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사 : 한문덕 목사 (생명사랑교회)
찬양인도: 유기농수도사
'주의 이름 높이며', '내 영혼이 은총 입어'
건반 : 백미
진행 : 이경은

계시록 2장에는 에베소 교회에 대한 주님의 칭찬과 책망이 담겨있다. 하지만 오늘날 대다수 교인들은 당시 에베소 교회의 상황을 잘 모르기 때문에, 계시록 2장의 내용이 잘 다가오지 않는다. 그래서 오늘은 에베소 교회의 상황을 자세히 살펴보려고 한다. 

도시 ' 에베소'는 어떤 곳?

우선 에베소 교회에 앞서 에베소라는 도시를 알 필요가 있다. 그래야만 에베소와 에베소 교회의 긴장 관계를 알 수 있기 때문이다. 에베소는 현재 튀르키예에 있는 고대도시이다. 이 도시는 기원전 9세기경 아테네에 의해 건설된 항구도시로, 여러 차례 증축되면서 큰 도시가 되었다. 하지만 AD 17년 지진으로 도시 전체가 무너졌다. 그래서 재건축을 한 오늘날로 따지면 신도시였다. 인구 20만에, 수용인원 25,000명의 원형극장, 5층짜리 저택, 공중목욕탕과 상하수도, 잘 닦인 도로 등이 갖추어진 화려한 도시였다. 

또한 에베소는 신들의 도시였다. 엄청난 규모로 인해 고대 세계의 7대 불가사의 중 하나라 평가받는 아데미 여신의 신전이 그곳에 있었고, 로마 황제들의 신상 등 수 많은 우상이 있었다. 항상 우상들에게 제물을 바치는 축제가 열렸고, 많은 사람이 우상을 만들고 우상의 제물을 사고, 파는 일에 종사했다. 그곳은 우상을 중심으로 하는 하나의 거대한 이익공동체였다. 

바울은 우상-이익공동체와의 충돌을 불사하며(행 19:23~41), 3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눈물로 가르쳐 에베소 교회를 세웠다(행 19장). 바울이 죽고(67년), 유대 로마전쟁이 일어나 예루살렘교회가 망한 이후(70년), 에베소 교회는 소아시아 지역의 구심점 역할을 했다. 예수의 제자 요한이 활동했고, 디모데가 주교로 있었으며, 예수의 어머니도 이곳에 머물렀다는 전설은 에베소 교회의 중요성을 방증한다. 

에베소 교회의 상황?

이제 에베소 교회의 상황을 자세히 살펴보자. 계시록 2장 1~3절에는 에베소 교회에 대한 칭찬이 나온다. 에베소 교회는 온갖 우상들로 가득한 환경에서 신앙을 지키기 위해 수고하고 인내했다. 또한 악한 자들을 내버려 두지 않고, 사도라 자칭하는 자들을 분별해 그들이 거짓말쟁이임을 밝혀냈다. 거짓 사도의 문제는 초대교회에 큰 골칫거리였다. 다종교 사회의 환경에서 종교적 혼합주의와 왜곡된 교설이 많았기 때문이다. 거짓 사도들의 교설은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는데, 하나는 율법으로 회귀해야 한다는 교설이고, 다른 하나는 당시 로마제국에 퍼져있던 영지주의적 교설이다. 영지주의는 영적 깨달음으로만 구원에 이른다는 교설로, 육체는 필요 없고 오직 정신만 소중하므로 육체적 방탕은 문제가 없다는 해괴한 논리로 사람들을 미혹했다. 

또 한 부류의 거짓 사도는 순회설교자들이었다. 당시에는 교회를 떠돌며 설교를 했던 사람들이 있었는데, 이들 중 누가 참되고 거짓된지를 구분하는 것은 어려운 문제였다. 그래서 마태복음과 비슷한 시기에 쓰인 십이사도의 가르침인 디다케는 순회설교자들을 구분하는 기준을 제시하기도 했다. 이 책은 사흘 이상 머무는 사람(목적이 설교가 아니라 대접받기 위함이니), 떠날 때 돈을 요구하는 사람 등을 거짓 예언자로 규정하고 있다. 요컨대 영으로 말한다고 해서 예언자가 아니고, 오직 주님의 생활 태도를 지녀야 예언자라는 것이다. 
에베소 교회가 칭찬받은 부분은 바로 이 거짓 선지자를 잘 분별하여 쫓아낸 것(2절), 그리고 우상숭배가 경제적 이익과 연결된 환경에서 우상숭배를 하지 않고 고난을 견뎌내고 낙심치 않은 것이다(3절). 그리고 니골라당이 하는 일을 미워한 것이다(6절). 니골라당이 정확히 어떤 것인지 알 수는 없으나, 헬라어 니콜라테이스(니골라당)는 승리한 사람들이라는 뜻이기 때문에, 아마도 교회로 유입된, 우상 장사로 큰돈을 번 기득권층이라고 추측할 수 있다. 오늘날 한국의 대형교회에서 부자들이 서로를 밀고 당겨주며 카르텔을 형성한 것처럼 그들도 에베소교회에서 그 짓거리를 하지 않았을까? 주님은 이런 자들의 행위를 미워한 것을 칭찬하셨다.          

에베소교회를 책망하는 내용

5절에는 에베소교회를 책망하는 내용이 나온다. 주님은 처음 사랑을 버린 것을 지적하신다. 처음 사랑이 어떤 것인지는 정확히 알 수 없으나, 거짓 예언자를 색출해내고, 니골라당을 몰아내는 과정에서 생긴 교인들 간의 갈등으로 인해 처음에는 뜨거웠던 교우들 간의 사랑이 식었을 수도 있고, 하나님에 대한 열정이 식었을 수도 있다. 하지만 이 두 가지를 구분할 필요는 없다. 하나님 사랑과 이웃사랑은 동일한 것이기 때문에. 주님은 속히 회개하고 처음에 하던 일을 하라고 명하신다.

진짜 승리가 무엇인지를 대비시키려는 계시록 저자의 의도!

위에서 니골라당의 뜻이 승리한 사람들이라고 했는데. 흥미롭게도 7절에 다시 이기는 사람이 등장한다. 진짜 승리가 무엇인지를 대비시키려는 계시록 저자의 의도가 엿보인다. 니골라당은 우상의 제물, 다시 말해 죽음의 열매를 먹는 자들이다. 하지만, 참된 승리자는 우상의 제물에 굴복하지 않고 신앙을 지킨 자들이다. 이들이 결국 생명 나무의 열매를 먹게 될 것이다. 이것이 계시록 저자가 에베소 교회에 보낸 희망의 메시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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