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호물품에 김장환 목사 책 끼워 팔려다 뜨끔했나, 극동방송 "구호물품 대신 돈 보낸다"

극동방송은 오는&nbsp;3월 2일 오전 7시-11시(4시간) 코로나 19로 방역 취약계층 돕기 위한 특별모금 전국 동시 생방송을 긴급편성했다. (출처=극동방송 홈페이지)<br>
극동방송은 오는&nbsp;3월 2일 오전 7시-11시(4시간) 코로나 19로 방역 취약계층 돕기 위한 특별모금 전국 동시 생방송을 긴급편성했다. (출처=극동방송 홈페이지)<br>

[평화나무 권지연 기자] 모금방송을 통해 확보한 후원금으로 코로나 19 방역 취약 계층에 방역키트와 김장환 목사의 성경말씀 묵상책자를 구입해 보내기로 한 극동방송의 계획이 평화나무를 통해 알려진 뒤 끝내 철회됐다. 즉, 후원금 전액을 일체의 물품 구입 없이 대구·경북 지역에 전달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극동방송이 애초에 방역 취약계층에 보내기로 한 물품에 극동방송 이사장인 김장환 목사의 큐티집(성경말씀 묵상집)을 끼워 넣으면서 비판이 일자 계획을 수정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극동방송은 3일 “구호물품 수급이 어렵고 구호 현장에서 다양하게 사용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되어 들어온 구호금 전액을 대구 경북지역에 전달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어 “전달처는 대구·경북 현지와 상의 중”이라며 “정확한 모금액과 전달처는 추후 보도자료로 배포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극동방송이 실제로 구호물품 수급에 어려움을 느껴 계획을 수정한 것인지에는 의문이 남는다. 

극동방송 관계자는 지난달 28일 평화나무와 통화할 당시 “마스크는 관련 부서에서 알아서 좋은 제품으로 마련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했다. 

또 평화나무 취재 결과, 극동방송은 계획을 뒤집기 하루 전까지만 해도 김장환 목사의 큐티집을 출판사 측에 더 주문한 것으로 확인됐다.

나침반 출판사는 2일 전국 특별 생방송을 성황리에 마친 후 평화나무와의 통화에서 “극동방송이 주문한 김장환 목사의 큐티집 2천부가 부족해 5천부 인쇄 발주를 더 넣었다”고 답했다. 

극동방송이 코로나 19로 힘겨운 시간을 보내고 있는 대구·경북 지역을 돕는다는 취지로 전국 특별모금 생방송을 편성했으나, 방역키트에 김장환 목사의 책을 끼워팔기 하려 했다는 의혹이 일자, 갑작스럽게 계획을 변경한 것은 아닌지 의심이 가는 대목이다. 

한편 극동방송은 2일 오전 7시부터 11시까지 4시간 동안 코로나 19 방역 취약계층에 방역키트를 보내는 ‘힘내세요! 주님이 계시잖아요’를 전국 동시 생방송으로 진행했다. 그러면서 한 구좌에 3만원을 후원하면 마스크와 손 소독제, 큐티집을 방역 취약계층에 보내겠다고 했다. 

그러나 구호물품에 포함된 큐티집이 김장환 목사의 ‘승리하리라(김장환 목사와 함께 경건생활 365일)’이라는 사실이 평화나무 취재로 알려지면서 논란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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