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두일 작가를 만나다

김두일 작가
김두일 작가

이른바 ‘유싸(유튜버싸움)’이 시작된 지도, 반년이 흘렀다.

김두일 작가와 심혁(전기홍) 씨 개인 간 다툼으로 시작된 이 갈등은 진보 진영 전체에 영향을 미치는 규모로 커졌다. 초반만 해도 심혁과 함께 김성수, 최한욱, 허상흠 등의 공세를 김 작가가 막아내는 흐름이었지만, 7월 ‘두진서’ 시작을 기점으로 흐름이 바뀌었다.

지난여름만 해도 진보 진영 대표적인 유튜브 채널로 받아들여지던 ‘더탐사’는 경영진 교체 후, 이른바 최·강·박으로 일컬어지는 옛 경영진의 여러 비위와 관련한 새 경영진과 옛 경영진의 법적 다툼이 이어지고 있다.

10월 ‘더탐사’ 새 경영진에 대한 등기와, 정천수 대주주의 경영권 관련 소송 2심 완승으로 대세가 결정됐지만, 아직 최·강·박 측의 저항은 계속되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유싸’의 한쪽 축인 김 작가도 예측하지 못한 일이었다. 기회가 될 때마다 아내와 작은딸이 있는 말레이시아로 가, 휴식을 취하며 책을 쓰고 싶다던 김 작가, 하지만 사정상 뜻을 이루지 못하고 2023년의 마무리도 유싸와 함께 하고 있다.

김두일 작가를 만나 지난 반년 ‘유싸’를 치러온 소회와 앞으로의 계획을 들어봤다.

이른바 ‘유싸’ 시작 후 진보 유튜브 판에서 가장 문제적인 인물이 되셨습니다. ‘유싸’는 어떻게 시작된 겁니까?

여러 원인이 얽히고설키면서 불거진 문제라, 간단하게 설명하기는 힘듭니다. 하지만 알파(α), 즉 시작은 유튜브 보도채널 ‘파불라’ 운영자 심혁(본명 전기홍)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지난해 가을 ㈜시민언론더탐사(이하 더탐사)에서 함께 나와 ‘파불라’를 만든 인연이 있는데 이 심혁과의 갈등이 ‘유싸’의 시작입니다.

아쉽게도 지난해 10월, 간판을 올린 지 2주 만에 심 씨와 함께 할 수 없음을 판단하게 됐는데 그 근거는 심 씨가 취재 능력을 갖추지 못했다는 것이었습니다. 취재 능력이 부족해도 너무 부족함을 확인한 후 자연히 심 씨의 학력과 경력에 대해 의심하게 됐지만, 처음에는 과연 그런 것까지 속일까 싶었습니다. 그런데 결정적으로 ‘술방’(술을 마시며 하는 방송) 사건이 터지면서 그러한 의심이 짙어지게 됐지요. 일단 ‘파불라’를 시작한 것에 대해 책임을 깊이 통감합니다.

문제는 파불라를 정리하는 과정이었습니다. 저와 최진숙 과장은 “어차피 가망이 없으니 투자금과 손실금을 모두 계산해 1/n로 나누자”라고 제안했습니다. 하지만 심 씨는 “언론계 선배들이 투자할 것”이라면서 자신이 우리 몫을 돌려주겠다고 했지요. 그런데 약속한 날짜까지 정산을 되지 않았고, 연락도 받지 않았습니다. 이리저리 거짓말만 했지요. 여기에 이전 김두일TV 스패너이고 현재 ‘파불라’ 스패너인 냇시조니님을 변호해 주시던 이연주 변호사에 대한 공격 등이 이어지면서 더 이상 인내할 수 없는 상황에 이른 것이지요.

5월 29일 ‘김두일TV’ 실시간 라이브 방송에서 처음 심혁의 학력과 경력 위조 의혹을 제기하셨습니다. 이때부터 쩌날리즘(당시 평화나무)의 보도가 이어지면서, 판이 커지게 됐는데요. 당시 방송에서도 이야기했지만, 많이 참고 또 참다가 도저히 더 참을 수 없어서 의혹을 제기한 것입니다. 당시 제기했고, 쩌날리즘 보도 등을 통해, 거의 사실로 확인된 내용을 간단히 정리해 보면 이렇습니다.

1년 전 쯤으로 기억하는데, 지금 ‘심박사TV’라는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는 심경수 박사와 심혁 씨가 파불라 실시간 방송에서, 심혁씨가 “프레아님! 86학번이세요? 저랑 1년 차이거든요. 저랑 알 수도 있겠는데요”라는 이야기합니다. 그리고 말을 돌려서 우병우 전 민정수석 이야기를 꺼냅니다. 우병우는 서울대학교 법대 졸업생이잖아요? 그리고 심경수 씨가 이야기를 이어나가려고 하자 “거기까지”그러면서 황급히 제지하는 듯한 모습도 보입니다.

심혁이 한양대학교 졸업생이 아닐 수도 있겠다고 더 의심한 계기는 나이입니다. 심혁은 “자신이 빠른 67년생으로 66년생과 학교를 같이 다닌 85학번이며, 강진구 전 더탐사 대표는 67년생으로 86학번이다. 언론계에도 1년 먼저 입사한 선배”라고 주장했는데, ‘파불라’ 만들 때 서류를 확인해보니 68년 3월생으로 확인되어 나이를 속인 것으로 알게 됐습니다. 가장 기본적인 나이를 속였는데 경력과 학력이 과연 맞는지 의심해, 제 인맥을 동원해 심혁의 본명 ‘전기홍’이라는 이름을 아는지 수소문해 보았지만, 안다는 이는 한 명도 없었습니다. 이어 직접 심 씨가 떠들고 다닌 조선일보, 세계일보, CBS, YTN 경력도 모두 실제 확인 결과 허위인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그리고 이때까지는 저와 심혁, 두 사인(私人)간의 갈등이었지요.

이 갈등이 ‘유싸’로 확전된 데는 역시 김성수·최한욱 평론가 그리고 손혜원 전 의원의 참전이 큰 역할을 했지요?

예, 맞습니다. 김성수 평론가가 큰일을 했습니다. 제가 볼 때, 김성수 씨는 당시 자신의 채널 ‘성수대로’가 쇠락하는 상황으로, 특정인을 악마화하는 보도를 주로 진행하고 있었습니다. 소위 ‘청담동 술자리’ 보도 등장하는 첼리스트를 악마화하고, 그녀의 남자친구이자 제보자와의 문자메시지를 허락도 받지 않고 일방적으로 공개하기로 했습니다. 이러한 상황의 김성수 평론가 그리고 김 씨와 가까운 최한욱 평론가와 심혁 씨가 함께 ‘오벤저스’라고 하는 방송을 만들었는데요. 저는 이 ‘오벤저스’가 저와 최진숙 과장 그리고 정천수 대표까지 함께 묶어 악마화해, 결국 정천수 대표와 더탐사의 경영권 다툼에서도 더탐사가 유리한 입지에 설 수 있도록 하려 만들어졌다고 생각합니다.

이후 밝혀졌지만, 이들이 최진숙이 정천수의 빨대라며 공개한 김칼세(김민철)와 신원 불상 여성 사이 녹취록 내용의 근거는 정천수 전 대표의 지난해 8월 방송이었습니다. 여기에 별난해병아찌TV 운영자 허상흠도 함께 하면서 개인 간 갈등이 유싸로 확대됐습니다.

7월 말레이시아에서 귀국하신 후, 작가님도 본격적인 대응을 시작하게 됩니다.

그랬지요. 심혁과 허상흠이 제기한, 지금 생각하면 웃음밖에 안 나오는 ‘밀정’설에 대응하기 위해 인사동 찻집과 막걸리집을 돌아다니고, 김용민TV ‘안주값어치’ 방송에 출연하는 것을 시작으로 대응을 시작했습니다. ‘안주값어치’ 방송이 바로 그 다음 주부터 최진숙 과장님과 서 기자님까지 함께 하는 ‘두진서’로 자리 잡으면서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고요.

작가님과 대립하는 세력은 작가님과 평화나무가 지난봄부터 이른바 최·강·박 등 더탐사 전임 경영진을 공격하기 위해 계획적으로 일을 추진했다고 주장하는데요?

말도 안 되는 이야기입니다. 아시는 대로 제가 처음 심혁의 학력과 경력 의혹을 제기했을 때 심혁이 제대로 반박하고 설명했다면, 최진숙 과장에게 횡령 의혹이 제기될 때 “횡령 사실 없다”라고 최·강·박이 이야기했다면 이렇게 길게 이어질 일도 없었을 것입니다. 학력과 경력 위조 의혹을 키운 것도, 최진숙 과장에게 횡령 의혹을 덮어씌운 것도 저들입니다. ‘더탐사’ 이전 경영진에 대한 문제의식은 갖고 있었지만 제가 그들을 공격하기 위해 큰 그림을 그렸다는 것은 설득력이 없습니다.

7월 귀국 직후까지만 해도 소위 최·강·박이라고 불리는 더탐사 前 경영진까지 ‘유싸’에 여름부터 등장하게 될 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하신 것 같습니다. ‘안주값어치’ 방송 직전, 인사동 찻집을 찾은 자리에서도 빨라야 연말 정도, ‘유싸’가 아닌 정천수 대표와의 경영권 문제 등으로 비판의 대상이 될 것 같다고 예측하셨던 기억이 납니다.

예, 맞습니다. 그래서 김두일TV’ 실시간 방송에서도 “최종빌런 강진구가 이렇게 빨리 등장할 줄 몰랐다”라는 이야기를 몇 번 했지요. 기자님도 직접 취재하신 분이니 누구보다 잘 아시겠지만, ‘최·강·박’에게는 상황을 이렇게까지 만들지 않을 기회가 적지 않았습니다. 먼저 지난 5월 말 심혁(전기홍) 학력과 경력 의혹을 제기했을 때, 아는 대로 제대로만 확인해 줬으면, 또 최진숙 과장이 횡령 의심을 받을 때 그렇지 않다고 확인을 제때 해줬으면 이렇게 확전될 일이 없었습니다.

당시는 (지금은 커뮤니티 전체가 제 편이라고 공격받는) ‘잇싸’에서도 ‘최·강·박’이 윤석열 정권과 맨 앞에서 싸운다는 믿음이 굳건했거든요. 당시는 저와도 갈등이 첨예하지 않았던 시기라, 기회 될 때마다 저도 최영민 전 대표 등에게 두 가지 문제에 대해 공개적으로 확인해 달라고 부탁했지만, 돌아온 것은 최 전 대표가 ‘잇싸’에 남긴 심혁에 대한 댓글 몇 개뿐이었습니다. 취재하느라 바빠 직접적으로 확인할 여유가 없다면서 그런 댓글을 남겼었지요. 최 과장 문제에 대해서는, 횡령이 아니라고 확인하기는커녕 문제를 ‘윤석열 X파일‘ 회계 문제까지 확대해 저희에 대한 공격을 이어가더라고요, 이후 제가 전면전을 선언했고요.

‘제보자X’ 지현진 씨도 ‘유싸’에서 빼놓을 수 없는 인물이지요? ‘말레이로맨스’ 등을 통해 작가님을 직접 공격하기도 했고요. ‘두진서’에서 공개한 취재 용역계약서가 커다란 파문을 일으키기도 했습니다.

지현진 씨는 특히 아주 질 낮게 저를 공격한 인물입니다. “짧은 혔바닥으로 대중을 현혹하지 말고... 나랑 보자...어떤 개인의 가정사를 협박의 도구로 이용하지 말고... 네 가정사를 대중의 간조대에 널어줄까?.. 내가 작년에 쿠알라에 4개월 있었다.. ㅋㅋㅋㅋ. 얼굴좀 빨리 보자.. ㅋㅋㅋㅋㅋ”(맞춤법이 틀린 곳이 적지 않지만 직접 인용) 지 씨가 제 실시간 라이브 방송에서 슈퍼챗을 쏘며 올린 글인데요. 나중에 ‘두진서’에서 공개해서 알려졌지만, 이분 더탐사와 이해가 가지 않는 계약까지 한 인물이고요. 어떻게 생각해도 당당할 수 없는 분인데. 요새는 해외에서 주로 방송하더라고요. 역시 다른 분들과 마찬가지로 법적으로 대응할 예정입니다.

‘두진서’를 시작하면서, ‘더탐사’와 지현진의 용역계약서를 공개할 수 있었는데요. 이 계약서는 최진숙 과장이 지난해, 아직 더탐사에서 일했던 시절의 모바일 메신저 대화 중에서 찾아낸 것입니다. 최진숙 과장에 대한 횡령 의혹을 제기하지 않았다면 ,최 과장이 ‘유싸’에 본격적으로 참여할 일도 없었을 것이고 이러한 계약서가 공개될 일도 없었을 것이지요. 그 계약서로 더탐사와 지현진의 이상한 관계 그리고 더탐사의 방만한 회계에 대해 알릴 수 있었습니다. 더탐사와 파불라에서, 길어야 1년 남짓 전 함께 했던 분들과의 갈등이어서 마음이 더 안타까우실 것 같습니다.

예, 그렇지요. 한때 서로 신뢰하고 같은 배를 탔다고 생각했던 사람들인데, 그렇게 오래전 일도 아니고요.

저는 이분들에게 충분히 제기할 만한 의문을 제기하고 반론의 기회도 충분히 드렸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이분들은 회피하거나, 저나 최진숙 과장 그리고 나아가 김용민 이사장과 기자님을 악마화하는 새로운 시도를 이어가더군요. 안타까운 일이지만 어쩔 수 없으니 받아들이고, 순리대로 잘 해결해 나갈 것입니다. 저에 대해서도 돌아보는 기회가 되는 것 같습니다.

급작스러운 출국금지 결정으로, 아내의 귀국 후 건강 검진 등 일정이 제대로 진행될 수 없게 됐는데요. 심정이 어떠신지와 향후 계획이 궁금합니다.

아내의 건강 그리고 자녀의 입시에 영향을 주는 일이라 마음이 안 좋은 것은 맞습니다. 하지만 이미 결정이 내려졌으니, 새로운 조건에서 최선을 다할 수밖에 없지요. 일단 더 적극적으로 ‘유싸’에 임하고, 소송 문제도 더 열심히 대응하려고 합니다.

그동안 저를 응원해 주신 쩌날리즘 독자 여러분께 다시 한번 감사함을 전합니다. 쉽지 않겠지만 지금까지처럼 하나하나 당당하게 대응해 나가도록 하겠습니다. 아직 좀 이르지만 2024년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잘 싸우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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