교안 장로님이 집에 안 가고 개인사무실에서 침대를 놓고 기도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래서 메르스가 점점 잡혀지기 시작했습니다. 이 사건은 황교안의 기도의 능력으로 잡힌 것입니다. 

박 전 대통령이 2015년 9월 미국의 명령을 무시하고 중국의 전승절 행사에 참여했기 때문에 추자도 인근에서 19명이 탄 낚싯배 사고가 난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하나님이 사고 난 모습을 정확하게 보여줬다고 했다.

아니, 박근혜 대통령이 상여 앞에서 상여 소리를 하면서 가는 거예요. 상여 소리를 하면서. 제가 지금 드리는 말씀은 다 내가 먼저 선포한 뒤에 일어난 사건들입니다. 그러고 난 뒤에 박근혜 대통령이 중국의 전승절에 참여하게 된 것입니다. 미국이 거기 가지 말라고 국무부장관이 윤병세를 불러서 경고했습니다.

절대로 중국의 전승절에 참여하지 마라 명령했습니다, 미국이. 박근혜가 정신이 나갔죠, 나갔어. 박근혜 고집은 누구도 못 이겨요. 그 고집을 부리며 미국의 명령을 거역하고 거기를 갔습니다, 결국은. 정치공학적으로 생각하면 박근혜 탄핵은 바로 그 사건 때문에 탄핵된 겁니다. 그때 한미동맹은 금이 간 겁니다, 벌써. 기가 막힌 일이죠. 그로 말미암아 재앙이 한국에 또 오게 됐었죠. 낚싯배 하나가 저 목포에서 제주도 가서 낚시를 하다가 19명이 뒤집어 죽었습니다.

옛날부터 성경에 보면 왕이나 국가지도자가 잘못하면 항상 백성들이 징계를 당하게 되는 것입니다. 근데 그 낚싯배가 생긴 게 오징어, 밤에 오징어를 잡는 그 낚싯배였습니다. 그 배가 여러분 휘황찬란하게 동해 앞바다에서 오징어 잡을 때 그 등불 킨 거 보시죠? 바로 그겁니다. 딱 그 모습 그대로 하나님이 나에게 보여주신 것입니다. 

‘박근혜 탄핵된다’는 하나님의 음성도 들었다고 주장했다. 이명박, 박근혜 전 대통령도 자신이 대통령으로 만들어줬다고 했다.

 

시간이 없으므로 다 건너뛰고, 탄핵되는 과정을 말씀드리겠습니다. 하루는 기도하는데, ‘박근혜 탄핵된다.’ 이렇게 하나님이 내게 딱 말씀했습니다. 그러나 박근혜 대통령은 아시다시피 누구 말도 안 듣습니다. 자기를 대통령 만들어준 사람의 말도 안 듣습니다. 저 놈의 청와대라고 하는 것은 무슨 귀신이 붙었는지, 이명박도 그렇고, 박근혜도 들어가기만 하면 함흥처사입니다, 들어가기만 하면. 앞으로 제가 대한민국 대통령 후보자 자질에 대해서 내 한마디 말씀드릴까요? 능력이고 자시고 다 필요 없습니다. 하루에 한 번씩 광화문 광장에 나와서 길거리 토크하는 그런 대통령 뽑으면 됩니다, 그냥 바로. 무슨 대통령이 뭐 대단한 거라고 말이야, 들어가기만 하면 감옥 속에 들어간 것처럼 푹 파묻혀가지고 말이야. 

 

“전광훈 발언 이단성 짙어…성도 스스로가 분별력 키워야”

전광훈 씨의 발언에는 어떤 문제점이 있을까. 조믿음 목사(바른미디어 발행인)는 전 씨가 위와 같은 발언들을 하는 이유에 대해 주목해야 한다고 했다. 자신의 정치적 의도를 관철시키기 위해 하나님이나 성경의 권위를 끌어다 쓰면서 이단적 주장을 일삼고 있다는 것이다. 

조 목사는 “굉장히 이단성 짙은 발언을 하고 있다. ‘입신을 했다’, ‘성령을 받았다’고 이야기를 하는 의도가 자신의 권위를 세우기 위한 행위”라며 “성도들에게 하나님이 이 시대에 세우신 권위자, 선지자라는 뉘앙스를 주기 위해서 이야기하는 것 같다”고 했다.

이어 “정치적 목적의 집회나 많은 사람들이 영향을 받을만한 집회에서 그런 발언들이 나오는 것이 문제”라며 “목회자라면 농담으로라도 ‘생명책에서 지우겠다’라는 발언은 하면 안 되지 않나. 이런 걸 이야기하는 자체가 너무나 수준 낮고 황당한 일”이라고 했다. 

전 씨의 이단적 발언도 문제지만, 그의 이단 옹호 행보도 한국교회에 큰 혼란을 야기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조 목사는 “자기하고 정치색이 맞으니깐 기존의 이단을 감싸는데 굉장히 문제가 있다. 교단들이 발 빠르게 움직여줄 필요가 있지만 반응하는데 느린 것이 사실”이라며 “가장 좋은 대책은 성도들 스스로가 분별력을 키우는 수밖에 없다. 한기총이 이런 행태를 앞장서 벌이고 있어 성도들이 나서야 한다는 현실이 너무나 안타까울 뿐이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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