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21년 주재원 "한국교회, 종교탄압이라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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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21년 주재원 "한국교회, 종교탄압이라니요?"
  • 권지연 기자
  • 승인 2020.03.24 1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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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모든 종교 정부 방역에 협조...한국교회 종교탄압 주장 어이없어"
크리스마스 이브인 24일 인도 수도 뉴델리에 있는 성공회 세인트 제임스 교회에서 예배가 열리고 있다. 이 교회는 1836년 설립됐으며 현재는 200여명의 신자들이 있다. 인도에는 전체 12억 1천만 인구 가운데 가톨릭과 개신교를 합쳐서 모두 2천780만명의 기독교인이 있는 것으로 2011년 인구센서스에서 조사됐다.2017.12.24 (사진=연합뉴스) 

 

[평화나무 권지연 기자] 코로나19로 전 세계가 긴장을 놓지 못하고 있다. 곳곳에서 지역 봉쇄와 통행금지, 외출금지라는 초강수 초지를 발동하는 중이다.

14억 인구를 보유한 인도의 전국 80여개 주요 디스트릭트(주 아래의 시·군과 비슷한 개념)가 23일부터 31일까지 지역 봉쇄에 돌입했다.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19일 대국민 담화문에서 펜데믹을 우려해 전 국민의 자발적 통행금지를 발동한 것이다. 이 기간에 각종 대중교통 수단 운영이 중단되는 것은 물론, 학교와 종교시설 등도 문을 닫는다. 따라서 힌두교와 이슬람교, 기독교 등 인도의 모든 종교가 정부의 방역에 동참했다. 지난 22일(현지시각) 인도에서도 공 예배가 처음으로 멈췄다. 

인도에서 21년간 거주하며 아샤 교육센터를 운영해 온 이희선 원장은 23일 평화나무를 통해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대국민 담화문에서 전 국민의 자발적 통행금지(curfew)를 발표하자 종교지도자들이 국가 정책과 리더들의 의견에 힘을 실어주며 따르자고 간곡하게 부탁했다”며 “지난 22일 인도에 존재하는 모든 종교의 99.9%가 정부의 권고에 따랐다"고 인도 분위기를 전해왔다. 

이어 “내가 거주하는 인도 구자라트 지역의 실반스 크리스천(Silvans christian) C.N.I(장로교 연합) 총회장 목사님도 20일 발표문을 통해 ‘우리가 함께 모여서 예배하진 못하지만 각자 있는 곳에서 가족끼리 예배하며 이 상황과 나라를 위해 기도하는 것이 이 사태를 극복해 나가는 우리의 자세’라고 말씀을 나누었다"고 말했다. 

이 원장은 페이스북에 공개된 실반스 크리스천(Silvans christian) 총회장의 담화문을 직접 보여주기도 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매일 귀한 목숨이 사라지는 것을 보고 있다”며 “지금은 자신의 신념과 믿음을 말할 때가 아니다. 사람이 죽고 사는 문제가 달린 것이기 때문에 이 사회 공동체의 리더십의 방침을 따르는 것이 당연한 상식이다. 인도 사람들은 이를 당연하게 생각하고 따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다만 22일 자발적 통행금지에 참여한 후 각자 처소에서 오후 5시가 되면 박수 치고 소리를 지르는 등의 퍼포먼스를 통해 방역으로 수고하는 사람들을 격려하자고 했는데, 이를 잘못 이해한 인도 시민이 페스티벌화 하면서 정부가 당부한 취지를 무색하게 여기는 일이 발생하긴 했다. 그러나 인도는 오는 29일에도 모든 종교가 문을 닫고, 각자의 처소에서 예배하게 된다”고 말했다. 

소를 신성시한 인도에서 코로나19를 물리치기 위해 '소 오줌 마시기 행사'가 열리는 등 인도 사회전반에 뿌리깊은 미신이 방역에 걸림돌이 될지언정, 정부의 방역 협조를 오해하는 분위기는 인도의 그 어떤 종교에서도 없다는 것. 

이 원장은 정부가 방역 협조 요청을 강화하자 ‘종교탄압’이라고 맞서는 한국교회 일부 목회자들의 행태에 대해서는 “실제로 선교지에서 겪는 종교탄압이 뭔지 이해하지 못하고 있을 뿐 아니라, 세계 시민적인 관념도 없고, 이웃과 공동체를 배려하지 않는 ‘이기적 행태’”라고 꼬집었다. 

이 원장은 또 “아이들이 학교에 못 가고, 장사하는 분들이 월세를 못 내고 힘들어하는 상황에서 정부가 요청하기 전에 교회가 먼저 사회적 거리 두기를 하겠다면서 흩어지는 교회가 되자고 말하고, 우리의 재정을 소외 이웃에게 나누고 사람들을 위로하고 격려하는 것이 사회가 기대했던 교회의 모습이었을 것”이라며 안타까워했다. 

그러면서 “우리가 평소 나라를 걱정하고 교회를 위해 기도했던 사람들이라면, 위기를 만났을 때 먼저 대안을 제시하는 모습을 보였을 것”이라며 “그랬다면 코로나 사태가 끝나고 교회의 위로와 섬김에 감동받는 사람들이 생겼을지도 모를 일이다. 교회는 오히려 코로나 사태에서 방향성을 잃은 것처럼 보인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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