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은 청와대 인근 주민들과 학부모들의 민원을 접수해 야간 집회를 제한한다고 문재인하야범국민투쟁본부에 통보했다. 하지만 범투본은 경찰의 경고방송에도 집회를 강행했다. (사진=연합뉴스)
경찰은 청와대 인근 주민들과 학부모들의 민원을 접수해 야간 집회를 제한한다고 문재인하야범국민투쟁본부에 통보했다. 하지만 범투본은 경찰의 경고방송에도 집회를 강행했다. (사진=연합뉴스)

 

[평화나무 권지연 기자] 전광훈 씨 대신 사랑제일교회에서 격주로 설교하는 고영일 대표(기독자유통일당)의 성경 왜곡이 도를 지나치고 있다. 

고 대표는 전광훈 씨 구속 이후 3월 1일과 15일, 29일 설교자로 나섰다. 

고 대표는 지난달 1일 설교에서 “전광훈 목사님의 메시지를 대신 전달하겠다”며 불완전한 이성을 주제로 설교했다. 

고 대표는 “인간이 이성을 따라 합리적으로 판단하고 결정하며 살아도 후회를 하게 된다”면서 “많은 실수의 집합체가 과거인데도 미래도 불완전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가장 돌이킬 수 없는 후회는 죽음 뒤 후회”라며 “죽음 뒤에는 재기할 기회가 없다. 그 후회를 지금 해버리자. (지금 해야 할 후회는) 심판장 되시는 하나님과 우리의 관계를 회복시키는 것”이라고 했다. 

고 대표는 믿는 사람이라도 하늘의 상급이 다르다고 주장했다. 신도들에게 천국에서 모두 성 한 채 씩 받는 사람이 되기를 바란다고 했다. 상급은 하나님을 위해 얼마나 많은 섬김과 봉사를 했는지에 따라 다르다고 했다. 

그는 설교를 마친 후에는 “광고를 하겠다”며 “애국 운동을 하려면 많은 물질이 필요하다. 헌금도 하늘나라 상급과 관련이 있다. 십일조를 본 교회에 하는 것이 중요하고 그 외에도 반드시 1만원 이상씩 너알아TV를 통해 공개된 계좌로 헌금해 달라. 작은 물질을 통해 하늘의 상급이 예비 될 줄 믿는다”고 말했다. 

 

십일조와 헌금, 축복받는 수단 아닌, 

하나님께 위임받은 나눔의 수단 

십일조는 자신의 소득의 10분의 1을 하나님께 바치는 헌금을 말한다. 한국교회 교인들은 세계 어느 나라보다 십일조를 열심히 드린다. 그것이 개교회 경제 자립에 큰 밑거름이 되는 것은 분명하다. 그렇다면 성경은 십일조와 헌금에 대해 어떻게 말하고 있을까. 성경은 고아와 과부 등 소외된 이웃에게 십일조를 사용하라고 말한다. 

사람이 어찌 하나님의 것을 도둑질하겠느냐 그러나 너희는 나의 것을 도둑질하고도 말하기를 우리가 어떻게 주의 것을 도둑질하였나이까 하는도다 이는 곧 십일조와 봉헌물이라너희 곧 온 나라가 나의 것을 도둑질하였으므로 너희가 저주를 받았느니라만군의 여호와가 이르노라 너희의 온전한 십일조를 창고에 들여 나의 집에 양식이 있게 하고 그것으로 나를 시험하여 내가 하늘 문을 열고 너희에게 복을 쌓을 곳이 없도록 붓지 아니하나 보라[말라기 3장 8절~10절]

 

한국교회 설교 강단에서 가장 많이 선포되는 십일조에 관한 설교 본문은 말라기 3장 8절에서 10절이다. 마치 십일조를 바치지 않는 것이 하나님의 것을 도적질하는 것처럼 표현되어 있다. 또 십일조를 바치지 않으면 저주를 받고, 십일조를 바치면 축복을 받을 것처럼 적혀 있다. 

그러나 이것은 인간이 물질세계의 지배는 받지 않고 물질은 하나님으로부터 위탁받은 것임을 암시한 것이라 볼 수 있다. 

오히려 교회는 헌금이 어디에 사용되었는지 정확하고 투명하게 공개되어야 하며, 교인들에게만 십일조를 바치라고 강조할 것이 아니라 교회 스스로 10분의 1을 구제에 사용하는 등 나눔을 실천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 물질을 독점하지 않고 공유하고 나눔에 있어서도 목사 또는 장로의 이름이 아니라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해야 하는 것이 성경의 원리다. 

그러나 전광훈 씨는 이미 수차례 사랑제일교회에서 걷힌 헌금은 전광훈 씨 마음대로 사용하도록 교회 정관에 명시되어 있다고 주장해 왔다. 사랑제일교회의 재정사용은 전혀 성경적이지 않을뿐더러 이날 고 대표의 설교에서 언급된 헌금에 관한 내용도 기복신앙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성적 판단 막는 설교로 성도 세뇌 

고 대표는 지난달 15일 설교에서는 ‘사람 속에는 무엇이 살고 있는가’를 주제로 설교했다. 

고 대표는 이날 “헬라식 사고를 가진 사람은 이성을 추구하고, 이치를 따진다. 결국 지혜의 학문 철학에 빠져 허무주의로 흐른다”며 그림 한 장을 보여주었다. “프랑스의 한 위대한 신학자의 그림”이라고 했다. 

그림 속 사람의 형상 속에는 공작새, 염소, 돼지, 거북이, 호랑이, 개구리, 뱀 등의 동물과 뿔 달린 사탄이 그려져 있고, 밖에는 비둘기와 날개 달린 천사가 그려져 있다. (출처=너알아TV 화면 캡처 갈무리) 

그림 속 사람의 형상 속에는 공작새, 염소, 돼지, 거북이, 호랑이, 개구리, 뱀 등의 동물과 뿔 달린 사탄이 그려져 있고, 밖에는 비둘기와 날개 달린 천사가 그려져 있다. 

고 대표는 “인간의 사악한 본성이 살고 있음을 의미한다”며 “공작새는 자기 과시와 교만을, 염소는 음란함, 뱀은 거짓말하는 습성, 돼지는 탐욕, 호랑이는 혈기와 포악한 성질, 개구리는 더러움을 상징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믿지 않는 사람은 혼과 영을 사탄이 틀어잡고 있다”며 “이것(교만, 음란, 거짓, 탐욕, 혈기, 더러움)을 틀어쥐고 있는 사탄이 있다는 것을 인정해야 한다. 사탄의 존재를 먼저 인정하고 사탄을 대적해야 사탄을 좇아낼 수 있다”고 했다. 

그는 또 “우리 안에 있는 더러움과 음란, 게으름, 포악함, 거짓을 한꺼번에, 그 배후 사탄을 쫓아내자”며 “쫓겨나갈 때 머리가 띵한 사람도 있고, 하품하는 사람도 있다. 구역질 현장이 나타나기도 한다”고 했다. 

이어 “성삼위 하나님이 우리 영과 혼과 육을 완전히 채우는 것을 성령 충만이라고 한다”며 “성령 충만하고 사역자의 길을 걷게 되면 사탄이 공격한다. 사탄이 공격하는 사람은 세상 사람이 아니다. 세상 사람은 이미 사탄의 포로가 되어 있기 때문에 공격할 가치조차 없다. 예수를 믿고 십자가의 삶을 살려는 성령 충만한 사람을 사탄은 공격한다”고 주장했다. 

고 대표는 전광훈 씨가 고난받는 성령의 사람이라는 주장을 이어갔다. 

그는 “사탄이 온갖 수단을 다 동원해 우리를 공격하려 하는 것”이라며 “왜 전목사님이 고난을 받을까. 다른 교회 목사님도 그렇게 많은데 왜 전 목사님만 구속을 시키나. 성령 충만해서 십자가의 길을 걷고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청중을 향해 “여러분도 십자가의 길을 걷기 원하나, 사탄으로부터 공격을 받아도 괜찮나”라고 질문을 던졌다. 

그는 공포심을 조장하기도 했다. 한 번 성령을 받더라도 무너지면 더 악한 귀신 일곱이 사람 안에 들어온다는 것. 

그는 “주사파를 열심히 공부했던 사람들이 얼마나 돌이키기 힘든지 모른다”며 “영이 사로잡혀서 그런 것이다. 그 영을 쫓아내야 주사파가 돌아오는 것이라고 했다. 이성적으로 설득해서 되는 게 아니”라고 했다. 

또 “전광훈 목사님과 한마음 한뜻이 되어 예수한국 복음 통일을 이루자”고 했다. 

전광훈 씨는 그동안 ‘생각의 3대 통로’라는 제목의 설교를 통해 “헬레니즘적 사고는 합리주의를 추구하는 것이고, 이런 것을 철학적 사고라고 한다. 그러나 철학은 질문만 있지, 해답이 없다. 결국 피곤하게 되고 허무주의로 빠지게 된다. 철학적 사고에 깊이 빠지지 말라”고 설교해 왔다.

그러나 전광훈 씨와 고영일 대표의 이러한 주장은 신도들의 맹목적인 지지를 얻기 위한 왜곡에 지나지 않는다.  

기독교는 히브리 민족에서 시작해 헬라에서 완성된 것이다. 

기독교 정신은 구약성서를 바탕으로 하는 유대교의 헤브라이즘에서 출발했다. 유대교는 우주를 창조한 신이 자기 민족만을 선택했다는 폐쇄성을 갖는다. 하지만 기독교는 인류 전체의 구원을 지향한다. 예수가 십자가 위에서 죽음을 맞은 후 기독교는 헤브라이즘 울타리 밖까지 전파됐고, 사도바울의 노력으로 예수의 가르침은 그리스어를 사용하는 헬레니즘 세계와 라틴어를 사용하는 로마제국으로 전파되었다. 결국 기독교는 헤브라이즘의 헬레니즘화(化), 또는 헤브라이즘과 헬레니즘의 퓨전이라고 볼 수 있다. 

전광훈 씨가 구속 기소된 이유는 성령의 사람이라 공연히 공격을 받는 것이 아니라 끊임없이 가짜뉴스를 유포하며 ‘혐오’를 무기로 각종 불법을 자행했다는 혐의를 받았기 때문이다. 이런 사실을 사랑제일교회 교인들과 전 씨의 지지들만이 애써 부인하고 상식적 사고조차 하지 못하는 이유는 잘못된 설교를 지속적으로 들으며 이성을 불온시하는 까닭으로 여겨진다. 

 

유월절 예수 피로 교회는 안전지대? 

고영일 대표는 29일 설교자로 나서 유대인의 7대 명절에 대해 설명하면서 “우리는 유월절을 경험했다. 여러분이 광야교회에서 풍찬노숙할 때는 우한 폐렴이 발생하지 않고, 오히려 매일 씻고 청결한 상태를 유지하는 101경비단, 경찰관들(청와대 내부 경비를 담당하는 서울특별시지방경찰청 소속 경찰기관)에게서 발생했다”며 “이성적으로는 이해가 안 된다. 왜 그랬을까. 우리에게 예수그리스도의 피가 묻혀 있으니까 질병이 왔다가 넘어간다”고 주장했다. 

유월절은 이스라엘 민족의 최대 명절이다. 유월절은 ‘넘어가다’, ‘지나가다’라는 뜻으로 히브리 민족이 출애굽 전날 죽음의 사자가 애굽 장자들을 죽일 때 어린 양의 피를 문설주에 바른 이스라엘 백성의 집은 넘어감으로써 이스라엘 백성은 구원받은 데서 유래됐다. 고 대표의 주장은 교인, 특히 사랑제일교회 교인들은 하나님의 재앙과도 같은 감염병에서 안전하다는 뜻을 피력한 것으로 풀이된다. 

 

101 경비단 소속 경찰관 코로나19 확진? 

그렇다면 실제로 101경비단 경찰관들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사실이 있을까. 

20일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56번 환자와 같은 날짜에 서울 종로구 적선동의 이비인후과를 방문한 경찰관이 모두 20여명에 달하는 것으로 경찰 자체 조사에서 밝혀졌다. 특히 청와대 내부 경비를 담당하는 101경비단 소속 경찰관이 10여명에 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경찰청은 56번 확진자와 동선이 겹치는 것으로 파악된 경찰관들에게 2주간 공식 휴가를 줘 자체 격리에 나섰다. 만약을 위해 자체 격리에 나섰지만 101경비단 소속 경찰관 중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는 얘기는 들리지 않는다. 

아울러 청와대 앞 광야교회는 지난 2월 13일 철거 됐다. 한국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급격히 증가한 것은 대구 신천지 교회 집단 감염 사례가 발견된 2월 19일 이후다. 

 

유대인 7대 명절 지키면 복 받는다

고 대표는 또 “이스라엘 백성은 7대 명절을 지켰더니 2천년 동안 나라 없이 유리하며 살아도 민족이 사라지지 않았다”며 7대 명절을 지키는 것이 복 받는 비결이라는 취지로 설명했다. 

그는 “미국에서 상위 부자의 40%가 유대인이다. 빌게이츠, 스티븐스필버그 등 유명한 사람은 다 유대인이다. 여러분이 아는 엄청난 부자는 다 유대인이다. 아이비리그 교수진의 30-40%가 유대인이다. 경제를 다 유대인이 장악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명절만 지켜도 이렇게 축복을 받는다. 명절의 의미도 모르고 지켰는데 이런 축복을 받았다. 예수그리스도를 영접도 안 한 상태에서 하나님이 복을 주신다”고 주장했다. 또 “7대 명절의 의미를 알고 새 예루살렘의 영광이 삶과 일터에 무궁한 축복을 받으라”고 권면했다. 

그는 “샤론의 꽃을 한국말로 하면 무궁화”라며 “샤론의 꽃 무궁화를 국화로 가진 나라는 축복받을 수밖에 없다”고도 했다. 

위에서도 언급했듯 고 대표의 설교는 철저히 기복신앙에 기초하고 있다. 현세적 이익을 따라가는 축복 중심의 기복신앙은 균형적인 신앙형태로 볼 수 없다. 양적 성장에 목매온 기복신앙은 성숙하지 못한, 기독교 신앙의 현상과 변질된 형태의 신앙 양태로 함몰되기 쉽다. 

한편 고영일 대표의 설교에 앞서 조나단 목사는 전광훈 씨의 말씀을 고 대표가 대언한다는 점을 언급했다. 

조 목사는 지난달 1일 설교에 앞서 "우리 목사님(전광훈)의 깊고 오묘한 말씀을, 옥중에서 들려주시는 말씀을 고영일 변호사님을 통해 대독할 때에 하나님의 능력이 그대로 임하게 해달라"고 기도했다. 

또 지난달 15일에는 “목사님(전광훈)의 메시지를 하나님이 귀하게 쓰시는 기독자유통일당 대표 고영일 변호사께서 아버지의 말씀을, 우리 목사님의 말씀을 대언하실 때 성령의 불이 떨어지게 해달라"고 했다. 

지난달 29일 기도에서는 “오늘 또 전광훈 목사님의 그 귀한 메시지가 영으로 이곳에 오셔서 사랑하는 고영일 변호사를 통하여 말씀을 대언할 때 하늘의 신령한 능력이 임할 줄 믿는다"며 "고영일 변호사 입술에 기름 발라 주시고 생각을 채워주시고 손과 발을 주님이 움직여주셔서 하나님의 말씀이 쏟아질 때 사람의 말로 듣지 아니하고 주의 음성으로 듣게 해달라"고 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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