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광훈, “내년에 한기총 대표회장 재출마할 것”

[평화나무 김준수 기자] 주요 언론들의 전광훈 한국기독교총연합회 대표회장 띄우기가 도를 넘고 있다. 실체 없는 ‘독재’에 맞서는 ‘투사’이자 ‘선지자’로 포장하더니 알게 모르게 ‘대통령 하야’의 정당성마저 부여하고 있는 지경이다. 국민일보가 시작하고 조선일보도 한 팔 거들고 나섰다.

문제의 국민일보 기사는 지난 4일 <“나라 바로 세워달라 매일 기도…내년 한기총 대표회장 재출마”>라는 제목으로 게시됐다. 기자는 교계 안팎에서 분란을 일으키고 있는 전 대표회장을 두고 ‘토론에 능숙한’ 인사로 추어올리기까지 했다.

전 대표회장은 “대한민국이 문재인 좌파정권으로 인해 종북화(從北化)되고 있다”는 색깔론 공세를 되풀이하며 ▲1948년 8월 15일 건국절 부정 ▲낮은 단계의 연방제 지향 등의 이유로 문 대통령이 ‘여적죄’를 짓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소득주도 경제성장 정책 추진 ▲국민연금 주주권 행사 ▲급격한 최저임금 상승 ▲4대강 보 해체 등을 추진하고 있어 “대통령 자격이 없다”고 했다.

전 대표회장은 “문 대통령 하야를 촉구한다. 또 4년 중임제 개헌, 내년 4월 15일 총선에서 대통령 선거와 헌법 개헌 선거 동시 시행을 요구한다”며 “북한 공산주의 이념에 감염된 국민과 단체가 있다면 본질을 깨닫고 회개해야 할 것이다. 한기총은 창립 때부터 공산주의에 반대했다. 한기총은 대한민국을 지킬 것”이라고 했다.

현 시국을 ‘국가 위기 상황’으로 전제하며 ‘문재인 하야하라! 8.15 국민대회’, ‘10.3 비상 국민 회의’, ‘10.9 문재인 하야 천만집회’ 추진도 정당화했다.

그는 “정교분리(政敎分離)의 원칙은 국가기관이 제대로 돌아갈 때 맞는 말”이라며 “일제는 기독교를 억압하기 위해 이 원칙을 악용했다. 하지만 기독교는 한말 의병운동, 청년 계몽운동, 3·1운동을 벌였다. 해방 후엔 독재정권, 군사정권에 저항했고, 많은 핍박을 받았지만 견뎌냈고 결국 승리했다”고 했다.

인터뷰를 마무리하면서 한기총 대표회장 재출마 의사도 밝혔다. 전 대표회장은 “이 나라와 교회 살리는 일에 이 한 몸 바치고 싶다”며 “날마다 하나님께 반(反)복음주의 세력을 척결하고 이 나라를 바로 세워 달라고 기도드린다”고 했다.

 

성직자로서 ‘성경’의 선 넘어선 적 없다?

조선일보는 한술 더 떠 자신을 나치 정권에 저항한 본 회퍼 목사에 빗댄 전광훈 대표회장의 말을 그대로 실어주기까지 했다. <[최보식이 만난 사람] “현 정권 세력은 제정신 아니다…우리는 재앙을 막아야 한다”>는 제목으로 7일자 신문에 실렸다. 인터뷰가 실린 면에는 8일 세종문화회관 세종홀에서 개최되는 ‘문재인 하야 국가원로회의’ 소집 광고도 함께 게시됐다.

전 대표회장은 더불어민주당의 내란 선동 고발에 “현 정권 세력은 제정신 아니다. 어떡하든 날 죽여 보려는 거다. 전광훈 하나만 죽이면 조용해진다는 것”이라며 “지금껏 80차례 고발당했다. 작년에 공직선거법 위반을 빼면 다 무혐의다. 언론들도 달려들어 나를 이상한 사람으로 만들어왔지만 꿈쩍 안 한다”고 했다.

청와대에 진입할 순교자를 모집한다는 광고로 논란을 빚은 부분에 대해선 “황당하겠지만 그보다는 진리냐 아니냐, 자유민주주의를 사수하느냐 못 하느냐, 나라와 국민을 위하느냐 아니냐가 중요하다. 저는 다른 계산은 안 한다”고 했다.

‘본 회퍼가 목사님의 롤모델이냐?’라는 질문엔 “악과 싸우는 데 두려움이 없다”고 답했다. 전 대표회장은 “문재인 정권이 들어서면서 한·미 동맹 와해, 경제 실정, 안보 위기 등으로 자유대한민국이 무너지고 있다”며 “국제무대에서 대한민국의 존재감은 사라지고 있는데, 어떻게든 북한의 김정은을 불러와서 오직 선거에만 이기려고 한다. 문 대통령은 국민을 무시하는 행태를 넘어 전체주의의 길로 가고 있다”고 주장했다.

막말과 욕설 논란에도 자신은 떳떳하다는 태도로 일관했다. 또 ‘막말 프레임’을 씌우고 있다고도 했다. 그는 “욕 안 먹을 놈에게 욕하면 막말이지만, 욕먹을 놈에게 욕하는 것”이라며 “예수님은 바리새인들에게 ‘독사의 새끼들’이라고 했다. 다른 선지자들도 악에 대한 분노로 막말했다”고 했다.

전 대표회장은 “나는 성직자로서 성경의 선(線)을 넘어선 적 없다”며 “원래 교회는 정치하는 조직이었다. 장로교 창시자인 존 칼빈은 제네바 시장이었고, 신(新)칼빈주의를 만든 목사 아브라함 카이퍼르는 네덜란드 총리를 지냈다. 현재 세계 76개 나라에 ‘기독당’이 있고, 미국 상원에는 담임목사가 있다. ‘정치 목사’라는 말은 무식의 소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헌금 논란에 대해서도 입을 열었다. 신문 광고와 집회 경비 일체는 사랑제일교회 일반헌금과 애국헌금, 청교도영성훈련원에서 나왔다고 밝혔다.

전 대표회장은 “집회를 한번 하려면 20억~40억원이 든다. 우파는 경제적으로 좌파보다 낫지만 공동체를 위한 행사에 돈을 안 낸다. 그날 헌금으로 들어온 돈은 1억7000만원이다. 행사 진행비의 10분의 1도 안 됐다”며 “이번 광화문 집회 전에 지방 도시에서 순회 집회를 열었을 때는 사람들이 내 호주머니에 돈을 막 넣어줬다. 나라 상황이나 뻔뻔한 조국 사태에 국민이 열 받아 그랬을 것이다. 그게 이번 광화문에서 대규모 인파로 터져 나온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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