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의 언어’ 상실한 한국교회, ‘이기적 집단’ 벗어나 ‘이웃’될 수는 없나
“기독교윤리, 소극적으로는 남에게 해 끼치지 않고, 적극적으로는 남을 돕는 것”

‘예배회복을 위한 자유시민연대(예자연)’가 지난 17일 프레스센터 내 외신기자클럽에서 '코로나 방역과 종교의 자유의 충돌, 어떻게 할 것인가?'를 주제로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예자연 예배회복 대책위원장인 손현보 세계로교회 목사(오른쪽)가 목회데이터연구소가 발표한 예배중 코로나19 감염 비율을 공개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예배회복을 위한 자유시민연대(예자연)’가 지난 17일 프레스센터 내 외신기자클럽에서 '코로나 방역과 종교의 자유의 충돌, 어떻게 할 것인가?'를 주제로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예자연 예배회복 대책위원장인 손현보 세계로교회 목사(오른쪽)가 목회데이터연구소가 발표한 예배중 코로나19 감염 비율을 공개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평화나무 김준수 기자]

대면예배 중 코로나19 확진자가 많이 발생하지 않다는 점이 과연 한국교회를 향한 비판의 면죄부가 될 수 있을까. 방역당국의 대면예배 제한이 위헌이라며 헌법소원까지 제기한 ‘예배회복을 위한 자유시민연대(예자연)’나 한국교회언론회 등은 연일 한국교회에 대한 비판이 부당하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이들의 주장을 종합하면 대면예배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많지 않았을 뿐더러 종교시설 관련 누적 확진자도 8.2%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정부와 언론이 한국교회에게 코로나19 확산의 책임을 전가하기 위해 희생양으로 삼고 있다는 주장은 덤이다. 급기야 “예배 중 감염은 없었다는 안전문자를 발송해 달라”는 청와대 국민청원까지 등장했다.

이런 주장을 펼치는 이들의 속내는 사실상 교회 관련 시설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하지 않았다는 인상을 주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는 것은 아닌지 의구심마저 생긴다. 실제 한 인터넷 매체는 대면예배 중 코로나19 확진자가 거의 발생하지 않았다는 질병관리청의 발표를 보도하면서 <질병관리청, “사실 교회발 코로나 없었다”...시민들은 ‘멘붕’>이라는 제목을 달았다.

예자연이나 한국교회언론회의 주장이 일견 타당한 측면도 있다. 실제로 목회데이터연구소가 지난달 29일 발표한 ‘코로나19 정부 방역 조치에 대한 일반 국민평가 조사’에서 시민들은 교회발 감염에 대해 방역당국의 발표보다 과장되게 인식하고 있다는 결과가 나왔기 때문이다.

‘코로나19 전체 확진자 중 교회발 확진자 수가 몇 %나 된다고 생각하는지’라는 질문에 응답자들은 교회발 확진자가 전체의 44% 정도 된다고 응답했다. 한국교회에 대한 부정적 인식은 신뢰도에도 영향을 미쳤다. 목회데이터연구소가 2020년 1월에 측정한 한국교회 신뢰도는 32%였지만, 1년 후인 2021년 1월 조사 결과 11%p 하락한 21%로 나타났다. 특히 개신교인의 한국교회 신뢰도는 70%인 것에 비해 비개신교인의 신뢰도는 9%에 불과했다.

이에 대해 목회데이터연구소는 “코로나19로 인해 한국교회가 신뢰도에 얼마나 큰 타격을 받았는지 알 수 있다”며 “‘비개신교인’의 한국 교회 신뢰도가 10%도 안 되는 상태로 떨어졌는데, 이 정도면 전도와 선교 활동에 매우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판단된다”고 했다. 이어 “국민들은 교회발 확진자가 전체의 44% 정도 된다고 응답했다. 실제와 무려 4배가량 과장되게 인식하고 있는 것”이라며 “이는 한국교회의 적극적인 대국민 홍보와 언론 대책에 아쉬운 대목”이라고 분석했다.

목회데이터연구소는 한국교회에 대한 시민들의 부정적인 인식을 제고하기 위해서라도 ‘적극적인 대국민 홍보와 언론 대책’을 주문했지만, 최근 예자연이나 한국교회언론회처럼 “대면예배서 감염 없었다” 식의 주장과 활동들이 과연 한국교회 신뢰도 회복에 도움이 될지는 의문이다.

지난해 전 세계적인 코로나19의 유행으로 시민들의 피로감은 날로 커지고 있는 가운데 대유행의 길목마다 한국 개신교가 있었다는 점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신천지를 시작으로 전광훈 씨와 사랑제일교회, 인터콥, IM선교회까지 ‘코로나19가 잠잠해질 수 있을까’라는 기대를 품기 무섭게 하나님이 사랑으로 섬기라고 명령한 이웃들을 허탈감에 빠뜨리게 했다. 코로나19 확산 초기에는 일부 교회가 대면예배를 강행하면서 방역당국과의 갈등마저 불사했다. 이제 백신 공급을 앞두고 있긴 하지만 현재까지 치료제가 나오지 않은 상황에서 한국교회는 한국사회에서 함께 살아가고 있는 시민들에게 어떤 메시지를 던져야만 할까.

 

“‘우리는 괜찮겠지’라는 느슨한 생각이 새로운 대유행 계기될 수 있어”

이헌주 목사(교회개혁실천연대 사무국장)는 ‘대면예배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많이 발생하지 않았다’는 주장이 무너진 한국교회의 신뢰도를 회복하는 일에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목사는 “(대면예배에서) 감염이 없었으니깐 ‘우리는 문제가 없었다’는 발상 자체가 너무 위험하다. 그런 발상 자체가 방역에 대해서 느슨한 마음을 가지게 한다”며 “‘우리는 모여도 괜찮아’는 생각이 이후 새로운 집단감염을 다시 촉발시킬 수 있는 아주 중요한 시작점이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교회가 구축한 방역 시스템을 과신해 대면예배 인원을 늘리는 일에만 몰두할 것이 아니라 감염이 조금이라도 발생할 수 있는 가능성에 주목해 대면예배도 포기하는 불편을 기꺼이 감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목사는 “‘우리는 괜찮겠지’, ‘우리는 아직까지 문제가 없었어’ 라고 하면서 계속 대면예배나 모임의 수준도 늘어나고 있다. 팬데믹이 종식되지 않는 상황에서 방역지침에 대해 우리가 느슨하게 대응하는 방식으로 흘러가서는 안 된다. 그런 느슨함 가운데에서 또 다시 새로운 문제가 발생될 수 있는 것”이라며 “눈에 보이지 않는 바이러스와의 싸움인데 대면예배에서 확진자가 발생하지 않을 거라는 걸 어떻게 그렇게 확신할 수 있나. 교회가 갖추고 있는 방역 시스템조차 완벽하지 않다는 전제로 팬데믹 시대를 대처하는 마인드가 필요하다”고 했다.

대면예배의 필요성과 중요성에 대해서 공감하면서도 ‘이웃 사랑’의 측면에서 대면예배나 이후의 각종 모임들로 인해서 이웃의 생명을 위협할 가능성이 조금이라도 있다면 잠시 멈출 필요가 있다고 재차 강조했다.

이 목사는 “기독교윤리는 간단하다. 소극적으로는 남에게 해를 끼치지 않는 것이고, 적극적으로는 남을 돕는 것이 기독교윤리의 기본이다. 일반적인 사회윤리도 마찬가지다”라며 “우리가 대면예배를 강행하고, 정부의 방역지침을 어기지 않는 것이 정말 윤리적인지, 바르게 가고 있는 것인지 돌아봐야 한다. 그런 행동이 누군가를 위험에 빠뜨리고, 불안하게 하고, 힘들게 하는 게 과연 교회가 할 일인지 너무나 당연한 이야기를 또다시 반복해야 하는 현실이 안타깝다”고 했다.

 

“교회의 정체성이 ‘대면예배’에만 있나?”

‘종교 중독과 기독교 파시즘’의 저자 박성철 대표(교회와사회연구소)는 한국교회가 대면예배를 명분으로 종교적인 영향력을 사회적으로 확장하려고 있다며 대면예배에 대한 집착이 한국교회를 ‘이기적인 집단’으로 비추게 만들었다고 지적했다.

박 대표는 “교회발이라고 하는 것은 대면예배뿐만 아니라 성가대 연습, 수련회, 기도회 등 교회와 관련 곳이거나 사역과 연결된 모임에서 확진자가 발생했을 때 지칭하는 말이 아닌가”라며 “올바른 교회론을 가지고 있는지 묻고 싶을 정도다. 교회의 정체성을 대면예배에서만 찾고 싶어 하는 왜곡된 교회론이 있으니깐 그런 주장이 나올 수 있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시민들도 정부의 방역지침에 따라 4인 이상 사적모임을 하지 않고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사람들도 잘 만나지 않는다. 이익을 추구한다는 기업들조차 재택근무를 시행하는 곳이 많다”며 “이런 상황에서 교회가 대면예배를 하겠다는 것 자체가 시민들에게는 일반 기업들보다 자신들의 이익에 집착한다는 모습으로 비치치 않겠나. 교회가 자기의 정체성에 충실하기보다는 이해관계에 집착하는 이익집단으로 변했다는 말 밖에는 안 된 것 같다”고 했다.

코로나19 국면에서 한국교회를 향한 비판의 수위에 대해 과도하다고 느낄 수도 있지만, 그동안 한국교회가 사회와 관계를 맺어온 결과물이라고 지적했다.

박 대표는 “예를 들면 한국교회가 성적소수자 문제에 있어서 시민사회와 함께 상식선에서 발언하고 행동해왔다면 설사 방역문제로 인해 정부와 갈등을 일으켰다고 할지라도 이렇게까지 비난을 받지는 않았을 것이다. 시민사회나 시민들이 볼 때 사회가 변해야 되는데 교회는 적폐적 시각이나 구시대적 입장에서 거부해왔다”며 “인권에 대한 문제에서도 그렇고 사람들의 생명과 직결된 문제에서조차 비상식적인 이야기를 하니깐 한국교회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고착화될 수밖에 없다. 한국교회가 풀어야 될 숙제”라고 했다.

한국교회가 외형적으로는 성장했을지는 몰라도 점차 변화되는 한국사회와는 담을 쌓고, 공공성을 잃어버리는 현실에 안타까움을 전했다. 박 대표는 “교회가 공공성을 상실한다는 의미는 교회가 점점 게토화된다는 것”이라며 “기독교 근본주의가 가지고 있는 인식론적인 한계가 코로나 시대에 팬데믹 사회 속에서 굉장히 부정적으로 표출된 현상”이라고 했다.

 

“한국교회에 대한 사회적 반감, 교회가 자초한 측면이 크다”

김진호 목사(제3시대그리스도연구소 연구기획위원장)도 ‘대면예배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많이 발생하지 않았다’는 식의 주장은 시민사회는 물론, 개신교 신자들도 설득할 수 없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김 목사는 “그런 주장을 하는 분들과 친화적인 생각을 가진 이들의 무너진 자존감을 북돋는데 효과는 있을 것이다. 그런 정도의 용도”라며 “이런 국면이 오게 된 것은 교회가 자초한 측면이 크다. 세 번에 걸친 팬데믹 사태에서 신천지, 개신교 극우파와 사랑제일교회, 열방센터 등에서 감염이 유행했다는 건 널리 알려진 문제다. 이들은 방역에 협조적이지도 않았고, 방역을 거부하자는 담론을 적극적으로 유포시키기도 했다. 그런 부분 때문에 사회적 반감이 고조된 측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사람들은 팬데믹 상황에서 자신의 안전을 위협받으면서 두려움이나 고통 등의 감정 상태에 놓여있다. 게다가 경제적으로 어렵기도 하다. 그런 책임논쟁을 벌이려면 사람들의 감정 상태가 진정돼야 하고, 적극적은 노력도 선행되어야 한다”며 “이런 과정이 없는 채로 지금처럼 주장한다면 사람들이 그 논쟁을 자체를 받아들일 수는 없을뿐더러 교회를 파렴치한 집단이라고 생각하지 않겠나. 특정인들에게는 위안이 되겠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에게는 반감을 조장하는 말, 실패한 담론”이라고 했다.

대면예배를 얼마나 허용해야하냐는 소모적인 논쟁을 벗어나 대안적인 예배 형식에 대한 고민과 적극적인 전환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코로나19가 종식되면 대면예배가 회복될 수 있다는 낙관적인 전망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고 조언했다. 코로나19와 더불어 살아야 한다는 고민이 전제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김 목사는 “지금은 오프라인예배를 온라인예배로 옮겨서 하는 게 전부다. 예배 시간이나 다양한 방식의 변화가 필요하다. 대형스크린으로 영화를 보는 시대에서 스마트폰으로 영화를 보는 시대로 바뀌게 되면서 제작 방식도 바뀌지 않았나. 온라인예배가 일상화되는 상황에서 보다 효과적으로 영성을 나눌 수 있는 방법에 대한 고민이 굉장히 많이 필요한데, 시작도 못한 것이 현주소”라고 아쉬워했다.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코로나19로 인해 급격한 변화를 요구받고 있지만, 오히려 한국교회가 잃어버린 공공성을 회복하고, 영성에 대한 새로운 필요를 깨닫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 목사는 “언택트 예배로 인해 경계가 모호해지는 효과가 있다. 지금까지는 교회에 속한 이들을 교인, 성도라고 강조되는 식으로 신앙이 발전돼왔다. 어느 교회에 속해있느냐가 중요했고, 개신교와 비개신교와의 벽도 높았고 종교인과 비종교인의 경계가 확실했다”며 “온라인예배가 우리에게 요구하는 것은 공공성에 대해서 열리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다는 위기의식을 주었다는 점에서 오래된 종교의 낡은 관성을 극복하는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본다”고 했다.

이어 “언택트가 하지 못하는 일들이 분명히 있다. 언택트 시대에 사람들의 결핍감을 채워주기 위한 종교의 역할이 무엇인지 고민하면서 대안적 예배에 대한 상상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사람들이 기대하는 교회는 압력단체, 이익단체로서 자신의 이해관계를 관철시키는 것이 아니지 않나. 그런 행동은 교회의 위기를 가중시키고 있다고 본다”고 했다.

 

대면예배 필요성 인정하지만…“지금은 일종의 비상상황, 온라인예배 드리는 게 바람직”

정재영 교수(실천신학대학원대학교)는 질병관리청의 발표와 목회데이터연구소 조사 결과를 언급하며 “교회발 확진자 혹은 교회 관련 확진자가 실제로 부풀려진 측면이 있다. 그런 측면에서 교회나 목회자 입장에서 억울하고 해명하고 싶은 마음은 충분히 이해가 된다”면서도 주요 언론의 ‘교회발’이라는 표현이나 관련 보도에 대해 지나치게 공격적인 반응을 보여서는 시민사회를 설득할 수 없을 것이라고 했다.

정 교수는 “일부 사례에서도 알 수 있듯이 어떤 교회는 방역을 굉장히 잘해서 확진자가 다녀갔음에도 불구하고 전파가 발생하지 않았다. 그런 경우에는 당연히 교회발이라는 말을 쓰지 않는다”며 “실제로 인터콥이나 IM선교회에서 확산이 되지 않았나. 그런 상황에서 ‘인터콥발’이라는 표현이 이상해보이지 않는다. 광주의 모교회도 교회에서 자주 모이고 식사도 하면서 확진자가 대규모로 발생했다. 교회발이라는 표현 자체가 틀리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고 했다.

예자연이나 한국교회언론회의 주장은 선교적인 측면에서도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정 교수는 “한국교회는 항상 전도의 사명에 대해서 이야기하는데 이런 주장이 과연 전도에 도움이 될지 의문이다. 전체적으로 교회에 대한 이미지도 쇄신되고 신뢰도가 조금이라도 회복돼야 전도도 할 수 있지 않겠나”라고 했다.

코로나19 감염 위험이 여전히 존재하는 상황에서 대면예배만을 고수하는 태도에 대한 아쉬움도 드러냈다. 아직까지 백석도 충분히 공급되지 않았고 더군다나 확실한 치료제도 나오지 않은 상황에서 언제든 확진자가 생길 수 있기 때문에 교회가 앞장서 협조하기보다 방역당국에 반발하는 모습을 보여서는 안 된다고 했다.

정 교수는 “예배학자가 아니기 때문에 조심스럽지만, 많은 신학자들이 코로나19 상황에서 온라인예배도 예배이자 예배의 의미가 있다고 이야기하고 있다. 물론 할 수만 있다면 대면예배를 드릴 수 있으면 좋다고 생각한다”면서도 “불가피한 측면도 있고, 지금은 일종의 비상상황이라는 할 수 있는 전염병 시기이기 때문에 온라인예배를 드리는 게 바람직하다고 본다”고 했다.

한국교회가 공공의 언어를 되찾아야 한다는 점도 강조했다. 개신교인으로서의 정체성뿐만 아니라 한국사회에서 시민으로서 살아간다는 사실도 잊어서는 안 된다고 했다. 정 교수는 “예배가 생명만큼 중요하다는 말을 기독교인이라면 다 동의할 수 있겠지만, 그것이 밖으로 표현될 때 결국 기독교인들은 끝까지 자기 것을 포기 못하겠다는 것으로 보이지 않겠나. 우리끼리 공동체 모임에서 나눌 이야기가 있고, 공식적으로 표현하는 건 다른 방식을 취해야 되는데 그런 면에서도 전략적으로 좋은 방법이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정 교수는 “우리는 ‘구원받은 사람’, ‘하나님의 백성’이라는 의식이 자칫 우월의식으로 자리 잡게 되면 시민사회에서 제대로 된 참여를 어렵게 만든다”며 “우리는 너무나 특별한 언어를 사용하고 있다. 신앙고백차원에서는 전혀 문제될 것이 없지만 시민사회를 향해 대화할 때는 보편적인 논리를 담은 언어가 필요하다”고 했다.

줄기차게 대면예배를 주장하는 소위 한국교회를 대표한다는 지도자들이 주목해야 할 사실이 있다. 이미 대다수의 개신교인들과 시민들은 종교의 자유도 공익을 위해 제한될 수 있다는 점에 동의하고 있다는 점이다. 목회데이터연구소가 지난달 29일 발표한 ‘코로나19 정부방역조치에 대한 일반국민 평가 조사’에서 “대부분의 국민(86%)은 공익을 위해 종교의 자유를 제한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이와 같은 응답은 작년 8월 조사 때 59%였는데, 3차 유행기인 1월에 크게 상승한 수치”라고 했다.

아울러 ‘이기적인 집단’으로 전락한 한국교회를 향한 주문도 명확했다. 교회를 벗어나 사회 전체를 생각하는 공공성을 회복해달라는 것이다. 향후 한국교회가 집중해야 할 분야로 개신교인은 39%, 비개신교인 49%가 ‘자기 교회 중심에서 벗어나 한국 교회 전체를 바라보는 교회의 공공성’으로 응답했다.

코로나19라는 전대미문의 위기로 인해 어느 누구 할 것 없이 고통에 놓여 있다. 이런 상황에서 하나님이 사랑하라고 명령하신 이웃의 생명을 위협하는 한국교회가 아닌 더 낮고 겸손한 자세로 섬김을 감당하는 역할이 한국교회에게 더욱 요구되는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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