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野, 우크라이나 순방 두고 수해관리 입장 차 보여

브리핑하는 권칠승 수석대변인 (출처=연합뉴스)
브리핑하는 권칠승 수석대변인 (출처=연합뉴스)

대통령실이 지난 16일(현지시간) 국내 수해 피해가 커지는 와중에 윤석열 대통령이 순방 일정을 연장해 우크라이나를 전격 방문한 것을 두고 17일 여야는 극명히 대치했다.

더불어민주당과 정의당에서 “언제까지 정부가 없는 재난 속에서 각자도생해야 하나”라며 비판이 이어지자 여당은 “최선의 방법으로 추진한 것”이라며 대통령의 행보를  거듭 옹호했다.

권칠승 더불어민주당 수석대변인은 17일 국회 소통관 기자회견장에서 “국민이 언제까지 정부가 없는 재난 속에서 각자도생해야 하냐”며 “국민이 재해 한복판에 있을 때 대통령도, 여당 대표도, 장관도 보이지 않았다. ‘국민 안전은 국가가 무한 책임’이라던 대통령의 약속은 이번에도 지켜지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아울러 대통령실 고위관계자가 윤석열 대통령이 순방 일정을 연장해 우크라이나를 전격 방문한 이유에 대해 "한국 대통령이 당장 서울로 뛰어가도 상황을 크게 바꿀 수 없다"는 발언을 한 것을 두고 “국민이 고통받을 때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대통령은 대체 왜 필요하냐”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권 대변인은 지난 5월 순방 중 기록적인 폭우를 겪은 이탈리아 총리의 조기 귀국 행보를 예로 들며 해당 발언에 대해 비판했다. “이탈리아 총리는 상황을 바꾸지도 못하는데 왜 서둘러 귀국했는지, 국민에 대한 책임을 방기한 대통령실로서는 이해할 수 없을 것”이라 지적했다.

김희서 정의당 수석대변인 역시 같은 날 국회 소통관 기자회견장에서 브리핑을 통해 “물난리 난 집안 비운 대통령, 전 정부 탓하는 국민의 힘, 컨트롤타워 상실된 총체적 난국”이라며 대통령실 행보를 비판했다.

특히 김 대변인은 “수해로 인한 전례 없는 비극이 들이닥쳤지만, 정부·여당의 태도는 참담하고 졸렬하다”며 “윤석열 대통령은 수해로 인한 피해가 커지는 중에도 느닷없는 우크라이나 방문으로 시간을 허비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김 대변인은 여당인 국민의힘 역시 문제 삼았다. “여당의 태도 역시 황당하기 짝이 없다. 재난에 대처할 의무를 방기해놓고 ‘문 정권 때 안전 인프라 투자 줄였다’며 또다시 전 정권 비난에 열을 올리고 있다”며 “국힘의 정치란 문재인 정부를 탓하지 않으면 기능이 마비되는 가히 ‘기생충 정치’다”고 꼬집었다.

김 대변인은 브리핑 말미에 “아직 수해가 끝나지 않았다. 탓하는 정치 그만하고 정부·여당은 책임감 있는 태도로 재해에 대처해야 한다”며 정부와 여당의 자성을 촉구했다.

한편 야당의 비판에도 불구하고 여당 국민의힘은 이번 윤석열 대통령의 우크라이나 방문에 대해 치켜세웠다. 유상범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17일 논평을 통해 “이번 우크라이나 방문은 자유와 민주주의 가치연대를 확인함과 동시에 국익이라는 측면에서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았다는 평가가 중론(衆論)”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유 대변인은 “수해 관리와 국익 외교는 대척점에 있는 것이 아니다”라며 “외교와 국내 상황 어느 하나 소홀히 할 수 없기에 호우 피해를 점검하며 국익을 위한 외교 활동을 동시에 최선의 방법으로 추진한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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