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노조 TBS지부 성명 발표 "법적 근거 없는 겁박 삼가라"
'TBS독립성 침해' 발언 오세훈.. 31일 김용민 평화나무 이사장 고발인 조사

(서울=연합뉴스) 하사헌 기자 = 국민의힘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가 15일 오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4.7 보궐선거 중앙선거대책위원회 서울동행 제1차 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2021.3.15
(서울=연합뉴스) 하사헌 기자 = 국민의힘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가 15일 오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4.7 보궐선거 중앙선거대책위원회 서울동행 제1차 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2021.3.15

 

[평화나무 권지연 기자] 

언론노조 TBS지부가 서울시 예산 지원 중단 등을 언급한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에게 “오세훈 후보가 과거 다른 공영방송들처럼 TBS를 정치적 전리품으로 취급하며 방송장악의 흑역사를 재연하지 않길 당부한다”며 “더이상 법적 근거도 없는 겁박은 삼가 달라”고 충고를 날렸다. 

TBS지부는 31일 성명을 내고 “오세훈 후보는 최근 TBS의 재정 축소, 특정 프로그램 폐지 등을 언급하며 TBS의 독립성을 훼손하는 발언을 서슴없이 하고있다”며 “이는 지역 공영방송에 대한 이해가 턱없이 부족한 데서 시작한다고밖에 판단할 수 없다”고 질타했다. 

오세훈 후보는 2006년부터 2011년 서울시장을 지냈다. TBS지부는 오 후보가 자신이 서울시장으로 재임하던 시절 ‘교통방송’으로 기억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오세훈 후보는 과거 시장 재임 기간 TBS를 통해 ‘취임 1주년 시민과의 대화’를 생중계하거나 시장이 참여하는 ‘남산 르네상스 시민 걷기 한마당’도 개최했다. 2008년 박재완 청와대 국정기획 수석비서관, 최시중 방통위원장과 함께 영어FM(eFM) 개국식에 참석한 장면도 잊을 수 없다”고 했다. 

TBS지부는 “현재 TBS는 시민에게 다양한 정보를 제공하는 명백한 공영방송”임을 강조했다.

2020년 서울시의회가 제정한 '서울특별시 미디어재단 티비에스(tbs)설립 및 운영에 관한 조례' 제1조에 따르면, TBS는 “미디어를 통한 시민의 동등한 정보 접근의 보장,시민의 시정참여 확대,문화예술 진흥”을 목적으로 한다고 명시되어 있다.

TBS지부는 “TBS가 오세훈 후보의 말대로 교통 상황을 전하는 것에 초점을 맞춘다면 이는 전파 낭비이며 시민의 소중한 세금도 허투루 쓰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프로그램 진행자를 향해 본인이 당선된 후에도 계속 방송을 하라며‘아량’을 베풀었는데, 이는 TBS에 대한 인식이 여전히 과거 시장 재임 시절에 머물러 있다는 것을 스스로 재차 입증한 셈”이라고 꼬집었다. 

한편 김용민 평화나무 이사장은 이날 오전 10시 30분경 마포경찰서에 출석해 오세훈 후보를 상대로 한 고발인 조사를 받았다. 

김 이사장은 이날 마포경찰서 앞에서 고발인 조사에 앞서 “오늘 우리는 방송법 제4조 위반의 책임을 물어 (서울특별시장 당선이 유력시되는) 공직선거 출마자인 국민의힘 후보 오세훈 씨를 고발한다”며 “방송법 4조는 ‘누구든지 방송편성에 관하여 이 법 또는 다른 법률에 의하지 아니하고는 어떠한 규제나 간섭도 할 수 없다’라고 명시하고 있다. 오세훈 후보는 TBS 편성에 개입한 혐의가 있다고 우리는 주장한다”라고 말했다. 

앞서 사단법인 평화나무는 지난 17일 오세훈 후보가 월간신동아(3월호)와 인터뷰에서 TBS 서울시 예산 지원 중단 가능성을 언급한 것과 관련, 방송법 4조를 위반했다고 판단하고 고발했다. 

오세훈 후보는 지난달 9일 진행된 월간신동아와의 인터뷰에서 TBS와 관련해 “시장이 되면 바로잡을 건 잡아야 합니다. (TBS에) 예산 지원을 안 하는 형태가 될 수도 있고, 언론답게 중립적이고 객관적으로 보도할 수 있도록 환경을 만드는 것이 가장 원칙적인 대응 아니겠나”라고 발언했다. 또 오 후보 자신이 시장으로 재임하던 시절에는 TBS의 편파성이 “지금처럼 극심하지 않았다”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해당 인터뷰 내용 전문은 월간신동아 2021년 3월호에 수록됐으며, 월간신동아 홈페이지 및 유튜브 채널을 통해서도 전파됐다. 

오 후보는 23일 오전 안철수 후보와 단일화에서 승리한 뒤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는 “(예산지원 중단을) '한다'라는 표현을 쓴 게 아니라 '할 수도 있다'라고 경고를 한 셈”이라며 TBS예산지원 중단 가능성을 언급한 사실을 인정했다. 이어 28일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는 “김어준 씨가 계속 진행해도 좋다. 다만 교통정보를 제공하시라”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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