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대 대선 개표조작 의혹’도 음모론이라고?
상태바
‘18대 대선 개표조작 의혹’도 음모론이라고?
  • 정병진 기자
  • 승인 2020.04.30 07:0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정병진 평화나무 기자
정병진 평화나무 기자

일부 보수 유튜버들과 민경욱 의원 등이 제기하는 21대 총선 조작 의혹에 대해 주요 언론들과 선관위가 팩트 체크로 ‘허황된 음모론’에 불과함을 거듭 밝혔다. 하지만 21대 총선 조작 의혹을 제기하는 사람들은 수긍하는 대신 법원에 ‘증거보전 신청’을 하고 ‘선거무효소송’마저 제기한 상태다. 법원 결정으로 조만간 재검표를 하고 나면 최근 난무한 ‘사전투표 조작’ 의혹은 아마 허무하게 끝날 것이다. 

여기서 짚고 넘어갈 문제가 하나 있다. 21대 총선 조작 의혹들에 대해 팩트 체크한다는 일부 언론들이 ‘18대 대선 개표조작 의혹도 음모론에 불과했다’고 단정하며 싸잡아 질타한다는 사실이다. 18대 대선 개표부정 의혹을 제기하고 그 진실 규명을 위해 노력한 한 사람으로서 심히 유감스럽다. 18대 대선 개표조작 의혹과 21대 총선 조작 의혹은 언뜻 비슷해 보여도 질적으로 그 차원이 다르다. 18대 대선 개표조작 의혹은 상당한 근거가 있는데도 뚜렷한 팩트 체크나 재검표조차 없이 유야무야 덮였기 때문이다. 그 가운데 주요 사항 몇 가지를 간략히 소개하면 이렇다. 


1. 국가기관들의 여론조작:

대선 직전인 2012년 12월 11일, 국정원 여직원의 선거개입 댓글 작업이 드러남. 실제로 국정원은 대선 이전부터 조직적 대선개입 활동을 하였고, 군 사이버사령부, 기무사, 경찰까지 여론조작을 위한 댓글 작업을 하였음이 밝혀졌음. 그 결과 국정원장 원세훈이 2015년 2월 9일 공직선거법 위반과 국정원법 위반 혐의로 구속됐음. 또한 이종명 전 국정원 3차장, 민병주 전 심리전 단장 등 관련자 여러 명이 구속되거나 처벌 받았음. 이처럼 국가기관들이 조직적으로 대선에 개입한 사실만으로도 18대 대선은 ‘관권개입 부정선거’라 정상적인 국가 시스템이라면 ‘선거 무효’가 되어야 함. 

2. 대선무효소송 재판 고의 지연:

시민 1만여 명이 2013년 1월 4일, 국정원·기무사·군 사이버사령부의 대선 개입과 개표부정 등의 이유로 대법원에 18대 대선 선거무효소송(2013수18)을 제기하였음. 하지만 대법원은 공직선거법(제225조) 규정에 따라 180일 이내 단심으로 신속히 재판을 끝내게 돼 있는 이 재판을 심리조차 열지 않은 채 무려 4년 넘게 방치하였음. 그러다가 박근혜 씨가 탄핵 당한 뒤 ‘대통령이 탄핵 당해 재판으로 구할 실익이 없다’는 이유를 들어 ‘각하’ 처리하였음. 시민 6명이 2015년 2월 5일, 2013수18 사건 재판을 지연하는 대법관 13명을 ‘직무 유기’와 ‘직권 남용’ 등의 혐의로 대검찰청에 고발하였지만 검찰도 2년여 고발인 조사조차 하지 않다가 ‘각하’ 처리함. 양승태 사법농단 사태가 불거진 뒤에야 양승태 대법원이 상고법원 도입을 위해 ‘18대 대선선거무효소송’ 사건으로 박근혜 정부와 거래를 한 정황이 문서로 확인 됐음. 

3. 박근혜 후보의 수상한 득표율 51.6%:

박 후보는 2012년 12월 20일 새벽 1시 24분에 51.63%를 얻어 47.93%를 얻은 문 후보를 누르고 ‘당선 확정’됐음. 박 후보의 51.63% 득표율은 1시 13분부터 25분까지 13분간 지속됨. 2012년 4월 11일 실시한 19대 총선 지역구 득표율과 의석 비율을 살펴보면 당시에도 새누리당의 의석 득표율이 51.63%였음(황종섭 노동당 언론국장이 2015년 5월 4일에 프레시안에 기고한 ‘득표율은 0.5% 의석은 99석 차이, 이유는?’이란 글에 나오는 도표와 최윤용 씨가 「중앙문화」에 기고한 ‘우리는 제대로 대표되고 있는가’라는 글에서 확인 가능). 일간베스트의 필명 ‘홍어먹고토했노’라는 닉네임의 한 네티즌은 대선 9일 전인 2012년 12월 10일 ‘근혜님 목표 득표율 공개!’라는 글을 남겼음. 그는 이 글에서 “51.6% 어떻노? 과반 득표 하면서, 5.16 정신 계승. 근데 51.8% 되면 ○○. ㅋㅋ”라 썼고, 대선 당일 밤 10시 04분경에 남긴 글에서는 일베 정치 게시판에 “현재 득표율 51.8% ==> 꿈의 득표율 51.6% 나오냐?” 라는 제목으로 “대한민국을 가난에서 번영으로 이끈 인류 역사상 가장 위대한 혁명 5.16을 기리는 의미에서 최종 득표율 51.6% 가자.”라고 썼음( http://bitly.kr/GcHxRUZ0N ). 실제로 박근혜는 51.63%로 당선 확정됐음. 일간베스트는 여러 국정원 직원들이 암약 활동하던 곳임이 뒤늦게 드러난 바 있음. 

4. 국정원의 해킹 프로그램 구입:

2015년 7월 13일 JTBC 보도에 따르면 2012년 국정원은 ‘5163부대’란 명칭으로 이탈리아 IT 업체 ‘해킹팀’에게서 2012년부터 '총선·대선' 등 미묘한 시점마다 약 8억5800만원을 들여 RCS(Remote Control System)라는 해킹 시스템을 구매. 이 사건에 대한 언론의 보도가 한창 집중될 무렵인 7월 18일, 해킹 프로그램을 담당한 한 국정원 직원이 자신의 차량에서 변사체로 발견됐음. 그의 죽음 이후 사건은 미궁에 빠짐. 

5. 선관위에 드나든 국정원 직원:

‘국정원, 검·경까지 부하 다루듯 수사 지휘’란 제목의 김남일 기자의 기사(한겨레, 2017. 8. 4)에는 “국정원은 검찰과 경찰, 선거관리위원회를 출입하는 담당관들을 통해 하루 만에 관련 첩보를 종합한 뒤 ‘야당 후보자 및 그 지지자를 대상으로만 검·경 지휘부에 신속하고 엄정한 수사와 처벌을 독려’했다.”라는 문구가 나옴. 이는 18대 대선 당시 국정원이 선관위에 드나드는 담당관(IO)을 두었음을 보여줌. 

6. 사이버사령부 550단 해킹 부대 18대 대선 동원 정황:

2017년 9월 29일자 SBS 모닝와이드는 “김관진, '550단' 해킹부대 대선 동원 정황…문건 입수”(http://bitly.kr/JzipI8oJM)에서 사이버사령부 내부문건에 “연제욱 전 사령관이 국정원 3차장과 함께 선후배라 서로 짜고 550(현제 31센타)의 120여 명을 대선에 활용했을 것”이란 언급이 있음을 확인해 보도. 김관진 전 국방장관이 결재한 사이버 부대 운영안 보고서에는 550단은 “사이버 공격·정보수집”이라 돼 있었음. 즉 ‘해킹 부대’였음. 이 보도에 나오는 김기현 전 사이버사 심리전단 총괄계획과장은 (550단이 하던) 사이버 공격은 해킹이고 해킹에는 정보수집과 공격이 다 포함돼 있다고 언급. 


7. 기이한 미분류 결과와 K값:

시민 최성년 씨는 18대 대선 전국 개표상황표를 직접 분석해 정상 분류표에서는 박근혜 후보와 문재인 후보의 격차가 2.9%인데 비해 미분류표에서는 16.8%로 그 격차가 크게 벌어진다는 사실을 발견하였음. 김어준 총수(딴지일보)와 최진성 감독은 다큐영화 <더 플랜>을 제작해 18대 대선 개표 결과 1, 2위 후보인 박근혜 후보와 문재인 후보의 상대적 득표율, 곧 K값(미분류표 (박근혜후보와 문재인 후보) 비율을 분류표(박 후보와 문 후보) 비율로 나눈 값(박/문) 미분류표 / (박/문) 분류표)이 1.5로 고르게 수렴된다는 사실을 통계학자인 현화신 (퀸즈대 수학통계학), 전희경(조지아서던대 역학) 박사 등의 연구 결과를 토대로 알렸음. 이는 시뮬레이션 값과 거의 유사했기에 인위적인 결과 값이 아니라면 설명하기 힘든 현상이라고 보았음. 19대 대선 이후 뉴스타파는 <더플랜인가 노플랜인가>(2017. 7.7) 방송(아래 ‘노플랜’)에서 19대 대선 결과 1,2위 후보간 K값이 1.6이 나왔음을 근거로 <더 플랜>의 주장과 달리 후보자 간 K값 차이는 자연스런 현상이라 함. 
  SBS <사실은-박근혜 미분류표 1.5배, 조작된 숫자?>(2017. 4. 28)와 뉴스타파의 <노플랜> 방송에서 영화 <더 플랜>이 제기한 K값은 ‘음모론’에 지나지 않는다고 알려짐. 김 총수와 현화신, 전희경 박사는 이런 주장들에 대해 <파파이스>와 <프로젝트 부> 등을 통해 반박( http://bitly.kr/CtIJS08jT )하였으나, 대다수 언론은 ‘K값 가설은 깨졌다’고 인식하고 <뉴스타파>나 선관위 주장을 무비판적으로 수용하였음. 하지만 뉴스타파는 <노플랜>에서 펼친 주장과 달리 16대 대선 서울 관악구, 17대 대선 서울 노원구, 용인 수지구의 개표 결과 K값이 1에 가깝게 나왔음에도 그런 증거는 배제하였음. 최근에는 17대 총선 서울 노원구 개표상황표도 발굴돼 그 K값을 구한 결과 1.04가 나옴으로써 <더 플랜> 내용을 뒷받침하는 증거가 추가됐음. 

8. 앞뒤 다른 선관위의 대응:

중앙선관위 사무총장 문상부는 2013년 11월 1일 국회 안행위 국정감사에서 투표지분류기의 오분류 논란이 일자, “국회에서 원한다면 온 국민이 보는 가운데 공개적으로 지난 (18대) 대선 전국 1만 3542개 투표구의 투표함을 열어 확인하겠다”면서  “관련 소송 재판이 끝나면 투표함을 열 용의가 있다”고 밝혔음. 영화 <더 플랜>이 나온 뒤 부정개표의 의혹이 확산하자, 중앙선관위는 2017년 4월 19일 입장문을 발표해 “19대 대선 종료 후 <더 플랜> 제작팀의 요구가 있다면 조작 여부 검증에 필요한 범위에서 제3의 기관을 통해 공개 검증에 응할 것”이라 밝혔음.   이에 <더 플랜>의 김어준 총수는 “전국의 투표함을 재검증한다면 재검증을 요청하겠다”는 입장을 내비쳤음. 반면 중앙선관위와 공개검증 협의를 진행한 김상호 대표(시민의 눈)의 전언에 따르면 중앙선관위는“(전국의 투표함 재검증이 아닌) 샘플로 귀 단체가 열 몇 군데 지정하면 그걸 공개 검증하겠다”는 의사를 내비쳐 서로 합의에 이르지 못함. 그런데 중앙선관위는 2017년 8월 7일 구·시·군위원회에 “임기 중 보관하게 돼 있는 선거서류를 폐기하라”는 지시 공문을 내려 보냄으로써 18대 대선 투표지를 폐기해 검증이 불가능하게 만들었음( http://bitly.kr/fumGHMKAv ). 
  기자는 2016년 2월 10일, 서울 강남구를 비롯한 전국 13곳 선관위가 보관 중인 ‘18대대 대선 투표지 이미지 스캔 파일’을 공개하라고 정보공개 청구하였지만 선관위는 ‘법령상 비밀, 비공개’라는 이유로 공개를 거부하였음. 하지만 선관위가 생산하는 ‘투표지 이미지 파일’에 대한 법령은 아직 없는 상태이고 중앙선관위는 18대 대선 투표지 이미지 파일 중 서울 양천구 등의 일부 지역의 파일을 선관위 출입 기자들에게 공개한 적도 있으면서도 공개하지 않았음. 기자는 행정소송을 제기해 공개를 이끌어 내려고 대법원에 상고까지 하였으나 법원은 ‘공개’를 거부하는 선관위의 손을 줌으로써 18대 대선 투표지 이미지 파일은 끝내 공개되지 않았음. 


9. 개표 결과 혼표 발생 확인:

2014년 3월 중앙선관위는 “제18대 대선 개표에서 투표지분류기의 오분류가 한 건도 없었는지” 묻는 기자의 정보공개청구 질의를 받고, “투표지분류기에서 특정 후보자의 득표가 다른 후보자의 득표로 잘못 인식한 사례는 없었다”고 회신하였음. 하지만 2015년 8월 28일 민원회신에서는 18대 대선 당시 전체 93개 투표구(서울 양천구 목3동 제4투 박근혜 후보 +86표, 신정7동 제1투 문재인 후보 +18표, 양재1동 1투 박 +41, 문+46, 논현 고잔동 6투 박 +36, 기타 89개 투표구 박 +36)에서 1표~10표 이상의 득표수 변동이 있었다고 말을 바꿔 답변함. 이는 뉴시스가 2013년 11월 13일 보도한 “선관위 "문재인 86표 박근혜 표로 잘못 집계”( http://bitly.kr/VQ5dqP8O4 ) 기사로 파장이 일자 자체 전수 조사를 실시해 찾아낸 거라고 함. 하지만 선관위는 뉴시스가 보도한 서울 양천구 목 3동 4투에서 문 후보의 표 86표가 왜 박 후보의 표로 집계됐는지 아직도 그 명확한 원인을 밝혀내지 못했고 다른 사례들도 마찬가지임. 또한 18대 대선 당시 순천 개표장의 강지원 후보의 참관인은 투표지분류기의 박근혜 후보 포트에 문재인 후보 표가 들어간 장면을 사진을 촬영해 알린 바 있음. 서울 서초구 개표소의 김소연 후보의 한 참관인도 “개표 막바지 즈음에 박근혜후보 표로 분류되어 넘어온 표 100장 묶음에 문재인후보 표가 계속 나왔고, 무효표마저도 섞여 있는 걸 제가 봤다”는 증언을 하면서 당시 촬영한 ‘혼표’(섞인 표) 사진을 다음 아고라에 공개한 바 있음. 이 같은 혼표 사례들은 “투표지분류기는 정확하다”는 주장을 거듭해온 선관위 주장을 무색케 만들었음. 


10. 영상 분석으로 드러난 부정개표:

18대 대선 당시 선관위는 전국 개표소에 CCTV를 설치해 개표 과정을 촬영하였음. 기자는 전남 목포지역 영상을 확보해 개표가 정상적으로 진행됐는지 확인하고자 정보공개 청구를 하였으나 선관위는 개인정보 침해 등을 이유로 공개를 거부하였음. 이에 기자는 2015년 1월 15일 행정심판을 청구하였고 중앙선관위 사무처 행심위는 영상을 공개하라는 재결을 함(2015. 3. 5). 하지만 기자가 행심위 재결을 근거로 전국의 개표 영상을 공개하라고 다시 청구하자, 선관위는 전체 252개 개표소 중에 27곳 개표소 영상(10.7%)만을 공개하고는 나머지 지역 영상은 훼손 혹은 멸실됐다는 등의 핑계로 공개하지 않았음. 
  선관위가 공개한 영상을 분석해 보니 대다수 선관위가 매뉴얼상 “전량 육안으로 정확히 확인 · 심사” 해야 하는 개표 절차를 따르지 않고 날림(휘리릭)식 개표로 일관했고 안양 만안구와 대구서구는 아예 수작업 개표 절차를 생략하였음이 드러남. 몇몇 위원회 위원들은 개표상황표에 대리 날인하는 장면도 확인됐고 봉인까지 끝난 투표지 박스를 검열위원도 없이 임의 개함하는 장면도 있음. 또 제어용PC 모니터에 브루투스 아이콘이 있는 장면도 포착돼 투표지분류기는 네트워크와 연결돼 있지 않다는 선관위 주장에 의문을 갖게 만들기도 하였음. <뉴스타파>는 이 같은 영상 내용을 바탕으로 2015년 9월 22일 ‘끝없는 부정개표 의혹...선관위가 자초’라는 보도( https://youtu.be/iEQfWfXm5iU )를 하였음. 


위에 서술한 10가지는 큰 줄기 몇 가지만 간략히 언급한 정도이고 세부적으로 들어가면 이 밖에도 수많은 의혹이 있다. 얼마 전 만난 선관위 한 직원은 18대 대선 개표조작 의혹에 대해서는 ‘인정하기 어렵다’면서도, “국정원, 기무사, 군 사이버 사령부, 경찰 등 국가기관이 총동원되다시피 하여 치른 선거라 (관권) 부정선거가 맞다. 어쩌면 개표조작 의혹은 지엽적인 문제일 수 있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그 말도 일리 있다. 하지만 MB 정권이 ‘국가 기관을 총동원’해 관권 부정선거를 자행했지만 ‘개표’ 만큼은 정확하고 공정하게 했으리라는 생각은 너무 순진해 보인다. 

중앙선관위는 최근 총선 조작 논란에 대한 보도자료(4월 22일)에서 “제18대 대선에서 박근혜 당선인의 득표율이 51.55%(반올림해서 51.6%)가 나오자 5·16 군사정변을 언급하며 선관위의 개표결과 조작 의혹을 제기한 사례도 있었다”며, “그러나 그 어떤 의혹들 중에 사실로 밝혀지거나 명백히 확인된 내용은 단 한 건도 없었다”고 말한다. 이어 “선관위가 의혹을 제기한 단체를 대상으로 선거 종료 후 공식적인 요청이 있는 경우 공개 검증에 응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음에도, 선거 이후 해당 단체로부터 어떠한 요청도 없었다”고 주장한다. 

이 같은 중앙선관위 주장을 보며 “18대 대선 투표지 이미지 파일”를 공개해 검증해 보자고 소송까지 제기한 당사자인 필자는 한마디로 어처구니가 없을 따름이다. 선관위는 해당 파일 공개를 극구 거부하였고, 대다수의 구·시·군 위원회는 자신들이 촬영한 대선 개표영상마저 훼손 · 멸실됐다는 핑계로 공개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더욱이 대선 무효소송에 대한 최종 판결이 나면 투표함을 열어 공개 검증할 용의가 있다고 해 놓고선 그런 공언마저 지키지 않은 건 선관위였다. 

더욱이 박근혜 정권 당시 2015년 11월 현직 중앙선관위 사무총장 K씨는 정호성 청와대 대통령비서실 부속 비서관에게 "중앙선관위 상임위원'으로 일하게 해 달라"는 취지의 인사 청탁 문자를 보낸 사실이 드러난 바 있다(한국일보, 2019. 04.16 보도 / http://omn.kr/1j1d0 ). 그 K씨는 18대 대선 당시 대선 실무 사령탑에 해당하는 중앙선관위 선거실장을 맡아 지휘한 바 있다. 

분명히 밝히지만 18대 대선 개표조작 의혹은 차고 넘친다. 하지만 중앙선관위는 ‘터무니없는 허위 주장’이라는 항변은 곧잘 하면서도 진실 규명에는 이상하리만큼 소극적인 자세로 일관했다. 가령 18대 대선 무효소송 피고인 기관이면서도 무려 4년 내내 ‘재판을 속행해 달라’는 그 흔한 재판 독촉 신청을 재판부에 단 한 차례도 낸 적도 없다. 정말 떳떳하다면 ‘속히 재판을 열어 억울함을 풀어 달라’고 요구해 개표조작 의혹을 씻어내고 싶었을 텐데도 말이다. 

오히려 재판부가 변론 기일을 지정하자 피고 측인 중앙선관위는 대리인 변호사들을 통해 재판 기일 변경 신청서를 제출(2013. 9. 17)했고 그 뒤 재판은 알 수 없는 이유로 무기한 연기됐다. 지난날 권력기관들이 온갖 부정한 방법으로 덮고자 했던 상식과 진실은 수십 년 지난 뒤 하나 둘씩 드러나곤 한다. 18대 대선 개표조작 의혹도 명명백백히 규명될 날이 반드시 오리라고 믿는다. 18대 대선을 거치면서 시민들은 ‘개표’가 얼마나 중요한지 깨닫고 감시 활동에 적극 나섰고, 선관위의 수작업 개표도 차츰 강화돼 가는 중이다. 바람직한 현상이다. 개표조작 의혹은 선관위가 정보를 자꾸 감추려 들 때 더욱 증폭하게 마련이다. '민주주의의 꽃은 선거'이지만 그 뿌리는 '정확하고 공정한 투·개표'이다.  


주요기사
이슈포토
  • "민경욱, 참관인에게서 투표용지 받았다"
  • 부천 신중동 사전투표자 1만8210명, 그 진실은?
  • [인분교회] 합숙소 겹쳐서 앉아서 잤다
  • 김명진 목사 옹호 나선 '인분교회' 교인
  • [인분교회] 김명진, 농업법인 관련 숨기는 게 있나?
  • [인분교회] 앞에선 사과 뒤에선 색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