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습 무효뒤집기 노리는 명성교회

명성교회 세습 옹호인사로 채워진 서울동남노회 총대들

서울동남노회, 재판국 판결문 수령 거부 파문

 

김하나 목사를 청빙한 명성교회 세습이 무효라는 판결이 났지만 논란은 잦아들기는커녕 점점 더 커지고만 있다. 명성교회가 재판국 판결에 불복하겠다는입장을 공식적으로 밝힌 가운데 김하나 목사 청빙이 유효하다는 인정을 받기 위해 전열을 가다듬고 있기 때문이다. 서울동남노회도 다가올 제104회 총회에서 명성교회 세습 문제를 다투기 위해 총회 재판국의 판결문까지 수령을 거부했다.

 

지난 14일 열린 서울동남노회 임시노회의 경우만 보더라도 재판국 판결을 수용하라는 교계 안팎의 요구에도 불구하고 세습을 이어가겠다고 천명한 명성교회의 뜻대로 흘러갔다. 104회 총회에서 세습 무효 판결을 뒤집기 위해선 명성교회의 입김이 들어간 총대를 선출하는 것이 중요했기 때문이다. 이날 임시노회는 개회 정족수를 채우지 못해 한차례 연기됐음에도 불구하고 결국 명성교회 세습을 옹호하는 목사와 장로로 채워진 총대들이 선출됐다.

 

한국기독공보는 14일 보도한 <서울동남노회 임시노회 총대 선출 등 안건 처리> 기사에서 서울동남노회가 재판국 판결에 대한 후속 조치 논의가 없었다고 평가했다. 다만 노회장인 최관섭 목사의 말을 빌려 판결문이 도착하는 대로 임원들과 노회와 논의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날 선출된 총대들의 소속을 살펴보면, 예장통합정체성과교회수호연대 소속 목사가 14, 명성교회 장로가 6명이다. 104회 총회에서 파송될 총대들 대다수가 명성교회 세습을 찬성하고 옹호하는 이들로 구성됐음을 알 수 있다. 명단은 아래와 같다.

 

목사 총대는 최관섭(진광교회), 김성곤(열린교회), 이대희(우산교회), 손왕재(갈릴리교회) 고대근(축복교회), 김용석(남부광성교회), 기공서(성광교회), 신근영(광주광성교회), 김광선(마천중앙교회), 김성철(송파광성교회) 박순희(미래교회), 강인국(목동성원교회), 남삼욱(이천광성교회), 남광현(광성교회), 장헌민(임마누엘교회), 유희선(은혜교회), 윤호식(광주제일명성교회) 등이다.

 

장로 총대는 이종순(명성교회), 정창석(상일교회), 김재복(명성교회), 홍성인(명성교회), 박신현(축복교회), 이대길(마천세계로교회), 정진화(명성교회), 이강오(명성교회), 홍성욱(마천세계로교회), 김주안(광성교회), 이준삼(성내동교회), 황일영(성내동교회), 노국진(마천세계로교회), 현정민(신창교회), 김훈(광성교회), 윤형준(한빛교회), 최광화(명성교회) 등이다.

 

이후 진행된 정치부 보고에서 김하나 목사의 부목사 청빙 청원은 통과된 반면, 서울동남노회정상화를위한비상대책위원회 소속 목사들의 청원은 통과되지 못했다. 수습노회 이후 새롭게 꾸려진 서울동남노회 임원회가 명성교회의 편의를 봐주고 있다는 의구심이 커지는 대목이다.

 

한국기독공보는 이후 정치부 보고에서는 지금여기교회 대리당회장 장원기 목사가 청원한 장병기 목사의 담임목사 연임 청원건 태봉교회 김수원 목사가 청원한 부목사 최규희 씨 청빙건을 제외한 모든 청원건을 통과시켰다. 장병기 목사와 김수원 목사, 최규희 목사는 모두 비상대책위측 인사라며 반면, 명성교회 당회장으로서 김하나 목사가 낸 부목사 청빙 청원안의 경우는 현장에서 아무 문제없이 통과됐다고 보도했다.

 

CBS14<동남노회, 명성교회 김하나 목사 청원안 통과시켜> 기사에서 명성교회의 김하나 목사 청빙 결의 무효판결에도 불구하고 서울동남노회가 김하나 목사가 제출한 교회 청원안을 모두 통과시켜 논란이 일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김하나 목사가 청원한 부목사 청빙 건과 관련해 노회 임원들의 해명은 이렇다. “김하나 목사 청빙결의 무효 소송의 판결문이 도착하지 않았고, 해당 청원사항은 73회기에 올라온 것이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는 논리다.

 

CBS“73회기 노회는 지난 201710월 명성교회 김하나 목사 위임청빙 청원안이 통과된 회기로, 총회재판국은 지난 5일 당시의 청원결의가 무효라고 판결했다이번 임시노회는 의사정족수 미달로 개회 시간을 한 시간 늦춰가며 가까스로 개회했다. 대부분 명성교회 세습을 지지하는 노회원들만 참석해 동남노회 갈등은 계속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당시 서울동남노회 헌의위원장으로 김하나 목사 청빙안을 반려했던 김수원 목사의 판결 소식도 전해졌다. CBS14<예장통합 재판국 세습방지법 지금도 유효재확인> 기사에서 예장통합총회가 교단법 제 286, 이른바 세습방지법이 지금도 유효한 법임을 재확인했다고 보도했다.

 

CBS예장통합총회 재판국은 서울동남노회 김수원 목사에 대한 면직 출교 상고심에서 동남노회 재판국이 내린 원심을 파기하고, 원심에서 김수원 목사에게 적용한 헌의위원장으로서의 직권남용, 직무유기가 모두 성립되지 않는다고 밝혔다고 했다.

예장통합 재판국은 동남노회 헌의위원회에 심의권한이 있다는 것을 간과했다헌의위원회가 법적 요건을 판단하는 기능을 가지고 있다고 봄이 타당하다고 했다. 특히 헌의위원회가 정상적인 서류를 반려했다면 직권남용, 직무유기가 성립되지만, 위법한 헌의안을 반려했기 때문에 정당한 행정행위를 한 것으로 보아야 한다고 판시했다.

CBS재판국의 이 판결문구는 명성교회 김하나 목사 청빙안이 위법하다는 것을 증명한 셈이라며 총회재판국의 이번 판결문은 그동안 명성교회와 명성교회 세습지지 인사들이 주장해온 목회세습의 정당성을 근거 없는 주장으로 돌려놓았다고 평가했다.

 

서울동남노회 총회 재판국 판결 집행하지 않을 것

최종원 교수, ‘세습 무효판결 거부 작심 비판명성교회 염치 잃어버렸다

 

자신의 입맛에 맞는 이들을 총대로 선출한 명성교회의 다음 행보를 예의주시하던 가운데, 서울동남노회가 총회 재판국의 판결문 수령을 거부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뉴스앤조이는 16<서울동남노회 김하나 목사 청빙 무효 판결 집행 안 한다> 기사에서 서울동남노회(최관섭 노회장)는 명성교회를 보호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이들은 816, 총회 재판국이 하달한 판결문을 돌려보내고 이를 집행하지 않겠다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뉴스앤조이와의 인터뷰에 응한 최관섭 목사의 입장은 단호했다. 한마디로 재판 자체가 엉터리였다는 것이다.

 

최관섭 목사는 재심 판결 과정에 여러 하자가 있다고 생각해 판결문 수령을 거부했다만약 노회가 판결문 수령을 거부하면 총회가 받아서 처리해야 한다. 이번 가을 총회에서 재심 재판의 문제를 총대들에게 알려, (세습금지)법을 폐지하든가 정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뉴스앤조이는 최 노회장은 절차뿐 아니라 김하나 목사 청빙 결의가 무효라는 결과도 따를 수 없다고 했다. 서울동남노회가 총회 재판국 판결을 집행하는 일은 없을 거라고 했다서울동남노회의 대응은 올해 9월 열릴 교단 총회를 대비하기 위한 것으로 읽힌다고 보도했다.

 

이어 사건 당사자가 판결문을 돌려보낸 사례는 처음이다. 국원들이 황당해한다. 재판국이 어떻게 대응할지 논의 중이라며 이번 재심 재판에서 주심을 맡았던 오양현 목사(은혜로교회)의 말을 빌려 재판국 분위기를 전했다.

 

세습 무효 판결을 거부한 것도 모자라 판결을 뒤집기 위한 방안들을 모색 중인 명성교회의 행태에 대한 비판 여론은 점점 커져만 가고 있다. 최종원 교수(밴쿠버기독교세계관대학원)14일 뉴스앤조이에 <염치를 잃어버린 명성교회에게> 특별기고를 보내 세습 무효를 인정하지 못하는 명성교회를 신랄하게 비판했다.

 

최종원 교수는 누구나 진실을 알고 있다. 누가 봐도 명성교회 측 주장이 법적·논리적 타당성을 가지지 못한다. 스스로 논리가 구차하니, 친명성 인사들을 노회에 심고, 힘의 논리, 돈의 논리를 활용하여 우호적 판단을 받고자 한다이때마다 빠지지 않는 것이 수십억을 풀어 미자립 교회를 돕겠다는 약속이다. 교회와 사회에 대한 공헌을 들어, 예외와 정상참작을 요구한다. 대기업 비리를 수사하니 경제도 어려운데로 시작하는 레퍼토리를 내세워 법의 잣대를 굽게 하는 모습과 매한가지이다고 지적했다.

 

특히 이 사건은 신앙의 이름으로 개교회의 사고가 어디까지 갈 수 있는지 보여 준 것이라며 그들에게 법이란 것은 중요하지 않다. 판결도 자신들에게 우호적이지 않다면 애초에 따를 의사가 없었다고 비판했다.

 

최 교수는 나는 남아 있을지 모를 한 치의 염치가 존재하는지 묻고 싶다. 명성교회가 무너지면 한국교회가 무너지는 것이 아니다. 명성교회로 인해 한국교회가 무너지고 있는 것이라며 명성교회가 가진 맘몬의 힘이 스스로를 무너뜨리고 한국교회를 무너뜨리고 있는 것이다. 그 현실을 자신들만 애써 외면하는 것이라고 했다.

 

끝으로 세습 논란의 당사자인 김나하 목사에게 지금이라도 그리스도를 따르는 십자가의 길을 걸어달라는 권면의 말을 전했다.

 

최 교수는 그 길은 자기를 내려놓는 길이다. 김하나 목사가 스스로 내려놓음을 선택할 수 있다면, 이는 명성교회의 무너짐이 아니라, 한국교회 회생의 청신호가 될 것이라며 그 역사의 권고를 외면한다면, 명성교회와 김하나 목사는 더 이상 한국교회와 사회라는 단어와는 조화되지 못할 것이다. 그 속에 살아가는 이들은 이 사회 속에 조화되는 건전한 의식을 지닌 시민은 될 수 없다. 이것이 심판이 아니라면 무엇이 심판이겠는가라고 안타까워했다.

 

C채널 중대한 법적하자 드러나 논란

세습 무효판결이 빌라도식 여론재판이다?

 

대다수의 교계 언론이 보도한 내용과는 반대로 총회 재판국의 재심 판결의 위법성을 주장하며 명성교회의 입장을 철저히 대변하는 기사들도 있었다.

 

C채널은 14<총회 재판국 재심 판결, 절차 하자로 논란 확산> 기사에서 피고 경정 절차 하자 등으로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특히 재심 재판 과정에서 피고 경정 문제뿐만 아니라 피고에게 진술권도 제대로 부여되지 않아 중대한 법적하자가 드러나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고 했다. 세습 무효 판결을 거부한 명성교회와 총회 재판국 판결문도 돌려보낸 서울동남노회의 입장을 철저히 대변하는 내용이다.

 

한국기독공보, CBS, 뉴스앤조이 등의 교계 언론이 지적했던 김하나 목사가 청원한 부목사 청빙 건은 통과되고, 서울동남노회정상화를위한비상대책위원회 소속 목사들의 청원은 통과되지 못한 문제도 C채널 보도에선 전혀 언급조차 되지 않았다. 재심 판결의 위법성을 주장하는데 대부분의 시간을 할애하며, 총대를 선출한 임시노회 소식은 간략하게 언급하며 마치 서울동남노회가 정상화 수순을 밟고 있는 뉘앙스마저 풍겼다.

 

오히려 C채널은 서울동남노회는 재판과정에서의 불법성이 중대하고 명백하기에 총회 재심 판결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다시 한 번 밝혔다총회 재판국의 판결은 있지만 피고기관의 치리회장이 재심 판결 수용에 대한 명확한 반대 입장을 밝혀 재판 집행이 어려울 것으로 보이는 상황, 서울동남노회는 14일 열린 임시노회에서 34명의 총회 총대 선출을 확정하는 등 긴급한 현안들을 처리하고 가을 정기노회 준비에 돌입했다고 보도했다.

대표적 친명성 인사 중에 하나인 황규학 목사가 발행인으로 있는 예장뉴스도 14<빌라도보다 못한 총회재판국> 기사에서 “8.5 재판국은 진술권조차 주지 않고 빌라도보다도 못한 판결을 내렸다증거와 법리를 다수결로 뒤엎어 버렸다고 주장했다.

 

예장뉴스는 예장통합 재판국은 결국 정치적으로 명성교회를 십자가에 던지는 판결을 하면서 소명기회조차 주지 않았다. 현대판 빌라도 여론 재판이었던 것이라며 다행히도 명성교회는 빌라도식 여론재판에 시달리지 않고 재심이후에도 자신들의 갈 길을 가고 있었다. 명성교회는 피고도 없는 빌라도식 여론재판보다 원피고가 주도적으로 이끌고 가는 당사자주의에 입각한 법리재판을 추구하였을 것이라고 했다.

 

명성교회 세습 문제, 아직 마무리 안 돼

 

명성교회 세습 문제에 대해 목소리를 낸 한국기독공보의 기자수첩도 주목할 만하다. 한국기독공보는 16<자정강제 정화의 기로>에서 지난 5일 세습 무효 판결이 나기까지의 과정을 정리하면서 명성교회로 인해 혼란에 빠진 총회의 모습을 안타까워했다.

 

한국기독공보는 재판국의 판결이 길어지면 철수하곤 했던 일반 언론사들은 이날은 자체적으로 취재팀을 교체하며 자리를 지키는 모습이었다명성교회 목회지 대물림이라는 이슈에 대해 일반 사회가 갖는 관심의 정도가 어느 정도인가를 간접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었다고 했다.

 

특히 재판국의 이번 판결에도 불구하고 명성교회 목회지 대물림의 문제는 아직 마무리 된 것은 아니라면서 이번 교단 총회에서도 이 이슈에 대한 이견들이 충돌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

기자수첩의 마무리는 한 목회자의 대화 내용이다. 그는 신학생들을 비롯한 각계각층의 목회지 대물림 반대운동과 이례적인 언론의 관심으로 인해 재판국원들은 더 무겁게 책임의식을 느꼈을 것이라며 만약 우리 교단이 자정능력을 보이지 못했다면 일반 언론들의 엄청난 비판의 포화를 당하고 사회에 의해 정화를 당할 뻔했다. 오는 9월 제104회 총회에서도 명성교회 목회지 대물림과 관련한 이슈에 관심을 갖는 일반 언론이 많이 몰려올 텐데라고 복잡한 심경을 토로했다고 전했다.

 

이에 한국기독공보는 이 목회자의 관점에 의하면 제104회 교단 총회는 자정강제 정화의 기로에 있는 셈이라며 의미심장한 말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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