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경애 변호사의 황당한 ‘권언유착’ 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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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경애 변호사의 황당한 ‘권언유착’ 주장
  • 심민정
  • 승인 2020.08.14 1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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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민정 뉴스캐스터
심민정 뉴스캐스터

미래통합당이 한상혁 방송통신위원장을 ‘권언유착’ 의혹이 있다며 10일 검찰에 고발했다. 조선일보와 중앙일보를 비롯한 보수 매체도 ‘검언유착’이 아니라 ‘권언유착’이라며 연일 기사를 쏟아내고 있고, 미래통합당 주호영 원내대표는 국정조사나 특검이 필요한 사안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권경애 변호사의 페이스북 글 때문이었다. 

권경애 변호사는 지난 5일 새벽 페이스북에 ‘삭제 예정’이라며 ‘퍼가지 마세요’, ‘소송 겁니다’라고 경고가 잔뜩 붙은 글을 올렸다. 권 변호사가 지난 3월, MBC가 채널A와 검사장의 유착이 있었다는 내용을 보도하기 직전에, 정부 핵심 관계자로부터 “MBC에서 채널A 기자와 한동훈 검사장의 녹취록 보도가 나갈 거다”라는 전화를 받았다는 내용이었다. 뉴스가 나가기도 전에 정부 고위관계자가 보도 내용에 대해 말한 것은 사전에 이 보도 내용을 미리 알았던 것이고, ‘권언유착이 의심된다’는 취지의 글이었다. 

조선과 중앙일보는 곧바로 이 글을 인용해 ‘권언유착’이라며 기사를 쏟아냈다. 그뿐만 아니라 권경애 변호사에게 전화를 건 정부 핵심 관계자로 한상혁 방송통신위원장과 청와대 윤도한 국민소통수석을 지목하기까지 했다.

조선일보는 “이 사건이 여권과 친정부 매체들이 주장하듯 ‘검·언 유착 사건’이 아니라, 정부 고위직까지 개입된 윤석열 총장의 측근 한동훈 검사장을 내쫓기 위한 ‘권·언 유착 사건’일 가능성을 강력하게 뒷받침하는 증언”이라고 보도했다. ‘검언유착’ 이슈를 ‘권언유착’으로 뒤집으려는 의도 가득한 기사였다. 중앙일보는 ‘방송통신위원회가 채널A에 대한 재승인을 연기한 데에 이런 정황이 영향을 미쳤는지 밝혀져야 한다’라고 보도했다.

하지만 조선일보와 중앙일보가 당사자로 지목한 한상혁 방통위원장이 통화기록을 공개하면서 권 변호사의 주장은 사실이 아닌 것으로 밝혀졌다. 한 위원장이 공개한 두 사람의 통화 시간은 MBC의 보도보다 한 시간 이상 뒤인 밤 9시가 넘어서였다. 한 위원장이 통화내역을 공개하자, 권 변호사는 "기억에 오류가 있었다"고 자신의 당초 주장을 번복했다. 한 위원장은 권 변호사로부터 "실수가 있었다"는 사과 문자도 받았다고 밝혔다. 

또 다른 당사자로 지목된 청와대 윤도한 국민소통수석도 조선일보와 중앙일보의 보도에 대해 ‘권 변호사와 알지도 못하는 사이’라고 정면 반박했다. 윤 수석은 조선일보에 악의적인 허위보도를 중단할 것과 해당 보도에 대한 사과, 정정 보도를 요구한 상태다.

그러나 권 변호사는 통화 시간에 대한 기억의 오류는 인정하지만, ‘권언유착’의 의혹은 여전하다고 주장한다. MBC 보도 후에 한 통화라고 해도, ‘뉴스에서 실명이 나오지 않았고 그냥 검사장이라고만 보도했는데 한 위원장이 한동훈 검사장을 언급한 것 자체가 권언유착의 증거’가 아니냐면서 계속해서 ‘권언유착’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하지만 채널A 기자가 '인터넷에 쳐서 나오는 윤석열의 가장 최측근 그 검사장입니다'라고 까지 이야기 한 상황에서, 그 인물이 ‘한동훈 검사장’이라는 사실은 누구나 알만한 내용이다. 그런데도, 권 변호사는 실명을 거론한 것이 ‘권언유착’의 결정적인 증거인 듯 이야기하고 있다. 

반면 권 변호사는 한동훈 검사가 깊게 연루된 것으로 밝혀진 ‘검언유착’ 사건에 대해서는 증거가 없다고 주장한다. ‘이동재 기자가 언급한 검사가 한동훈 검사라는 증거는 제보자의 진술뿐이지 다른 증거는 없지 않냐‘라는 것이다. 그러나 ’그 검사장‘이 한동훈 검사장이라는 증거는 꽤 많이 나온 상태다. 1) 이동재 기자의 편지 2) 보도된 직후 채널A가 자체적으로 조사한 진상보고서 3) 방송통신위원회 심의회에 출석한 채널A 사장의 진술 내용 등에 한동훈 검사장의 이름이 등장한다. 

오히려 증거가 없는 것은 권 변호사가 제기한 ‘권언유착’ 의혹이다. 권 변호사가 인정한 대로 통화 시간이 ‘기억의 오류’였다면, 권 변호사의 주장은 성립될 수 없다. 그런데도 계속해서 ‘권언유착’ 의혹을 제기하고 있는 것이다. ‘증거’를 문제 삼는 권 변호사가 태도에 일관성이 없어 보인다. 

이런 권 변호사 앞에, 항상 붙는 수식어가 있다. 바로 ‘민변(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 출신’이라는 말이다. 보수 언론은 더 장황하게 설명한다. ‘문재인 정부의 핵심 지지 세력으로 꼽혔던 민변’이라고 적고, 민변 출신 변호사로부터 내부고발이 나오고 있다는 식의 의도 가득한 표현도 사용한다. 

하지만 민변 사무총장을 지낸 강문대 변호사는 권 변호사의 민변 활동을 아는 바 없다고 말했고, 민변 집행부에서 일한 황희석 변호사도 마찬가지라고 밝혔다. 권 변호사 자신도 민변 활동을 하고 있지 않다고 밝혀 왔고, 지난 5월에는 회비 자동이체도 해지했다면서 회비 회원으로도 활동하지 않고 있다고 선을 그었다. 그런데도 언론은 계속해서 권 변호사를 ‘민변 출신 변호사’로 적고 있다. 민변 출신이라는 것을 밝히지 않으면 기삿거리조차 될 수 없는 내용들을 ‘민변 출신까지 이렇게 말했다’며 보도하고 있는 것이다. 

구체적인 인물까지 지목했던 조선일보와 중앙일보의 기사는 모두 오보였다. ‘삭제 예정’, ‘퍼가지 말라’며 경고 딱지만 붙여놓고 책임질 수 없는 말을 적은 권 변호사의 글도 문제지만, 이를 아무 검증 없이 보도하고, 관련 없는 사람까지 지목하며 의도적인 방향으로 부풀려 보도한 조선일보와 중앙일보는 언론의 기본인 ‘진실 규명’을 망각했다.

글쓴이는 원하지 않지만 “공익을 위해 보도”하기로 했다는 중앙일보도 핵심 근거가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났는데도, 이에 대한 후속 보도나 정정 보도 없이 ‘권언유착’으로 몰고 가는 기사만 쏟아내고 있다. 

‘검언유착’의혹을 ‘권언유착’으로 뒤집으려는 두 보수 언론사의 의도는 알 만도 하다. 그러나 두 언론은 국민들이 뽑은 뉴스 불신도 1, 2위를 다투고 있다는 사실이 부끄럽지 않을까. 더 이상 ‘언론사’라는 이름이 부끄럽지 않게 ‘진실 규명’이라는 기본에 먼저 충실해주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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