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열공 보도 이후 가중되는 논란
“유튜버 검증” vs “개국본 죽이기”

시사타파TV 이종원 대표(출처=시사타파TV)
시사타파TV 이종원 대표(출처=시사타파TV)

유튜브 채널 시사타파TV를 운영하고 있는 이종원 대표의 각종 비위 의혹을 탐사보도매체 시민언론열린공감TV와 리포액트 취재팀이 공동 보도했다. 최근 유튜브 방송들이 언론의 역할을 상당 부분 담당해가고 있기에, 이제 '파워 유튜버' 관련 각종 의혹들은 더이상 단순 누리꾼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는 게 취재팀의 입장이다.

이종원 대표는 자신이 운영하는 단체의 문제점을 지적해온 타 유튜버에 대한 형사고발을 사주하거나 심야 시간대에 막말과 욕설을 담은 방송을 지속적으로 일삼는 등의 행위로 지탄을 받고 있다. 이씨가 대표로 있는 사단법인 개혁국민운동본부 운영상의 불투명함 등에 대해서도 내부고발이 이어졌다.

“가장 충격적인 것은 고발사주”

취재팀의 보도중 가장 충격적이라고 거론되고 있는 것이 이종원 대표의 ‘고발사주 사건’이다. 과거 ‘조국 촛불’ 때 시민들이 모아준 후원금중 4억원 가량을 “보이스피싱 범죄피해를 당했다”라고 밝힌 이종원 대표의 해명에 대해 지속적인 의혹을 제기해온 유튜버 꽂미남TV를 괴롭히기 위해 타 시민단체에 여성성폭력 사건으로 검찰수사를 받도록 사주했다는 증언이 나온 것이다.

취재팀이 입수한 김한메 사법정의바로세우기시민행동 대표와 이종원 대표의 통화녹취록을 보면, 이 씨는 김 대표에게 2020년 12월 “(김 대표가) 다른 여성단체랑 연대를 해서 고발장을 써달라. (꽃미남TV가) 개국본을 보이스피싱이니 뭐니 그런 거 갖고 공격한다. 내가 이 여자(꽂미남TV 관련 성폭력 피해호소인)한테 법무부에 진정서 넣으라 했다. (중략) 연합해서 고발하면 중앙지검이 움직일 수 밖에 없다. 개국본 단독으로 해도 되는데 그러면 ‘아이고 개국본’이러니까 다른 단체란 연대를 해서 고발장을 써줄 수 있나. 한 2~3개 단체 정도 더 모아서 (중략) 사법정의TV 구독자 만명 돌파하게 해드릴게”라고 말한 것으로 확인됐다.

꽂미남TV는 오랫동안 이종원 대표에게 도의적 책임이 있는 보이스피싱 피해 사건 관련해 오랫동안 의혹제기를 이어오면서, 이 씨와 사이가 좋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꽃미남TV는 2020년 7월 이 씨를 사기·기부금품법 위반 혐의 등으로 경찰에 고발한 바 있다. 다만, 경찰은이 사건을 현재까지 수사하면서 뚜렷한 결론을 내리지 않고 있다. 꽃미남TV는 모 여성으로부터 성추행 사건 고발을 당해 현재 재판을 받고 있다.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고 현재 2심이 진행중이다. 꽃미남TV는 “(피해호소) 여성과 사귀는 사이였다”고 주장하고 있다.

꽃미남TV와 피해호소인 여성과의 법적 다툼의 실체와 별개로, 이종원 대표가 자신과 이해관계가 있는 꽃미남TV의 형사고발을 사주하고 여성단체를 동원하려 한 점은 시민단체 대표이자 언론인으로서 윤리적 비판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이 씨의 부탁을 받고 꽃미남TV에 대한 고발장을 썼던 김한메 대표는 취재팀에 “이종원 대표의 일방적 설명만 듣고 고발장을 써준 것을 후회한다. 이씨는 민주진보진영과 촛불시민을 대변할 자격이 없다”고 밝혔다.

“한차례도 아니고 10여차례 보이스피싱?”

시민언론열린공감TV 취재 결과, ‘조국촛불 후원금 보이스피싱 피해 사건’에서도 여전히 석연치 않은 대목들이 존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후원금 계좌관리인 김희경(일명 ‘개실장’)씨는 2019년 10월 7~8일에 걸쳐 4억원의 보이스피싱 피해를 당한 것으로 알려져 있었는데, 실제 보이스피싱은 한차례가 아니라 이틀간 10여차례에 걸쳐 진행된 것으로 확인됐다. 김씨가 보이스피싱 업자들에게 속아 OTP(비밀번호생성기) 번호를 이틀동안 10여차례나 불러주고 그때마다 개별통장에서 돈이 수차례 빠져나갔다는 것이다.

김 씨 등이 경찰과 금융감독원 등에 빠르게 신고한 덕에 피해금액 일부는 회수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종원 대표가 방송에서는 “보이스피싱 피해금액이 회수된 통장이 기업은행”이라고 밝혔지만 실제로는 농협은행도 추가로 확인되는 등 회수과정과 회수금액에 대한 불투명함은 여전하다.

‘보이스피싱 피해를 당한 금액이 4억원은 맞는지, 회수된 금액이 정확히 얼마인지’에 대한 질문들에 대해 이씨는 “개국본 홈페이지에 자료를 다 올려놓았다”고 밝히고 있지만, 취재팀이 직접 확인해본 결과 피해금액과 회수금액을 증명할 수 있는 자료로는 ‘농협은행 계좌로 회수된 5천여만원’이 전부인 상태이다.

취재팀을 만난 경찰 고위 관계자는 “보이스피싱 피해는 실제 했던 것으로 경찰 수사가 진행된 것은 맞다. 보이스피싱을 당했더라도 빠른 대처로 회수되는 사례들도 종종 있기 때문에 보이스피싱 사건 자체가 조작됐다고 보기는 어렵다”면서도 “피해 통장과 금액을 회수한 통장 등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개국본의) 정확한 피해금액과 회수금액을 단정하긴 어렵다”고 말했다.

“불투명한 재정·비민주적 조직 운영 논란”

이종원 대표가 대표로 있는 개혁국민운동본부(개국본) 운영상의 문제도 터져나오고 있다. 개국본의 지역본부장을 역임했던 복수의 관계자들은 취재팀을 만나 “이종원 대표가 회의도 제대로 열지 않고 민주당 특정 대선 후보의 경선을 돕게 하거나 못하게 하는 지시 등을 해 내부에서 문제가 많았다. 대선을 앞두고 잡음이 새어나가지 않기 위해 다들 침묵해 왔지만 이 씨의 독단적 행동에 실망해 떠나간 활동가들이 한둘이 아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들은 “이종원 대표가 ‘추미애 전 법무장관을 대선 경선에서 이용해야 한다’ 며 ‘추 전 장관의 대선경선을 돕는 척만 하라’는 취지의 말을 지역본부장들이 모인 내부 회의 자리에서 해 논란이 되기도 했다”고 주장했다. 이 씨는 “이해찬, 정청래, 김어준 등과 협의된 사항”이라고 강조했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다만 이 관계자들은 이종원 대표의 해당 발언을 녹음하지는 못했다고 밝혔다.

이외에도 개국본은 정관에 후원금 내역 등을 인터넷 홈페이지에 공개한다고 밝히고 있지만 2019년 창립 이래 지금까지 한번도 이를 공개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종원 대표는 시민언론열린공감TV의 보도가 나가자 “개국본은 국세청 기부금 지정단체가 아니기 때문에 기부금 내역을 공개할 필요가 없다. 기부금 받은 것도 없다”고 밝혔다. 지금까지 국세청에 기부금지정단체로 지정해달라고 신고조차 안했던 셈이어서 이 해명은 또다른 단체 투명성 논란으로이어질 수 있다.

이종원 대표는 과거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향해 막말을 내뱉었지만 지금은 이 의원이 민주당의 대세가 되자 아무런 설명없이 태도를 바꾼 것도 논란이다.

한편, 2018년 이씨는 과거 자신의 방송에서 “저는 근본적으로 이재명 지사는 내 마음을 떠난 지가 오래 됐어요. 대통령이나 대권후보나 큰 정치인이 되려면 인성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경선 과정에서 같은 당 후보였던 문재인 대통령에게 질의하는 태도나 모습을 보면서 저 사람은 대통령 되면 안되겠다라는 생각을 한 적 있다. (중략) 김부선 문제 이런 것들 논란 거리나 그런 것들 다 떠나서 아무리 그런 의혹이 없다고 하더라도 앞으로 정치적으로 수양을 하고 그러면 좋아질 수도 있지만 인간의 근본적인 인성은 변하기 힘들다”고 말한 바 있다. 그러나 이종원 대표는 최근 그의 방송에서 “이재명이 당대표 출마선언 하니까 기분이 좋다. 민주당에 희망이 보인다.”며 180도 달라진 모습을 보이고 있다.

“시사타파 대표 보면 드루킹 떠올라”

취재팀을 만난 개국본 관계자들은 “과거 드루킹이 정치인들에게 접근해 각종 선거운동을 도와주고 온갖 비즈니스를 도모했다가 감옥에 갔다. 이종원 대표의 최근 행태를 보면 드루킹이떠오른다”고 우려했다. 한 민주당 유력 정치인의 보좌관은 “정청래 등 민주당 의원들이 이종원 대표의 문제점을 알면서도 그를 대놓고 멀리할 수 없는 악어와 악어새의 관계에 있다”고 비판했다.

이러한 각종 의혹들에 대해 이종원 대표와 개국본 쪽은 반론 취재에 응하지 않았다. 대신 이씨는 자신의 방송을 통해 “제기된 의혹들은 모두 허위 사실”이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이씨의 주장을 입증할 추가 자료들은 공개하지 않았다.

“시공은 개국본· 시사타파에 대해 전혀 모른다” 시사타파 이종원 대표 반박

시사타파 이종원 대표가 자신과 관련한 의혹에 대해 유튜브를 통해 7월 25일 해명했다. 다음은 그 내용을 추린 것.

“시민언론열린공감TV는 내가 대표로 있는 개혁국민운동본부(개국본)와 시사타파에 대해 전혀 모르고 있다. 보이스피싱 당시 김희경 실장은 시사타파 직원이 아니었다. 서울의소리 기자였다. 촛불집회 당시 기획은 내가 했고, 돈 관리는 서울의소리가 했다.

개국본을 설립할 당시 시사타파가 1억3000만원에 가까운 돈을 낸 건, 보이스피싱 사건 때문이다. 시민들이 피해 본 돈을 메꾸기 위한 것이다. 내가 대표로서 책임진다고 했기 때문이다. 지금 개국본에 대여한 장비는 대표 임기가 끝나더라도 헌납하려고 한다. 사건이 여전히 진행 중이라 당사자(김 실장)를 내보내는 건 말이 안 된다. 당사자 없이 그 일을 어떻게 처리하는가. 소송을 통해 단 몇 푼이라도 찾아야 할 것 아닌가. 김 실장은 보이스피싱 사건 이후 촛불집회에서 빠진다고 했다. 그래서 나는 ‘당신은 시민들에게 봉사해야 한다’라며 ‘여기서 죽을 때까지 일해라’라고 말했다. 그런데 시민언론열린공감TV는 상암동 개국본에서 촛불집회를 열었고 보이스피싱을 당했다고 생각한다. 당시 뭘 했기에 이렇게 모르는가.

개국본은 기부금지정단체가 아니고 회원들로 운영되는 단체기에 감사 보고서나 이런 걸 온라인에 게재할 의무가 없다. 회원들은 언제든 볼 수 있지만, 온라인에 개재할 의무는 없다. 예전 상암동 개국본에 촛불집회 회계 검토 보고서가 있었다. 커피를 마시러 왔던 많은 사람이 그 문서를 봤을 것이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명예가 회복돼야 한다고 말하며 추 장관을 지난 대선에 나오게 한 주체가 개국본이다. 그리고 예전에 이재명 의원 때 비판했던 사람 많다. 그리고 지금 어떤 관계가 형성됐는지 충분히 설명했다.

결론적으로 나에 대해서도 아무것도 모르고 하는 소리였다. 이건 그냥 허위사실 적시 고소로 대응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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