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사 : 한문덕 목사 (생명사랑교회)
찬양인도 : 유기농수도사
'세상의 유혹 시험이', '창조의 아버지'
패널 : 오광석
진행 : 이경은

12장부터 15장 4절까지는 하나의 큰 단락으로 구분된다. 12장에서 붉은 용의 추격을 피한 이스라엘을 상징하는 해산이 가까워진 여인이 광야로 숨는다. 13장은 666표를 받는 자들과 받지 않은 자들을 구분하고, 666표를 받지 않은 사람은 상거래 금지를 당한다. 그리고 14장에서 15장 4절까지는 로마의 지배를 거부했던, 666표를 받지 않은 사람들이 다가올 시련을 견딜 수 있는 환상을 보여 준다.

시온산에 우뚝 선 어린 양

먼저 시온산에 어린 양이 우뚝 서 있는 모습이 등장한다. 앞서 등장했던 붉은 용은 이스라엘을 죽이려고, 그 하수인인 두 짐승까지 내려보냈지만, 어린 양이 시온산에 우뚝 서 있는 모습을 제시함으로 맞대결의 구조를 그린다. 다윗의 묘지가 있는 시온산은 예루살렘을 상징하며, 구약시대는 시온산을 환난 날에 피할 수 있는 하나님의 임재 장소로 인식했다(단2:32 참고). 그래서 유대 종말론 사상에선 세상 끝이 오면 모든 민족이 시온산으로 몰려올 것이고 동시에 모든 전쟁도 끝난다. 이렇듯 시온산은 미래적인 비전의 상징이다(미4:1-4, 사2:2-4 참고). 요한계시록은 비록 짐승 같은 로마로 인해 엄청난 핍박과 고난이 닥치지만, 머지않아 시온에서 구원의 약속이 이루어지리라는 희망을 노래하는 것이다.

바로 그 시온산 위에 어린 양과 함께 14만 4천 명이 서 있는데, 이는 유대민족과 새로운 기독교 공동체라는 구원받은 백성 전체를 상징한다. 그리고 그들의 이마에는 어린양의 이름과 그 아버지의 이름이 적혀 있는데, 이는 666이라는 표식을 받은 사람들과의 대조를 보여주며, 동시에 희망 없어 보이는 온천지에 실재적으로 희망이 있음을 말한다. 그들은 하늘에서 들려오는 새 노래를 배운다. 앞서 일곱 교회가 어려움을 당할 때도 하늘 보좌에 어린양이 있었고, 보좌에 앉아계신 분이 두루마리의 봉인을 하나씩 뗄 때, 그곳에 함께 있던 24장로와 사람들이 노래를 불렀는데, 그 내용은 “주님의 피로 모든 민족 가운데서 사람들을 사서 하나님께 드리고, 그들을 우리 하나님 앞에서 나라가 되게 하고 제사상 삼으셨다.”라는 것이었다. 이제 이 노래를 이제 14만 4천 명이 부르게 되니, 지금 박해 받으며 이 글을 읽고 있는 백성들이야말로 그 나라와 백성이 되는 것이다.

새 노래를 부르는 사람들

과연 어떤 사람들이 새 노래를 배워서 부를 수 있는가? 네 가지 특징이 있다. 첫 번째는, 순결하고 정결을 지킨 사람이다. 두 번째는, 어린 양이 가는 곳이면 어디든지 따라다니는 사람들이다. ‘따름’과 ‘순종’은 약간 다르다. ‘순종’은 명령대로 행하는 것이고, ‘따름’은 제자의 이미지다. ‘페리 파토스’는 ‘길을 따라서’라는 뜻인데, 선생과 제자의 ‘동행’ 또는 ‘행동을 본받는다’라는 의미이다. 공관복음서에도 예수님이 제자들에게 나를 따르라고 말씀하셨던 것도 예수님이 가신 길을 그대로 밟아가는 것을 의미한다. 예수님의 뒤를 따르며 참된 제자의 길을 가는 사람이 14만 4천 명에 들 수 있는 것이다. 세 번째는, 하나님과 어린 양께 드리는 첫 열매로 구원 받는 이들이다. 구약성서에서 첫 열매는 하나님의 것이다. 그러므로 이들은 하나님의 소유라는 뜻이고, 마지막 열매도 있을 것으로 추측하며 희망할 수 있는 것이다. 네 번째는, 거짓말을 찾을 수 없고, 흠잡을 데 없는 사람들이다. 성경에서 말하는 거짓말은 거짓 증언을 의미한다. 로마 황제와 하나님 중 누구를 섬길 것인지 선택의 길에서 거짓말하지 않고 정확하게 말하는 사람이다(습3:13 박해에서 살아남은 자들 참고). 그러므로 새 노래를 부르는 이들은 666의 표식으로 가득한 사람들 사이에서 끝까지 하나님만 섬기는 사람들에게 참 모델이다.

세 천사의 등장과 심판

이제 성도들이 더 확실히 인내할 수 있도록 세 천사가 나타나 전한다(6-13절). 첫 번째 천사는 영원한 복음을 잘 듣고, 로마 황제가 아니라 하늘과 땅과 바다와 물(강)의 근원을 만드신 분을 경배해야 함을 외친다. 심판이 이르렀기 때문이다. 종말은 누군가에게는 심판이지만 누군가에는 영원한 복음이 되는 것이다. 두 번째 천사는 바빌론이 무너졌다고 외친다. 바벨론은 로마를 상징하는데, 아직 로마가 안 무너졌지만, 이미 무너졌다고 선언하는 것이다(남과 북이 여전히 분단 상태지만, 문익환 목사의 “통일은 왔어”라는 외침도 같은 맥락). 세 번째 천사는 짐승과 우상에게 절하고 이마와 손에 표를 받은 사람은 누구든지 하나님의 진노의 포도주를 마신다고 외친다. ‘진노의 포도주’는 구약에서 자주 사용되는 표현으로, 로마인들은 포도주를 물과 적당한 비율로 섞은 후, 향이나 꿀을 섞는다. 그래서 상대적으로 덜 취하게 하는 것이 로마의 일반적인 풍습이었다. 그러나 성경의 물과 꿀을 섞지 않은 포도주 원액을 그대로 마신다는 표현은, 성경에 나오는 쓴 쑥만큼 취하여 비틀비틀 쓰러지는 상징으로써, 666의 표식을 받은 이들은 거룩한 자들과 어린양 앞에서 불과 유황으로 고통받을 것이라는 의미이다.

그래서 하나님의 계명과 예수를 믿는 믿음을 지키는 사람들에게는 인내가 필요하다고 말한다(13:10 참고). 여기서의 계명은 큰 틀에서 십계명이고, 십계명을 확대한 613가지 계명으로써 곧 율법이다. 즉, 계명은 유대교 전통을 상징하고, 예수를 믿는 믿음을 지키는 자는 그리스도교 전통을 상징한다. 이처럼 요한계시록은 종말을 언급할 때마다 유대교 전통과 그리스도교 전통을 함께 언급한다. 나아가 저자는 이제부터 주님 안에서 죽는 사람들(이때 이미 죽는 사람들이 있었음을 암시)에게 복이 있고, 그들은 수고를 그치고 쉬게 될 것이라고 성령의 말씀을 대언하며 계속해서 희망을 선포한다.

구원을 이루시는 하나님

성전에서 한 천사가 날이 선 낫을 들고나와, 금 면류관을 쓰고 구름 위에 앉아 있는 인자(예수님)에게 곡식을 거두어 달라고 요청한다. 구원이 이루어지는 순간이다. 동시에 제단에 있던 다른 천사도 나오는데, 불의 권세를 지배하는 천사로, 피의 원한을 풀어달라는 사람들의 말을 듣고 나온다(6:9 다섯째 봉인 참고). 두 번째 천사의 요청으로 포도나무를 베어 악인들을 술 틀에 던진다. 바위를 뚫어서 포도주 틀을 만들고, 거기에 포도를 넣고 밟아 나오는 즙으로 포도주를 만드는데, 악인들이 이렇게 당한다는 것이다. 성밖 심판의 골짜기(여호사밧 골짜기)에 술 틀이 있었다. 이는 낫을 들고 와서 포도나무를 베라는 구약의 모티프를 사용한 것이다(욜3:12-15 참고). 이 악인들을 술 틀에 포도주 짜듯이 짰는데, 그 흘린 피가 1600스타디온이다.(1스타디온=약192m/1600스타디온x192m=307.2km/서울~부산 거리) 이는 로마가 전 세계에 행한 악에 대한 처벌이다. 1600이라는 수 자체는 (4x4x100=1600)으로써, 이 심판이 세계 전체에 미치는 것임을 강력하게 말하며, 의인들에게 암흑기를 견딜 수 있는 힘이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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