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평화나무 권지연 기자] 라디오가 주요 정보를 접하는 세상과의 소통 창구이던 시절이 있다. 적어도 70년대 이전 생이라면 당대 인기 있는 음악들을 들으며 사연을 보내고 퀴즈를 풀고 상품도 받던, 라디오에 대한 추억 하나쯤은 갖고 있다. 각종 뉴미디어가 등장하면서 라디오방송 시대는 끝날 것이라는 분석도 있었지만, 라디오는 뉴미디어 플랫폼과 결합해 여전히 건재한 모습이다. 그렇다면 라디오를 통한 방송 선교는 어떨까?

국내에서 순수복음방송의 기치를 내걸고 라디오를 매개체로 선교하는 곳을 꼽으라면 대표적으로 극동방송을 꼽을 수 있다. 기독교방송 CBS가 있긴 하지만 시사프로그램에 강점을 둔 종합편성을 한다는 점에서 극동방송과는 뚜렷한 차별점을 가지고 있다. 그렇다면 순수복음방송만을 고집하는 극동방송의 가치와 효율성은 얼마나 될까. 

‘절약’ 정신 투철한 극동방송, 자산 규모 업계 4위 

지금의 극동방송은 1956년 12월 23일 미국 팀선교부가 북방선교를 목적으로 개국한 한국복음주의 방송국과 1973년 6월 30일 제주도에 송신소를 세운 아세아방송이 합쳐진 것이다. 

팀선교부에서 운영하던 극동방송이 운영난을 겪자 1977년, 김장환 목사의 주도하에 아세아 방송과 공동운영에 들어갔다. 2001년에 양 법인을 합병하면서 아세아방송을 제주 극동방송으로 바꾸게 됐다. 태생부터 ‘북방선교’를 목표로 세워진 극동방송은 여전히 홈페이지를 통해 ‘선교사의 파송이 불가능한 러시아, 중국, 몽고, 북한 등지의 주민과 대한민국 내 국민에게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을 전파하는 것을 목적으로 설립됐다’며 그 정체성을 명확히 하고 있다. 북방선교의 기수를 자처하는 극동방송의 핵심가치는 ‘오직 복음’, ‘진실’, ‘탁월’, ‘문화창조’, ‘연합’이다. 

극동방송에서 빼놓을 수 없는 인물은 바로 현 이사장인 김장환 목사다. 1977년 극동방송과 아세아방송이 통합한 이후로 지금까지 40년이 넘는 세월 동안 극동방송의 리더십으로서 건재함을 과시해 왔을 뿐 아니라, 알짜배기 방송사로 키워온 장본인이기 때문이다. 

2018년 6월 방송통신위원회가 발표한 '2018 방송 사업자 재산 상황 공표집'을 살펴보면, 극동방송의 자산은 약 3670억원으로 전년 3369억보다 8.9%가량 더 늘었다. SBS와 MBC, KBS 다음으로 높은 업계 4위다. 반면 부채는 거의 없다. 

이같은 경영의 비법을 한 마디로 표현하자면 투철한 절약 정신이다. 얼마나 절약하는지, 극동방송의 제작비는 2018년 매출액 약 612억7503만원의 2.7%(16억7240만원)에 불과하다. 이것도 프로그램 제작비가 공란으로 표기돼 있어 논란이 일자, 수정한 것으로 보인다. 

<뉴스앤조이>는 ‘극동방송 제작비는 왜 ‘0’원일까 기사‘에서 “방통위 관계자는 ‘극동방송은 규모가 영세해 제작비가 판매관리비에 포함돼 있다. 극동방송 특징인데 다른 방송사와 달리 고액 출연료가 안 나간다. 주로 목회자가 출연하다 보니 제작비는 적게 든다”는 답변을 받았다고 썼다. 

극동방송의 제작비가 적게 드는 이유는 ‘무보수’를 당연시하는 관행 때문이다. 극동방송에 출연하는 찬양사역자는 물론 따로 출연자에게 출연료나 섭외비를 주지 않는 것은 극동방송에서 자연스러운 일이었다. 

‘절약’ 정신이 투철한 극동방송은 철저히 후원에 의존한다. 하다못해 극동방송의 의자 하나까지도 후원으로 이뤄졌다는 말이 있을 정도다. 극동방송은 CMS를 통해 매달 고정 후원금을 내는 청취자를 일컬어 ‘전파선교사’라고 명명하고 있다. 전파선교사라고 다 같은 전파선교사는 아니다. 가이드북에서 소개하는 것처럼 한 달에 1만원 헌금하는 회원은 월1분 전파선교사, 10만원 헌금 하는 회원은 월10분 전파선교사 등으로 구분하고 있다. 

극동방송의 자산 규모는 비교적 제작비용이 적게 드는 라디오를 고집했기 때문에 가능했다는 점도 빼놓을 수 없다. 물론 극동방송이 TV방송국에 꿈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극동방송은 2013년 5월 16일 극동TV 허가를 받았다. 그러나 극동방송이 제작하는 영상물은 유튜브를 통해 송출할 뿐이다. 

극동방송은 2013년 10월 23일 상수동에 위치한 지금의 자리로 이전했는데, 2012년 사옥을 신축할 당시 TV방송국을 만들 계획이었다. 그러나 TV방송국을 운영하는데 생각보다 많은 돈이 들어간다는 사실을 인지한 김장환 목사의 반대로 무산되다시피 했다는 후문이다. 그래서 TV방송을 염두에 뒀던 신사옥은 이도 저도 아닌 것이 되고 말았다는 소문이 우스개 소리처럼 퍼졌다. 

극동방송에 몸담았던 한 퇴사자는 “내가 극동방송에 입사했던 2000년대 초중반부터 TV방송을 계획하고 있다는 얘기는 계속 있었지만, 결국 김장환 목사가 이사장으로 있는 한 불가능한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극동방송은 쌓아놓을 줄만 알지, 쓸 줄은 모르는 곳”이라고 꼬집었다. 

물론 TV방송 진출이 반드시 효율적이란 뜻은 아니다. 순수복음방송의 정체성을 유지하는 길이라고 주장할 수도 없다. 다만, 돈을 쌓아만 놓고 투자하지 않는 극동방송의 ‘짠돌이’ 경영은 향후 발전 가능성에 의문을 품게 만든다. 

극동방송 가이드북 청취율 8위?... 하위 8위 

극동방송이 2011년 이후 발간한 극동방송 가이드북 

극동방송 청취율은 어떨까? 극동방송 가이드북에는 “한국광고주협회와 한국방송광고공사가 2004년 공동으로 조사한 바에 따르면 극동방송은 전체 20개 라디오 채널 중 청취율 8위를, 종교채널(극동방송,기독교방송,불교방송,평화방송,원음방송) 가운데 1위를 차지했으며, 라디오 선호도에 있어서도 7위를 기록했다”고 자랑하고 있다. 또 “일부 믿는 사람만을 위한 방송이라는 통념에서 벗어나 믿지 않는 사람들까지 애청하고 있는 방송이라는 사실을 보여주는 일”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가이드북에서 국내외 극동방송 지사가 12개라고 소개하고 있고, 광주극동방송이 2011년 9월 5일 설립허가를 받은 부분을 명시하는 것을 보면, 이 가이드북이 제작된 시기는 2011년 말에서 2012년 5월 광주극동방송 개국 이전이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2012년 극동방송 상수동 시대를 열어가면서 홍보 차원에서 작성했을 개연성이 커 보인다. 

그렇다면 극동방송 청취율은 현재 어느 정도일까? 한국리서치가 6일 발표한 '2019년 4라운드 수도권 주중 라디오 청취율 조사'에 따르면, 극동방송의 점유청취율은 2.3%로 집계됐다. 전체 점유율은 채널 21개 중 상위 12위, 하위 8위를 기록했다. 

참고로 이번 라디오청취율 조사에서 1위는 SBS파워FM(24.6%)이 차지했다. 뒤이어 김어준의 뉴스공장의 인기에 힘입은 TBS가 2위(17%)를 기록했고, CBS음악FM(12.9%), MBC표준FM(12.1%), KBS2FM(11.7%), MBC FM4U(9.8%), KBS 제1라디오(4.7%) 등의 순으로 집계됐다. 

종교방송 중 1위는 단연 CBS라디오다. CBS 청취율은 음악FM(12.9%), 표준FM(3.2%) 등으로 압도적이다.  CBS가 시사 가요 등 '세상 방송'을 하기에 비교 대상에 놓일 수 없다는 목소리가 극동방송 내부에서 없지 않으나, 통계는 비교인에게까지 확장성이 있는 방송이 CBS임을 엄중히 알려주고 있다.

극동방송 뒤로는 불교방송(1%), 평화방송(0.5%), 원음방송(0.2%) 등 타 종교채널이 있다. 극동방송이 타 종교채널과 비교해 월등히 높은 청취율을 나타내는 것은 확실하나, 극동방송 가이드북에서 자랑하는 것처럼 일반 주요라디오 방송사와 어깨를 나란히 할 정도라고 보기는 어렵다. 

극동방송에서 수년간 몸담았던 퇴사자 A 씨는 “아주 오래전, 청취율이 높게 나온 적이 있는데 사골국 우려먹듯 우려먹는다”면서 “극동방송은 PD들에게 청취율 표를 공개한 적도 없다”고 말했다. 

제작진에게 청취율 표를 공개하지 않는 방송사의 속내는 무엇일까? 극동방송은 순수복음 전파만을 강조하며 청취율 따위는 크게 신경 쓰지 않는 것일까. 

A 씨는 “계속 잘 나온 청취율로 직원들에게도 어필하려고 하는 것이 아니겠느냐”면서 “극동방송은 방송이 중요한 조직은 아니”라고 했다. 그러면서 “청취율을 높이라는 압박은 없었으나, 후원모금에 대한 압박으로 삶은 피폐해져 갔다”고 털어놓았다. 

극동방송 퇴사자 “극동방송 재직 기간 내 삶은 앵벌이로 피폐해졌다”
후원 압박→인맥관리→출연자 섭외·인사채용에도 영향 주장  

A 씨는 “전파선교사를 모아오라거나 행사 때마다 금액을 정해주면서 후원금 또는 스폰을 받아오라는 요구가 전 직원에게 떨어지곤 했다”며 “나는 신입 때부터 후원을 받기 위해 인맥 팔이를 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또 “지사 창립을 기준으로 음악회나 행사를 개최하면서 팸플릿을 만드는데 후원모금을 위한 것이었다”고도 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평소 인맥 관리를 하면서 후원금을 낼 수 있는 사람을 출연자로 섭외하게 되는 악순환을 낳았다는 것이 A 씨의 설명이다. 

A씨는 “극동방송 출연자들은 모두 선교헌금 명목으로 돈을 내면서 출연했다”며, “그러나 이것이 과연 헌금인가 고민하지 않을 수 없다”고 한숨을 쉬었다. 

더 큰 문제는 이렇게 후원금 압박이 제작진의 출연자 선정에만 영향을 미치는 것이 아니다. A씨는 인사채용에도 큰 영향을 미쳤다고 주장했다. 그는 “공채로 인재 채용을 하지만, 그중 낙하산이 섞여 있다는 것을 나중에 알게 되면서 분노가 치밀었다”고 말했다. 

극동방송 현직 또는 거쳐 간 직원 중에는 대형교회 목사 또는 유력인사들의 자녀들이 많은 것이 사실이긴 하다. 한국공항공사 성일환 전 사장의 딸 성 아무개 씨와 대구동신교회 권성수 목사의 딸 권 아무개 씨가 극동방송을 거쳤고, 목동제일교회 김성근 목사의 딸 김 아무개 씨, 임마누엘교회 김국도 목사의 딸 김 아무개 씨 등도 극동방송에 몸담았다. 

A씨는 “극동방송은 김장환 목사의 말 한마디로 인사가 결정되는 곳”이라고 했다. 그는 “극동방송은 김장환 목사가 자신의 개인 운전기사가 마음에 든다며 지사장으로 임명해도, 설령 사내에서 성추행 사건이 발생하더라도 김장환 목사가 용서하면 아무도 말을 못하는 곳”이라고 했다. 

A씨가 이 같은 고민에도 버틸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일까? 그는 하고 싶은 방송일을 할 수 있었다는 점과, 연봉의 달콤함을 꼽았다. A씨는 “어느 때는 특별히 이유가 없는데도 월급의 배로 보너스가 통장으로 들어오곤 했다”며, “조직 내 문제가 많아도 조용할 수 있는 비결인지도 모르겠다”고 주장했다. 

잡코리아에 따르면 극동방송의 직원 평균연봉은 4,900여만원에 이른다. 동종업계 평균보다 31%높다. 특히 평균연봉이 많이 오른 구간은 차장->부장급이라고 적혀 있다. 

<평화나무>가 극동방송 한기붕 사장에게 직원들에게 후원금 모금 압박이 실제로 있는지, 후원이 인재 채용에도 영향을 미치는지 등과 관련해 묻기 위해 전화통화도 시도하고 문자도 보내놓았으나, 아직까지 답변을 받지 못했다. 

국내 개신교인 대상 편성 대부분, 북방선교 기수?

극동방송은 창립부터 지금까지 줄곧 북방선교의 기수임을 자랑처럼 여겨왔다. 북방선교를 위해 탄생한 방송국. 이것이 극동방송 설립의 목적이자, 존재 이유인 것이다. 

그렇다면 극동방송은 북한이나 중국 등에서 청취할 수 있을까. 장거리까지 전파를 내보내기 위해서는 AM방송(Amplitude  Modulation  Broadcasting)으로 가능하다.

FM은 AM보다 깨끗한 방송이 가능하고 혼선을 잘 일으키지 않는다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AM에 비해 장애물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 따라서 멀리 전파를 전달하기에는 어려움이 따른다. 또 AM방송은 밤 시간대 전파가 폭발적으로 넓어진다. 

그런데 극동방송 서울 본사와 13개 지사 중 중국, 러시아, 북한 등 원거리까지 전파를 보낼 수 있는 AM 주파수를 보유한 곳은 두 곳(서울1188, 제주1566KHz) 뿐이다.

게다가 북한 청취자의 눈높이에 맞춘 복음방송 프로그램은 별로 눈에 띄지 않는다. 서울과 제주의 편성표를 살펴보았다. 서울의 경우 새벽 4시에서 6시 사이에 방송되는 복음의 메아리에서 세계 속 북한의 현주소를 진단하거나 성경적 재정관을 제시하는 등의 코너를 진행하고 있다. 제주의 경우 이마저도 살펴볼 수 없다.

대부분이 국내 개신교인을 대상으로 한 찬양 또는 설교방송으로 채워져 있다. 극동방송이 편성표에서 이를 표기하지는 않지만 일부 새벽 시간대에는 미국의 소리 등 미 연방정부가 운영하는 대북방송이 편성되어 있다. 이는 복음과는 전혀 관련이 없다. 오히려 순수복음만을 강조하는 방송에서 북한 문제를 지극히 미국의 관점에서 바라보고 제작된 방송이 여과 없이 흘러나가고 있는 것이다. 

가짜뉴스 유통 대놓고 하는 지상파 방송
김장환 목사, 운영위원·직원 예배 때 정치 발언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운데)가 19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기독인회 조찬기도회에 참석해 김장환 목사(오른쪽)의 안내를 받고 있다. 2019.3.19 (사진=연합뉴스)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운데)가 19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기독인회 조찬기도회에 참석해 김장환 목사(오른쪽)의 안내를 받고 있다. 2019.3.19 (사진=연합뉴스)

 

극동방송이 북방선교에 초점을 두고 방송하는지도 의문이지만, 더 큰 문제는 극동방송이 극우화의 첨병 노릇을 하고 있다는 데 있다. 극동방송이 설교와 찬양을 주로 방송하면서 사실과 다르거나 왜곡된 뉴스를 전하는 것이다.

뉴스앤조이에 따르면 극동방송은 ‘차별금지법이 통과되면 동성애에 대한 부정적인 표현을 할 경우, 징역·벌금형을 받을 수 있다’거나, ‘헌법 속 국민이라는 단어를 사람으로 바꾸면 이슬람이 확산될 수 있다’는 등의 동성애·이슬람과 관련한 왜곡되고 과장된 가짜뉴스를 검증 없이 내보냈다. 

이용희 대표, 염안섭 원장, 국민일보 백상현 기자 등 반동성애 진영의 대표적인 활동가들이 출연해 이 같은 주장을 펼칠 수 있도록 장을 만들어주는 것은 물론, 교계 뉴스 시간에는 보수 개신교인들의 입맛에 맞춰 작성된 일부 교계 언론의 기사를 재가공하는 형식으로 보도하고 있다. 

극동방송의 이 같은 행보는 김장환 목사의 정치색과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

김장환 목사는 역대 대통령들과의 인연을 늘 자랑으로 삼아왔다. 특히 이명박 전 대통령이 구속 수감 됐을 당시 매주 서울동부구치소를 찾아 20분씩 예배를 드렸다. 김장환 목사가 2018년 9월 이 전 대통령이 구속수감 된 구치소를 찾아, "일국 대통령을 지낸 사람이 무슨 죄가 그렇게 많았기에 20년 구형을 받게 되느냐"고 한 말은 두고두고 회자 되고 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이 “'손주는 못 와도 김 목사는 와서 예배드려야 한다'고 했다”는 일화 역시 유명하다. 그는 자타가 공인하는 이명박 전 대통령의 멘토인 것이다. 

그는 박정희 찬가에도 일조했고, 전두환 전 대통령과도 친분이 두터웠다.

2000년 출판한 자서전 <그를 만나면 마음에 평안이 온다 下>에서 "(박정희 대통령이) 우리 국민을 잘살게 하겠다는 신념만큼은 강했던 분이다“라며 ”박 대통령을 무섭게 생각하는 분들이 많은데 직접 만났을 때 굉장히 다정다감하고 세밀한 분이라는 느낌을 받았다"고 썼다.

또 5·18민주화운동 당시 전 대통령의 부탁을 받아 광주를 다녀왔고, 전 대통령이 백담사에 머물렀을 때도 찾아갔을 만큼 각별한 사이였다. 김 목사는 저서 <섬기며 사는 기쁨>에서 전 대통령에 대한 호감도 드러냈다. 그는 "주변 사람들은 전두환 대통령을 말할 때 광주 항쟁과 비자금 문제를 거론하면서 가까이하지 말라고 말한다. 하지만 전두환 대통령에 대해서 끝까지 비판하고 나쁘게 말하는 것도 편협한 일이다"라고 썼다. 또 "광주 문제로 감옥에도 갔다 오고 사과를 해도 받아들이지 않는 사람들이 있다. 외면하고 저주하면 친구가 되지 않는다"고 했다.

전 전 대통령 역시 자신의 자서전에서 "김장환 목사는 내가 대통령을 지낸 사람이라고 해서 특별히 인정과 호의를 베푼 것이 아니“라며 ”그늘진 곳은 어디든 찾아가 빛을 비추고 어려움과 고통을 겪는 사람이면 누구든 다가가 도움을 주는 분"이라고 했다. 

노태우 전 대통령과는 2000년 김장환 목사의 <그를 만나면 마음에 평안이 온다> 출판기념회에 나란히 참석하며 친분을 과시했고, 김영삼 전 대통령을 초대해 신앙 간증 집회를 열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국정 농단'이 드러나 온 나라가 시끄럽던 2016년 11월에는 김삼환 명성교회 원로목사와 함께 박근혜 전 대통령을 만났다. 이후 박 전 대통령을 위로하고 온 김장환 목사가 사랑의교회(오정현 목사)에서 구국 기도회를 빙자한 관제 기도회를 열려고 했다는 논란도 일었다. 

또 김장환 목사는 상임고문을 맡고있는 극동 포럼을 통해 거물급 보수 인사들에게 강연을 열고, 그들과 끈끈한 관계를 유지해 왔다.

지금까지 총 50회 강연회를 열었는데, 이중 최다 출연 강사는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다. 그는 지난 2017년과 2018년 총 5회 극동포럼 연단에 섰다. 이밖에도 이명박 전 대통령,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 정홍원·정운찬·김황식 전 국무총리, 김무성 자유한국당 의원, 황장엽 전 국가안보전략연구소 상임고문, 김장수 전 국방부장관, 이용훈 전 대법원장 등이 강사진에 이름을 올렸다. 

반면, 김장환 목사는 최근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나 현 정부에 대해서는 조롱 섞인 비난을 했다. 그는 지난 10월 17일 극동방송 운영위원 아침 예배에서 “춘추전국시대에 제나라의 경공이 공자를 찾아가 ‘나라를 잘 다스리려면 어떻게 해야 하느냐'고 물었다”며 “(나도) 나라의 정권을 잡은 사람에게 똑같은 질문을 하고 싶다”고 했다.

그러면서 임금은 임금다워야 하고 신하는 신하답고, 아비는 아비답고 자식은 자식다워야 한다는 뜻의 한자어 ‘군군신신부부자자’에 빗대어 “대통령은 대통령답고, 법무부장관은 법무부장관다워야 한다. 목사는 목사답고 장로는 장로다워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청중의 호응이 시원치 않다는 듯, “여기 다 무서워서 절절매고 감옥에 갈까 봐 아멘을 못하는 것 같다”고 황당한 말을 덧붙였다. 

또 여기서 그치지 않고 조국 전 장관을 겨냥해 “신문을 매일 봐도 ‘내로남불’ 뜻을 몰랐는데 최근 알게 됐다”면서 “야, 저렇게 하고도... 의사 진단서도 없는데 병원에 가야 한다고 진단받아 그걸 검찰에 냈다는 것을 신문에서 읽으면서 이런 나라에 산다는 것이 슬프다”고 말했다. 

방송은 공공재다. 사적 이익을 위해 남용해서는 안 된다는 뜻이다. 극동방송의 어떤 면이 공공재로써, 미디어 선교의 도구로써 가치를 지니는 것일까. 극동방송 퇴사자의 다음과 같은 고백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극동방송에서 재직했던 수년간 앵벌이를 위해 이용하는 것이 선교와 북한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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