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통일당 만든 전광훈, 기독자유당은 어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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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통일당 만든 전광훈, 기독자유당은 어쩔?
  • 권지연 기자
  • 승인 2020.02.18 1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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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광훈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 대표회장 (오른쪽)이 25일 오후 서울 종로구 교보문고 앞에서 열린 '2019 자유 대한민국 전국 연합 성탄축제'에서 발언하고 있다. 왼쪽은 김문수 전 경기지사. 2019.12.25 (사진=연합뉴스)

[평화나무 권지연 기자] 전광훈 씨가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를 앞세워 자유통일당을 탄생시키자, 많은 사람들이 고개를 갸웃거렸다. 전 씨는 기독자유당은 원내 교섭단체 진출에 총력을 기울여도 부족할 판에 어쩌자고 또 다른 당을 창당한 것일까 궁금해지는 까닭이다. 

한 손에 기독자유당, 다른 한 손에 자유통일당을 거머쥐고 4.15총선 원내 교섭단체 진출을 꿈꾸는 전광훈 씨(한국기독교총연합회 대표회장)에 대해 보수진영 안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끊이질 않는다. 이를 의식한 탓인지, 전 씨도 집회때마다 보수 단일화를 반드시 이루겠다며 호언장담하는 모습이다. 

 

한 손에 기독자유당, 다른 한 손에 자유통일당 

전 씨는 지난 2일 열린 광화문 집회에서 “주님이 정당을 선포하라고 성령이 말했을 때 나는 정당을 만들면 돌에 맞아 죽는다고 했으나, 성령께서 (정당 만들기를) 하라고 했다”며 자유통일당의 탄생은 황교안 대표가 하나님의 뜻을 거스르면서 어쩔 수 없이 창당하게 됐다는 듯 주장했다. 

또 기독자유당과 자유통일당은 친형제 당이며, 본인은 어느 당의 당원도 아니라고 했다. 대신 두 정당의 후원자이자, 국민혁명 의장이라고 했다. 또 국민혁명 의장은 대통령보다 높은 자리라고 주장했다. 얼토당토않은 주장이지만, 하나님의 자리도 넘보는 전 씨의 입에서 나온 말인지라 많은 이들이 이젠 놀랍지도 않다는 반응이다. 

전 씨의 걷잡을 수 없는 막말과 돌출행동은 보수 진영에도 비상 사이렌이 울리는 모습이다. 

자유통일당이 탄생하자, 전 씨의 맹목적인 지지자들은 황교안 대표를 마귀가 붙잡고 있다는 주장까지 펼쳐가며 전 씨에 대한 절대적 지지를 보내고 있다. 그러나 전 씨에 대한 맹목성이 도를 넘어설수록 보수 진영 내에서도 전광훈의 정치적 분파 선언을 우려한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터져 나온다. 

SNS상에서는 ‘한기총과 전광훈 목사의 정치적 분파 선언을 우려한다’는 제목의 성명이 돌기도 했다. 여기에는 “자유한국당이 정체성과 자신감 부족으로 현재 자유 우파 내분과 분란(紛亂)의 원인을 제공한 것도 사실이다. 한기총이 제1 야당을 믿지 못하겠다고 정치 세력으로 돌변하면 한기총은 자유한국당보다 더 큰 비난의 대상이 될 것”이라는 내용이 담겼다. 

또 SNS상에는 보수교회의 스피커인 이정훈 교수(엘정책연구원)의 글이라며 전 씨에 대한 비판글이 공유되기도 했다.  

“기독자유당은 당직이 공식적으로 없는 전광훈 목사가 농담하듯 비례대표 1번과 2번을 후보와의 개인적 친분을 기초해 발표해 좌파들의 집중포화를 맞기도 했다”면서 공적 당명으로서 기본적인 절차와 법규를 무시하는 황당한 당운영은 기독이란 이름을 불명예로 만드는 부작용을 낳고 있다 만일 원내에 진입해 이런 일이 지속된다면 국민들에게 기독교가 어떤 이미지로 각인될지 상상만으로도 아찔하다. (중략) 김문수 전 지사를 내세운 자유통일당에도 전 목사가 관여하고 있는데 두 당의 지지자가 겹치는 상황에서 지지자들의 정당 투표도 절반으로 갈리게 될텐데, 순진한 지지자들은 이 사실을 알고나 있을지 걱정이다”

조갑제 씨는 지역구는 자유한국당(미래통합당)을, 비례대표는 자유통일당에게 기꺼이 한 표를 행사해 두 당이 상호 연대하게 하며 각자의 영역에서 외연을 확장하게 하라고 주장을 펼쳤으나, 그렇다면 기독자유당은 버려지는 꼴이된다. 이 때문에 보수 진영 내에서도 전 씨의 행동은 비난의 화살을 맞을 수밖에 없어 보인다. 

전광훈의 머릿속으로 들어가보면?

우선 다른 보수정당들은 차치하고라도 기독자유당과 자유통일당도 광화문 집회에 참석하는 태극기 부대나 개신교인들의 표에서 나눠먹기를 해야 하는 만큼 그 속내가 궁금해질 수밖에 없는 노릇이다. 

애초에 전 씨는 지역구는 자유한국당에게 표를 주되, 비례대표는 기독자유당에게 달라고 노골적으로 요구해 왔다. 그런데 올해 들어 부쩍 자유한국당에 대한 서운함을 많이 표시하더니, 결국 자유통일당 창당까지 일사천리로 진행한다. 

자유통일당을 통해 자유한국당(미래통합당)을 견제하겠다고 했으니, 지역구는 자유통일당에서 내고, 비례대표는 기독자유당에서 낼 수 있다는 계산을 하고 있는 지도 모르겠다. 

한국당도 비례대표 전담 위성정당인 미래한국당을 출범시킨지라, 그 무엇도 장담할 수 없는 노릇이지만 그래도 지역구에서 표를 얻는 것보다는 손쉬워 보인다. 

더 문제는 자유통일당이 경쟁력을 갖추었느냐는 것이다. 우선 자유통일당의 인물들을 보면, 모두 전 씨와 함께 단상에 섰던 인물들로 신선함도 경쟁력도 떨어진다. 

김문수 자유통일당 대표는 지난 7일, 이영훈 전 서울대 교수를 자유통일당 교육원장으로, 이춘근 국제전략포럼 연구위원을 한미동맹위원회 위원장으로, 이애란 박사를 대변인으로 임명했다. 전광훈 씨의 옆에서 통역을 맡고 있는 노태정 전도사는 최고위원으로 임명됐다. 

물론 남은 시간에 어떤 인물들이 영입될지는 알 수 없다. 그러나 그간 전 씨를 주축으로 한 광화문 집회 연단에서 쏟아져 나온 가짜뉴스와 막말 등을 고려해 볼 때 영입 인사들에 대해서도 큰 기대는 접게 된다. 

어쩌면 전광훈 씨와 그의 주변 인물들이 집회때마다 “반드시 보수 단일화를 이루겠다”고 호언장담하면서도 자유한국당(미래통합당)에 대한 비난을 멈추지 않는 이유는 여기에 있는 지도 모른다. 

후에 단일화를 이루든, 이루지 못하든 제1야당을 깎아내려야만 자신들의 세를 키울 수 있는 파이게임은 숙명처럼 여겨지는 탓이다. 

전 씨는 지난 15일 광화문 집회에서도 단일화를 반드시 이뤄내겠다고 약속하면서도 “자유한국당 실력으로 문재인 저 놈을 끌어낼 수 있나 없나. 끌어내는 것은 고사하고 그놈의 새끼들은 한 마리도 이 자리에 오지 않는다”며 자유한국당(미래통합당)에 대한 맹비난을 퍼부었다. 

전 씨는 또 “(내가) 자유한국당(미래통합당) 의원들을 비판하는 이유가 있다”며 “수도 없이 밥 먹고 대화를 나눠봤으나, 자유한국당 국회의원 중 이승만 책 한 권도 읽어본 사람이 한 명도 없었다. 그런 개자식들이 또 국회의원 해쳐먹으려고. 그들이 재공천해서 우리한테 불량품을 놓고 투표하라고 강요하는데 이번에는 반드시 문재인을 끌어내리는 놈을 국회로 보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교회만 바라볼지라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16일 경기도 용인시 새에덴교회 3부 예배에 참석해 설교를 듣고 있다. (출처=소강석 새에덴교회 목사 페이스북)

 

황교안 미래통합당 대표와 김문수 자유통일당 대표, 고영일 기독자유당 대표 등의 교회바라기 행보는 사실상 이미 시작됐다. 황교안 대표가 출석하는 양천구 목동 성일교회는 지난해 12월 첫주부터 교회 주보 중보기도란에 ‘우리 나라의 모든 위정자들과 황교안 전도사를 위해’(기도해 달라)고 공지해 왔다. 그간 수많은 교회를 돌며 간증 정치를 펼쳐온 황 대표에게 교회만큼 믿을 구석은 없을 것이다. 

고영일 기독자유당 대표는 자유민주주의, 자유시장경제, 한미동맹 여기에 기독교입국론을 내세우며 개신교계의 표를 호소하고 있다. 

김문수 대표가 당의 전열을 가다듬으며 첫 번째로 향한 곳도 바로 한국의 대표적 대형교회로 손꼽히는 강동구 소재 명성교회(김삼환 목사)와 여의도순복음교회(이영훈 목사)였다. 어떻게든 대형교회의 지지를 얻기 위해 몸부림치는 것처럼 보인다. 

이런가운데, 황교안 대표가 지난 16일 새에덴교회(소강석 목사) 3부 예배에 참석해 이목을 끌었다. 출사표를 던진 종로구 소재 교회도 아닌, 경기도 용인시에 위치한 새에덴교회에서 예배를 드린 것을 두고 뜬금없다는 반응이 나온다. 

소강석 목사는 16일 예배를 마친 후 자신의 SNS를 통해 "우리교회 3부예배 때, 황교안 대표님께서 참석하셨다. 우리교회가 종로구에 있는 교회도 아닌데 처음에는 좀 당황스러웠다"며 "‘대한민국 국가조찬기도회’에서 박근혜·문재인 대통령을 모시고 두 번이나 설교를 했다. 그때는 별로 긴장하지 않았는데, 오늘은 살짝 긴장도 되고 조금 떨었던 것 같다"고 썼다. 이어 "황 대표께서 기독교에 대해 전혀 모르면 관계없겠지만, 본래 기독교 신앙이 깊은데다 성경에 대한 지식도 해박하셔서 그랬던 것 같다”면서 “(설교 내용에) 황교안 대표와 주변 분들도 공감을 하고 가신 것 같다"고 썼다. 

익명의 새에덴교회 관계자는 “이전에는 이언주 의원과 강용석 변호사 등이 교회를 찾아와 빈축을 산 적도 있다”고 말했다. 

정치권을 이용하려는 보수 교회와 보수 교회에 기댈 수밖에 없는 다수의 보수 정당간의 밀고 당기기가 총선 국면에서 어떤 애피소드를 만들어낼지 하루하루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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