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나무 박종찬 기자] 천지일보가 ▲신천지 원인 축소 ▲중국인 입국 금지하지 않은 문재인 대통령 잘못 ▲정부 잘못을 신천지 탓으로 돌리며 지지율 상승 ▲신천지 피해자 프레임 등으로 논조를 이어가며 왜곡 보도를 키우고 있다.

천지일보는 코로나19 사태로 신천지에 대한 비판 여론에 직면하자 문재인 정부에 공세를 취하는 모습이다. 

천지일보는 지난달 21일 코로나19의 확산 원인이 신천지가 아니라 대구를 방문한 중국 수학여행단 때문이라는 취지로 [단독] 보도했다.

(‘[단독] 대구, 코로나 진원지 '중국수학여행단' 의혹 확산… “정부가 문 열어두고 국민 탓”’, 이수정 기자).

아울러 신천지가 방역 당국에 협조하고 있으며, 총선 국면에서 신천지는 언론의 희생양이자 종교 탄압의 피해자라는 입장을 그대로 반영한 보도를 이어가고 있다.

논란의 김빛이나 천지일보 기자의 기자 수첩(사진=천지일보 포착 이미지, 2020.03.13.)
논란의 김빛이나 천지일보 기자의 기자 수첩(사진=천지일보 포착 이미지)

천지일보는 3월 13일 ‘문재인 정부가 신천지에 감사해야 하는 5가지 이유’(김빛이나 기자)라는 칼럼에서 한층 강화된 신천지의 인식과 입장, 그리고 정부와 여당에 대한 공격성을 드러냈다.

칼럼은 ▲중국에 문 열어두고 코로나19가 확산되자 신천지 잘못으로 몰아 정부 비판 면피 ▲신천지 신도들을 줄 세워 검사 받게 해 최고의 진단 실적 올려 전 세계에 홍보 ▲신천지에 젊은 신도가 많아 사망률 최저로 나타나 ‘방역 모범 국가’ 자화자찬 ▲신천지 희생양 삼아 대통령·여당 지지율 상승 ▲인권 탄압과 종교 차별해도 비난 받지 않는다는 등의 주장을 폈다.

“20~30대가 유독 많은 신천지 신도들을 단기간에 대거 검사한 덕에 우리나라 코로나19 확진자의 사망률이 현저히 떨어진 것을 의료수준이 높고 코로나19에 대처를 잘해서 사망률이 낮다고 치적으로 내세우고 있다”거나 “불리한 건 신천지 탓하면 되고, 치적은 신천지를 이용하고 있으니 참으로 감사할 일 아닌가?”라고 비꼬기도 했다. 

신천지가 코로나19 확산의 주원인이 분명한데도 반성 없이 피해자와 정부에 희생당한다며 적반하장의 태도를 보이는 것이다. 감염 확산 사태를 키우면서도 검사와 역학조사에 애쓰는 방역 및 보건 당국, 의료진 등에 대한 사과와 감사는 찾아볼 수가 없다.

2월 27일 '이규연의 스포트라이트'(JTBC) 방송 화면 포착 이미지
2월 27일 '이규연의 스포트라이트'(JTBC) 방송 화면 포착 이미지

문제의 31번 확진자 역시 2월 27일 <이규연의 스포트라이트>(JTBC)에서 “저 때문에 일단은 많은 사람이 생명을 건질 수 있잖아요”라는 황당한 주장을 폈다. 조치를 무시한 처사 때문에 수많은 사람들이 감염되거나 격리됐다는 사실에 대한 미안함은 없었다.

칼럼의 억지 논리와 허위 주장은 이뿐만이 아니다. “처음 구로콜센터부터 집단감염이 발생했다면 중국인 입국금지를 시키지 않아서 촉발됐다는 비난을 거세게 받았을 것이다”라고 주장했다. 칼럼은 구로콜센터 집단 감염의 원인도 신천지였다는 사실을 언급하지 않고 부정하고 있다.

칼럼은 또 “31번의 끈질긴 요구에 ‘어쩔 수 없이’ 보건소에서 코로나19 검사를 하는 바람에 31번이 코로나 확진 판정”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31번 확진자는 수차례 검사를 거부하다가 증상이 심해지자 ‘어쩔 수 없이’ 검사를 받았다. 31번 확진자가 끈질기게 요구한 바가 아니다. 칼럼은 사실 관계를 뒤집고 있다.

해당 김빛이나 기자 칼럼에 달린 댓글들(사진=천지일보 포착 이미지)
해당 김빛이나 기자 칼럼에 달린 댓글들(사진=천지일보 포착 이미지)

칼럼은 “명단을 강제로 수집해 줄 세워서 신천지 신도들 코로나 검사를 했다”고도 주장했다. 신천지는 여러 차례 공식 입장 발표에서 명단을 제출하는 등 방역 당국에 적극 협조하고 있다고 했다. 두 주장이 충돌하는 셈이다. 일부 지자체가 신천지의 시간 끌기와 허위 명단 제출에 신천지를 고발하거나 과천 본부 건물에 역학조사단을 진입시켰을 뿐이다.

칼럼은 이어 “대구경북 지역 외에는 신천지 집단감염이 없었는데도, 대구지역 신천지 집단감염을 이유로 지금까지 신천지를 코로나 확산의 진원지로 몰고 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최근 집단 감염이 일어났다 하면 대부분 신천지가 1차 원인이다. 앞서 구로콜센터 집단 감염뿐 아니라 서울 기타 지역, 강원 원주, 전북 전주, 인천, 대전, 경기 부천, 신천지 본부가 있는 경기 과천 등의 감염 확산 사례도 모두 신천지가 원인이었다.

14일 질병관리본부 정례 브리핑에서는 0시 기준 코로나19 확진 사례 중 집단 발생은 81%, 신천지 관련은 62%라고 발표했다.

네이버 카페 '나도 신천지 기자다' 배너 이미지
네이버 카페 '나도 신천지 기자다' 배너 이미지

네이버 카페 ‘나도 신천지 기자다’에는 “신천지예수교회에 색안경을 쓰고 있는 사람을 비롯하여 비신앙인과 타종교인 등이 먹이를 본 하이에나 떼처럼 달려들어 오해하고, 흠집내기에 여념이 없습니다”라는 글이 올라왔다. 카페에는 코로나19 사태에 신천지가 누명을 쓰고 있다는 등의 글도 올라와 있다. 신천지와 천지일보 및 신천지 기자들의 인식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천지일보는 신천지의 허위·음해 전략을 반영해온 매체로 유명하다. 한 예로 2013년 2월 5일 신천지 탈퇴자 집단 폭행 사건 당시, 천지일보는 ‘신천지 탈퇴했다고 폭행?… 눈길에 미끄러져 다친 것’(장수경 기자, 2013.03.07.)이라고 왜곡 보도했다. 해당 보도는 폭행 피해자의 손해배상·정정보도 청구 소송으로 이어졌고, 법원은 피해자의 손을 들어주었다. 천지일보는 대법원까지 소송을 끌고 갔으나 패소하여 배상금을 물고 기사를 정정해야 했다(2016.08.22.). 기사 정정까지 3년 반이 걸렸다. 당시 천지일보 관계자는 “천지일보는 신천지 신문이 아니다”라고까지 주장하기도 했다.

법원 판결을 받고 허위 기사에 정정 보도한 천지일보(사진=천지일보 포착 이미지)
법원 판결을 받고 허위 기사에 정정 보도한 천지일보(사진=천지일보 포착 이미지)

한편 일각에서는 천지일보 기자들은 물론 매체에 취업한 신천지 기자들 역시 코로나19 감염 위험이 있어, 자가 격리와 천지일보 건물 방역 및 폐쇄 조치해야 한다는 요청도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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