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당선에 담긴 민심의 함의(含意)는 검사 출신 대통령으로서 ‘내로남불’을 일소하며 모두에게 공명정대한 법 정의를 세워달라는 데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윤 대통령은 집권 직후 측근 특수부 검사를 권부에 포진시키고는 정치적 반대자에게는 가혹하게 대하면서도 자기 가족과 측근에게는 한없이 관대한 태도를 보여왔습니다. 급기야 본인을 대통령으로 만들어준 국민의힘 안에서도 선거법과 정당민주주의를 짓밟고 군주처럼 행세해왔습니다.

 

그 야만성은 검찰총장이던 2021년, 입당 전 때부터 생경하지 않았습니다. 윤 대통령은 국민의힘 정치인과의 통화에서 이준석 당시 국민의힘 대표를 깎아내리며 자신이 당 대통령 후보가 된 뒤에는 “까불어봤자 3개월짜리”라고 발언했습니다. ‘이준석 지도부’를 끌어내릴 구상은 실제 말에 그치지 않았습니다. 집권 후 3개월만인 2022년 8월 주호영 비대위원장 체제가 들어서면서 자신의 권위로 실현했습니다.

 

그리고 이어진 올 3월, 경향신문 보도에 따르면 당 대표 경선에서 측근들 입에서 유력 주자인 유승민, 나경원, 안철수를 비토하는 발언이 이어졌고, 급기야 강승규 시민사회수석실 관계자가 당원에게 김기현 후보를 지지하는 홍보물을 단톡방에 전파해달라고 요청했습니다. 일찌감치 표징 된 ‘윤심’에 따라 김 후보는 결선투표 없이 완승했습니다. 이 와중에 강승규 수석의 ‘강신업 출마 저지’ 메시지가 담긴 움직일 수 없는 증거가 추가로 공개됐습니다.

앞선 2021년 녹취록에 등장하는 윤 대통령은 이런 발언도 했습니다. “국힘(국민의힘)이 아무리 미워도 국힘을 갖다가 (정권교체의) 플랫폼으로 (활용)할 수밖에 없다는 걸 인정을 하셔야 한다.” 국민의힘을 당원이 주인 되고 당헌 당규에 따라 운영되는 민주적 조직체가 아닌 자신의 집권을 위한 수단으로 인식한 것입니다. 실로 위험한 발상이 아닐 수 없습니다.

 

윤 대통령이 김기현 대표를 지원한 데에는 내년 총선 공천 책임자로 그를 택한 측면이 큽니다. 실제 이진복 정무수석이 5월 태영호 국민의힘 최고위원에게 내년 총선 공천을 거론하며 정부의 일제 강제 동원 피해 배상안을 옹호하는 발언을 요청한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태 최고위원 사퇴로 사태가 일단락됐지만, 윤 대통령은 총선 공천개입 의지는 지울 수 없습니다.

 

그런데 이 모든 행위는 공직선거법 제57조의6 제2항과 정당법 제49조는 당내경선 개입, 선거운동 방해를 금지하고 있습니다. 이번 사건을 일개 수석의 개인적 일탈이라고 말할까요? 그럴 수 없을 것입니다. 윤 대통령은 서울중앙지검장으로 있을 때 현기환 정무수석의 당 공천을 두고 박근혜 전 대통령을 공범으로 몰았던 전력이 있었습니다.

 

대통령은 국헌을 준수할 책무가 있습니다. 그래서 법률 위반에 대해 탄핵으로써 응징될 수 있고 그 선례도 있습니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는 언론을 통해 이미 널리 알려진 대통령의 ‘당 대표 경선 개입’ ‘총선 개입’을 두 눈 뜨고 보지만 말고 더 큰 불법이 자행되기 전에 강력한 수사로 제동을 걸어야 할 것입니다. 아울러 국민의힘 정치인도 보도되거나 공론화되지 않은 윤 대통령의 당무 개입을 공론화해 공당의 권위를 세워야 할 것입니다.

 

평화나무는 대통령이 민주주의를 부정하는 민주공화국 대한민국의 현실을 개탄하며 앞으로도 윤 대통령의 불법적 일탈 행위에 대해 공익적 시선으로 응시하겠습니다.

 

2023. 9.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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