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고신 총회장, '방역 협조' 정부 맹비난
상태바
통합·고신 총회장, '방역 협조' 정부 맹비난
  • 김준수 기자
  • 승인 2020.03.25 23:5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신수인 총회장 “교회의 신앙행위, 정부가 강제할 수 있는 영역 아니다”
김태영 총회장 “정부가 교회 위에 군림할 수 없어…일련의 사태는 교회사찰 해당”
지난 1월 17일 오전 서울 종로구 한국기독교회관의 한국교회총연합(한교총)을 예방해 류정호(왼쪽부터), 김태영, 문수석 공동 대표회장과 인사를 나누고 있는 정세균 국무총리의 모습. (사진=연합뉴스 제공)
지난 1월 17일 오전 서울 종로구 한국기독교회관의 한국교회총연합(한교총)을 예방해 류정호(왼쪽부터), 김태영, 문수석 공동 대표회장과 인사를 나누고 있는 정세균 국무총리의 모습. (사진=연합뉴스 제공)

[평화나무 김준수 기자] 정세균 국무총리가 지난 21일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를 위한 담화문’을 발표하며 종교시설을 비롯한 실내 체육시설, 유흥시설에 대한 운영 중단을 강력히 권고했다. 방역지침을 제대로 준수하지 않고 22일 주일예배를 드린 전광훈 씨의 사랑제일교회에 대해선 단호한 법적조치까지 예고한 상태다.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한 방역당국의 강력한 조치에 일부 교단을 중심으로 볼멘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다. 교회를 향한 위협과 무례한 언동을 중단하고 정중한 태도를 보이라는 것이다. 한국교회 주요 교단이라 할 수 있는 대한예수교장로회 고신 총회(예장고신)와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 총회(예장통합)가 지난 24일 각각 신수인 목사(양산교회), 김태영 목사(백양로교회) 총회장 명의로 성명서와 목회서신을 발표했다.

예장고신 총회장 신수인 목사는 ‘교회의 집회 금지 명령과 관련된 정부 및 지방 자치 단체의 행정명령 및 관련 발언에 대한 대한예수교 장로회 고신총회 성명서’에서 정부가 코로나19 확산 책임을 교회에게 돌리고 있다며 정부의 사과를 촉구했다. ‘생명처럼 여기는 주일예배’를 자발적으로 온라인이나 가정예배로 대체했는데도 불구하고 정부와 언론이 교회를 코로나19 확산의 주범으로 몰며 겁박하고 있다는 것이다.

신 목사는 “일제강점기나 6.25때 공산주의자들의 위협이 있었을 때에도 주일예배에 목숨을 걸었던 순교신앙의 뿌리를 가진 고신교회가 주일예배를 이렇게 전환하는 결정을 내린 것은 정부나 그 누구의 강압 때문이 아니라 전염병 확산을 막고자하는 자발적 참여였다”며 “그럼에도 지금 정부나 언론은 감염병 확산의 책임과 위험이 마치 교회의 주일예배에 있는 것처럼 호도하면서 교회의 예배를 범죄시하고 한국교회 전체가 감염병 확산을 막는 일에 관심이 없고 교회의 이익만 추구하는 이기적인 집단으로 매도하고 있다”고 했다.

정부는 어떤 형태로든 교회의 신앙에 대해서 강제한다거나 금지할 수 없다고 주장하면서 종교의 자유는 헌법이 보장하고 있다고 했다. 신 목사는 “비록 전염병확산 방지를 위한 목적이라고 하지만 그럴 경우에도 교회에 대한 존중과 예의를 가지고 호소하고 권고해야지 위협하고 협박해서는 안 된다”며 “교회의 신앙행위는 정부가 강제할 수 있는 영역이 아니다”라고 했다.

코로나19의 확산 책임은 사태 초기에 중국인 입국을 막지 않은 정부에게 있다고 주장했다. 모든 책임은 해외의 감염원 차단을 하지 않은 대통령과 보건복지부 장관에게 있다는 것이다.

신 목사는 “근본적으로 이번 코로나19 사태는 중국인 입국 금지에 대해 의사협회의 권고와 국민들의 청원을 대통령이 거부했기 때문에 생겼다고 보아야 할 것”이라며 “그러므로 코로나19로 인한 경제적 피해와 정신적 피해와 인명 피해의 책임은 대통령과 보건복지부 장관에게 있다고 볼 수 있다”고 했다.

정부가 주일예배 자제 요청을 하려면 정중하게 해야 한다고 했다. 또 교회를 표적으로 삼아 구상권 청구, 종교집회 금지 등을 요구할 것이 아니라 방역에 취약한 장소나 신경 쓰라고 훈계했다.

신 목사는 “지금도 우리사회 곳곳에는 위생수칙이나 방역에 무방비로 노출된 장소들이 즐비하다. 정부는 우선 이런 장소에 대한 방역과 감시, 감독에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라며 “무지해서 그런 것인지, 어떤 의도를 가지고 그러는 것인지 알 수는 없으나, 정부는 교회를 향한 위협과 무례한 언동을 즉시 중단하고 사과할 뿐만 아니라 앞으로도 교회를 향한 발언을 할 때에는 최대한 존중과 예의를 잘 갖추어 주기를 바란다”고 했다.

이어 “교회는 국민의 적도 정부의 반대세력도 아니고 이 나라를 위해서 묵묵히 기도하면서 우리사회가 더 건강하고 아름다워지기를 위해 노력하고 헌신하는 빛과 소금의 공동체”라며 “총리는 지난 토요일 담화에서 보인 무례한 언사와 태도를 한국교회 앞에 즉각 사과하고 코로나19사태 종식을 위해 정말 필요한 곳에 행정력을 발휘하도록 노력할 것을 당부한다”고 했다.

 

“기독교인에게 예배는 생명…군사 독재 시절에도 경찰 공권력 교회 못 들어와”

예장통합 총회장 김태영 목사는 일부 교회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한 일에 대해 사과하고 방역지침을 철저히 지키겠다고 하면서도 지난 21일 정세균 국무총리의 종교시설 사용 제한 강력 권고에 대해 유감을 표했다. 정부가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적극적으로 협력하고 있는 교회의 노력을 무시하고 있다는 것이다.

김 목사는 “그 동안 당국의 방역 지침을 따라 방역과 안전 수칙을 지키며 교회 문을 닫고, 경우에 따라서는 주일 예배도 온라인예배로 전환하고 공동식사도 없이 해산 하면서까지 코로나19 방역에 적극 협력한 것을 무시하는 처사”라며 “총회장인 저 자신으로서도 모욕적인 일이요, 교회적으로도 참을 수 없는 모멸감을 주고 자존감에 심한 손상을 입히는 일이다. 기독교인에게 예배는 생명과도 같은 것”이라고 했다.

이어 “정치인에게 정치를 그만두라는 것과 경제인에게 경제활동을 그만두라는 것은 그의 사회적인 존재를 박탈하는 것과 다름없다. 문화 예술인에게 예술 작업을 중단하게 하고, 언론인에게 공권력을 동원해서 언론을 통제하고 간섭하는데 ‘예’ 하고 따를 사람이 어디 있겠나”라며 “당연히 반발하고 투쟁할 것이다. 마찬가지로 기독교인에게 예배를 무시하고 포기하라는 것은 존재의 목적과 삶의 의미를 끊는 것이다. 방역을 넘어 기독교 신앙을 탄압해서는 안 된다. 예배는 중단 되어서도 안 되고 중단 될 수도 없다”고 했다.

정부 당국자들에게 ‘엄중한 경고’도 잊지 않았다. 공권력과 행정적인 권한으로 교회를 욕보이지 말아 달라고 했다. 절차를 밟아 교회의 협력을 구하라는 훈계도 했다.

김 목사는 “정부가 교회 위에 군림할 수 없다. 어떤 명분으로도 교회에 공권력을 투입하는 것은 정당화될 수 없다. 이러한 일련의 사태는 묵과할 수 없는 교회사찰에 해당하는 일”이라며 “군사 독재 시절에도 경찰 공권력이 교회 안으로 들어오지 못했다. 지금이라도 공무원만 보내지 말고 한국교회의 연합단체와 교단의 협력을 구하고, 각 지역의 기독교 연합회와 소통하며 대화하시기 바란다”고 했다.

이어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고난을 묵상하는 사순절 기간이다. 코로나19로 인하여 사회적 거리두기를 하지만 하나님과의 거리는 더 가까이 하자. 또한 말씀을 읽고 기도에 힘쓰고 주의 사랑을 실천하면서 종려주일과 고난주간을 경건하게 보내자”며 “우리는 하나님의 말씀을 붙잡고 이 난국을 넉넉히 이겨낼 수 있다. 더욱 겸손한 자세로 그러나 세상 풍파 앞에 확고한 믿음으로 나아가자. 대한민국과 한국교회를 위해 더욱 기도해 주시기를 간청한다”고 했다.

 

“이 땅의 교회 세상 속에 있어…이웃과 함께 선교공동체로서의 역할 감당해야”

방역당국의 조치를 규탄하는 성명을 같은 날에 나란히 발표한 예장고신과 예장통합은 최근 교계에서 영향력을 상실한 한국기독교총연합회를 대신해 사실상 한국교회를 대표하고 있는 한국교회총연합(한교총) 소속의 주요 교단이기도 하다. 김태영 목사는 공동대표회장, 신수인 목사는 상임회장을 맡고 있다.

두 교단의 성명은 지난 19일 한교총과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교회협) 공동 명의로 발표한 담화문의 논조와도 확연한 차이를 보인다. 당시 ‘교회는 국민의 생명을 지키는 파수꾼입니다’라는 제목의 공동담화문에서는 ▲일부 교회에서의 집단감염 사과 ▲안전예배 수칙 준수 당부 ▲지역주민과 함께하는 교회 당부 등의 내용이 담겼다.

한교총과 교회협은 “최근 몇몇 교회에서 코로나19의 집단감염을 초래하여 교인들과 지역주민들의 안전을 해치며, 한국교회의 사회적 신뢰를 손상시키는 사건이 일어났다”며 “많은 교회들이 예배의 형식을 바꾸면서까지 감염병 확산을 막기 위해 노력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 같은 사건이 일어난 것에 대해 방역 당국과 국민 앞에 송구한 마음을 전한다”고 했다.

이어 “현재의 코로나19의 확산 상황은 개별 교회만의 문제가 아니라 확산을 우려하는 모든 국민의 문제”라며 “교회의 집단감염은 복음을 위해 덕을 세우며, 이웃과 함께 살아가는 교회로서의 사명을 다하는데 막대한 지장을 초래하고 있다. 모든 교회는 보다 책임 있게 행동해 주셔서 이와 같은 일들이 재발하지 않도록 협조해 주시기 바란다”고 했다.

방역당국이 제시한 안전예배 수칙을 준수해줄 것을 당부했다. 이들은 “우리는 방역 당국과 지방자치단체가 ‘심각’ 상황에서 법적 권한을 사용하는 방식에 있어서 시종일관 명령 대신 대화와 협력을 우선시할 것을 부탁드린다”면서도 “모든 지역교회는 이와 같은 위기 상황에서 소관 지자체들의 입장을 충분히 공감하고 겸허히 수용하면서 긴밀히 대화하고 협력함으로 교회를 통한 확산 우려로부터 이웃을 안심시키고, 자율적으로 감염의 확산을 방지할 수 있는 공동체라는 사실을 증명해 내야 한다”고 교회의 역할을 강조했다.

특히 “4월 6일로 예정된 학교의 개학에 맞춰, 안전예방수칙을 지키면서 예배와 집회를 정상화한다는 목표로 지자체와 협력하여 다시 한 번 교회의 방역환경을 점검해 주시기를 간곡히 당부 드린다”고 했다.

이들은 “예수 그리스도께서는 우리를 세상을 가운데로 보내셨다. 이 땅의 교회는 세상 속에 있으므로 이웃과 함께 삶의 애환과 고민을 나누는 선교공동체로서의 역할을 감당해야 한다”며 “코로나19 사태가 확산된 지금, 노약자들과 비정규직 근로자들, 골목 식당과 작은 가게들, 그리고 작은 교회들의 어려움이 심각하다. 이에 모든 교회는 이웃들의 삶을 살피고, 그분들과 함께하는 방안을 강구해 주시기 바란다”고 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
  • '똥먹이는 교회' 교인 노예만드는 법
  • "민경욱, 참관인에게서 투표용지 받았다"
  • 보도 후 내부단속 들어간 '똥먹이는 교회'
  • 전광훈, 보석 석방되자마자 다시 꺼내든 ‘세계기독청’
  • [인분교회] 합숙소 겹쳐서 앉아서 잤다
  • 김명진 목사 옹호 나선 '인분교회' 교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