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중권 "중앙일보가 알아서 할 것‥ 사과를 요구한다면 칼럼도 다시 쓸테니 걱정말라"

(사진=연합뉴스) 

[평화나무 권지연 기자]

TBS가 중앙일보에 실린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 칼럼 '김어준 없는 아침이 두려운 사람들'을 조목조목 반박하며, 중앙일보와 진 전 교수에게 정정보도와 사과를 요구했다. 

이와 관련 진 전 교수는 2일 평화나무를 통해 "중앙일보에서 알아서 할 것이다"라며, "내 입장은 중앙일보에 얘기했다"라고 말했다. '입장을 중앙일보에 얘기한 것인가'라고 재차 묻자, 진 전 교수는 "명백하게 팩트가 잘못된 부분은 바로 잡으라(고 했다)"며 "그건 (중앙일보가) 알아서 할 것이고, 사과를 요구한다면 어차피 내가 칼럼을 다시 쓸 것이다. 걱정말라고 전해달라"고 말했다.  

진 전 교수는 지난달 31일 해당 칼럼에서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이 유익성·신뢰성·중립성·시의성·흥미성 등 5개 항목에서 모두 최하위였다는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코바코·KOBACO) 조사를 인용해 "공영방송의 생명인 ‘중립성’은 54점으로 경쟁 프로그램인 ‘김현정의 뉴스쇼’(87점)나 ‘김종배의 시선집중’(84점)에 30점 이상 뒤처진 것으로 나타났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4기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서 6차례의 '객관성 위반' 제재를 받았으나 정부와 서울시·교육청이 홍보·광고예산을 TBS와 '뉴스공장'에 몰아주고 있다고 주장했다. 

진 전 교수는 "정부와 지자체와 교육청이 손을 맞잡고 민주당의 '프로파간다(선전 선동) 머신'을 지원해 왔다"며 공공재인 TBS를 사유화하고 있다는 주장도 펼쳤다. 

한편 중아일보는 해당 칼럼에 "외부 필진 기고는 본지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다"는 점을 적시했다.

TBS는 자사 입장문을 통해 진 전 교수가 인용한 코바코 조사는 신뢰성이 떨어지는 자료라며, 언론에 관련 보도를 삼가해 줄 것을 공식 요청한 바 있다고 밝혔다. 코바코가 설문 조사를 진행한 표본 1천명은 '김어준의 뉴스공장', '김현정의 뉴스쇼', '김종배의 시선집중' 등 '세 프로그램을 모두 청취한 경험이 있는 자'들이 아니라 각각의 프로그램을 '최근 1달간 1차례 이상 청취한 경험이 있는 자'들로 구성돼 프로그램을 비교하는 것 자체가 불가능한 집단으로 이루어져 있다는 설명이다. 또 실제 청취율은 4배 가까이 차이가 난다. 이때문에 '김어준의 뉴스공장' 청취자 329명, '김현정의 뉴스쇼' 312명 등 설문조사의 표본을 비슷한 크기로 설정해 실제 청취자들을 대표하는 집단이라고 보기는 어렵다고 반박했다. 

이어 TBS는 "해당 조사가 실린 '광고 1번지'에 대해 코바코 스스로 '광고 판매 목적을 위한 마케팅 자료'라고 밝히고 있다"며 "상업광고가 허용되지 않은 TBS 보다는 코바코가 광고 판매를 대행하고 있는 MBC와 CBS 프로그램의 광고 판매를 촉진시키기 위한 조사였다고 봄이 타당하다"고 강조했다. 

TBS는 정부와 서울시·교육청이 홍보·광고예산 상당부분을 '뉴스공장'에 집행하고 있다는 진 전 교수의 지적에 대해서도 반박했다. 해당 내용은 2019~2020년 국정감사 기간 야당 의원들이 지적한 것으로 당시 해당 기관들은 '김어준의 뉴스공장' 청취율이 동시간대 1위로 광고 효과가 크고  타 방송사에 비해 광고 단가가 50% 선으로 저렴하다는 입장을 밝혔다는 것이 TBS측의 설명이다. 

4기 방통심의위 기간동안 '객관성 위반' 제재를 6차례 받았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최근 4년간 받은 법정 제재 6건 중 4건은 출연자 돌발 발언이나 출연자가 제시한 자료의 오류에 의한 것"이라고도 했다. 이어 "진행자 김어준의 발언이 문제가 된 건 2017년 여론조사 부적절 인용, 2020년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 할머니 기자회견에 대한 언급으로 2건이다. 뉴스공장이 노골적으로 당파성·편파성을 추구해왔다고 보기에는 근거가 부족하다"고 했다.

(출처 TBS)

 

 

TBS는 또 "지난 2011년 김어준은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한 안철수·박원순 후보에게 '시장 되면 저에게 교통방송을 달라'고 농을 했단다. 이 농담은 5년 뒤인 2016년 정말 현실이 된다"는 진 전 교수 칼럼 내용은 "TBS가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지시로 '뉴스공장'을 만든 것처럼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는 매우 부적절한 표현"이라고 했다. 

2016년 9월 방송을 시작한 '김어준의 뉴스공장'은 가을 개편을 앞두고 아침 시사 프로그램의 새 진행자를 모색하던 제작진이 발탁했을 뿐, 서울시와는 무관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칼럼에서 언급하고 있는 내용은 방송편성의 자유와 독립을 규정한 방송법에 정면으로 위배되는 것으로 TBS 제작진과 미디어재단 TBS의 명예를 훼손하는 표현"이라고 했다. 

또 진중권 교수가 '다스뵈이다'에 출연한 민주당 인사의 발언을 칼럼 전반에 인용하며, '순수 공익의 관점에서 그의 방송을 퇴출당해야 마땅하다"라고 적시한 부분도 지적했다.  TBS는 김어준 씨가 운영하는 '다스뵈이다'와 'TBS 뉴스공장은'은 "제작 주체와 목적이 전혀 다른 별개의 프로그램"이라며 "진중권 씨가 '그의 방송'이라는 표현으로 두 방송을 동일한 것으로 오인할 수 있도록 왜곡했다"며 사과를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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