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천지 교회 출입증된 '코로나19 음성 검사지'…의료 부담 가중
신천지 신도들, 증상 유무 관계 없이 음성 결과지 요구

2일 폐쇄 조치된 '평화의 궁전' 앞에서 기자회견 도중 절하는 이만희 신천지 총회장(사진=SBS 뉴스 포착 이미지)
2일 폐쇄 조치된 '평화의 궁전' 앞에서 기자회견 도중 절하는 이만희 신천지 총회장(사진=SBS 뉴스 포착 이미지)

[평화나무 박종찬 기자] 최근 신분을 감추던 신천지 신도들이 보건소 등 코로나19 선별진료소로 몰려 자신이 신천지 신도라며 검사를 요구하고 있다.

KBS 보도에 등장한 부산 의료진에 따르면 신천지 신도들은 증상이 없는데도 검사를 받고자 기침 연기를 하거나, 반대로 증상이 있는데도 코로나19 음성 결과지를 요구하고 있다.

신천지 신도들의 태도가 돌변한 것은 신천지 지도부가 바뀐 지침을 여러 차례 하달했기 때문이다.

신천지 총회본부는 7일 "검사를 안 받은 성도들은 코로나19가 진정되고 정상화 되어도 출석할 수 없으니"라는 특별 지시문을 신천지 각 지파장과 신천지 교회 담임들에게 전달했다. 아울러 13일에도 ‘총회장님 특별 편지 하달’이라는 문서를 S라인(신천지 전용 어플리케이션)에 올리고, 각 지파장과 신천지 교회 담임에게 보내 "코로나바이러스 검사를 다 받아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교회가 정상화될 때 바이러스 없는 자들만 들어와야 하기 때문"이라는 것이 이유다. 신천지는 이번 사태를 '순교자들이 겪은 고통', '큰 시험'이라고 주장하며 "탈퇴해 '배도자'가 되지 말 것"을 강조했다.

13일 신천지 총회본부의 '총회장님 특별 편지 하달'
13일 신천지 총회본부의 '총회장님 특별 편지 하달'

신천지의 이와 같은 지시 사항에 코로나19 검사 진행에 차질이 생기고 있다. 우선 검사 대상자들을 먼저 검사해야 하는데도 명단에 없던 신천지 신도들이 막무가내로 검사를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 현장 의료진 사이에서는 신천지 신도들이 검진료를 아끼기 위해 일반 병원이 아닌 보건소를 찾는 꼼수를 부리고 있다고 KBS는 전했다.

KBS와 인터뷰한 의료진 관계자는 “(검사) 한 건당 10만 원 이상의 세금이 나가는 것으로 알고 있다. 어떻게 보면 공공재 폐해”라고 말했다.

한 전문가는 “신천지 내부 공문은 코로나19 양성 반응이 나온 신천지 신도를 배제한다는 뜻으로 읽힌다”며 “이 때문에 신천지 신도들이 보건소로 몰리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 “신천지는 위기가 지나가길 기다리며 ‘교회가 정상화될 때’를 바라고 있지만, 코로나19 사태를 거치며 신천지가 정상화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런 이유로 “한국 교회와 사회가 쏟아질 신천지 탈퇴자들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재사회화할지를 고민할 때”라고 진단했다. 

한편 코로나19 14번째 사망자의 유족은 KBS와의 인터뷰에서 대구광역시 서구보건소가 신천지 신도를 핵심검사 대상으로 삼아 일반 확진자는 검사 대상에서 밀려난 상황에 대해 하소연하면서 "차라리 엄마가 신천지 신도라고 거짓말을 해야 되었나 생각이 들었다"고 말해 안타까움을 사고 있다. 

유족이 서구보건소와 통화한 날은, 폐쇄됐던 보건소가 긴급 가동되어 정상 운영이 어려운 날이었다. 당시 서구보건소는 서구 방역 총괄팀장이 코로나19 확진을 받고 뒤늦게 신천지 신도임을 밝혀 폐쇄됐다. 해당 신천지 신도로 보건소 폐쇄는 물론 밀접접촉자인 보건 담당 직원들이 코로나19에 감염되거나 격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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