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교도 신학원 8일 개강... 수강생 모집 중 미국 유명대학과 MOU?
"묻지도 따지지도 않는 목사 안수 무료에 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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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나무 권지연 기자] 전광훈 씨(한국기독교총연합회 대표회장)가 8일 개강한 청교도신학원이 목사안수를 남발, 학위까지 준다며 수강생을 모집한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예상된다.

신학원 관계자는 13일 신학원 입학을 문의한 평화나무 활동가에게 “무료에 특별한 자격은 따로 없으며, 대한예수교장로회 대신총회의 목사 자격은 물론, 미국에 있는 학교와 MOU를 맺고 학위까지 수여해 준다”고 안내했다. 목사 안수 남발은 한국 교계 내 오랜 병폐이나 따로 제재할 방안이 딱히 없다. 그러나 교육부 인가를 받지 않은 교육기관에서 학위를 수여한다면 문제가 될 소지가 크다.

교육부 관계자는 “목회에 필요한 안수를 주는 것을 제재할 수는 없는 노릇이지만 학교 또는 학교유사명칭을 쓰거나 학위를 수여한다면 폐쇄조치를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목사안수 6개월 속성 과정 마련

수강생을 가장한 평화나무 활동가의 문의에 청교도신학원 관계자는 “나이도 학력도 제약이 되지 않는다. 이단만 아니면 괜찮다”며 신학원 입학을 적극 권유했다.

광고 전단지에는 선교학과(6개월 수료 후 강도사 시험을 거쳐 목사 안수함), 신학과 7년, 목회학과 4년으로 기재되어 있다. 금액은 무료다.

신학원 관계자는 ‘목사 안수를 받을 때도 따로 돈을 받지 않느냐’는 질문에 “신학원은 등록비를 받지 못 하게 되어 있고 학생들 상대로 장사하려는 것이 아니어서 따로 돈은 받지 않지만 헌금은 해도 좋다”고 했다. ‘목사 안수 전에 치러야 하는 시험이 어렵지 않느냐’는 질문에는 “어렵지 않다”고 답했다.

광고 전단지에 등록대상은 19세 이상, 신앙생활 10년 이상자, 목회자 3명 추천서 등의 조건이 달렸으나, “1년 신앙생활한 사람이 20년 다닌 사람보다 뜨겁게 믿고, 주님 앞에 생명을 던질 수 있는 마음까지도 될 수 있다. 늦게된 자가 먼저 될 수 있다”며 “입학여부는 본인들이 결정한다”고 했다.

신학원 관계자는 대한예수교장로회 대신총회에서 목사 안수를 주며 미국의 유명 대학과 MOU를 맺고 학위도 준다고 했다. 그러나 미국의 유명 대학 이름은 밝히지 않았다. MOU도 아직 성사된 것은 아니라는 듯 말했다.

신학원 관계자는 단 “(청교도신학원 교육 또는 설립에) 참여한 교수들이 미국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분들이고 교수나 총장을 하던 분들이어서 염려할 것이 없고, 학생들을 데리고 금전적 이익을 취하고자 만든 것이 아니다”라며 “자부심을 가지고 움직일 수 있도록 모든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청교도신학원 고문 오재조 목사는 누구?

청교도신학원은 애초에 개강하기로 했던 1일보다 일주일 늦은 8일 개강했다. 수업이 진행되는 곳은 서울 용산구 소재 ANI선교센터(이예경 대표)이다. 열방을 위해 중보기도하는 단체를 표방하는 ANI선교회(회원수 1만2050명 추정)는 올해 4월 2일 한기총 임원회와 실행위원회를 겸해 열린 임시총회에서 변승우 목사와 소속 교단인 대한예수교장로회부흥총회(총회장 양병일, 교회수 213개, 교인수 2만2193명), 대한예수교장로회(대신)총회(총회장 전광훈, 교회수 1068개)와 함께 한기총 가입이 승인됐다.

청교도 신학원 교수로는 전광훈 씨를 비롯해 장경동 목사(대전중문교회), 강현식 목사(평택순복음교회), 최홍준원로목사(호산나교회), 김향주(대신대학교 석좌교수) 이예경 대표(ANI선교회) 등이며 한기총 증경대표회장인 지덕, 길자연, 이용규, 이광선, 오재조 목사 등이 고문으로 이름을 올렸다.
이중 오재조 목사(미국명 사무엘 오)는 과거 캘리포니아 유니온 신학교를 운영하면서 대규모로 학생비자 장사를 해 파문을 일으킨 이력을 지니고 있다.

그가 운영한 캘리포니아 유니온 신학교는 1979년 목회, 종교교육 등 신학교로 설립됐으나 한의학 등으로 과정을 확대했다. 그러나 대부분의 과목이 개설되지 않은 채 ESL과 컴퓨터 과정만 개설했고 학생들의 출석기록이 대부분 조작된 것으로 드러났다.

오 목사는 학교에 출석하지 않는 외국인 유학생들을 상대로 I-20장사를 하면서 지난 10여년 간 학생 1인당 600-1만달러를 챙겨오다 지난 2009년 12월 이민당국에 체포 됐다. 이 과정에서 미국인의 이름을 도용하거나 서명을 위조하는 방법을 쓴 정황도 드러났다.

샌타애나 연방법원은 당시 오 목사에게 1년 징역에 450만 달러 상담의 학교건물 몰수형을 선고했다. 뿐만 아니라 오씨는 1년 수감형을 마친 후에도 1년간 가택에서 보호 관찰을 받아야 했다. 외국인 유학생들에게 I-20장사로 거둬들여 돈세탁을 거친 41만8천달러도 몰수하도록 했다.

이러한 이력을 지닌 오 목사는 전광훈 씨가 주도한 기독자유당 창당 기념식(2016년 3월 3일)의 격려사를 전했고 전광훈 씨가 한기총 대표회장이 된 후에는 한기총 이단대책위원회 위원장을 맡았다.
 

오 목사는 청교도신학원 개강에 앞서 기도자로 나서 “이 세상에 신학교가 많이 있건만 하나님의 말씀은 뒷전이요, 신학이 좌경으로 흘러가 올바른 종들을 양성해내지 못하고 있다”면서 “하나님께서 전광훈 목사를 세워주셔서 감사하다”는 기도를 올렸다.

청교도 신학원 진짜 목적은?

전광훈 씨는 여전히 사랑제일교회 설교에서 문재인 정부에 대한 비방과 거짓 선동을 이어가고 있다. 전 씨는 7일 교인들을 대상으로 “문재인(대통령) 하야 천만인 서명운동은 이 시대의 독립운동”이라며 “문재인(대통령)이 계엄령을 선포할까봐 마음이 급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래서 (지하철 입구에서 서명받는데 필요한) 테이블과 파라솔 설치에 10만원 씩 필요하다. 우리교회는 이걸 주도해 가는 교회니까 10분의 1에 대당하는 1천개는 해야한다”며 헌금을 요구했다.

그는 “이번주 안에 여러분 핸드폰으로 계좌번호 다 쏠테니 한 사람이 한세트를 책임지라”며 밑도끝도없이 ‘아멘’을 외치도록 유도했다.

전 씨가 수차례 언급했듯 그는 내년 4월15일 총선을 앞두고 자금 마련이 시급한 것처럼 보인다. 그럼에도 신학원학비가 ‘무료’라고 한데는 법망을 피해가려는 다른 꼼수가 있을 것이란 의심을 지울 수가 없다.

교단 내 거취가 애매해진 전 씨가 자신의 세력을 구축하기 위한 방편으로 신학원을 설립했을 가능성도 배재할 수 없다.

전 씨는 여전히 예장백석대신총회 서울동노회 소속으로 남아 있다. 서울동노회 강유식 노회장은 “전 목사에 대한 거취 문제를 노회 차원에서 논의한 적이 없으며 노회원으로서 회비도 성실하게 납부해 왔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예장백석대신 총회장을 지내기도 했던 교계 유력 인사인 한 목사는 “전광훈 목사는 이미 백석대신에서 나간 것으로 알고 있다. 같은 교단 소속이 아니다”라고 했다.

전 목사 자신도 한기총 대표회장 선거에 입후보할 당시 스스로 백석대신총회 소속이 아님을 천명해 왔다. 아울러 대표회장 당선 이후에도 자신의 소속을 예장 대신총회라고 강조했다. 지난 4월 2일 열린 한기총 제30-1차 실행위원회 및 제30-1차 임시총회에서는 대한예수교장로회(대신)총회(총회장:전광훈 목사)의 복귀를 결의하기도 했다. 자신이 총회장으로 있는 대신총회를 한기총 회원으로 복귀시켜 자신의 활동에 정당성을 갖고자 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전 씨는 대신총회 내에서도 인정받지 못하는 모습이다. 원래 안양대신 소속이었던 전 목사는 자신이 총회장이었던 2014년 백석과의 합병을 시도했다. 그러나 대다수의 대신측 교회들이 교단합병에 반대하면서 상당수가 안양 대신에 잔류했다. 올해 1월 예장대신총회는 성명서를 발표하고“전광훈 목사는 본 교단 소속이 아니다”라고 밝히기도 했다.

결국 전 씨가 소속됐다고 주장하는 대신총회의 실체가 없는 셈이다. 결국 전 목사는 자신과 뜻을 함께해 줄 목회자 양성이 시급한 것은 아닐까.

목회사회학연구소장 조성돈 교수는 “함량미달 목사가 교계의 권위를 더 떨어뜨리지만 목사안수를 남발하더라도 실질적으로 제재를 가할 방안이 없다”며 우려를 표했다.

신학원 관계자는 "신학원의 목적은 학생을 세우는 일"이라며 "평화나무가 왜 관심을 갖느냐"고 불편한 심기를 드러낸 후 전화를 끊어버렸다. 전광훈 씨의 행보가 교계 안팎에서 재차 논란을 일으킬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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