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습드러낸 이만희 면피용 사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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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습드러낸 이만희 면피용 사과
  • 박종찬 기자
  • 승인 2020.03.03 15: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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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외 발표와 다른 내부 지시와 실제 행동
국내외 언론 가리지 않고 '언론 플레이'
극우 세력들도 신천지 비호에 앞장

[평화나무 박종찬 기자] 코로나19 방역 방해로 국민적인 비난 여론에 직면한 신천지가 입장 발표, 기자회견, 국내외 언론과 단체 등을 활용해 여론 형성 및 조작에 나서고 있다.

신천지 총회장이자 교주인 이만희 씨는 2일 기자회견을 열고 입장을 발표했다. 기자회견은 크게 세 부분으로 구성되어 있었다. ▲국민에 대한 사과 ▲신천지 감염자를 치료하는 국가에 대한 감사 ▲잘잘못을 따질 때가 아니라 국민 모두가 방역에 힘써야 할 때라는 것이다. 그는 사과와 감사의 뜻이라며 벌떡 일어나 두번이나 큰절을 했다.

이만희 씨는 사과한다면서도 잘못을 따질 때가 아니라 방역 당국에 함께 협조해야 할 때라며 기자회견에서마저 모순을 보였다. 초반부의 사과가 면피용으로 해석되는 이유다. 이만희 씨는 이미 두 차례 입장 발표도 하고 ‘총회장님 특별 편지’에도 뜻을 밝혔다며, 자신의 말로 “총회장님 특별 편지”라며 낭독하고, 기자들에게 보여주기도 했다.

2일 폐쇄 조치된 '평화의 궁전' 앞에서 기자회견 도중 절하는 이만희 신천지 총회장(사진=SBS 뉴스 포착 이미지)
2일 폐쇄 조치된 '평화의 궁전' 앞에서 기자회견 도중 절하는 이만희 신천지 총회장(사진=SBS 뉴스 포착 이미지)

이만희 씨는 여전히 방역 당국에 최선을 다해 협조하고 있으며, 모든 시설이 폐쇄되어 모임을 가지지 못하고 있다고도 주장했다. 하지만 신천지는 내부적으로 신천지 신도임을 숨기고 방문지에 대해 거짓말을 물론 포교 활동을 지시했다. 또한 민간인은 물론 공무원, 의료인, 경찰, 군인 등이 신천지 신도임을 숨기고 활동하다가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고서야 정체를 밝히기도 하고, 심지어 확진 판정을 받아도 자신이 신천지가 아니라 이성 친구 등 접촉자가 신천지라고 주장하고도 있다. 확진자가 주민행복센터마다 찾아다니기도 하고, 마스크를 벗고 병실마다 돌아다니기도 했다. 이마저도 동선을 밝히지 않거나 거짓말을 하다가 GPS 기록 추적이나 CCTV 확인으로 드러났다.

신천지는 신도 수를 점차 달리 발표하거나 중국 우한에 신천지 교회를 설립한 사실을 감추고, 신천지 신도들이 중국을 다녀간 사실을 부인하다가 덜미를 잡히기도 했다. 정부에 제출한 명단도 수가 맞지 않거나 허위였고, 심지어 수년 전 탈퇴한 사람들도 명단에 있어 방역 당국의 조사에 혼선을 주고 있다.

<이규연의 스포트라이트>(JTBC)나 여러 보도에서는 신천지가 폐쇄된 시설에서 여전히 모임을 하고 거리 포교를 하며, 일반 교회에도 찾아가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만희 교주 역시 기자회견 말미에 곤란한 질문을 받자 일어나 엄지를 들어 보이며 폐쇄 조치된 ‘평화의 궁전’으로 들어갔다.

이만희 씨는 기자회견 도중 평화의 궁전에 머문 기간을 묻는 기자의 질문에, 수행 비서로 보이는 여성이 “(2월) 17일부터 계속 있었다”고 말하라고 이만희 교주에게 지시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 교주는 “나는 한 곳에만 머무를 수 없는 사람이다. 왔다 갔다 했다”고 답했다. 하지만 역학조사를 거부해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2일 저녁 행복의 궁전으로 진입했다.

앞서 신천지의 두 차례의 입장 발표(2월 23일, 28일)에서도 이만희 교주 기자회견과 마찬가지로 신천지가 방역 당국에 적극 협조하고 있고, 오해 받고 있으며, 근거 없는 비난과 기독교에 맞서 싸우겠다고 했다.

신천지 매체로 알려진 천지일보는 한 술 더 떠 신천지가 코로나19 확산의 원인이 아니라 대구를 찾은 중국인이 문제였다고 ‘단독’ 기사를 냈고 나아가 중국인 입국을 제한하지 않은 정부의 잘못이라는 논조를 이어갔다. 신천지가 총선을 앞두고 희생양이 되었다면서, 대통령과 여당이 정치 선동을 그치라며 종교 탄압이라고 주장했다.

또 신천지에서 중직을 지내다 탈퇴하여 신천지 대처 활동을 하며, 최근 매체에 신천지 전문가로 자주 등장하는 신현욱 구리이단상담소장 등을 흠집내는 기사를 내고 있다. 뿐만 아니라 부산온천교회에 잠입한 신천지 ‘추수꾼’ 때문에 교인들이 코로나19에 감염됐는데도, 천지일보는 방역 당국과 한국 교회에 책임을 돌리고 있다.

네이버 카페 ‘나도 신천지 기자다’에도 “성도들에게 전해진 내용은 어째서인지 밖으로 유출되어 기사화되었습니다. 이에 신천지예수교회에 색안경을 쓰고 있는 사람을 비롯하여 비신앙인과 타종교인 등이 먹이를 본 하이에나 떼처럼 달려들어 오해하고, 흠집내기에 여념이 없습니다”라는 등 신천지 신도들의 인식이 반영된 글이 게시되고 있다. 카페에는 코로나19 사태에 신천지가 누명을 쓰고 있다는 등의 글도 올라와 있다.

인터넷 기사나 유튜브 영상에도 신천지에 유리하면 추천을, 불리하면 반대를 클릭하며, 댓글 활동 또한 지속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폭로된 신천지 내부 지시 사항에 따르면 반대를 클릭해야 할 유튜브 영상은 클릭하자마자 재생을 멈추고 하라는 구체적인 내용까지 포함되었다. 뿐만 아니라 네이버 블로그와 네이버 TV 영상 중 신천지에 불리한 내용에는 게시 중지 요청을 제기하고 네이버는 이를 즉각 수용하고 있다.

코로나19 확산의 책임을 신천지에서 정부로 프레임 전환을 시도하는 '서울대학교 대나무숲' 게시물. 옹호 댓글과 댓글에 따른 많은 추천 수도 확인된다(사진=페이스북 서울대학교 대나무숲 포착 이미지)
코로나19 확산의 책임을 신천지에서 정부로 프레임 전환을 시도하는 '서울대학교 대나무숲' 게시물. 옹호 댓글과 댓글에 따른 많은 추천 수도 확인된다(사진=페이스북 서울대학교 대나무숲 포착 이미지)

되려 신천지가 억울하다는 주장이 담긴 유튜브 영상을 유포하기도 한다. 신천지의 입장이나 주장은 페이스북 ‘서울대학교 대나무숲’, 네이버 대표 카페 ‘닥치고 공무원 준비하는 사람들’ 등에도 유포되고 있다. 한편 이정훈 동아일보 출판국 편집위원, 안정권 GZSS 대표, 김상현 국대떡볶이 대표 등 극우파들은 신천지를 옹호하거나 문제가 아니라는 내용의 유튜브 영상을 게시하고 있다.

신천지가 대외 발표와 내부 지시 및 실제 행각을 달리하며 비난의 화살을 돌리려 힘쓰는 사례는 해외에서도 발견된다. 김신창 신천지 국제선교국장은 1일 CNN과의 인터뷰에서 “당국이 비난을 신천지에 돌리려고 신천지의 연관성을 과장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천지일보의 논조와 같은 맥락이었다. 방역에 적극 협조하고 있다는 말 또한 빠지지 않았다.

신천지는 2014년 이만희 교주가 필리핀 민다나오 지역의 평화 협정을 이끌어 전쟁을 종식시켰다고 선전했다. 하지만 해당 협정은 필리핀 대통령이 오랫동안 추진해온 정치적 업적이었으며, 내용의 대부분은 이슬람 무장 세력의 요청을 수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협정이 체결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전쟁이 재발해 협정은 깨지고 말았다. 해당 내용은 천지일보뿐 아니라 중앙일보 등에도 보도되었으며, 보도된 기사는 다시 신천지 대내외 홍보용으로 활용되었다.

신천지는 2019년 한국 개신교가 신천지 신도를 납치·감금·폭행·살인으로 ‘강제개종’시킨다며 해외 주요 비정부기구 인권단체인 유럽양심의자유협의회(CAL-LC)라는 단체가 유엔인권이사회에서 보고했다고 주장했다. 강제개종이란 신천지 신도가 가족 등의 설득으로 이단 상담소를 방문하여 상담 후 신천지를 탈퇴하는 것을 말한다. 천지일보에 따르면 CAL-LC는 유엔경제사회이사회로부터 특별협의회 지위를 부여받았다고 한다. 해당 내용은 동아일보, 중앙일보 등에도 신천지의 입장을 반영하여 보도되었다.

하지만 이는 발표로 끝난 경우로, 유엔이나 유엔 산하 기관에서 신천지의 ‘강제개종’ 주장을 인정하거나 수용한 것은 아니다. 유엔경제사회이사회 특별협의회 지위는 세계적으로 무수한 단체가 받았으며, 한국에도 굿네이버스, 열매나눔재단, 기아대책 등 20여 단체가 받았다. 해당 지위는 유엔 산하 기관을 뜻하는 바가 아니며, 유엔경제사회이사회에서 해당 단체의 주요 분야에 관해 발언할 수 있을 뿐 의제를 제안할 수는 없다.

이단 상담소에서 납치·감금·폭행·살인은 일어나지 않는다. 신천지 신도들이 이단 상담을 받지 않도록 하기 위한 가짜 뉴스이자, 신천지가 피해자라는 여론을 형성하기 위한 조작일 뿐이다. 신천지는 ‘피해자 프레임’을 만들기 위해 가해자로 개신교와 정부를 지목하고 있다. 비슷한 주장과 내용이 지난 28일 신천지의 2차 공식 입장 발표에서도 반복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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