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9년 11월 30일 전광훈 주도 ‘문재인 탄핵 국민대회’ 참석
“문재인 정권, 사악하고 패역한 정권, 이제 무너지기 시작했다” 막말

지난 2019년 11월 30일 전광훈 씨가 주도한 ‘문재인 퇴진 국민대회’에 참석한 김기현 국민의힘 원내대표. (사진=대안TV 영상 갈무리)
지난 2019년 11월 30일 전광훈 씨가 주도한 ‘문재인 퇴진 국민대회’에 참석한 김기현 국민의힘 원내대표. (사진=대안TV 영상 갈무리)

[평화나무 김준수 기자]

김기현 국민의힘 의원이 신임 당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로 선출되면서 과거 전광훈 주도 집회 참석 이력과 발언이 새삼 눈길을 끌고 있다. 이와 함께 국민의힘이 강경 지지자들을 중심으로 한 우경화 전략을 선택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김기현 신임 당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는 3일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에서 "정치투쟁, 권력투쟁에서 벗어나 국민의 행복을 최우선으로 하는 ‘민생투쟁’으로 국민의 신뢰를 회복해나가겠다"고 밝혔다. 

김 권한대행은 지난 2019년 전광훈 씨가 주도한 ‘문재인 퇴진 집회’를 통해 재기를 노려 국회 재입성에 성공한 대표적인 야당 정치인 중 한명이다. 전 씨의 집회에 연사로 나섰던 야당 인사들에는 오세훈 서울시장, 국민의힘 신원식, 지성호 의원 등이 있다.

김 권한대행은 지난 2019년 11월 30일 전광훈 씨가 주도한 ‘문재인 퇴진 국민대회’에 참석해 자신을 “강도질 당한 피해자”라고 소개했다. 2018년 측근 비리 혐의로 울산시장 재선에 실패하고 청와대가 경찰 수사를 지시했다는 ‘청와대 하명 수사’ 논란을 전 씨의 집회에서도 재차 주장한 것이다. 그러면서 자신을 연단에 올려 발언하도록 허락해준 전광훈 씨를 “오늘 이 패악한 정권, 독재 정권을 향해 외치는 이사야 같은 선지자”라고 추어올리기까지 했다.

문재인 정부와 더불어민주당을 향한 원색적인 비난도 주저하지 않았다. 김 권한대행은 당시 "이 문재인 정권, 사악하고 패역한 정권, 이제 무너지기 시작했다”며 “심판의 날이 눈앞에 다가왔다. 정의는 살아있다. 하나님은 살아 오늘도 역사하신다”고 했다. 독실한 개신교인으로 알려진 김 권한대행은 대한예수교장로회 합동에서 현재 부총회장으로 활동 중인 배광식 목사가 담임목사로 있는 대암교회 시무장로이기도 하다.

당시 민주화 운동을 폄하하는 발언도 나왔다. 또 ‘문재인 정부가 북한의 김정은에게 나라를 팔아버리려고 한다’는 식의 전광훈 씨의 주장도 그대로 되풀이했다.

그는 "이 자유 우파 피땀을 흘려 일하면서 자식 공부시켜서 이 대한민국 번영의 나라 만들어놨는데, 이 권력 쥔 자, 이 정권의 사람들은 무엇을 했나? 그들은 끊임없이 딴지 걸고 반대하고 데모만 했던 사람들"이라며 "우리가 피땀 흘려 일하고 공부할 때 이들은 무얼 했나? 나라가 발전하기 위한 노력들을 우리가 쏟을 때 이들은 나라 망하게 할 궁리만 했다. 이 대한민국을 저 김정은에게 팔아버리려는데 여러분 우리가 이것을 참을 수 있겠나?"라고 주장했다.

문재인 대통령을 아합 왕에 빗대기도 했다. 아합 왕은 백성들을 핍박하고 하나님의 선지자들과도 대적한 악한 왕의 대명사로 불리는 이스라엘의 왕이다.

김 권한대행은 “성경에 보면 이스라엘에 아합이라는 왕이 있었다. 아합이라고 하는 왕은 사악한 왕이었고 그 아내라고 하는 이세벨은 더 사악한 왕비였다. 이 왕과 왕비는 국민의 재산을 빼앗아서 자신들의 권력에 치부를 하고 아무 죄도 없는 사람을 잡아서 처형하는 참으로 못된 권력자들이었다”고 했다.

이어 “이 권력을 향해 심판의 날이 다가왔다고 외쳤던 선지자가 있다. 그 사람은 바로 이사야(실제 성경에서는 이사야가 아닌 엘리야)였다. 아무도 말하지 않고 독재 권력 하에서 패악한 정권하에서 겁이 나서 두려워 떨 때 이사야는 외쳤다. 하나님께서 살아계시고 반드시 이 패악한 권력을 심판할 것이라고 외쳤다”며 “오늘 이 패악한 정권, 독재 정권을 향해 외치는 이사야 같은 선지자가 저는 전광훈 목사님이라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전광훈 씨가 이끄는 문재인하야범국민투쟁본부(이하 범투본)와 끝까지 투쟁하겠다는 뜻도 분명히 밝혔다.

김 권한대행은 문재인 대통령을 체포해야 한다는 취지의 주장까지 했다. 그는 범투본 준비위원회 명단에도 이름을 올렸다. 당시 범투본 준비위원회에는 오세훈 서울시장,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 홍준표 무소속 의원 등과 함께 2019년 기준으로 당시 현역 국회의원 중에는 심재철·주호영·정진석·김영우·권성동·정운천·김용태·장제원·윤상직·정종섭·유기준·김무성 의원 등도 참여했다.

김 권한대행은 “권력에 빌붙어 사는 사람 850명이 달라붙었지만 한 명의 이사야(사실은 엘리야)를 이기지 못하고 몰살당했다. 이제 우리 전광훈 목사님께서 앞장서서 국민혁명을 이끄는 이 본부가 850명이 아니라 8500만, 8만 5천명의 저 사악한 정권이라도 여러분들과 함께 반드시 쳐부수자”며 “절대로 도망가도록 놔두지 맙시다. 반드시 우리 손으로 체포해서 역사의 심판을 반드시 우리가 주어야 할 것”이라고 했다.

 

김기현 국민의힘 새 지도부 선출 의미, 김종인 지우기?

김성회 소장(정치연구소 싱크와이)은 김기현 신임 국민의힘 당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 선출의 의미를 두고, “김종인 비대위원장의 색깔 지우기에 본격적으로 돌입했다”고 평가했다. 아울러 더불어민주당과의 협치 가능성은 닫으면서 국민의힘 강경 지지자들을 중심으로 우경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 소장은 “영남지역 의원들에게는 2022년 대선에서 승리하는 것보다 2024년 총선에서 공천을 다시 받는 게 훨씬 더 중요하다. 중도층으로 방향을 넓힐 문제가 아니라 오히려 강성 지지층으로부터 지지를 확고하게 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여길 것”이라며 “국민의힘의 지난 선거 결과를 놓고 보면 66.7%가 영남지역의 의원들이다. 이분들이 입김이 셀 수밖에 없고, 2024년 본인의 다음 선거 공천을 위해서 영남의 이해를 바탕으로 굉장히 보수적인 자세를 계속 취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과거 전광훈 씨가 주도한 집회에서 연사로 나서기를 주저하지 않았던 야당 정치인들의 잇따른 약진에 대해서도 국민의힘의 우경화를 가속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 소장은 “전광훈 목사 집회에 등장했던 것 자체가 극우적인 본인의 신념을 드러내는데 주저함이 없는 정치인들이었다고 생각한다”며 “이런 분들이 4.7보궐선거 승리 이후에 출몰하는 것 자체는 결국 비대위가 중도층을 잡아서 승리한 것인데, 그 이유에 대해서는 완전히 잊어버리고 그냥 승리했다는 사실 자체에 도취해서 다시 한번 옛날 황교안 전도사가 이끌던 시절의 그런 극우적인 정당으로 국민의힘을 다시 바꾸려는 움직임이라고 본다”고 했다.

이어 “국민의힘 입장에서는 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기도 하다. 국민의힘의 핵심 지지층은 극우적인 성향을 가지고 있고, 특히 친기독교적 성향을 가진 분들이 많이 계신다. 그들에게 어필해야 한다는 점에서 전광훈 목사와 손을 잡는 것도 두려워하지 않을 것이라고 본다”고 전망했다.

평화나무는 3일 김기현 국민의힘 당대표권한대행 겸 원내대표의 입장을 듣기 위해 의원실에 문의했지만 답변을 들을 수는 없었다. ‘지난 2019년 전광훈 집회에서 발언한 내용과 관련해 의원님의 입장을 듣고 싶다'는 기자에게 의원실 관계자는 "곧 연락드리겠다"고 답변했으나, 기사를 송고하는 시점까지 의원실 관계자나 김기현 의원의 입장을 전해들을 수는 없었다.

다음은 김기현 원내대표가 지난 2019년 11월 30일 ‘문재인 퇴진 국민대회’에서의 발언 전문,

존경하는 애국 국민 여러분, 사랑합니다. 반갑습니다.
제가, 강도질 당한 피해자가 왔습니다. 도둑질한 게 아니고 강도질해갔습니다.

저는 이 자리 함께하신 애국 시민 여러분들을 진심으로 존경합니다. 여러분들이 계시기 때문에 오늘의 대한민국에게 희망이 있다는 것을 압니다, 여러분. 이 문재인 정권, 사악하고 패역한 정권, 이제 무너지기 시작했습니다. 그것도 권력의 핵심부에서부터 자기들끼리 치고받으면서 무너지기 시작했습니다. 심판의 날이 눈앞에 다가왔습니다. 정의는 살아있습니다. 하나님은 살아 오늘도 역사하십니다, 여러분.

이 대한민국 누구의 손으로 만들었습니까? 이 자유 우파 피땀 흘려 일하면서 자식 공부시켜서 이 대한민국 번영의 나라 만들어놨는데, 그렇게 대한민국 번영의 길로 닦아나갈 때 이 권력 쥔 자, 이 정권의 사람들은 무엇을 했습니까? 그들은 끊임없이 딴지 걸고 반대하고 데모만 했던 사람들이 아닙니까, 여러분?

우리가 피땀 흘려 일하고 공부할 때 이들은 무얼 했습니까? 나라가 발전하기 위한 노력들을 우리가 쏟을 때 이들은 나라 망하게 할 궁리만 했습니다. 드디어 이 대한민국을 통제하려 들어 저 김정은에게 팔아버리려는데, 여러분 이것을 우리가 참을 수가 있겠습니까?

저 김기현이 잡으려고 이 정권의 권력 핵심부가 총출동해서 1년 반 동안 탈탈 털어 뒤졌습니다. 그냥 경찰이 나선 것이 아니라 청와대 권력 핵심부가 나섰고, 그 배후에는 반드시 더 큰 권력이 저는 있다고 생각하는데 아마도 진실이 밝혀지면 그 사람은 저 청와대 앉아있는 사람일 것이라고 저는 확신합니다. 대한민국 국민을 바보로 알고 개돼지로 아는 이 권력 우리 손으로 심판합시다, 여러분.

성경에 보면 이스라엘의 아합이라고 하는 왕이 있었습니다. 아합이라고 하는 왕은 사악한 왕이었고 그 아내라고 하는 이세벨은 더 사악한 왕비였습니다. 이 왕과 왕비는 국민의 재산을 빼앗아서 자신들의 권력에 치부를 하고 아무 죄도 없는 사람을 잡아서 처형하는 참으로 못된 권력자들이었습니다.

그런데 이 권력을 향해 심판의 날이 다가왔다고 외쳤던 선지자 있습니다. 그 사람은 바로 이사야였습니다. 아무도 말하지 않고 독재 권력 하에서 패악한 정권하에서 겁이 나서 두려워 떨 때 이사야는 외쳤습니다. 하나님께서 살아계시고 반드시 이 패악한 권력을 심판할 것이라고 외쳤습니다. 오늘 이 패악한 정권, 독재 정권을 향해 외치는 이사야 같은 선지자가 저는 전광훈 목사님이라고 생각합니다, 여러분.

권력에 빌붙어 사는 사람 850명이 달려붙었지만 한 명의 이사야를 이기지 못하고 몰살당했습니다. 이제 우리 전광훈 목사님께서 앞장서서 국민혁명을 이끄는 이 본부가 850명이 아니라 8,500만, 8만5천명의 저 사악한 정권이라도 여러분들과 함께 반드시 쳐부숩시다.

문재인 대통령이, 대통령도 아니라고 저는 생각합니다만, 그렇죠? 문재인 저 사람이요 휴가 갔답니다. 국제회의를 했는데 몸이 아팠는지 피곤했는지, 마 그럼 마 푹 쉬지 건강도 안 좋은 분이 뭘 자꾸 휴가를 갔다 왔다 그럽니까? 그렇죠?

우리 국민들은 뼈 빠지게 일해도 먹고 살기 어려운데 무슨 휴가를 그리 자주 가는지. 마 영원히 쉬랍니다.

저는 이 휴가 간 게 이유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매우 심각한 상황에 직면했기 때문입니다. 지금까지 속이고 거짓말하고 위선으로 덮어왔지만 이제 더이상 진실을 숨길 수 없는 상태가 되니깐 ‘큰일 났다, 이제 어떻게 할까’ 도망할 궁리를 할 것이 아닌가 여러분 생각합니다.

절대로 도망가도록 놔두지 맙시다. 반드시 우리 손으로 (문재인 대통령을) 체포해서 역사의 심판을 반드시 우리가 주어야 할 것입니다, 여러분.

이제 이 정권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불과 2년 반이 지난 시점에 정권의 기반이 다 무너져가고 있습니다. 바로 여기 함께하고 계신 여러분들의 힘으로 오늘의 이런 성과를 만들었습니다. 이제 우리 모두 힘들지만, 마지막 더 힘을 모아서 이 정권 대한민국의 반역 세력들 반드시 심판하고 대한민국을 영광의 길로 이끌어갑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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