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 유튜버 이봉규 씨가 지난 13일 자신이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에서 방송 중이다. (출처=이봉규TV)

[평화나무 정병진 기자] 이번 4.15총선에서 보수 야권이 참패하면서 부정선거라는 근거 없는 주장에 힘을 싣기 위해 유력 해외 언론의 평가인 것처럼 가장하는 사례까지 생겨나고 있다. 

보수 유튜버 이봉규 씨는 지난 13일 자신이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에서 "샌프란시스코 유력지가 ‘이번 선거는 문재인 정권이 선거에 부정한 방법으로 압승케 해서 헌법 개정 통해서 연방제로 가려는 음모다’라고 보도했다"며 그 내용을 소개했다.

하지만 이 씨가 소개한 언론은 페이스북을 기반으로 하는 미디어로, 수년 전부터 이곳에 태극기 집회 기사 등 국내 극우 인사들의 주장을 게재해 온 사실이 드러났다. 또 실제 기사 원문에는 나오지 않는 내용을 이 씨가 부풀려 소개 한 사실도 확인됐다.  

이봉규 씨는 "샌프란시스코에서 발행되는 유력신문 SFnewsfeed에 한국 관련 뉴스가 나왔다"며 "제가 여러번 얘기한 거(내용을) 미국에서 그대로 쓰고 있다. 저뿐만 아니라 보수 우파가 걱정하는 거(부분이)다. 내용이 충격적"이라고 주장하며, 그 내용의 일부를 화면에 띄우고 다음과 같이 소개하기 시작했다. 

"대한민국은 헌법을 위반하고 드루킹 댓글 조작, 울산시장 부정선거, 조국 비리 사건 등으로 문재인의 탄핵 대상인데도 그의 실책들을 은폐하기 위해 코로나 방역이 주사파 정권 후원하는 미디어 kbs, mbc의 왜곡된 가짜뉴스를 생산해서 워싱턴포스트나 월스트리트 저널 등의 해외 언론에게 잘못 인용케 한다. 그런 문 정부가 정권을 착취하기 위해서 코로나 사태를 문 정부가 잘한 것처럼 왜곡 보도하고 거짓선동을 한다는 빌미로 주사파 정권에 대항하는 정통 기독교 예배와 자유민주주의 언론을 탄압한다"

이 씨가 띄운 기사의 원문은 SFnewsfeed 페이스북 페이지에 4월 11일 올라온 <Korean Leaders Claim Elections Are “Power Grab” During #Coronavirus> 제목의 기사로 추정된다. 

해당 기사의 원문에는 이 씨가 화면에 띄운 '헌법을 위반하고', '문재인의 탄핵 대상인데도', '주사파 정권에 대항하는 정통 기독교 예배와 자유민주주의 언론을 탄압한다'는 등의 문구는 찾을 수 없다. 이 씨가 임의로 덧붙인 내용일 확률이 커보인다. 더욱이 그가 화면에 띄운 단락은 이재춘 전 러시아 및 EU 대사의 주장을 인용한 대목이다. 그 실제 내용을 우리말로 옮기면 이렇다. 

Lee stated, “The Moon government and pro-Moon factions are doing their utmost to cover up the serious charges against them, such as the Druking opinion manipulation incident, violation of election laws in the Ulsan city's mayoral election, Cho Kuk scandal. They aim to deceive the citizens by controlling the media. The Moon regime controls the media to praise Moon, and there is no freedom of the press in South Korea. The people are duped into believing that Moon is doing a great job with the coronavirus crisis.
KBS and MBC, the government media outlets, are cooperating with the Blue House to produce distorted news about the coronavirus crisis, and even fake news, and the foreign presses like Washington Post and Wall Street Journal often quote KBS and MBC, all of which lead to formulating wrong public views and opinions.

"문 정권과 친문파는 드루킹 여론 조작 사건, 울산 시장선거의 선거법 위반, 조국 스캔들 사건과 같이 그들에 대한 심각한 책임을 덮고자 최선을 다하는 중이다. 그들의 목표는 언론을 통제함으로써 시민들을 속이는 것이다. 문 정권은 문을 찬양하도록 언론을 통제한다. 그래서 남한에는 언론의 자유가 없다. 사람들은 코로나바이러스 위기를 맞아 문이 잘 대처한다고 속아 믿게 됐다. 정부 매체인 kbs와 mbc는 청와대와 협력해 코로나바이러스에 대한 왜곡된 뉴스, 심지어 가짜뉴스까지 쏟아낸다. 그래서 워싱턴포스트나 월스트리트 저널 같은 외신들은 kbs나 mbc를 자주 인용하는데 이 모든 게 잘못된 대중의 견해와 여론을 형성한다"

이처럼 이봉규 씨는 기사 원문과 달리 내용을 과장 왜곡해 소개한 뒤 "그러니까 해외 언론에서 우리가 잘한다는 뉴스가 가끔 나오는 게 여기서 막 갖다 뿌리는 거구나. 그거 그냥 거기선 받아 적는 거구나"라고 덧붙였다. 한국 정부의 코로나19 대응 능력을 극찬하는 외신 보도가 나오는 것은 KBS와 MBC의 보도를 무비판적으로 받아쓰기 한 것이라고 주장을 펼친 것이다.  

그는 해당 내용에 대해 ‘이재춘 씨 발언의 인용’임을 밝히지 않고 극구 sfnewsfeed의 ‘논평’이라고 했다. 

이봉규 씨는 이 매체가 "또 (문재인 정부가) 선거를 앞두고 민주주의 근간이라는 신앙과 언론의 자유를 탄압하고 있다"며 "(그 구체적인 예로) '전광훈 목사 구속, 박근혜 대통령 구속, 인권 탄압, 자유 우파, 언론 탄압'을 든다"고 언급한다.

하지만 이 역시 사실이 아니다. 그가 화면에 띄운 단락이나 원문 전체를 살펴봐도 '박근혜 대통령 구속, 인권 탄압'을 언급한 문구는 나오지 않는다. 그가 화면에 제시한 단락 역시 해당 매체가 이재춘 씨의 주장을 인용한 대목이다. 그 내용은 "친문 매체들이 반기독교를 선전하고 현 정부가 기독교를 탄압한다"는 허무맹랑한 주장을 담고 있다. 

이봉규 씨는 또 "특히 문재인 정부는 친중, 친북 노선으로 연방제 통일을 이루기 위해서 그런 노선과 방법을 동원하고 있다"며 "이번 선거에 주도면밀하게 치밀한 조작과 거짓선동으로 부정선거가 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는 내용이 포함됐다는 취지로 말했다. 

그러나 "친중, 친북 노선으로 연방제 통일을 이루기 위해서 그런 노선과 방법을 동원하고 있다"는 문구는 찾아볼 수 없다. 

그럼에도 이 씨는 "이거 미국에서 이렇게 보네. 제대로 봤네. 아주"라고 감탄을 연발했다. 그는 "자유 우파 언론들의 개표 감시가 절대 필요하다"는 문구도 있다며, "야 우리더러 개표 감시해야 한다고 요구를 하네요. 제대로다, 아주 여기"라고 말했다. 

이어 "선거 전부터 부정한 방법, 데이터 조작,(여론조작이잖아요) 왜곡하고 국민을 속이는 선거에 이용하는 이번 선거는 문재인 정권이 선거에 부정한 방법으로 압승케 해서 헌법 개정 통해서 연방제로 가려는 음모"라고 억측을 쏟아냈다.

그러면서 “야, 이거 이봉규가 쓴걸로 오해하지 마십쇼. 미국 언론입니다. 야, 엄청나네. 어떻게 우리가 얘기한 것과 똑같이 얘기하네. 이봉규 유튜브 봤나? 아이고 저 자랑이 아니라 여긴 너무 잘 썼다는 얘기"라고 말했다.  

기사에는 이 씨가 언급한 문구 그대로 쓰여있지 않다. 본문에서 열거하는 국내 일부 극우 보수 인사들의 가짜뉴스에 가까운 발언들을 자신의 편의대로 살을 붙여 요약했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이봉규 씨는 '미 언론의 논평'임을 강조하면서 실제 누구의 주장인지는 끝내 밝히지 않는다. 

sfnewsfeed.us라는 언론이 실제로 샌프란시스코 ‘유력지’ 곧 ‘공신력 있는 신문’인지 확인해 보았다. 먼저 이 신문명으로 검색을 해보았더니 2017년 이 매체가 태극기 집회 현장을 보도했다는 글과 2018년 우리공화당 조원진 대표가 이 신문과 인터뷰했다는 유튜브 방송이 하나 보였다.

작년 3월 6일 sfnewsfeed.us가 '한국의 삼일절 태극기집회에서 100만 시민이 대한민국의 반역자 문재인을 규탄하다'라는 제목의 기사를 게재했다며 기사 내용을 번역해 소개한 글도 찾았다. 맨 아래에 링크한 원문은 페이스북의 sfnewsfeed.us 페이지의 기사였다. 

(출처=sfnewsfeed.us 페이스북 페이지)

해당 정보를 살펴보면 이 매체는 샌프란시스코에 위치한 언론은 맞다. 하지만 팀원이 두 명에 불과할 만큼 영세해 보였다. 페이스북 페이지 말고는 자사의 별도 홈페이지도 갖추지 못한 것인지 그 어디에서도 sfnewsfeed.us는 찾아보긴 힘들었다. 이 언론사 팔로우는 17일 현재 6733명이 전부다. 

간간이 보이는 한국 관련 기사는 대부분이 TV조선을 옹호하거나 코로나 19와 총선 관련 한국 정부를 비난하는 내용인 것으로 확인된다.

이 매체는 주로 국내외 극우 보수 인사들의 발언 혹은 제보한 내용을 영문 기사로 다룬 것으로 보인다. 그러면 국내 글로벌디펜스뉴스 같은 군소 보수 언론이나 보수 유튜버들이 그 내용을 외신 소개 형식을 빌려 널리 퍼뜨리는 형태다. 

한편 이봉규 씨의 해당 영상에는 "해외 언론이 한국을 손바닥 보듯 잘 아는 것 같다"고 놀라워하며, "이번 총선에서 반드시 부정선거를 막아야 한다"는 내용의 수많은 댓글이 달려 있다.

아울러 드물긴 하지만 "유력신문? 첨 들어 봤어. ㅋㅋㅋ Lee stated-이게 논평이야? 이 씨 성을 가진 누군가 한 말을 인용한 것이구만, 이 씨가 누구야? 이런 엉터리 기사 소개하고 있어" 또는 "그따위가 무슨 '유력신문'이냐, 쓰레기 같은 싸구려 신문을 놓고서. 우리나라가 전체주의 국가냐, 조중동이 날마다 대통령 욕하는데, 언론자유가 없어?"라는 비판 댓글도 올라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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