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3일 교회 신문에 장로회·원로장로회·안수집사회·남여선교회·교역자 명의로 입장문 게재
교인들 “최명우 목사, 담임목사 자리에서 물러나라”

지난 6일 순복음강남교회 주일예배에서 설교를 전하고 있는 최명우 목사. (사진=순복음강남교회 유튜브 영상 갈무리)
지난 6일 순복음강남교회 주일예배에서 설교를 전하고 있는 최명우 목사. (사진=순복음강남교회 유튜브 영상 갈무리)

최명우 목사 일가의 갑질과 금품 요구 의혹으로 순복음강남교회가 내홍에 휩싸였다. 최 목사의 목회 전반에 대한 교인들의 불만이 누적된 탓도 크지만, 지난해 교인 사이에서 벌어진 사기 사건 해결과 후속 대책 마련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인 최 목사가 자초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평화나무가 입수한 순복음강남교회 감사윤리분과위원회의 ‘교회 내 유사수신에 의한 사기사건 보고’와 취재에 따르면, 언론 보도 전에 자체적으로 감사를 실시했음에도 최 목사는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보고서에는 신 모 집사에 의해 피해를 입은 교인들의 사례와 일부 교역자가 연관된 정황이 상세히 기록돼있다. 또 지난 6일 부교역자들의 폭로를 뒷받침하듯 “정년이 지난 교역자들이 담임목사에게 상당한 금액을 바치며 정년을 넘어서도 퇴사하지 않고 근무를 보장받고 있다는 이야기도 있다”는 내용도 있다.

더군다나 신 모 집사가 담임목사인 최 목사에게 상당한 금품을 정기적으로 제공했다는 피해자들의 진술도 있다.

보고서에는 “신 모 집사가 담임목사가 300억대의 기업가 등 돈 많은 사람들 많이 알고 있으니 자신에게 소개해주겠다고 했다며 담임목사를 들먹거렸다고 한다”며 “피해자들에게 ‘담임목사에게 어떨 때는 천만원 등 여러 차례 상당한 액수의 금액을 주었다’고 했고, 담임목사 집 내부 가구를 다 교체해주었다며 떠벌리기도 하며, 담임목사는 신 모 집사에게 ‘집사님은 나의 교구다’라며 담임목사가 신 모 집사를 크게 인정하고 성도들(피해자들)에게 자신의 존재감을 알리며 교회 내에서 대부업 활동을 전개한 것 같다”고 했다.

이어 “지금도 신 모 집사는 매주 금요일(금요기도회) 21시 전후해 교회 청년을 시켜서 과일, 야채 등 한 상자씩 당회장 비서실에 전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또 신 모 집사가 경찰 수사를 받는 와중에도 교인들에게 투자를 권유하고 있어 교회 차원의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했다. 보고서에는 “투자를 새롭게 하는 사람들에게만 이자를 준다느니 돈을 먼저 준다느니 하고 있다”며 “피해자들이 변제를 재촉하면 욕을 하면서 ‘얼마나 기다렸나? 갚으면 되지 않냐’ 등 미안하다는 말 한마디 없이 1년을 넘기고 있다”고 지적했다.

당시 감사윤리분과위원회는 ▲신 모 집사의 대부업 사기 행각을 전 교인들에게 알리고 교회 내 피해자신고센터 설치해 추가 피해자 발생 방지 ▲신 모 집사를 설득해 피해자들에게 변제 당부 ▲신 모 집사와 연관된 교역자에 대한 강력한 인사 조치 ▲교회 내 돈 거래 근절 대책 강구 ▲교역자들이 교인들로부터 사례금 받지 않도록 재차 공지 ▲촉탁 교역자 제도 폐지 등을 후속 조치가 필요하다고 보고했다.

하지만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감사 결과에도 최 목사는 제대로 된 조치를 취하지 않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11일 평화나무 기자와 만난 순복음강남교회 소속의 한 장로는 신 모 집사 사기 사건과 관련한 감사분과위원회 보고에 최 목사가 대수롭지 않은 반응을 보이며 오히려 감사위원들을 나무랐다고 주장했다.

이 장로는 “언론에도 나온다고 하고, 교인 중에는 집을 팔아 가족들이 흩어진 경우도 있으니 담임목사 차원의 사과와 (관련자들을) 문책하겠다는 입장을 표명해 달라고 했다”며 “(최명우 목사가) ‘교인도 없는데 자꾸 내보내려고 하냐. 그 사람 아무 잘못도 없는데. 그리고 개인 간의 일이니까 신 모 집사님이 사업 잘하셔서 벌어서 갚으면 되지 않겠나’라고 하더라”고 했다.

담임목사 차원의 사과와 재발 방지 대책 등을 마련해달라는 요청에도 “다 거절하셨다”며 “그리고서 언론에 보도가 터진 것”이라고 했다. 해당 보고서에는 당회장인 최명우 목사의 서명도 기재돼 있었지만 “집행된 것은 없다”고 덧붙였다.

순복음강남교회 본관에 설치된 대형 현수막. 최명우 목사의 사퇴를 촉구하고 있다. (사진=제보자 제공)
순복음강남교회 본관에 설치된 대형 현수막. 최명우 목사의 사퇴를 촉구하고 있다. (사진=제보자 제공)

교인들 “교회 질서 파국 치닫게 한 책임져야”
해명 나선 최명우 목사 “하나님의 평화 넘쳐나시기를 간구하겠다”

교인들은 지난 13일자 ‘순복음강남 가족신문’에 장로회·원로장로회·안수집사회·남여선교회·교역자 명의로 입장문을 게재하고 교회 본관과 선교비전센터에 최명우 목사의 사퇴를 촉구하는 대형 현수막을 설치했다.

이와 함께 부조리 신고센터를 통해 최명우 목사에게 ▲건축헌금·선교비 명목으로 제공한 후 총무국에 등록되지 않은 사례 ▲심방 시 금전 제공한 사례 ▲여선교회 회원들이 식당에서 음식을 만든 이후 최명우 목사 집으로 전달한 사례 ▲기타 부당한 사례 등이 있는지 교인과 교역자들에게 신고를 요청했다.

교인들의 거듭된 사퇴 요구에 최명우 목사는 지난 13일 강단에서 설교도 하지 못했다. 이날 순복음강남교회 유튜브 라이브에는 최 목사의 설교가 아닌 여의도순복음교회 예배가 대신 송출됐다.

평화나무가 입수한 지난 13일자 최 목사의 설교에는 ‘목사님의 사과와 해명의 말씀’도 포함돼있었다. 해당 설교는 최 목사가 자체적으로 교인들에게 보낸 것으로 파악됐다.

최 목사는 “이제 저도 제 마음을 정리할 시간이 되었다고 생각한다”며 “앞으로 제가 어디에서 사역을 하더라도 이러한 경험을 바탕으로 보다 낮은 자세로 겸손한 마음으로 주의 일에 더욱 힘쓰도록 하겠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최근 용역을 동원한 일이나 교회 통장 재발급 시도에 대해서는 교회 헌금을 빼돌리기 위해서가 아닌 교회의 대표로서 교회 재정과 재산을 지키기 위한 일이라는 취지의 주장을 펼쳤다. 또 “저 최 목사도 허물과 잘못이 많지만 저를 나무라는 교단과 목회자들은 어떠한 지경에 있는지를 여러분들이 잘 검토하셔야 한다”고 덧붙였다.

최 목사는 “저의 부덕의 소치로 교회가 혼돈에 빠져있어 죄송스럽기 짝이 없다. 이제 어두운 과거는 시간 속에 묻어 두시고 밝은 교회 미래를 만들어나가시도록 기도하겠다. 이 교회가 하나님의 교회로 회복되고 하나님의 평화가 성도분의 마음 속에 넘쳐나시기를 저도 간구하겠다”고 했다.

평화나무는 신 모 집사의 사기 사건 처리에 소극적인 대응을 보였던 이유와 향후 거취와 관련한 최명우 목사의 입장을 듣기 위해 여러 차례 연락을 시도했지만 답변을 들을 수는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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