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4일 청주 공군사관학교에서 졸업 및 임관식 축사를 하고 있다. 2020.3.4 (사진=연합뉴스)

[평화나무 김선옥 기자] 연일 마스크를 소재로 한 가짜뉴스가 쏟아지는 가운데 한 유튜브 채널에서는 문재인 대통령이 공군사관학교 생도들에게 마스크를 쓰지 말라고 했다는 주장이 등장했다. 

김문수TV의 시사칼럼을 맡은 권혁부(전 KBS 이사) 씨는 지난 9일 ‘문재인 曰曰(왈왈)! 마스크 안 써도 된다!’라는 제목의 영상에서 “문재인이 공군사관학교 졸업식에 가서 생도들에게 마스크를 쓰지 말라고 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지난 4일 약 한 시간 정도 진행된 ‘공군사관학교 제68기 졸업식 및 임관식’에서 문재인 대통령은 마스크에 대해 언급조차 하지 않았다. 다른 연사들의 발언에서도 마스크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 평화나무가 김문수 자유공화당 공동대표에게 연락해 해당 발언의 출처를 확인하고자 했으나, 전화 연락이 닿지 않고 있다. 

단 정세균 총리가 지난달 13일 현장점검 및 소상공인 격려 차원에서 서울 신촌 명물거리를 찾았을 당시 “손님을 받는 분들은 마스크를 쓰고 있어야 할 것”이라면서도 “사람 많은 곳이나 공기 탁한 곳이 아니면 마스크를 안 써도 된다”라고 언급했던 적이 있다. 

이는 특정 종교집단에서 코로나19가 확산하기 전으로 이때 까지만 해도 코로나19는 조기종식이 예견되던 상황이었다. 13일 오전 9시 기준으로 한국의 코로나 19 감염자 숫자는 28명(격리중 21명, 격리해제 8명)에 불과했다. 

정 총리는 지난 8일 오전 대국민담화에서도 "개정된 마스크 사용 지침은 혼잡하지 않은 야외나 가정, 개별 공간에서는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아도 된다. 감염 위험성이 낮은 곳에서는 면 마스크 사용도 권장하고 있다"며 "저를 비롯한 공직사회가 먼저 면 마스크 사용에 앞장서겠다"라고 발언한 바 있다. 그러나 여기서도 마스크를 쓰지 않아도 되는 공간은 ‘혼잡하지 않은 야외나 가정, 개별 공간’으로 제한된다. 

정 총리의 발언은 세계보건기구 권고에 따른 것이기도 하다. 세계보건기구는 ‘건강한 사람의 경우, 코로나19 감염 환자를 돌볼 때만 마스크를 쓰면 된다’며 ‘기침이나 콧물이 흐를 경우에 마스크를 쓰라’는 지침을 담은 영상을 홈페이지에 게재했다. 

비슷한 주장은 조선일보에서도 제기됐다. 조선일보는 지난 7일 김철중 의학전문기자의 칼럼을 통해 “사람 간격이 1~2미터 이상 떨어져 있는 버스와 지하철, 야외에서 ‘널널하게’ 줄을 설 때, 혼자 타는 택시, 붐비지 않는 관공서, 백화점, 시장 등에서는 마스크를 쓰지 않아도 된다”고 조언했다. 

대중이 모이는 혼잡한 야외에서도 마스크를 쓰지 않아도 된다는 주장은 전광훈 씨가 주도하는 광화문 집회에서 나왔다. 

전광훈 씨는 수감 전인 22일 광화문에서 문재인하야범국민투쟁본부가 주최하는 집회를 열고 “임상적으로 확인된 바에 따르면 야외에서는 감염된 사실이 전혀 없었다”고 주장한 바 있다. 집회에 참석한 김문수 자유통일당 대표 역시 “이 집회가 위험하냐, 박원순이 관리하는 서울시 지하철이 위험하냐”라며 집회를 강행했다. 

이날 박원순 서울시장이 집회 현장에 찾아 집회참가자들의 해산 및 귀가를 촉구했지만 집회는 예정대로 진행됐다. 한국기독교총연합회는 정부의 집회 자제 요청에도 전광훈 목사 석방을 위한 기도회 등의 종교집회 형식으로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 앞에서 계속해서 집회를 이어가고 있다. 

한편 권혁부 씨는 KBS 이사직을 거쳐 이명박 정부 시절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위원을 지내고, 박근혜 정부에서는 방송통신위원회 부위원장을 지내며 제3자 명의를 동원해 민원을 넣는 방식으로 ‘청부심의’를 지시했다는 의혹에 휩싸인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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