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나무 박종찬 기자] 전국신천지피해자연대(전피연·신강식 대표)가 신천지 총회장 이만희 씨를 고발한 사건을 지난해에 이어 또 다시 수원지검 안양지청이 담당하면서 피해자들 사이에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그간 안양지청이 신천지와 관련한 수사에 미온적인 태도를 보여왔다는 것이다. 

전피연은 12일 신천지 이만희 교주를 사기, 공기호부정사용죄 등의 혐의로 청와대 민원실에 고발장을 접수했다. 고발장은 17일 국민신문고와 대검을 거쳐, 18일 수원지방검찰청 안양지청으로 이첩됐다.

전국신천지피해자연대(전피연)가 1월 14일 서산지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신천지 피해자들의 '청춘반환소송'에 대한 법원의 판결에 대해 "신천지의 불법성을 드러내는 판례를 만들어낸 중요한 사례"라며 향후 참여와 기도를 요청하고 있다. (사진 제공=기독교포털뉴스)
전국신천지피해자연대가 1월 14일 대전지방법원 서산지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신천지 피해자들의 '청춘반환소송'에 대한 법원의 판결에 대해 "신천지의 불법성을 드러내는 판례를 만들어낸 중요한 사례"라며 향후 참여와 기도를 요청하고 있다. (사진 제공=기독교포털뉴스)

이중 사기 건은 전피연이 신천지 탈퇴자들과 함께 2018년 12월부터 주도해 올해 1월 14일 승소한 소위 ‘청춘반환소송’의 2차 소송이다. 1차 청춘반환소송은 신천지의 속임수 포교인 ‘모략 전도’에 속아 신천지에 빼앗긴 시간, 노동력 등에 대한 손해배상청구소송이었다.

당시 법원은 신천지의 모략 전도를 “종교의 자유를 넘어 헌법이 허용하지 않는 것”으로 보아 해당 민사 사건에 신천지 탈퇴자의 손을 들어주었다. 신천지 탈퇴자 4명과 딸이 신천지에 빠져 가출한 아버지 2명이 참여하는 2차 청춘반환소송은 민사와 형사를 동시에 진행한다.

이만희 신천지 총회장이 2일 기자회견에서 차고 나온 '박근혜 시계'(사진=
이만희 신천지 총회장이 2일 기자회견에서 차고 나온 '박근혜 시계'(사진=연합뉴스)

공기호부정사용죄 혐의는 이만희 교주가 지난 2일 기자회견에서 소위 ‘박근혜 시계’를 차고 나온 것을 문제 삼았다. 시계의 진위여부와는 무관하게, 청와대 문양이 각인된 시계를 기자회견에 차고 나와 위력 또는 의도 전달 등 행사(行使)의 목적이 있다고 본 것이다. 공기호부정사용죄 혐의가 인정될 경우 벌금 없이 5년 이하의 징역형을 받는다.

 

신천지 수사에 소극적이던 안양지청·과천경찰서, 이번에는?

홍연호 당시 전국신천지피해자연대 대표가 안양지청 앞에서 공정 수사를 촉구하는 기자회견과 시위를 하고 있다(사진=평화나무 박종찬, 2019.08.02.)
홍연호 당시 전국신천지피해자연대 대표가 안양지청 앞에서 공정 수사를 촉구하는 기자회견과 시위를 하고 있다(사진=평화나무 박종찬, 2019.08.02.)

한편 2차 청춘반환소송이 안양지청으로 배정되자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앞서 전피연은 2018년 12월 이만희 교주와 당시 신천지의 2인자였던 김남희 전 국제여성평화그룹(IWPG) 대표를 횡령 등의 혐의로 고발했다. 김남희 전 IWPG 대표는 신천지 탈퇴 후 작년 이만희 교주를 횡령 건으로 고발했다.

과천경찰서는 전피연의 고발 건을 불기소 의견으로 2019년 7월 검찰에 송치했고, 사건을 담당하는 안양지청은 현재까지 수사 결론을 내지 않고 있다.

2월 28일 2차 '코로나19 관련 신천지예수교회 입장발표'하는 김시몬 신천지 대변인(사진=신천지예수교증거장막성전 유튜브 포착 이미지)
2월 28일 2차 '코로나19 관련 신천지예수교회 입장발표'하는 김시몬 신천지 대변인(사진=신천지예수교증거장막성전 유튜브 포착 이미지)

신천지는 올해 2월 28일 2차 공식 입장 발표에서 전피연을 직접 언급하지는 않았으나 “신천지예수교회를 비방하는 단체”라고 일컬으며, 해당 고발 건을 “과천경찰서에서 조사해 '혐의 없음'으로 안양지청에 송치되어 있다”고 주장했다. 전피연은 이첩 당시부터 안양지청 앞에서 공정 수사 촉구 기자회견과 시위 등을 이어오고 있다.

'이규연의 스포트라이트'(JTBC) 3월 19일 237회 '슈퍼감염자 신천지 4탄 #1 그들에게 P가 있다'에서 자문하는 박향미 전국신천지피해자연대 정책국장
'이규연의 스포트라이트'(JTBC) 3월 19일 237회 방송 '슈퍼감염자 신천지 4탄 #1 그들에게 P가 있다'에서 자문하는 박향미 전국신천지피해자연대 정책국장(사진='이규연의 스포트라이트' 포착 이미지)

박향미 전피연 정책국장은 평화나무와의 통화에서 “(안양지청은) 담당 검사가 몇 번 바뀔 동안 수사할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 고발인 조사도 없었다”고 밝혔다. 또 “과천경찰서에서 불기소 의견으로 안양지청에 넘겼는데, 코로나19 사태가 터진 최근에야 안양지청이 (이만희 교주를) 출국 금지 조치했다”고 말했다. 출국 금지 조치도 작년 7월부터 담당해온 이만희·김남희 횡령 건에 대한 것이지, 2차 청춘반환소송에 따른 조치가 아니라는 것이다.

박 정책국장은 "뒤늦었지만 이번에 제대로 수사를 해야 한다"며 “(신천지와) 과천경찰서와의 관계를 조사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과천경찰서가 이만희·김남희 횡령 건을 불기소 의견으로 넘기는 등 신천지 관련 사건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여왔다는 것이다.

한편 2월 29일 신천지 신도로 밝혀진 과천경찰서 직원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아 경찰서 일부가 폐쇄됐다. 해당 직원은 신천지 과천본부 출석 신도로 밝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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