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성교회평신도연합회 “명성교회서 부활절 연합예배 드리는 건 예수님 십자가에 못 박는 일”
NCCK 청년위원회도 부활절 연합예배 참여 철회 촉구해

21일 열린 명성교회 부활절 연합예배 반대 기자회견(사진=평화나무)
21일 열린 명성교회 부활절 연합예배 반대 기자회견(사진=평화나무)

명성교회에서 열릴 예정인 부활절 연합예배로 교계 전체가 들썩이는 가운데, 명성교회 내부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나왔다.

‘명성교회평신도연합회’와 ‘교회개혁평신도행동연대’는 21일 한국교회100주년기념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명성교회에서 부활절 연합예배를 개최하는 건 부활하신 예수님을 도리어 거꾸로 십자가에 못 박는 행위”라며 “지금 당장 부활절 연합예배 개최를 취소하라”고 목소리 높였다.

명성교회 정태윤 집사는 “교단법을 어기고 불법 세습을 강행한 명성교회에서 부활절 연합예배를 드리는 건 예수님을 십자가에 못 박는 일”이라며 “부활절 연합예배 장소 선정을 통합총회에 넘겼다는 소식을 접했을 때, 본디오빌라도가 생각났다”고 안타까움을 나타냈다. 정 집사는 “‘세습을 인정받기 위한 세습 대관식으로 둔갑시키려고 한다’는 우려의 시선을 불식시키기 위해서도 이들의 어리석은 시도가 멈춰지길 바란다”며 “주님께서 베푸시는 마지막 긍휼을 외면하다 기회를 놓쳐 심판대 앞에서 통곡하며 울지 말고 회개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명성교회에서 열리는 부활절 연합 예배를 비판하는 명성교회 정태윤 집사(사진=평화나무)
명성교회에서 열리는 부활절 연합 예배를 비판하는 명성교회 정태윤 집사(사진=평화나무)

“명성교회서 부활절 연합예배 드리는 건 배교행위”

기자회견 발언자로 나선 교회개혁실천연대 집행위원장인 김정태 목사는 “통합 교단이 명성교회라는 악성 종양을 떼 내지 못해 이 지경에 이르렀는지, 온갖 추문을 달고 있는 사람이 통합 측 총회장이 돼 명성의 암을 더욱 퍼트리게 됐는지, 어쩌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이하, NCCK)마저 명성 하수인 김종생 목사를 총무로 받았는지, 정의의 마지막 보루였던 NCCK가 명성교회 하인 노릇에 발 벗고 나서게 됐는지 생각하다 보면 말할 수 없는 참담함과 분노를 느낀다”며 “영적 무능력 시대에 NCCK가 명성교회에서 부활절 연합예배를 드린다는 건 그나마 붙어있던 숨통마저 끊어버리는 행위가 될 것”이라고 분개했다.

김 목사는 “명성교회는 거룩한 공교회가 아니라 김삼환 김하나 목사를 중세 교황처럼 따르는 집단이 됐다”며 “그것도 모자라 한국교회 전체를 자신의 들러리로 세우려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명성교회의 추한 죄 세탁을 왜 NCCK가 나서 도와주려고 하는지 이해되지 않는다. 이는 NCCK 역사에 대한 모독이요 배신”이라며 “지금 하려는 일은 배교행위”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어 “명성교회 세습을 옹호하려 하면 할수록 더욱 심각한 죄만 더할 뿐”이라며 “부활하신 주님을 도리어 거꾸로 십자가에 못 박는 행위가 될 뿐”이라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명성교회 부활절 연합예배 취소할 것 ▲김종생 목사는 NCCK 사퇴할 것 ▲예장통합 김의식 총회장 사퇴할 것 등을 촉구했다.

'명성교회 부활절 연합예배는 배교행위'라고 강하게 비판하는 김정태 목사(사진=평화나무)
'명성교회 부활절 연합예배는 배교행위'라고 강하게 비판하는 김정태 목사(사진=평화나무)

“부활절 연합예배, 예수 그리스도의 공의와 진리 왜곡하는 중대한 퇴행”

벙커원교회 김용민 목사는 “부활절은 인류 역사상 유일하게 약자가 승리한 사건”이라며 “세상 모든 약자가 ‘자본과 무력에, 폭력과 착취 앞에 당당히 일어서고 역사를 바로 세운다’는 결기로 정신 재무장해야 할 부활절에 한국교회를 가장 더럽혔던 명성교회에서 부활절 연합예배가 이뤄진다는 사실에 경악을 금치 못한다”고 입을 열었다. 김 목사는 “아들 세습과 제정 비리 등으로 아직도 국민의 많은 의문과 비판을 자아내고 있는 명성교회에서 한국교회를 대표하는 부활절 연합예배가 열린다는 건 부활의 의미를 퇴색시키는 건 물론이고, 예수 그리스도의 공의와 진리를 왜곡하는 중대한 퇴행이 아닐 수 없다”며 “세상 사람들이 무법 비리 온상으로 여기고 있는 명성교회에서 부활절 연합예배는 마땅히 취소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예수님은 이들로 인해 부활하지 못하고, 다시 무덤으로 들어가셔서 돌문이 닫힌 채로 그 안에서 고립되어야 할 상황에 놓였다”며 “명성교회 부활절 연합예배 행사 개최 취소는 정의와 상식의 출발점으로 돌아가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즉각 장소 선정은 철회돼야 할 것이고, 김의식 목사는 총회장직을 내려놔야 하고, 김삼환 목사는 명성교회에서 모든 직함을 내려놓고 하나님 앞에 회개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명성교회에서 부활절 연합예배가 열린다는 건 부활의 의미를 퇴색시킨다는 김용민 목사(사진=평화나무)
명성교회에서 부활절 연합예배가 열린다는 건 부활의 의미를 퇴색시킨다는 김용민 목사(사진=평화나무)

한편, NCCK 청년위원회가 21일 입장문을 내 “부자 세습으로 공교회성을 훼손하고, 교회 사유화의 상징이 되어버린 교회에서 열리는 부활절 연합행사도 치욕스러운데, 그곳에 교회협의 이름을 얹는 것은 NCCK가 그 모든 부정의에 면죄부를 주는 것과 다름없다”며 강하게 비판했다.

이들은 “NCCK의 부활절 맞이는 실천 과정 자체가 에큐메니컬 정신을 구현하는 과제이자 실천이다. 더욱이 100주년과 맞닿은 이번 부활절은 생명과 정의와 평화의 가치를 구현해 온 NCCK의 역사를 오롯이 녹여낼 기회”라며 “이 소중한 정신을 담보하지 못할 것을 알면서도 교단 준비위 측의 행사에 가담하는 이유를 알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몰랐다고 하지 말라. 말해왔다고 하지 말라”며 “1월과 3월 사이의 공백에 어떤 말과 계산이 오갔는지 밝히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2024년 3월 22일 실행위원회에서 부활절 연합예배 참여를 철회하라”고 촉구했다.

저작권자 © 평화나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