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련 못 버린 전광훈 “다시 국민운동 시작할 것”
뻘쯤해진 고영일 “기독자유통일당 진짜 우파 정당임을 인정받았다”

기독자유통일당은 제21대 국회의원 선거에 10명 지역구 후보를 내세웠지만 3명의 후보가 지난 9일 사퇴를 발표했다. 선거 결과 기독자유통일당 지역구 후보 중에서 단 한명도 당선되지 못했다. 비례대표 득표율도 1.85%에 그쳤다.
기독자유통일당은 제21대 국회의원 선거에 10명 지역구 후보를 내세웠지만 3명의 후보가 지난 9일 사퇴를 발표했다. 선거 결과 기독자유통일당 지역구 후보 중에서 단 한명도 당선되지 못했다. 비례대표 득표율도 1.83%에 그쳤다.

[평화나무 김준수 기자] ‘문재인 하야 집회’를 주도하던 전광훈 씨의 구속, 우리공화당ㆍ친박신당 등 보수정당의 난립이라는 악재와 ‘옥중서신’으로 여론몰이하는 악다구니 속에서도 이변은 없었다. 제21대 국회의원 선거에서도 기독자유통일당의 원내 진출은 또다시 실패했다. 1.83%라는 초라한 성적표를 기록해 “교회와 자유를 지키겠다”는 외침은 기독교인들조차 외면한 그저 공허한 메아리에 그치고 말았다.

기독자유통일당의 실패는 사실 어느 정도 예견된 일이었다. 특히 지역구 당선 가능성은 희박하다 못해 불가능하다는 것이 명확했다. 10명의 지역구 출마자 가운데서 유의미한 지지율을 보인 후보자가 단 한 명도 없었다. 모두 1% 아래로 밑돌고 있거나 2%의 지지율을 기록하지 못한 것이다. 여ㆍ야 후보자와 경합을 벌이고 있다고 표현하기도 민망할 정도였다. 차기 대선주자로 거론되고 있는 이낙연 후보와 황교안 후보가 맞붙은 종로구는 말할 것도 없고, 야당세가 강하지 않은 지역이라 미래통합당 후보조차 불출마한 험지에 출사표를 던진 후보들도 있어 당선을 꿈꾼다는 것 자체가 기적에 가까웠다.

심지어 연고가 없는 지역에 출마하거나 최소한의 기반조차 갖추지 않고 출마한 후보들도 있었다. 기독자유통일당 전북 익산시을 후보로 출마했던 ‘순국결사대 총사령관’ 출신 이은재 목사의 출마의 변은 황당함이 느껴질 정도였다. 철지난 색깔론을 운운하면서 지역을 위한 공약은 찾아볼 수도 없었다. 이 목사는 지난달 28일 선거사무소 개소식에서 “사실은 국회의원 꿈도 못 꾸고 있었다. 근데 감옥에 계신 전광훈 목사님께서 ‘너 익산에 나가서 출마해라’ 그래서 항상 존경하고 사랑하는 그런 분이시기에 말씀에 그냥 무조건 순종하고 온 것”이라며 “왜냐하면 전광훈 목사님이 저보다 기도를 많이 하신다”고 했다.

이 목사는 “우리가 지키지 않으면 이 나라는 공산국가로 간다. 그렇기 때문에 하나님의 소명을 받고 나온 것”이라며 “지금 선거관리위원회에서 주시하고 있다. 야당의 통합 후보로 제가 왔다. (미래통합당이) (익산)갑은 후보를 냈는데 여기는 후보가 없다. 그래서 여기는 집중적으로 우리 우파 시민들이 협력해서 잘 공략하면 가능성이 있다. 여러분들이 마지막까지 끝까지 함께 협력해주시기를 부탁드린다”고 지지를 호소했다. 이 목사의 최종 득표율은 1.6%에 불과했다.

전북 전주시갑에 출마한 허성진 후보도 연고가 없긴 마찬가지였다. 허 후보는 지난달 30일 기독자유통일당 비례대표 3번을 받은 주옥순 대표와의 인터뷰에서 ‘원래 연고가 있던 지역인가’라는 질문에 “이번에 후보 등록하러 처음 갔다”고 밝혔다. 이어 ‘어떻게 간 크게 전주로 가게 됐나’라고 질문하자 “설명할 수 없는 이끌림이라고 표현하는 게 좋을 것 같다”고 했다. 허 후보의 최종 득표율은 1.8%를 기록했다.

 

‘자유 우파’ 승리(?) 위해 후보 사퇴?

기독자유통일당은 서울 종로구, 파주시갑, 전북 익산시을 등 10명의 지역구 후보를 내세웠지만 사전투표를 앞두고 돌연 3명의 후보가 사퇴하기까지 했다. 기독자유통일당은 지난 9일 기자회견에서 양세화 후보(서울 종로구), 서보구 후보(경기 오산시), 이주애 후보(안양 동안구을)의 사퇴 소식을 알렸다.

당시 김문수 기독자유통일당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은 ‘자유 우파’의 승리를 위해 세 후보가 ‘용단’을 내렸다며 추어올리기 바빴다. 종로구는 황교안 대표(미래통합당), 경기도 오산시는 최윤희 후보(미래통합당), 안양시 동안구을은 심재철 원내대표(미래통합당)가 출마한 지역이었다.

김 선대위원장은 “우리 종로구에는 황교안 미래통합당 대표가 나왔는데 사실 종로구가 매우 어려운 지역이다. 그곳에서 황교안 후보가 상당히 어렵게 싸우고 있다”며 “그래서 양세화 후보가 ‘한 표라도 더 힘을 합쳐야 되겠다’ 후보단일화를 위해서 과감하게 조건 없이 사퇴를 하시게 돼서 감사를 드리고, 뜨거운 나라사랑의 정신, 주사파 척결에 대한 의지에 대해서 감사를 드린다”고 했다.

사퇴한 후보들의 발언을 들어보면 진정 ‘자유 우파’의 승리를 위해 사퇴한 것인지, 기독자유통일당 홍보를 위해 사퇴한 것인지 의아함이 생길 정도였다. 양세화 후보는 “대한민국 정치에 희망이 있음을 경험을 했다. 차량 유세를 할 때 ‘주사파 척결, 문재인 탄핵’이라는 굉장히 자극적인 문구가 쓰여 있었는데, 정말 국민들의 반응이 너무 좋았다. 10대부터 노인 분들까지 손을 흔들어주고 엄지 척 표시를 해주셨다”고 했다.

‘한국이 심각한 체제위기에 처했다’를 알리는 ‘나팔수’가 싶어 기독자유통일당 후보로 안양 동안구을에 출마한 이주애 후보는 “저는 자유 우파의 승리를 위해 후보직을 내려놓게 되었다. 후보직은 내려놓았지만 자유 우파의 대승을 위해서 끝까지 계속 전투하겠다”며 “정말 많은 안양 시민분들의 응원과 격려를 받았다. 그것을 보면서 기독자유통일당의 큰 희망을 보았다. 저희 기독자유통일당 끝까지 지지해주시길 부탁드린다. 저희 당만이 여러분의 신앙과 자유를 지켜드릴 수 있다”고 사퇴의 변을 밝혔다.

당연한 일이지만 세 후보의 사퇴는 ‘자유 우파’ 승리에 큰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 애초에 1%도 되지 않는 낮은 지지율로 세 후보 모두 당선권 밖이었던 데다가 종로구와 안양시 동안구을의 경우 선거 직전 여론조사에서도 여당 후보가 오차 범위를 넘어선 우세를 보였던 지역이기 때문이다. 선거 결과 종로구, 경기 오산시, 안양 동안구을 모두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미래통합당 후보보다 10% 이상의 차이를 보이는 득표율 기록하며 여유롭게 당선됐다.

하지만 기독자유통일당은 마치 ‘자유 우파’의 승리를 위해 기독자유통일당이 큰 결심이라도 한양 후보자 사퇴를 포장하기 바빴다. 김문수 선대위원장은 “우리는 아무 조건 없이 (미래통합당) 후보들한테도 뭘 요구하거나 제시한 것도 없다”며 “그 당에 무슨 대가를 요구한다거나 이런 거 전혀 없다. 그냥 오직 태극기, 대한민국을 사랑하는 뜨거운 마음과 십자가, 우리 기독교를 사랑하는 오직 희생정신 하나로 이번에 사퇴하는 세 분에 대해서 다시 한 번 큰 박수 부탁드린다”고 했다.

기독자유통일당 소속으로 지역구에 출마한 후보로는 사퇴를 발표했던 양세화(서울 종로구), 서보구(경기 오산시), 이주애(안양 동안구을) 후보를 제외한 이안숙(광주 동구ㆍ남구갑), 강휘중(광주 북구을), 허성진(전북 전주시갑), 이은재(전북 익산시을), 이정봉(전남 순천시ㆍ광양시ㆍ곡성군ㆍ구례군갑), 김정섭(경기도 파주시갑), 김부기(대구 달서구병) 후보가 있었다. 선거 결과 기독자유통일당 후보 중에서 당선자는 단 한명도 없었다.

 

“코로나 위기 아닌 공짜 현찰ㆍ주사파 빨갱이 바이러스 위기”

기독자유통일당의 실패 이유는 김문수 기독자유통일당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의 발언 속에서도 찾을 수 있다. 이번 4.15총선을 ‘체제 전쟁’으로 규정하고 철지난 색깔론으로 정부 때리기에만 열중하다 보니 ‘정부ㆍ여당 심판’보다 ‘코로나19 극복’ 여론이 우세하다는 판세를 외면한 것이다. 또 열성 지지자들의 유튜브 반응에 취해 기독정당의 필요성을 지나치게 낙관한 점도 패인 중에 하나다. 결국 보수우파 개신교인들마저 기독자유통일당이 주요 정책으로 내건 차별금지법 제정 반대와 같은 반동성애 정책이나 자유민주주의 수호, 기독정당의 필요성보다 코로나19 극복을 위한 민생 안정이나 ‘자유 우파’ 분열 방지에 힘을 모아준 것으로 보인다. 

지난 9일 지역구 후보 사퇴 기자회견에서 김 선대위원장은 기독자유통일당에 대한 지지를 거듭 당부했다. 이번 총선에서 종교의 자유, 예배의 자유를 지키기 위해선 기독자유통일당만한 대안이 없다는 것이다.

김 선대위원장은 “기독자유통일당만이, 십자가와 태극기만이 대한민국을 지킬 수 있다고 저는 국민 여러분께 호소를 드린다. 나라가 어려우니깐 태극기는 내려놓고 한반도기를 들자, 나라가 어려우니깐 십자가는 묻어놓고, 예배도 하지말자? 이거 아니라고 본다”며 “이게 바로 북한의 김정은이가 하는 짓이다. 공산당 시진핑이 하는 짓이 바로 이런 것이다. 나라가 어렵고 개인이 어려울수록 ‘태극기와 십자가를 들고 나라도 구하고 개인의 모든 어려움도 헤쳐 나간다’ 이것이 기독자유통일당이 나아가고자 하는 원칙이요 길”이라고 했다.

김 선대위원장은 “지금 문제는 우리나라 국민들이 똑바로 된 기독정당을 하나 국회에다가 보내야 된다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그러면서 기자회견이 열리기 전인 9일 오전 ‘나라사랑구국기도회 국가조찬기도회’에 참석해 호소했던 말이라며 발언을 이어갔다. 그는 “국회의원 세 번을 했고, 경기도지사도 두 번 해서 정치판에 오래 있던 사람의 입장에서 볼 때, 지금 한국에는 코로나바이러스 위기라기보다는 공짜 현찰 바이러스 위기, 주사파 빨갱이 바이러스 위기”라며 “이 주사파 빨갱이 바이러스 때문에 예배를 다 틀어막는다. 대표적인 인사가 박원순, 이 사람은 동성애 축제까지 시청광장 사용을 허가하고 동성애에 대해서 서울시 예산을 지원하고 있다. 그러면서 예배를 틀어막는다”고 주장했다.

이어 “목사는 다 잡아넣고. 동성애는 완전히 돈 줘가면서 서울시청광장에서 이 짓하게 하는데, 왜 대한민국 목사들은 이 표 하나 19번 기독자유통일당 그것도 안 찍고 뭐하냐? 제가 그 호소를 드렸다”며 “지금 정말 여의도 국회에 빛과 소금이 필요하다. 대한민국에 빛과 소금이 필요하다. 이거 할 수 있는 것은 기독자유통일당밖에 더 있나? 정말 여의도 국회 한국의 주사파 정치판에 빛과 소금이 필요하지 않나. 많이 좀 부탁드린다”고 했다.

 

전광훈 “다시 국민운동 시작하겠다”

오랜 숙원이었던 원내 진출에 또다시 실패한 기독자유통일당의 미래는 어떤 모습일까. 여전히 국회 입성을 포기하지 않는 듯 보였다. 오히려 반동성애 운동, 주사파 척결에 더욱 박차를 가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대한민국과 한국교회를 지키는 ‘건강한 우파 정당의 역할’을 실천하겠다며 변함없는 지지와 성원을 당부하기까지 했다.

16일 기독자유통일당 당사에서 진행된 ‘제21대 국회의원 선거결과 기자회견’에서 고영일 대표(기독자유통일당)는 “다시 시작하도록 하겠다. 안타깝게 원내입성에 실패했다. 이번 총선을 통해 기독자유통일당은 득표율을 넘어서는 희망을 찾을 수 있었다. 차별금지법, 동성애 반대 그리고 주사파 척결이란 우리 당의 분명한 목표에 많은 국민들과 성도들께서 박수를 보내주셨다”며 “기독자유통일당이 광화문 투쟁과 태극기 정신을 담아낸 진짜 우파 정당임을 국민들께서 인정해주셨다. 그것만으로 우리 당에 충분한 희망이 되었다고 본다”고 했다.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구속 수감 중인 전광훈 씨도 16일 62번째 ‘옥중서신’을 통해 ‘국민 수준’ 운운하며 이번 선거 결과를 애써 인정하지 않았다. 도리어 국민들이 정치인들의 거짓선동에 휘둘렸다고 주장하기까지 했다.

전 씨는 “선거는 그 나라 국민의 수준이라고 했다. 우리도 결국 국민들의 수준을 표현했다. 좌파도 우파도 국민의 수준이 표현된 것”이라며 “선거의 본질인 사실과 진실을 따르기보다는 정치가들의 거짓선동에 휩쓸려 한 것으로 보여진다. 다시 국민운동을 시작하겠다”고 밝혔다.

전 씨는 “미국 가서 목회하면 편하고 좋겠지만 대한민국이 침몰하는 상황에서 그럴 수는 없다”며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이제 선거가 끝났으므로 이제 모두가 하나 되어 대한민국을 일으켜 보자. 분투하라! 싸워라! 이겨라!”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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