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 잘 날 없는 '길자연 노회', 선택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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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 잘 날 없는 '길자연 노회', 선택은?
  • 권지연 기자
  • 승인 2020.06.04 1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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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지연 평화나무 기자
권지연 평화나무 기자

 

대한예수교장로회 합동 평양노회(노회장 황석산 목사)가 다시 시험대 위에 올랐다. 가학 훈련과 재정문제를 넘어 신학적 문제점까지 거론되고 있는 빛과진리교회에 대한 진상조사에 나선 노회의 결정에 세상의 이목이 집중되는 모습이다. 

빛과진리교회 설교영상 비공개 전환, 왜?

과거 신도 성추행 사건과 관련해 전병욱 목사(홍대새교회)를 솜방망이 처벌했다는 불명예를 안고 있는 평양노회로서는 빛과진리교회 진상조사가 부담일 수밖에 없다. 

평양노회는 지난달 18일 경기도 양평군 십자수기도원에서 임시노회를 열고 강재식 목사(서울 광현교회)를 위원장으로 한 5인의 진상조사위원회를 구성하기로 결의했다. 

조사위원회는 지난달 28일 제보자들과의 면담을 갖은 후, 빛과진리교회 리더십 그룹을 순차적으로 만날 방침이다. 일정은 빛과진리교회의 요청으로 당초 4일에서 한 주 연기됐다. 

노회는 김명진 목사와 빛과진리교회의 가학 훈련과 구조적 문제점뿐 아니라 신학적인 문제가 없는지도 들여다볼 예정이다. 그런데 최근 빛과진리교회가 교회 유튜브 채널에 올라와 있던 설교영상을 돌연, 비공개로 전환하면서 논란을 더 키우는 모습이다. 

빛과진리교회에 피해자들을 돌보며 문제를 제기해 온 이정욱 목사(기독교대한성결교회)는 3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발 빠른 대처에 혀를 찬다”며 “지금까지 한 설교가 참으로 신학적 근거를 바탕으로 전개되었고, 신앙적 양심에 어긋나지 않았다면 굳이 내릴 필요가 있겠나. 갑자기 설교를 내린 이유는 뭘까. 나는 한 가지 생각밖에 안 든다”라고 지적했다. 

 

“노회와 교단은 정치적"이라던 김명진, 길자연 정치력에 기대나 

교회 내에서 천부장이자 영적 아비로 통한다는 김명진 빛과진리교회 담임목사가 길자연 목사에게 읍소하고 있다는 얘기도 빛과진리교회 내부에서 들려온다. 

평양노회는 길자연 목사(왕성교회 원로)를 따르는 인물들로 구성돼 있다. 사실상 길자연 목사의 노회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2014년 봄 정기회에는 평양노회를 둘로 나누자는 청원이 올라왔고 2015년 평양노회는 둘로 쪼개졌는데, 그 중심에는 길자연 목사가 있었다. 길자연 목사에 대한 불만을 갖고 있던 목사들은 평양제일노회로 분립해 나가면서 노회는 결국 길자연 파와, 길자연 반대파로 나뉘게 됐다. 풍파를 겪고도 평양노회는 길자연의 사람들로 똘똘뭉치게 된 것. 

길자연 목사는 누구인가. 그는 한기총(한국기독교총연합회) 금권선거 논란의 주역이자, 2011년 3월 3일 열린 국가조찬기도회에서 '무릎 기도'를 제안하고 이명박 전 대통령을 무릎 꿇린 인물이다.

그는 끝모르는 막말과 정치적 선동으로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전광훈 씨의 든든한 후견인 노릇도 자처했다.

전광훈 씨가 한기총 대표회장 연임에 성공했던 뒷 배경에도 길자연 목사(한기총 선거대책위원장)가 있었고, 전광훈 씨의 대표회장직이 정지되자 한기총 내에서 임시 대표회장으로 거론되는 인물도 역시 길자연 목사라는 후문이다. 길자연 목사는 올해로 팔순(80세)의 고령에도 자신들의 리그에서만큼은 여전한 정치력을 발휘하는 듯하다. 

김명진 목사가 지난해 합동교단을 탈퇴했다 넉 달 만에 돌아온 이면에도 길자연 목사의 정치력이 행사됐던 것으로 보인다. 

빛과진리교회는 지난해 6월 2일 예장합동 탈퇴를 교회 공동의회에서 결의했다. 이후 그 다음 날인 6월 3일에는 한국독립교회선교단체연합회(KAICAM)에 가입했으나, 넉 달 만에 예장합동의 품으로 돌아왔다. 

지난해 8월 김명진 목사는 “2019년 제2차 공동의회 임시회를 개회됨을 선포한다”며 예장합동 복귀와 관련한 공동의회를 개최했다. 

“2019년 제2차 공동의회 임시회를 개회됨을 선포합니다. (땅땅땅) 네 저희들이 이런 절차를 거칠 수밖에 없어요.

여러분들이 좀 이해를 해주셔야 합니다. 저희 교회에서는 정말 이례적인 일들인데요. 자 이렇게 절차를 밟지 않으면 이 모든 게 무효가 돼버립니다.

자 그러면 공동의회 안건 상정입니다. 이미 여러분들 예고해드린 대로 지난 2019년 제1차 공동의회 임시회 확인 건입니다”


김명진 목사는 이날 “우리 노회나 우리 총회에 가입돼 있으면, 정치적으로 참여할 수밖에 없는 여건"이라며 "복음을 전하고 제자 삼는 사역에 집중 해야 되겠다. 자유롭고 전혀 위에 상위기관에서 간섭하지 않는 독립교단으로 (갈 것을) 저희들이 만장일치로 가결을 했다. 그런데 노회에서 ‘절대 나갈 수 없다’고 한다"고 주장했다.

김 목사는 "(노회와 총회가) 우리를 뭐 반강제로 붙들었다”고 했다. 합동 교단으로 복귀하는 이유를 설명하면서 빛과진리교회를 붙잡기 위해 노회에서 절차상 하자가 있다며 걸고넘어지고 있다는 취지로 발언했다. 

김 목사는 “노회와 총회, 또 저를 아는 동기분들, 총신, 합동 측에서 관련된 분들이 전화 오고, 여러분이 우리교회가 (카이캄으로) 가선 안 된다는 얘기들을 많이 해주셨다”며 “어떻게든지 트집 잡아서라도 우리를 내보내지 않겠다는 그분들의 결의가 대단했다. 여러분이 잘 모르겠지만 (교단관계자들이) 저를 만나고자 세 번이나 찾아왔는데도 제가 당시 수련회가 겹쳐서 못 만났다. 그러니까 그분은 삼고초려를 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그래서 그분들이 이런 거를 만약에 끝까지 물고 늘어져서 재판하게 되면 서로 힘들기 때문에 (교단에 남기로 했다)"며 "또 우리 원로 되신 분들이 저를 만나서 ‘그러지 말아라’ 그런 식으로 저한테 얘기를 해 준 상황”이라고 말했다.

김 목사는 이어 “그분들이(교단에서) 안 보내줘서 그냥 남아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빛과진리교회의 교단 탈퇴 문제에 얼마나 많은 합동교단 관계자들이 아쉬움을 표했는지는 알 수 없다. 그러나 김명진 목사가 이날 공동의회에서 언급한 ‘원로’가 길자연 목사일 가능성 만큼은 매우 커 보인다. 

평양노회 한 관계자는 “당시 길자연 목사가 ‘너, 교단 나가면 죽을 수 있다’며 김명진 목사를 만류했다”고 귀띔했다. 길자연 목사는 김명진 목사의 교회 운영 방침에 문제가 있다는 것을 어느 정도 눈치챘던 것은 아닌지, 의심되는 지점이다. 

김명진 목사가 이날 공동의회에서 이어간 발언은 매우 의미심장하다. 

“우리 합동측이라고 하는 우리 교단이 우리나라에서 가장 거대 교단입니다. 총신.. 그리고 합동측에 있다 그러면 감히 이런 하이에나 같은 교회를 이렇게 분열시키고 교회를 어렵게 만들려고 하는 세력들이 감히 덤비질 못합니다,

사실. 그런데 여러분들 이 카이캄은, 이 독립교단은 힘이 없어요, 사실은. 게다가 최근에 이 저희들이 가입하고 난 뒤에 무슨 일이 벌어졌냐면 이 카이캄이 자기네들이 법인 설립이, 이게 하자가 있다는 판결이 났어요. 우리 법원에서.

그니까 뭐 불법이라는 건 아니지만 충분히 하자가 있다는 식의 판결도 나고. 또 카이캄 자체가 힘이 있는 교단이 아니기때문에 여러분들 우리교회가 합동측에서 탈퇴했다는 소식을 듣고, 여러분들, 우리 교회를 헐뜯고 우리교회를 분열시키려는 세력들이 촤작~ 생겼습니다.

이야..정말 우리교회가 이게 시기의 대상이 됐구나, 이런 생각이 들기도 하고 우리 교회를 눈엣가시처럼 생각한 그런 무리들이 있었구나, 이런 것을 느끼게 된 계기가 됐습니다.

그래서 이제 저를 정말로 아끼고 사랑하는 몇몇 분들이 ‘카이캄에 가 있으면 보호받을 수 있는 확률이 적다. 그리고 설령 보호를 받는다 할지라도 끊임없이 우리 교회를 물고 뜯는 그런 세력들이 있을 테니까 웬만하면 거대 교단에 남아있는 게 좋겠다고 조언을 해주신 분이 많아요”

이후 김명진 목사는 평양노회의 부노회장이 됐다. 

김 목사는 4월 27일 본지 기자와의 통화에서 "노회나 총회가 정치 성향이 있고, 우리교회를 정치에 끌어들이려고 하는 분위기"라며, 교단을 탈퇴했던 이유를 설명했다.

그러나 본지 기자가 ‘부노회장 안 시켜줘서 (카이캄으로) 가려고 했다고 들었는데요?’라고 재차 묻자, “그게 전혀 관계가 없는 건, 아니"라며 "(평화나무가) 이런 것까지 알고 있는 거 보니까 조력자가 아주 대단하다”며 사실상 시인하는 듯한 발언을 했다. 

김명진 목사의 교단 탈퇴를 친히 걱정하며 부노회장 자리에 앉을 수 있도록 발판이 되어준 인물이 누구였는지도 미루어 짐작해 볼 수 있다. 

한편 길자연 목사는 현재 이 사건의 진상조사위원장을 맡고 있는 강재식 목사와도 각별한 관계다. 두 사람은 사제시간으로, 길자연 목사는 강재식 목사가 학생시절 출석했던 교회의 전도사였다. 

평양노회가 지난 과오를 되풀이하지 않는 용단을 내려 추락한 신뢰를 그나마 회복할 수 있을지, 지켜보는 눈이 많은 상황에서 진상조사위원장을 맡은 강재식 목사의 부담이 클 수 밖에 없는 이유다. 

진상조사위원장이 하나님 앞에서 한 점 부끄러움 없이 진상을 파악한다해도 넘어야 할 산은 높다. 노회 재판국을 꾸리는 등의 지난한 과정을 거쳐야 하기 때문이다. 그 과정속에서 빛과진리교회가 또다시 교단 탈퇴를 감행할 지도 모를 일이다.  

그럼에도 평양노회가 이번 사건을 어떻게 조사하고 종결짓는 지는 평양노회의 명예를 위해서도 매우 중요해졌다. 언제까지 '길자연 노회가 오죽하겠나'라는 오명을 뒤집어 쓰고 살 수는 없지 않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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