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광훈 측근 집안 싸움 시작했나

김문수 자유통일당 대표가 조원진 우리공화당과 한 몸이 되면서 전광훈 씨 측근들 사이에서 내부 분열이 감지되고 있다. 이영한 전도사(너알아TV PD)가 이날 대독한 전 씨의 14번째 옥중서신에는 자유통일당과 우리공화당의 합당은 김문수 대표의 독단적 결정으로 이뤄졌으며, 김 대표가 정치적 이해타산으로 (합당을) 결정하는 모습을 보고 실망했다는 내용이 담겼다. (사진=연합뉴스)

 

[평화나무 김선옥 기자] 김문수 자유통일당 대표가 조원진 우리공화당과 한 몸이 되면서 전광훈 씨 측근들 사이에서 내부 분열이 감지되고 있다. 

논란의 발단은 지난 4일 너알아TV를 통해 발표된 전광훈 씨의 옥중서신 14호에서 시작됐다. 이영한 전도사(너알아TV PD)가 이날 대독한 전 씨의 열네번째 옥중서신에는 자유통일당과 우리공화당의 합당은 김문수 대표의 독단적 결정으로 이뤄졌으며, 김 대표가 정치적 이해타산으로 (합당을) 결정하는 모습을 보고 실망했다는 내용이 담겼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저는 오늘 서울구치소로 이동해서 왔습니다. 김문수가 홀로 광화문 이승만 광장의 애국 동지들의 뜻을 무시하고 우리공화당으로 갔습니다. 참으로 슬픈 일입니다. 우리 광화문 애국세력들은 서울역 우리공화당과 함께할 수 없습니다. 더구나 당명을 자유공화당으로 하는데는 모든 분들이 반대했고, 광화문 원로들도 동의하지 않았습니다. 저는 처음부터 자유 우파 후보 단일화를 위해 정당들을 지지했으나 역시 정치인들은 정치적 이해타산으로 결정하는 것을 보고 실망했습니다. 이제 광화문 애국세력은 더 나은 선택을 위해 상의하도록 하겠습니다. 4.15총선에서 대한민국을 지켜내고 헌법을 지켜내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저를 위해 기도해주신 국민 여러분께 감사드립니다. 2020년 3월 4일 서울구치소에서 국민혁명 의장 전광훈 목사” 

김문수 대표는 본래 천주교 신자였으나 2018년경부터 전 씨가 담임하는 사랑제일교회에 출석하며 전 씨와 정치적 노선을 함께해 왔다. 

전 씨의 열네번째 옥중서신 발표로 파장이 커지자, 김문수 대표를 비롯한 몇몇 측근들이 진화에 나섰다. 그러나 의혹 해소에는 큰 도움이 안 되는 모습이다. 

성창경 자유공화당 공천관리위원장은 5일 오후 6시 김문수TV를 통해 현재 선거법 위반으로 서울구치소에 수감 중인 전광훈 목사의 옥중서신 14호에 대해 전광훈 씨가 직접 쓴 것이 아닐 가능성을 제기했다. 

성 위원장은 “지난 4일자 전광훈 목사 옥중서신 14호가 평소 전광훈 목사가 했던 말의 내용과 표현 방법과 다르다”라며 이 서신이 “전 목사 본인이 쓴 것인지에 대해 의심이 든다”라고 말했다. 또 김문수 대표와 전광훈 목사 사이를 이간질하려는 세력이 편지의 내용을 왜곡했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해당 영상에는 ‘혼돈스럽다, 이간질이 있었을 수 있다, 무언가 이상하다’는 등 혼란스러워하는 지지자들의 댓글이 올라왔다. 

김문수 대표도 자신이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김문수TV)을 통해 거듭 해명 영상을 올리고 있다. 김 대표는 5일 밤 ‘전광훈 목사 옥중서신 14는 왜곡되었다’라는 제목의 집회 영상을 게재했다. 

2분 13초간의 짧은 영상에서 전 씨의 측근으로 알려진 이승익 변호사가 단상에 나와 “전광훈 목사에게 김문수 대표가 광화문 다수의 의견을 듣지 않은 것에 대해서 섭섭하다는 취지로 말을 한 것이 전부”라며 “‘김문수 대표가 전광훈 목사를 배신했다’, ‘광화문의 입장을 배신했다’, ‘조원진에게 바쳤다’는 취지의 말을 한 적이 없다고 한다. 또 개인적 비난도 하지 않았다고 한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지금도 전광훈 목사님은 어떤 식으로 누가 됐든지 간에 분열하면 안 된다”면서 “김문수 대표님이 잘 되기를 바라고, 광화문과 같이 하면 더 좋겠다고 말했다. 분열의 영이 떠나고 하나가 되기를 바란다는 내용의 전해달라고 했다”고 덧붙였다. 

또 ‘김문수 대표, 전광훈 목사님에 대해 말하다’ 영상에는 김문수 대표가 지지자들에게 둘러싸여 전광훈 씨와 결별설에 대해 해명하는 모습이 담겼다. 

김 대표는 두 당의 합당 추진 과정에 대해 “내가 (전광훈과) 전혀 상의를 하지 않았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고, 전광훈 목사님 면회를 가장 많이 하고 (전광훈) 목사님과 가장 가깝게 오랜 시간 호흡을 맞춰온 것을 알지 않느냐”면서 “거기(광화문 광장)에 별로 오지도 않는 사람이 이렇다 저렇다. 이런 거(충동질을 한 것)에 대해서 여러 가지 오해를 갖게 하고, 중간에 잘못 전달한 것이라고 말씀하셨다”고 말했다. 누군가 전 씨와 김문수 대표의 사이를 이간질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한편 전 씨의 옥중서신을 대독해 온 이영한 전도사는 7일 대안TV에 ‘전광훈 목사 옥중서신 진위여부’라는 제목의 영상을 게재했다. 

이 전도사는 해당 영상을 통해 지금까지 옥중서신이 발표된 과정을 구체적으로 진술했다.

이 전도사는 “내가 (전광훈) 목사님께 전달받은 옥중서신은 14편 중 11편”이라며 “2월 29일 유튜브 국민대회가 있던 날과 열한번째 옥중서신은 이성희 변호사가, 논란이 된 열네번째 옥중서신은 고영일 변호사와 이모 변호사가 직접 전달받은 편지”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 전도사는 해당 편지에는 전 씨의 친필 사인까지 적혀 있으며, 전 씨의 필체가 맞다는 것이 오랫동안 전 씨와 함께한 사람들의 분석이라는 점을 짚었다.

전 씨의 친필 사인이 적힌 편지를 증거로 보여주기도 했다. 이 전도사는  열다섯번째 옥중서신을 통해 전 씨의 의중이 전달될 때까지 열네번째 옥중서신 왜곡논란에 대한 판단을 유보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열네번째 옥중서신을 끝으로 닷새째 새로운 옥중서신이 올라오지 않고 있어 궁금증은 증폭되는 중이다. 

전 씨의 옥중서신을 대독해 온 이영한 전도사는 7일 대안TV에 ‘전광훈 목사 옥중서신 진위여부’라는 제목의 영상을 게재했다. (출처=대안TV)

 

김 대표가 실제로 전 씨에게서 등을 돌린 것인지 여부는 확실치 않다. 그러나 내부적 갈등이 표면화될 만큼 커진 것 아니냐는 분석에는 힘이 실린다.  특히 열네번째 옥중서신을 직접 전달받은 사람이 기독자유당 대표인 고영일 변호사라는 점은 눈여겨 볼 지점이다.

기독자유당과 자유통일당을 각각 대표해온 고영일 대표와 김문수 대표 모두 전 씨를 후원회장으로 두고 있고, 두 당은 형제당이라고 주장해 왔으나 총선국면에서 보수 개신교인들의 표심을 구해야 하는 상황에서 동지적 관계가 아닌 경쟁 관계에 놓일 수밖에 없는 처지란 분석이 나온다. 

또 자유통일당이 1호 인재로 영입하고 최고위원으로 임명한 노태정 전도사(전광훈 씨 통역사)는 전 씨의 구속 다음 날인 지난달 25일 "우리공화당과의 합당 추진에 반대한다"며 탈당을 선언했다. 이뿐아니라 최인식 자유통일당 사무총장은 3일 "합당 결정이 전당대회 등을 거치지 않고 당 대표(김문수)의 독단적인 결정으로 이뤄졌기 때문에 무효"라며 서울 남부지방법원에 효력정지가처분 신청을 했다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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