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독교총연합회(이하 한기총)가 한국교회 연합기관이라는 정체성을 상실하더니 ‘전도사 황교안’과 자유한국당의 구원투수 역할을 자처하고 나섰습니다. 지난 20일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개신교 연합기관 중 한기총만 찾아와 취임 인사하면서 “나를 위해 기도해 달라. 필요하면 행동도 같이 모아 달라”는 등 우군이 돼 줄 것을 요청했을 때, 전광훈 대표회장은 “자유한국당이 200석을 (확보)하면 이 나라를 바로 세우고 제2의 건국을 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된다”라며 적극적으로 동조했습니다. 일과적 인사가 아니었습니다. 한기총은 지난 1일 ‘문재인 탄핵 3.1절 범국민대회’를 개최하는 등 정치개입을 노골화해 왔습니다.

한기총이 이렇게 된 데에는 주요 교단의 이탈이 주원인입니다. 한기총에는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합동·백석 등 주요 교단이 빠져 있습니다. 기독교대한감리회, 예수교대한성결교회 등도 더는 한 식구가 아닙니다. 그나마 순복음(기독교대한하나님의성회 여의도순복음 총회) 교단 정도가 가맹 교단이지만 이들도 이미 다른 교회 연합기관을 주 활동무대로 삼은 지 오래입니다. 한기총은 금권선거 논란을 겪으면서 존재의 의미를 상실했다는 것이 개신교계의 중론입니다. 결국, 전광훈 씨 개인의 사 조직화된 셈입니다. 이들의 주의 주장은 그런 의미에서, 결코 한국 개신교인의 입장을 대변하는 것으로 볼 수 없습니다. 다만, 문제는 이들이 ‘가장 큰 개신교 연합기관’이라는 한 때의 허울로 여전히 한국교회와 교인을 대표하는 양 행세한다는 점입니다. 황 한국당 대표가 한기총 방문 시 했던 “1000만 기독교인과 함께 뜻을 모아 달라”는 당부가 우려되는 이유입니다.

천만 기독교인의 대표를 자임하면서 그리스도인 망신을 서슴지 않는 한기총에 대해 더는 침묵할 수 없습니다. 이 거룩한 분노를 대변하고자 평화나무는 반사회적 반교회적 한기총의 정치개입에 맞서겠습니다. 한기총은 “연합기관으로서 각 교단과 단체가 독자적 정체성을 유지하면서 교회의 사명 감당을 위해 연합하며 정책과 사업을 개발, 시행”한다는 명목으로 승인받아 사단법인으로서 존재해 왔습니다. 이제 설립목적 위반의 책임을 엄중히 물을 것입니다. 사단법인 해체 청원운동을 전개하겠습니다. 아울러 전광훈 씨 발언의 시시비비를 자세히 따져 위법한 것에 대해서는 엄중히 책임을 묻겠습니다. 허위사실 유포 등 강력한 법적 대응에 나서겠습니다. 그래서 한기총 등 기독교를 빙자한 정치집단이 더는 발붙이지 못하게 할 것입니다.

2019. 3. 26
사단법인 평화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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