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유의 교리·폐쇄성으로 방역 비협조…방역 당국 애타는데 문 잠그고 "전화 받지 마라" 지시도

[평화나무 박종찬 기자] 신천지예수교증거장막성전(신천지·이만희 총회장)이 특유의 교리 체계와 폐쇄성으로 코로나19 방역에 비협조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전국으로 확산되는 대구·신천지발 코로나19
19일 권영진 대구광역시장은 브리핑에서 신천지대구교회가 “확산의 진원지화 되고 있다”고 말했다.

19일 브리핑하는 권영진 대구광역시장(사진=연합뉴스DB)
19일 브리핑하는 권영진 대구광역시장(사진=연합뉴스DB)

실제로 전국 각지에서 위험 신호도 감지되고 있다. 김종천 과천시장은 19일 31번 확진자가 신천지대구교회에 참석했다고 주장한 2월 9일과 15일 과천 신천지 신도 6명이 참석했다고 알렸다. 그러면서 신천지에 살균제를 대여 지원했다고 밝혔다. 과천은 신천지 본부가 있는 곳이다.

19일 경상북도 청도군에 위치한 청도대남병원에서 60대 폐렴 환자가 사망했다. 사후 검사에서 코로나19 판정을 받았다. 21일 오전 9시 기준 청도대남병원의 코로나19 확진자는 사망자 포함 16명이다. 청도 관련 자세한 내용은 아래에 정리한다.

경북 포항에서도 포항과 대구를 오가던 과외 교사인 신천지 목사가 19일 증세를 보였고 이튿날 포항세명기독병원 선별진료소에서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20일 전라북도 전주에서도 9일과 16일 31번 확진자와 함께 신천지대구교회 집회에 참석했던 신천지 신도 2명이 코로나19 의심 증세를 보여 검사를 받고 있다.

20일 전북 김제에서 28세 남성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해당 남성은 신천지대구교회를 방문하거나 신천지 신도를 만난 적이 없으며, 7일에서 9일 대구를 여행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보건 당국은 해당 남성이 정확한 동선, 방문지, 접촉자, 행동 반경, 기타 행위를 밝히지 않는 등 신빙성이 없다고 판단, 신천지와의 연관성을 조사하고 있다. 해당 남성의 할머니, 부모, 남동생 등 가족과 직장 동료 3명도 코로나19 의심 증상을 보여 전북대학병원에서 조사 중이거나 자가 격리 중이다.

광주광역시에서도 16일 신천지대구교회 예배에 참석한 30대 남성 신천지 신도도 20일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고 조선대학병원에 격리됐다. 21일에는 대구를 다녀오며 차량에 동승한 신천지 신도 2명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휴가를 받아 13일부터 고향 대구를 방문하고 18일 제주특별자치도 해군 제615비행대대로 복귀한 병사가 코로나19 의심 증상을 보여 19일 부대에서 격리됐다. 해당 병사는 20일 1차 검사에서 양성 판정을 받고 제주대학병원으로 이송됐다. 해당 병사는 대구공항에서 비행기로 제주도로 이동하였고, 제주에서 택시와 편의점을 이용했으나 마스크를 착용했다고 주장했다. 또한 동행한 인물이 신천지와 무관하다고 주장했다.

21일 충청북도 증평에 위치한 육군 제13특임여단의 한 대위도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고 경기도 성남의 국군수도통합병원으로 이송되었다. 해당 대위는 휴가 중 대구를 방문해 신천지 신도 여자친구를 만났다. 해당 대위도 신천지 신도일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21일 대구 공군 군수사령부에서 복무하다 17일 충청남도 계룡시 계룡대공군기상단에서 파견 근무 중인 중위도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아 성남 국군수도통합병원으로 이송됐다. 질병관리본부는 해당 중위의 동선을 파악 중이다.

21일 서울특별시 서초구에서도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왔다. 역시 신천지대구교회 참석자였다. 같은날 경기도 김포에서도 30대 부부가 코로나19 최종 확진 판정을 받았다. 31번 확진자가 15일에 다녀간 대구 퀸벨호텔 결혼식에 참석한 이들이었다. 권영진 대구광역시장은 이날 오전 10시 브리핑에서 신천지대구교회 신도 중 현재까지 조사한 944명 중 544명이 의심 증세를 호소한다고 밝혔다.

폐쇄된 청도대남병원(사진=연합뉴스DB)
폐쇄된 청도대남병원(사진=연합뉴스DB)

21일 오후 5시를 전후로 청도대남병원에서 부산대병원으로 이송된 코로나19 확진 환자 1명이 추가 사망했다. 이로써 국내 코로나19 사망자는 현재까지 2명이다.

9일과 16일 등 신천지대구교회 예배 참석자는 위 지역 외에도 강원도 원주, 강원도 춘천, 대전광역시 등 전국 각지에서도 보고됐다. 장덕천 경기도 부천시장은 21일 신천지대구교회에 참석한 부천 시민을 찾는다고 자신의 페이스북에 공지하는 등 지자체에서도 신천지대구교회에 참석한 신도들을 찾고 있다.

한편 해외에서도 신천지대구교회나 청도를 방문한 의혹이 제기됐다. 2019년 신천지가 설립한 중국 무한(중국 발음 ‘우한’의 한국식 한자 음역)교회에서도 참석했다는 것이다.

중앙방역대책본부의 21일 오후 발표로 코로나19 확진자는 총 204명이며, 이중 약 70%인 144명이 신천지 신도들이다.

방역 비협조·감추기에 급급…‘민폐’ 활동
확진자가 나오기 전부터 신천지는 “예배 때 마스크를 빼라”고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만희 총회장에 대한 예의가 아니라는 것이다.

신천지는 18일 신천지대구교회에서 31번 확진자가 나온 직후에도 사실을 알리지 않은 채 신도들에게 2인 1조로 야외 포교를 지시한 정황도 드러났다.

신천지 코로나19 확진자 중 18일 최초로 감염 사실이 확인된 31번 확진자는 의심 증상에도 두 차례 새로난한방병원 측의 검사 권고를 거부하고 신천지대구교회 예배나 결혼식 뷔페 등에 참석했다. 20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는 다급히 ‘코로나 3법’을 통과시켜 진단을 거부하거나 거짓으로 진술하는 경우 벌금과 징역형까지 가능하도록 법률이 강화될 것이라고 밝혔다.

TBC대구방송은 19일 코로나19 의심 증상을 호소하며 경북대학병원을 방문한 20대 여성 신천지 신도가 검사와 격리 조치를 피해 달아났다고 보도했다. TBC는 경북대병원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해당 신도는 31번 확진자와 함께 신천지대구교회에서 신천지 예배에 참석했고, 병원 측이 격리한다고 하자 도망갔다고 전했다.

대구가톨릭병원 일반 병동에서 근무하던 한 간호사는 19일부터 의심 증상이 시작되어 20일 응급실을 찾았다. 독감 검사는 음성이 나왔지만, 수차례 코로나19 검사를 강하게 요구하여 검사 결과 확진 판정을 받았다. 판정 이후에야 해당 간호사는 자신이 신천지 신도이며, 신천지대구교회 예배 참석했다고 밝혔다. 대구가톨릭병원 응급실은 폐쇄됐다.

20일 대구 남구보건소는 신천지 신도들이 아닌 주민들의 민원에 신천지대구교회 인근 신도들이 자가 격리된 주택가를 방역했다. 하지만 신천지 신도들이 문을 굳게 잠그고 열어주지 않아 내부 방역을 실시할 수 없었다. 인근 주민들은 이해할 수 없다며 공포에 떨고 있다.

신천지, 예배 참석 인원 속인 정황…신도들에게는 “정체 숨기고 전화 받지 말라”
신천지가 예배 참석 인원을 속였다는 의혹도 제기되었다. 18일 언론은 신천지대구교회 예배 참석자가 300명이라고 했다. 신천지 측의 정보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19일 권영진 대구시장의 브리핑에 따르면 신천지대구교회는 예배 참석자가 500여 명씩 두 차례 1천여 명이라고 주장했다.

20일 브리핑하는 권영진 대구시장(사진=연합뉴스DB)
20일 브리핑하는 권영진 대구시장(사진=연합뉴스DB)

권영진 대구시장은 20일 브리핑에서 신천지대구교회가 보고한 1001명을 전수 조사하여 90명이 증상이 있으며, 396명이 연락이 되지 않는다고 밝혀 시민들의 불안이 커지고 있다. 대구시는 396명에 대해 재차 연락을 시도하고, 신천지대구교회 신도들을 대상으로 1:1 전담 콜센터를 운영하겠다고 했다.

1001명만 조사하면 될까. 신현욱 구리이단상담소장은 신천지대구교회 예배 참석 인원이 8천 명이라고 보았다. 대구·경북 지역을 기반으로 하는 신천지 다대오 지파는 1만4천-1만5천 명이며, 대부분이 신천지대구교회에 참석한다는 것이다. 신천지대구교회만 재적 인원이 1만 명 정도라고도 했다.

정은경 방역대책본부장 브리핑에 따르면 20일에야 8천 명의 명단을 방역 당국에 공유한다고 밝혔다. 21일 오전 10시 권영진 대구광역시장 브리핑에 따르면 신천지대구교회 신도 중 현재까지 조사한 944명 중 544명이 의심 증세를 호소한다고 밝혔다.

21일 CBS노컷뉴스 보도에 따르면 신천지는 신도들에게 긴급 공지를 보내 “아무 전화도 받지 말고 집에 있으세요”라는 행동 지침을 전했다. 자신이 신천지라는 걸 알리지 말라고도 했다. 21일 현재 대구시의 신천지대구교회 사전 조사 대상자 1001명 중 57명이 연락을 받지 않으며, 1차 전수 조사 대상 3474명 중에서도 344명이 전화를 받지 않고 있다.

31번 확진자와 신천지, 그리고 청도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장은 20일 31번 확진자가 부인하지만, 휴대폰 위치 추적을 조회하여 2월 초 청도를 방문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발표했다. 21일 현재 16명의 확진자와 1명의 사망자가 나온 청도의 대남병원은 신천지 단체에서 자주 방문하던 곳이다.

또 청도는 신천지 이만희 교주의 고향으로 최근 이만희 교주의 친형 장례식이 청도대남병원에서 있었다.. 전국 각지와 해외 신천지 인물들이 청도를 방문하고, 가까운 신천지대구교회에서 예배에 참석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새로 조성된 청도 이만희 교주 형의 무덤(사진=연합뉴스DB)
새로 조성된 청도 이만희 교주 형의 무덤(사진=연합뉴스DB)

방역 당국은 31번 확진자도 청도에서 감염된 2차 감염자일 가능성에도 무게를 두고 조사 중이다. 따라서 신천지대구교회 8천 명뿐 아니라 청도 장례식에 참석한 훨씬 많은 인원을 조사해야 할 필요성이 대두된다.

신천지는 홈페이지에 해외에서도 신천지 교회를 설립했다며 중국 무한(우한) 교회를 공지해왔었다. 청도 장례식에도 우한 신천지 신도가 참석했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현재 신천지 홈페이지는 해외 개척 교회들 중 무한 교회를 삭제했다.

외부 공지와 내부 공지의 두 얼굴…폭로되자 텔레그램 공지방 폐쇄
신천지는 18일 홈페이지에 “오늘부터는 성도 여러분과 지역민의 건강과 안전을 지키기 위해 전국 모든 교회에서 당분간 모든 예배 및 모임을 진행하지 않고 온라인 및 가정예배로 대체”한다고 했으나, 신천지 신도들이 18일과 19일 전국 각지의 교회와 대학교를 돌아다니며 신천지 신문이나 손편지를 우편함에 넣은 사실이 알려졌다.

신천지가 한 대학교 기독교 선교단체 우편함에 넣은 우편물 뭉치(사진=제보자 제공, 2020.02.18.)
신천지가 한 대학교 기독교 선교단체 우편함에 넣은 우편물 뭉치(사진=제보자 제공, 2020.02.18.)

또한 내부적으로는 위장·은폐를 지시했다. 19일 윤재덕 종말론사무소 소장이 공개한 신천지대구교회 섭외부 텔레그램 공지는 신도가 신천지 소속이 드러난 경우에 “그날 예배에 안 갔다”거나 “다른 데서 예배 드렸다”라고 말하라고 지시했다. 신천지로 확실히 드러나지는 않았지만 의심 받을 경우에는 “신천지에 코로나가 있는 것이 나랑 무슨 관계냐? 내가 코로나 걸렸으면 좋겠냐?”라고 되물으며 신천지와 관계없는 사람으로 위장하라고 지시했다. 신천지 섭외부는 경호·이슈 관리·내부 인원 단속·신도 탈퇴 저지 등의 역할을 하는 부서다.

신천지대구교회 섭외부 공지(사진=종말론사무소 유튜브 포착 이미지)
신천지대구교회 섭외부 공지(사진=종말론사무소 유튜브 포착 이미지)

윤재덕 소장은 21일 추가로 신천지에서 댓글 작업을 지시한 공지를 폭로했다. 공개된 신천지 내부 공지에는 포털 사이트 뉴스 기사에 댓글을 달고, 댓글에 추천/비추천을 지시했다. 유튜브에도 같은 지침을 내렸다. 댓글 작성, 영상 및 댓글에 추천/비추천을 지시하며, 신천지 옹호 영상은 끝까지 시청하고 반대 영상은 곧바로 재생을 정지하고 비추천을 누르라고 했다.

신천지 여론 선동 공지(사진=종말론사무소 유튜브 포착 이미지)
신천지 여론 선동 공지(사진=종말론사무소 유튜브 포착 이미지)

신천지가 운영하는 언론으로 알려진 천지일보는 21일 ‘[단독] 대구 코로나 진원지 '중국수학여행단' 의혹 확산… “정부가 문 열어두고 국민 탓”’이란 제목의 기사를 발표했다. 댓글창에는 “이제야 진실이 밝혀지네”, “괜히 신천지만 욕먹었네”라는 등 기사 내용을 수긍하는 댓글들이 많은 추천을 받고 있다.

그러는 한편 신천지는 21일 윤재덕 소장의 폭로에 지침을 전달하던 텔레그램 방을 폐쇄하는 중이다.

신천지가 공지한 "총회장님 특별 편지"(사진=연합뉴스DB)
신천지가 공지한 "총회장님 특별 편지"(사진=연합뉴스DB)

아울러 신천지는 21일 신도들에게 “(이만희) 총회장님 특별 편지”를 전달했다. 편지에서 이만희 교주는 “금번 병마 사건은 신천지가 급성장됨을 마귀가 보고 이를 저지하고자 일으킨 마귀의 짓”이라고 주장했다.

신천지, 실태 폭로되자 언론·기독교 비방하며 허위 주장
코로나19 사태로 언론의 관심이 신천지에 주목되어 신천지의 실태가 일반에 공개되자, 신천지는 20일 ‘방역활동과 허위보도 관련 신천지예수교회 입장’이라는 홈페이지 공지를 올렸다.

신천지 홈페이지의 20일 공지(사진=신천지예수교증거장막성전 홈페이지)
신천지 홈페이지의 20일 공지(사진=신천지예수교증거장막성전 홈페이지 포착 이미지)

신천지 공지는 언론 보도에 “거짓 비방”이라며 불쾌감을 드러났다. 공지는 “일반 언론의 일부에서 기성교단이 짜놓은 종교적 이유의 ‘이단’ 프레임을 그대로 차용해 신천지예수교회를 비방”한다며 “‘신도 사실을 숨긴다’ ‘숨은 신천지 교인 있다’ ‘폐쇄적이다’는 등의 자극적인 제목으로 진실을 호도”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언론 취재에 응한 신천지 전문가나 탈퇴자, 피해자 등을 “수십 년 간 신천지예수교회 비방에 앞장서 온 기성교단 인물들”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또 “신천지라는 이유로 당연히 받아야 할 건축허가도 받지 못해 좁은 공간에서 수용인원을 최대화하기 위해 바닥에 앉아 예배드리는 현실을 ‘독특한 예배방식’이라며 ‘코로나 감염의 주범’이라고 보도”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신현욱 구리이단상담소장은 언론 인터뷰에서 “신천지가 '하나님 앞에서 어떻게 편하게 예배를 드리느냐'고 해 신도들이 바닥에 무릎을 꿇고서 예배를 드리게 된 것”이라고 밝혔다. “신도들은 반드시 안경을 벗고서 무릎을 꿇은 채 기도를 하게” 되어 있으며, 여성 신도들은 “머리를 반드시 묶도록 하고, 귀걸이를 하지 말도록” 요구한다는 것이다.

신천지는 신천지 전문가들을 향해 “이들 비방 인물은 단지 신천지 성도라는 이유로 젊은이와 부녀자를 납치·감금·폭행하는 것을 넘어 살인까지 저지른 강제개종의 주동자”라고 허위 주장하기도 했다. ‘강제개종’은 이단 상담 등으로 신천지에서 탈퇴하는 것을 일컫는 신천지만의 용어다.

오히려 신천지는 거짓말·단체 사칭·성(性)을 이용한 포교로 사회적 문제가 되어 왔다. 이뿐 아니라 가정 해체, 무리한 재산 헌납, 탈퇴자 폭행, 탈세, 미행, 선거 개입 의혹 등으로 기독교계 언론은 물론 'PD수첩'(MBC), '궁금한 이야기 Y'(SBS), '제보자들'(KBS) 등 주요 방송 3사의 사회 고발 프로그램 등에서 여러 차례 문제 제기를 받아왔다.

또한 2012년 경기도로부터 사회적 물의를 일으키고 공익을 해친다는 사유로 종교법인 등록이 거부되었고, 올해 1월 14일 신분과 정체를 위장하고 거짓말로 포교하는 신천지 특유의 ‘모략 전도’의 위법성이 법원에서 인정되었다.

신천지는 홈페이지 공지 뒤의 메인 화면에 중앙일보, 동아일보, 세계일보, 한국일보, 경인종합일보, 경기일보 등에 나온 신천지 홍보 기사를 배치했다.

2019년 중국 무한(우한)에 신천지 교회를 설립했다는 공지. 현재는 삭제된 상태.(사진=신천지 홈페이지 포착 이미지)
2019년 중국 무한(우한)에 신천지 교회를 설립했다는 공지. 현재는 삭제된 상태.(사진=신천지 홈페이지 포착 이미지)

한편 신천지 홈페이지는 2019년 중국 우한에 무한 교회를 설립했다는 내용을 삭제했다. 21일 저녁 현재 신천지 홈페이지는 접속이 불가한 상태다.

폐쇄성·암약 활동·교리에 감염 확산 위험 증가
박형택 한국기독교이단상담연구소 소장은 대구시의 연락을 받지 않는 신도들에 대해 “조사를 통해 자신들의 동선이 알려질 경우 신천지 위장 센터들의 위치가 알려질 수 있다. 이 때문에 감추려는 의도가 아닌가 싶다”며 “신천지는 방역 당국에 협조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신현욱 구리이단상담소장은 "가족들에게 알려질까봐 감추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전문가들은 또한 세뇌된 신천지 신도들이 ‘육체 영생’ 교리를 믿기 때문에 죽지 않을 것이라고 믿어, 방역에 비협조적이고 상부의 지침만을 따른다고 분석했다.

신천지는 수요일 예배 참석도 의무적이라는 탈퇴자 증언으로 미루어볼 때 31번 확진자나 2·3차 감염자가 수요 예배에 참석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또 신천지는 예배 후 각지로 흩어져 포교 활동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신도들은 종일 포교만 하는 '전도특전대', 포교 대상자와 접촉하여 대상자 정보를 포교 교육팀에 전달하는 '잎사귀' 등 사람들과 접촉할 다양한 역할을 수행한다.

이뿐 아니라 전국 각지에 교육 센터와 위장 교회, 위장 문화 센터, ‘복음방’ 등을 평일과 주말에 운영하고 있다. 이들의 위치는 철저히 비밀에 부쳐진 만큼 그간 정체를 가려내기가 쉽지 않다. 센터에서는 신천지 신도라는 게 가정에 드러나 신천지의 지시를 받고 가출한 청년들이 합숙을 하기도 한다. 구리이단상담소의 정보를 기반으로 제작된 ‘신천지위치알림’ 어플이 현재까지 파악된 위장 센터와 위장 교회 등의 위치를 알려주고 있다. 하지만 신천지는 자체 건물뿐 아니라 식당, 카페, 패스트푸드점 등지에서 포교 대상자를 교육하기도 한다.

신천지위치알림 어플리케이션(사진=구글 플레이 스토어 포착 이미지)
신천지위치알림 어플리케이션(사진=구글 플레이 스토어 포착 이미지)

또 코로나19 사태에도 중국에서 소셜 미디어 위챗(WeChat)에서 기도방을 개설해 참가자를 모으고, 코로나19 사태가 종말을 암시한다며 이메일을 보내 이만희 교주가 구원자라는 메시지를 선전하는 등의 활동이 포착되었다.

신천지는 일명 ‘산 옮기기’ 전략도 구사한다. 산 옮기기란 일반 교회에 정체를 위장하고 잠입한 후, 서서히 신뢰를 얻고 장악력이 생기면 교회를 신천지 교회로 바꾸는 전략이다. 또 가족 등 지인들에게 신천지의 정체를 철저히 숨기도록 교육받는다.

신천지가 위장 교육 장소와 침투한 교회를 공개하고, 신도가 신천지 정체를 밝혀 방역에 임하라는 전문가들의 주장에 귀를 기울여야 하는 이유다.

이에 지자체들이 파악된 신천지 장소를 방역하고 폐쇄하는 조치에 나섰다.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20일 모든 신천지 예배당을 폐쇄하고 일체의 집회를 중단하며 모임 장소를 신고하라고 통보했다. 21일에는 불응시 경찰력을 동원하겠다고 밝혔다. 당일 오후에는 경기도 내 신천지 교회 17개를 일반에 공개하고 방역 현황을 공개하기도 했다.

박원순 서울시장도 21일 서울 소재 신천지 교회를 폐쇄하겠다고 밝혔다. 장덕천 부천시장도 21일 신천지 교회, 노래방, 카페, 사랑방 등 관내 알려진 신천지 시설 12곳을 방역하고 폐쇄했다고 알렸다.

신도 5만 명의 신천지 최대 도시 광주는 21일 신천지광주교회, 신천지송하교회, 센터와 교육 카페 45곳을 폐쇄하고 그밖에 드러나지 않은 위장 센터를 조사 중이다.

21일 조믿음 바른미디어 대표(사진=조믿음 페이스북 포착 이미지)
21일 조믿음 바른미디어 대표(사진=조믿음 페이스북 포착 이미지)

한편 사이비 종교 전문 매체 바른미디어의 조믿음 대표는 21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법대로만 했어도 사전에 예방할 수 있었다”며 분개했다. 신천지 위장 센터가 학원법 위반이라는 것이다. 조믿음 대표는 “신천지의 거짓말에 속아 잘못된 수사를 한 담당 경찰과 검찰, 잘못된 결론을 들고 꿈쩍 않았던 담당 공무원들”도 전수 조사해야 한다며, 불법의 연결고리를 비호한 정치 세력과의 연관성도 밝혀져야 한다고 적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평화나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