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BS사옥 (사진=연합뉴스)

 

[평화나무 권지연 기자]

CBS가 차기 사장 선거 한 달여 앞둔 가운데, 전국언론노조 CBS지부가 11일 ‘금권선거’를 우려하는 내용이 담긴 성명을 내놓아 눈길을 끌고 있다. 

CBS지부는 이날 성명에서 “사장 선거를 앞두고 회사 안팎에서 들리는 소문은 흉흉하기 이를 데 없다. 심지어 재단 이사와 후보자간 믿기 힘든 금전 거래 요구에 대한 뜬소문까지 등장했다. 특정 후보 ‘줄타기’는 오래전 시작됐고 업무는 뒷전에 두고 자기 일처럼 선거 운동에 열심이라는 간부들 얘기는 이제 애교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번 사장 선거에 나선 후보자들은 후배들에게 어떤 유산을 남길지 심각하게 고민하기 바란다. 능력 없는 파렴치한 자도 줄만 잘 서면 출세할 수 있다는 ‘줄타기의 유산’이나, 일부 교단 총회장 선거에서나 듣던 ‘금권선거의 부끄러운 유산’이 아니길 간절히 바란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금권선거, 마타도어 선거를 배격하는 노조의 입장을 재차 강조하는 것이 부끄러울 지경”이라고 했다. 

전국언론노조 CBS지부 홈페이지 

 

CBS노조가 이처럼 금권선거를 우려하는 이유에는 그동안 개신교계 교단 총회장 선거때마다 금권선거 논란이 빠지지 않을 정도로 돈 선거가 만연한 분위기와 무관하지 않다. CBS재단 이사 18명 중에는 교단 총회장 또는 임원 출신들이 대거 포진돼 있기 때문이다. 

박재홍 CBS지부장은 “선언적 의미이긴 하지만, CBS내에서 도는 소문에 우려하는 의미에서 성명을 냈다”며 “CBS윤리강령에는 사장 선거 시 ‘청렴하게 한다’, ‘금품 거래를 하지 아니한다’는 내용만 명시돼 있다. ‘금품 거래 적발 시 후보 자격을 박탈한다’ 등의 제지규정이 추가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윤리강령을 강화해야 한다는 요구를 이사회에도 정식으로 요구했고, 공문으로도 제출한 상태”라며, “여기에는 이사장(손달익 목사)도 공감한 상태”라고 말했다. 또 “오는 25일 열리는 CBS 이사회에서 윤리강령을 선포 할 예정”이라고 했다. 

손달익 목사(CBS 이사장)은 “윤리강령을 보완하는 안에 대해 이사회에서 안건이 도출되면 논의하겠다”고 했다. 그러나 윤리강령이 강화되더라도 이는 4년 후부터를 내다본 조치다. 

 

CBS사장 선거 벌써부터 과열.. 이사회 관심은?

한편 CBS는 오는 3월 23일부터 4월 12일까지 3주간 차기 사장 공모 절차를 거쳐 3월 29일 선거관리위원회를 구성하고 직능단체에 직원대표 추천을 의뢰해 본격적인 사장추천위원회(이하 사추위) 구성에 돌입하게 된다.

사추위는 재단이사 4명과 외부 교계 인사 1명과 CBS 직원 투표를 통해 선출될 직원 대표2명(간부1명, 평직원1명) 총 7명으로 구성될 방침이다. 사추위는 오는 4월20일 서류심사, 4월28일~29일 심층면접 등을 거쳐 2~3인의 후보자 명단을 통보하게 된다. 최종 후보를 두고, 4월 30일 재단이사회가 재적 이사 과반수 찬성으로 선임하는 방식이다. 

이번 사장 선거는 사장임기가 3년 연임제에서 4년 단임제로 바뀐 뒤 치르는 첫 사장 선거다. 투표에 앞서 후보자 개별 면접이 아닌 공청회를 거치게 된다는 점도 이전 선거와 달라지는 점이다. 

이미 공모 전부터 선거 열기가 뜨겁게 달궈지는 분위기다. 

차기 사장 출마를 위해 지난달 사직서를 제출한 임직원만 8명이다. 앞서 내부 규정과 공고에 따라 감일근 논설위원 △김준옥 감사위원 △김진오 논설위원실장 △나이영 강원영동CBS 본부장 △박종률 미디어본부장 △유영혁 TV제작국 교계뉴스부장 △정재원 선교TV본부장 △조백근 감사실장(가나다순)이 사직서를 제출한 바 있다. 여기에 이미 CBS를 떠난 6명도 차기 사장에 도전장을 내밀 것으로 예측된다. 

이처럼 차기 사장 선거 열기가 공모 전부터 과열되는 것에 내부에서는 우려가 나오는 실정이지만, 정작 이사들이 CBS를 이끌어갈 사장 선거보다는 연이은 재단 이사장 선출에 관심이 크다는 얘기도 나오는 터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이번 사장 선거 투표지형도 이사장 투표구도와 맞물려 진행될 수 있다는 분석까지 나오는 실정이다. 참고로 CBS 이사는 이사회의 투표로 결정되며, 현 손달익 이사장의 임기는 오는 8월 21일로 종료된다. 

이와 관련해 손달익 이사장은 “사장 선거와 이사장 선출은 별개”라고 못 박았다. 

저작권자 © 평화나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