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 여사의 인사 청탁’ 의혹 제기한 최재영 목사를 만나다

지난 11월 27일, ‘서울의소리’ 보도를 통해 윤석열 대통령의 부인인 김건희 여사가 금품을 수수했다는 정황이 드러났다. 서울의소리는 11월 27일 ‘윤석열 대통령 취임 후 김건희 고가의 명품백 받았다’, ‘김건희 명품 선물한 제3의 충격적인 인물 정체 대공개’ 등의 방송을 통해 김건희 여사가 명품 가방과 향수, 화장품 세트 등을 받았다고 보도했고, JTBC 등 다른 언론들이 이를 받아 대서특필해 많은 사람에게 알려졌다.

이 과정에서 김 여사에게 선물을 전달하고 영상을 촬영한 것이 바로 최재영 목사다. 최 목사는 통일 운동가로, 대북정책에 대해 조언하기 위해 김건희 여사를 방문, 그곳에서 김 여사가 인사 청탁하는 장면을 목격했다고 한다. 그는 “본질은 영부인의 인사 청탁과 국정 개입이고, 그 본질을 찾는 과정에서 김 여사가 명품 가방을 받았다는 사실이 부수적으로 따라온 것”이라며 “이건 나라의 운명, 우리나라의 운명과 연결된 문제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최재영 목사와의 인터뷰를 윤문한 내용이다.

본인 소개 부탁드린다.

나는 ‘NK 비전 2020’ 대표를 맡고 있으며, ‘통일 TV’ 부사장이다. 또 통일운동과 대북 사역을 하고 있다. 남북문제, 북핵 문제, 북미 간의 문제 등을 비롯해 통일 문제를 주제로 강연도 다니고, 집필 활동도 하고 있다.

윤석열 정부 들어 대북정책을 ‘강 대 강’ 구도로 잡고 대치하고 있는데, 어떻게 보나?

지난 대선 기간 때부터 각 후보에 대한 정책을 체크했다. 윤석열 당시 대선 후보는 굉장히 폭력적인 언어나 ‘강 대 강’ 정책, 선제타격 이런 걸 운운하며 한반도 전쟁 위기까지 상상될 정도의 발언을 많이 해왔다.

취임 후 이제 1년 반 됐는데, 윤석열 정부는 대북정책과 통일 정책이 하나다. 보통 대북정책과 통일 정책은 완전히 다르다. 그런데 윤 정부는 대북정책과 통일 정책이 모호하고, 하나로 합쳐졌는데, 그것도 그냥 ‘반북’, ‘반김’, ‘반통일’ 정책이다. 거기에 ‘친일’, ‘친미’가 더해졌다.

윤석열 정부의 이런 행보는 결국 남북 간의 관계를 악화시키는 걸 넘어 적대적인 관계가 돼버렸다. 이전까지는 남북이 적대적이지만, 공생관계를 벗어나지는 않았다. 그러나 윤석열 정부는 적대적 관계 설정에만 방점이 찍혀있다. 그렇기에 조만간 또 다른 ‘총풍 사태’가 발생할 거라고 예상하는 사람도 많다.

윤석열 정부의 안보·통일·대북과 관련한 관련자들은 다 이명박 정권 시절 사람들이다. 그들은 남북 간의 대화를 완전히 단절시킨 바 있다. 그런 사람들을 다시 기용한다는 건 친일·친미·반공·반통일적인 기조로 나가겠다는 거다.

윤석열 정권이 남북 관계를 악화시켰는데, 회복이 가능한가?

미국은 국익을 목숨처럼, 종교처럼 여긴다. 정파와 이념이 달라도 국익이라고 하면 하나로 뭉친다. 미군이 우리나라에 주둔하는 것도 본인들의 국익과 연결돼 있기에 그렇다.

남북 간의 관계도 윤석열 정부의 독단처럼 보이지만, 윤석열 정부의 독단적인 결정이라고 보지 않는다. 나는 미국 시민권자라 미국이 한국에 대해 어떤 정책을 가졌는지 안다. 윤석열의 저런 반북, 반통일 정책, 친일·친미 정책 배후에는 미국이 있다. 그렇기에 쉽지 않을 거라고 본다.

목사님은 통일운동을 해오셨는데, 김건희 여사에게 선물을 주고 그걸 영상으로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은 어떻게 하셨나?

윤석열 대통령이 당선되기 전 대북정책에 대해 조언하기 위해 김건희 여사와 처음 만났다. 그것이 계기가 돼 취임식에도 가고 했다. 그러다가 취임식 이후 6월에 접견을 갔는데, 접견 도중 김 여사가 누군가로부터 전화를 받았다. 그런데 내용이 범상치 않더라. 엿들으려고 한 건 아니었고, 가까워서 그냥 들렸는데, 인사 청탁에 관한 내용이었다. 너무 충격이었다. 그래서 숙소로 돌아와 많이 고민하고, 기도했다. 그러다가 결심하게 됐다.

김건희 여사는 잘못을 지적한다고 고치는 스타일이 아니다. 그래서 새로운 방법을 찾다가, 다음 접견이 성사되면 그때는 일거수일투족을 채증하려고 결심하고 서울의소리 기자를 불러 그 문제에 대해 의논했다. 그 과정에서 녹음은 변조나 편집이 가능하기에 영상 촬영으로 하는 게 좋겠다고 이야기 나와 영상 촬영하는 것으로 최종 결정했다. 근데 이게 목회자와 어울리는 일은 아니다. 그래서 고민하다가 촬영 기능이 있는 시계를 차고 들어가게 됐다.

김건희 여사가 명품을 받는 모습을 보며 어떤 생각이 들었나?

먼저 한심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고위공직자의 부인이고, 대통령의 부인인데 명품 화장품이나 핸드백을 받는다는 건 생각이 짧다는 증거다. 제대로 된 사람이면, 그리고 내가 통일 운동하는 목회자라는 걸 알면 내가 어떤 선물을 가져간다고 할 때 ‘그냥 오라’던가 ‘그런 걸 가져오면 만나지 않겠다’고 이야기해야 한다. 그런데 만류하는 게 없더라. 나는 항상 선물을 들고 갈 때 받는 사람을 위해서 먼저 사진을 보내준다. 이번에도 그렇게 했는데, 바로 접견 일시를 보내주더라.

‘몰래 촬영했다’며 비판하는 언론들도 있다.

내가 언론보도나 유튜브를 통해 보니 90% 이상은 다 본질에서 벗어나 있다. 이 사건은 ‘명품 가방을 받았느냐, 안 받았느냐’, ‘함정 취재냐, 아니냐’가 본질이 아니다.

본질의 본질은 영부인의 인사 청탁과 국정 개입이고, 그 본질을 찾는 과정에서 김 여사가 명품 가방을 받았다는 사실이 부수적으로 따라온 것이다. 그런데 다들 거기에만 방점을 두고 보도하고 있고, 그마저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다. 정부가 언론들의 입을 막고 있다.

그리고 어떤 물건을 줄지 알려줬는데도 날짜와 장소를 알려주고 접견할 수 있게 해준 건 나에게 오라고 한 거다. 이게 무슨 함정 취재인가?

목회자로서 이런 일을 한다는 것이 부담스러울 수 있었을 것 같다.

엄청나게 부담스러웠다. 그래서 기도도 많이 했다. 감옥 갈 각오도 했다. 그렇지만 모든 사람에게 지탄받는 한이 있더라고 이런 공익적인 건 밝혀야 한다고 생각했다. 이건 나라의 운명, 우리나라의 운명과 연결된 문제라고 생각한다. 대통령은 지휘자다. 지휘자가 잘못 지휘하면 음악은 뒤죽박죽된다. 그런데 그 지휘자의 봉을 부인이 빼앗아 지휘한다면 그건 더욱 심각한 일이다.

주변 반응은 어떤가?

응원하는 사람들이 많다. 응원하지 않는 사람은 연락을 안 한다. (웃음) 반반인 것 같다. 반은 열렬하게 응원하고, 반은 ‘목사님이 굳이 저렇게 정치에 개입해야 하냐?’, ‘목사가 무슨 몰래카메라를 하느냐’ 등의 반응을 보인다.

이미 강연이나 다른 업무에도 지장이 생기고 있고, 앞으로도 그럴 것 같다. 그러나 이 모든 것은 이미 다 각오했다.

앞으로의 계획은 어떻게 되는가?

일단 윤석열 정부의 퇴진에 일조하고 싶다. 그리고 국가보안법 철폐를 위해 운동하려고 한다. 국가보안법이 통일을 가로막는 요인이다. 나는 그냥 ‘국가보안법은 무조건 철폐돼야 한다’고 주장하는 사람이 아니다. 논거가 있다. 우리는 북한을 비판할 수도, 칭찬할 권리도 있다. 그런데 국가보안법은 북한에 대해 언급하는 그 자체를 법으로 묶고 차단한다. 북한에 대해 알 권리를 다 차단하는 거다. 그러니 사람들이 북에 대해 전혀 모르고, ‘북맹’ 수준이 돼버렸다. 통일하려면 많은 사람이 북한에 대해 많이 알고 있어야 한다. 많이 알고 있어야 그걸 통해 통일로 나아갈 수 있는데, 국가보안법으로 그걸 막고 있기에 통일의 가장 큰 걸림돌이라고 할 수 있다.

우리가 접하는 북한 뉴스는 미국의 국익에 의해 재해석된 북한이다. 순수한 게 아니라 다 왜곡되고 굴절됐다. 그래서 내가 10년 동안 한국에 와서 ‘북한 바로 알리기’ 강연과 집필을 하는 거다. 그렇기에 이 사건으로 내가 하는 일에 지장 생기지 않고, 잘할 수 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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