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위사실 공표로 특정정당 지지 메시지 '불편' 호소

'자극적이고 근거없는 비방 문구가 포함된 특정 정당 지지 문자 메시지를 받았다'며 불편함을 호소하는 제보가 끊이질 않고 있다. 

[평화나무 권지연 기자] '자극적이고 근거없는 비방 문구가 포함된 특정 정당 지지 문자 메시지를 받았다'며 불편함을 호소하는 제보가 끊이질 않고 있다. 

경기도에서 목회하는 김 모 목사는 최근 ‘대한민국나라살리기 운동본부’ 이름으로 발송된 문자 메시지를 받고 평화나무에 제보했다. 

김 목사가 제보한 문자 메시지에는 현 정부가 사회주의·공산주의로 가고 있으며 이를 막는 해결책은 기독자유통일당이라고 적혀 있다.

김 목사는 “이 메시지를 목회자들에게 발송하고 있는 것 같다”며 “근본적으로 목회자는 정치꾼이 되는 게 아니라 정치가들에게 선한 영향력을 통해 그들의 길잡이 역할을 해야 한다고 보는데 현실 한국교회의 목회자들 가운데 가만히 보면 마치 이념의 앞잡이 역할을 자처하는 자들이 많아 보여 안타깝다. 그 대표적인 인물이 전광훈 목사 같은 이들”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나는 대한민국나라살리기 운동본부라는 단체나 기독자유통일당에 연락처 제공한 적 없다”며 “짐작건대 각 교단 내 우호세력들이 교단의 목회자 연락처를 제공한 게 아닌가 싶다. 만일 그러하다면 개인정보 보호법 위반이 아니냐”고 지적했다. 

특정정당을 지지하는 문자메시지에 근거없는 비방용 문구가 포함돼 불편함을 호소하는 유권자들의 제보가 잇따르고 있다. (출처=제보)

또 다른 교인 역시 ‘기독자유통일당’을 찍어달라는 문자 메시지를 받고 "목사님들이 자꾸만 이런 글을 보내 속이 터진다"며 평화나무에 제보했다. 

메시지에는 “존경하고 사랑하는 국민 여러분, 기독인 여러분! 하나님의 도우심과 선조들이 조국 산하에 피를 뿌려 목숨 바친 희생으로 이 나라가 이만큼 발전해 왔는데 최근 문제인(‘문재인’ 대통령 이름을 잘 못 쓴 것) 정부가 들어서면서 나라의 정치,경제,교육,국방,외교 등 모든 분야에 엄청난 퇴보를 갖어온(‘가져온’을 잘못 쓴 것) 사실을 저는 조선, 동아, 중앙일보 3대신문과 유투브(‘유튜브’를 잘 못 쓴 것) 방송을 통하여 목격하였다”라며 “거기다 코로나19 전염병까지 덮친 대한민국은 건국 이래 최고의 위기를 맞고 있음에 틀림이 없다. 누군가 위기를 기회를 창출 한다고 했듯이 이번 2020.4.15.일 국회의원 선거는 백척간두에 서 있는 이 나라가 세워지느냐? 지구촌에서 사라지느냐? 위기에 있음을 직시하고 여기 야당 원내대표의 꾸밈없는 국회 연설을 시청해 보시기 바란다”고 적혀 있다. 

그러면서 “또 한 가지 부탁은 당을 찍을 때는 <기독자유통일당>을 찍어 도와주시면 나라에 큰 유익이 있으리라 믿는다”며 “금번 선거에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해 주실 것을 간곡해 부탁드린다”고도 덧붙였다. 

메시지에는 심재철 미래통합당 의원이 지난 2월 19일 국회에서 한 연설 내용이 담긴 KBS New 유튜브 영상도 함께 링크돼 있다. <[현장영상] 심재철 “문재인 정권 3년은 재앙의 시대…정권 심판해야”/KBS뉴스(News)>제목의 영상은 8일 저녁 8시 50분 현재 조회 수 222만1388회를 기록하고 있다. 

KBS News 유튜브 채널의 구독자 숫자는 75만명이다. 또 메시지에 링크된 영상을 제외하고 최다 클릭을 한 영상 조회 수는 20만에서 70만여회 사이다. 아무리 많아도 100만회를 넘기는 경우는 찾기 어렵다. 해당 영상이 222만회를 돌파한 이유는 문자 메시지에 링크된 탓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더 노골적인 특정 정당 지지와 자극적인 가짜뉴스를 담은 문자 메시지도 돌고 있는 것으로 확인된다. 

평화나무가 입수한 문자 메시지에는 “대한민국을 애국 애족하시는 국민 여러분께 선거를 앞두고 너무나 귀하고 확실한 정보를 드리오니 참고해 주시기 바란다”며 “대통령 문재인은 북한 김정은의 하수인이요, 간첩인 증거를 확인하시고 속지 마시기 바란다. 많은 대한민국 국민이 바보가 되어 그를 대통령으로 뽑아 주었고 이제는 그가 간첩 빨갱이인 사실이 백일천하에 이처럼 드러났는데도 그 당을 밀어준다면 그 사람은 스스로 사람됨을 포기한 자라고 보아진다. 그만큼 지금 이 시기는 심각하다는 뜻이다"라는 주장이 담겨 있다. 

아울러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들은 그(문재인 대통령)를 돕는 단체인 것을 바로 알고 금번 투표에 임해 주시기 바라며 사람을 찍을 때는 2번을 찍어 주시고, 당을 찍을 때는 자기 양심과 하나님을 두려워하고 나라에 목숨 바쳐 충성하겠다고 나선 김승규 전 국정원장 등 기독자유통일당 19번을 찍어 달라”고 강조하고 있다. 

또 메시지에는 "확신하건데 이번 선거에서 좌파 민주당에게 지면 저들은 미군 철수법을 통과시켜 공산화시킬 것이고 적어도 일천만명 이상은 숙청을 당하고 베트남처럼 뽀트피플(보트피플:선박을 이용하여 해로로 탈출하는 난민) 신세가 될 것이다. 부자들은 세계로 망명을 떠날 것이고 대한민국은 세계지도에서 사라질 것이다. 애국 국민이라면 이 사실을 주위 분들께 많이 퍼 주셔서 함께 나라를 살려내자"라고 적혀 있다. 

이뿐 아니라 "끝으로 기독인의 최고 본분은 하나님 사랑 이웃(국민)을 사랑하는 일에 목숨을 바치라!(마22:37-) 하셨으니 꼭 실천해 주실 것을 간곡히 부탁드린다”며 “7개 사유와 아래 영상 두 편을 모두 시청해 달라"고 부탁하고 있다. 

링크된 영상은 유튜버 대식가의 [문재인이 간첩 빨갱이인 이유 10가지 이유] PART 1과 PART 2가 링크돼 있다. 

평화나무는 위에서 언급된 문자 메시지의 발신인에게 전화를 걸어보았다. 수차례 연락에도 전화를 받지 않는 경우도 있었으나, 발신자 1명과 통화할 수 있었다. 

그는 “(나는) 애국하는 사람”이라며 “선거 때문에 참고 좀 하라고 (메시지를 보냈다) 여러 명에게 보냈다”고 말했다. 

 

허위사실 공표로 특정 정당 지지하면?

공직선거법 59조 2항에 따르면 자동 동보통신 문자 메시지를 통한 선거운동은 후보자와 예비후보자에 제한된다.

자동 동보통신 방법이란 동시 수신대상자가 20명을 초과하거나 그 대상자가 20명 이하인 경우에도 프로그램으로 수신자를 자동 선택해 전송하는 방법을 말한다. 또 이 경우 그 횟수는 8회(후보자의 경우 예비후보자로서 전송한 횟수를 포함한다)를 넘을 수 없으며, 중앙선거관리위원회 규칙에 따라 신고한 1개의 전화번호만을 사용해야 한다고 명시돼 있다. 그러나 동보통신 문자 메시지 전송이 아니라면 문자 메시지를 이용한 선거운동은 좀 더 폭넓게 인정된다. 

선거관리위원회는 “공직선거법 60조(선거운동을 할 수 없는자)에 해당하지 않는다면 개인적으로 문자 메시지를 통해 선거운동을 하더라도 법에 저촉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공직선거법 제60조에 따르면 선거운동을 할 수 없는 자는 대한민국 국민이 아닌 경우, 미성년자, 제18조제1항에 의거해 선거권이 없는 자, 국가공무원 또는 지방공무원, 예비군 중대장급 이상의 간부,  통·리·반의 장 및 읍·면·동주민자치센터에 설치된 주민자치위원회위원, 특별법에 의하여 설립된 국민운동단체로서 국가 또는 지방자치단체의 출연 또는 보조를 받는 단체의 상근 임·직원 및 이들 단체 등의 대표자, 선상투표신고를 한 선원이 승선하고 있는 선박의 선장 등이다. 

따라서 특정 정당지지를 호소하는 문자 메시지가 개인적으로 보낸 것이라면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보기는 어려울 수 있다. 그러나 허위 사실 공표나 후보자 비방은 공직선거법 제250조 허위사실공표죄, 제251조 후보자비방죄에 저촉될 수 있다. 만약 선거사무관계자 외의 사람에게 선거운동 글을 인터넷 또는 문자 메시지로 게시하거나 전송하게 한 후 그 대가로 금품 등을 제공하는 것도 공직선거법 위반에 해당된다. 

또 불법적인 방법으로 유권자의 전화번호를 수집해 개인정보보호법을 위반했는지 여부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유독 기독자유통일당에 대한 지지를 호소하면서 더불어민주당에 대한 낙선을 유도하거나, 현 정부에 대한 비방 내용을 담은 메시지가 돌고 있는 것과 관련해 기독자유통일당의 입장을 청취하기 위해 연락을 취했으나, 제대로 된 답변은 듣지 못했다. 

이애란 대변인은 “잘 알지 못하고 운전 중이라 통화가 어렵다”며 황급히 전화를 끊어버렸고, 고영일 대표와 홍호수 사무총장은 전화를 받지 않았다. 김승규 선거대책위원장은 ‘문자 메시지를 보내달라’는 답변이 왔다.

평화나무는 김승규 선대위원장에게 현재 돌고 있는 기독자유통일당 지지를 호소하는 문자 메시지에 ‘문재인 대통령 빨갱이’ 내지는 ‘김정은 하수인’, ‘민주당에게 지면 보트피플 된다’는 등의 근거 없는 비방성 내용이 포함되어 있는 것과 관련해 어떤 입장을 갖고 있는지 질의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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