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사 : 한문덕 목사 (생명사랑교회)
찬양인도: 유기농수도사
'예수 우리들의 밝은 빛', '은혜로 날 보듬으시고'
건반 : 백미
진행 : 김묘성

성경은 왜 어려울까?

성경은 왜 어려울까? 첫째, 예전에 쓰였고, 시대 상황을 모르기 때문이다. 둘째, 문맹률이 97%나 되는 당시에 성경 이야기는 주로 구전으로 전해졌는데, 편지나 책은 글을 읽을 수 있는 사람이 낭독하는 방식으로 읽혔다. 고대에 글을 쓰던 사람들은 엘리트였는데, 이 저자들은 양피지도 귀하고, 문맹률도 높은 상황에서 가장 효과적으로 내용을 전달하기 위해 문학 구조를 만들어 글을 썼다. 성경을 읽을 때 이 구조를 파악하지 못하면 잘못 해석하기 쉽다.

요한계시록의 구조적 특징

요한계시록은 소아시아의 일곱 교회, 에베소, 서머나, 버가모, 두아디아, 사데, 빌라델비아, 라오디게아 교회가 순서대로 돌려 읽었던 회람 서신이다. 이 회람 서신은 다음과 같은 구조적 특징을 가지고 있다.

구조적 특징① 구약의 예언자 전통에는 예언의 형식이 있는데, 모든 말은 “주가 말씀하신다”라는 말로 시작된다. 마찬가지로 요한계시록도 예언의 형식을 따라 ‘이렇게 말씀하신다(헬라어:타데 레게이)’로 시작한다(계2:1, 8, 12, 18, 3:1, 7, 14).

구조적 특징② 요한계시록 1장에는 하나님 형상에 대한 여러 묘사가 나오는데, 2장에 소개되는 일곱 교회는 1장에 소개된 하나님 형상의 특징들을 하나씩 가지고 있다. 순종과 불순종에 따라 일곱 교회가 받을 상과 벌도 자세히 다루는데, 1장에서 하나님 형상을 묘사할 때 사용된 표현을 하나씩 따라 설명한다.

구조적 특징③ 요한계시록 2장 3, 9, 13절, 3장 1, 8, 15절에는 “알고 있다”라는 말이 반복된다. “알고 있다”라는 말은 박해를 잘 견디는 사람에게 큰 위로와 힘이었을 것이고, 박해를 견디지 못해 포기한 사람에게는 두려움이었을 것이다. 저자는 “알고 있다”라는 말을 반복하며 위로와 동시에 회개를 촉구하는 심판의 메시지를 전한다.

구조적 특징④ 일곱 교회 중 칭찬이 더 많은 교회는 하늘(삼층천)을 상징하는 숫자 ‘3’의 세 교회, 책망이 더 많은 교회는 땅(동서남북)을 상징하는 숫자 ‘4’의 네 교회이다. 에베소교회 책망, 서머나교회 칭찬, 버가모교회 책망, 두아디라교회 칭찬, 사데교회 책망, 빌라델비아교회 칭찬, 라오디게아교회 책망의 구조로 책망과 칭찬이 반복된다. 칭찬으로 시작된 말씀은 점점 책망이 많아지다가 나중에는 책망만 하는 형식으로 가며 고난을 견디지 못하는 교회를 향해 회개를 촉구한다.

구조적 특징⑤ 요한계시록 2장에는 “귀가 있는 사람은 성령이 교회들에 하시는 말씀을 들어라”라는 말씀이 반복된다. 요한계시록은 일곱 교회를 향해 구체적인 말씀을 하고 있지만, 그 말씀은 소아시아에 있던 다른 교회들을 향한 말씀이기도 했다. 일곱 교회가 대표성이 있긴 했지만, 주변 교회들도 함께 요한계시록을 회람했던 것. 따라서 모든 교회를 향한 이 말씀은 21세기의 교회가 들어도 충분히 의미 있는 말씀일 것이다.

구조적 특징⑥ 요한계시록 2~3장에는 생명 나무, 사망을 피함, 새 이름, 샛별, 흰옷과 생명책, 성전, 보좌라는 좋은 표현이 나온다. 계시록의 마지막 부분인 20~22장에는 회개하고 돌이킨 자들에 대한 보상을 자세히 다루고 있는데, 앞서 적은 이 표현들은 보상의 내용을 설명하는 핵심 단어로 사용된다.
 
이처럼 요한계시록은 수미쌍관의 구조를 통해 편지의 목적과 의미를 전한다. 따라서 계시록의 이런 전체적 구조를 고려하지 않고 한 부분만 떼서 개별적으로 읽고 해석한다면 잘못 이해할 수밖에 없다. 

구조적 특징⑦ 요한계시록은 첫 장인 1장은 프롤로그, 끝장인 22장은 에필로그에 해당한다. 프롤로그와 에필로그를 빼면 계시록은 일곱 부분으로 나눠진다. 2~3장은 일곱 교회, 4~7장은 일곱 사람, 8~11장은 일곱 나팔, 일곱 부분의 가운데이자 계시록의 핵심에 해당하는 12~14장은 용과 대결하는 일곱 교회가 어떻게 예비해야 하는지를 다룬다. 15~16장은 일곱 대접, 17~18장은 바벨론의 멸망, 19~22장 5절은 어린양의 혼인 잔치를 다룬다. 이 구조를 일곱 촛대 구조라고 하는데, 이 구조에서 핵심 내용은 가운데와 끝에 있다. 결론은 어린양이 결국 승리해 혼인 잔치를 베풀고 새 예루살렘이 올 것이라는 희망을 전한다. 그리고 이런 결론에 이르기 위해서는 핵심이 되는 한 가운데의 내용, 12~14장을 따라 살아야 한다. 짐승들이 다스리는 세계에서도 12~14장이 전하는 모습을 따라 살라는 것이다. 

계시록은 편지가 쓰인 그때를 살아가는 교회들에 힘을 주는 편지

이렇게 요한계시록을 펼쳐 구조를 파악하고 보면 계시록은 세상이 망하는 몇천 년 뒤를 예언한 내용으로 읽을 수 없다. 계시록은 편지가 쓰인 그때를 살아가는 교회들, 특별히 로마제국의 도미티아누스 황제 시절에 박해받던 교회들에 힘을 주는 편지였다. 겉으로 볼 때는 로마가 승리한 것 같지만, 그것은 일시적일 뿐이며 결국에는 어린양이신 예수님이 오셔서 최후 승리를 이루신다는 희망을 특별한 문학적 구조를 통해 전하고 있다. 

이처럼 성경을 잘 이해하기 위해서는 성경이 쓰인 그 시대의 상황을 알아야 한다. 그래야 그 말을 했던 사람의 의도를 알 수 있기 때문이다. 의도를 파악했다면 저자가 그 의도를 가지고 우리를 설득하기 위해 어떤 문학 구조를 사용하고 있는지 파악해야 한다. 오늘은 계시록의 전체 구조를 살펴보았다. 다음 시간에는 오늘 파악한 구조를 바탕에 두고 에베소 교회를 살펴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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