칸 영화제 황금종려상과 아카데미 작품상 등 주요 영화제에서 수상한 영화 '기생충'의 배우 이선균씨가 2024년 새해를 앞둔 1227일 자신의 차 안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집에서 유서가 나왔다고 한다.

이선균 씨는 그동안 한국경찰로부터 마약 투약을 의심받아 왔다. 마약 투약의 단서는 그가 출입한 유흥업소 실장의 진술 뿐. 하지만 경찰은 그를 세차례 불렀다.

그것도 공개 소환으로. 포토라인에 설 때마다 이선균의 표정은 침통했다.

[고 이선균(10281차 조사)]

"많은 분들께 큰 실망감을 드린 점 진심으로 사과드립니다."

[고 이선균(1142차 조사)]

"오늘 조사 과정에서 성실하게 임하겠습니다."

[고 이선균(12243차 조사 후)]

"오늘 경찰 조사에서 다 성실하게 말씀드렸습니다."

 
이선균은 죽기 전 경찰에 다음에 부를 때는 비공개 출석할 수 있게 해달라고 요청할 지경이었다.

 

그는 갖가지 조사를 받았다. 결과는 어떻게 됐을까? 하지만 미국의 CSI 과학수사대와 닮아있는 한국의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정밀 분석 결과 모두 음성이었다. 즉 마약한 흔적이 없었다.

그러하다면 비례의 원칙 즉 과잉금지 원칙에 따라 수사를 멈춰야 하는데 경찰은 과도한 확증편향으로 그를 추적해왔다.그뿐 아니다. 자기들의 수사를 정당화하기 위해 전혀 검증되지 않은 조사 내용을 언론에 흘렸다. 물론 경찰은 부인하지만...

김희중/인천경찰청장 일부에서 제기한 경찰의 공개 출석 요구나 수사 사항 유출은 전혀 없었습니다.

한국 헌법이 보장하는 피의자 인권 보호와 무죄 추정원칙은 실종됐다.

 

이 비슷한 수사를 한국의 아이돌 그룹 빅뱅의 권지용 즉 지드래곤도 받았다.

한국 검찰 경찰 등 수사기관의 이성과 양식을 부정하는 폭주는 사실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그 피해자 중에는 조국 전 법무부장관이 있다. 법무부장관 인사청문회 당일 한차례 조사도 없이 그의 부인을 기소하고 사춘기 시절 딸의 일기장을 압수수색하고 그녀의 고교 학생부 기록을 유출하는가 하면 심지어 입학요건과 상관없는 표창장 위조를 문제 삼아 의사면허까지 박탈했다.

이 모든 것은 조국의 부하이자 검찰총장인 윤석열의 이익과 일치했다. 과잉 수사라는 지적은 윤석열이 속한 국민의힘 대선 경선 때도 나왔다.

 

홍준표 / 국민의힘 대선 예비후보
"(조국 수사는) 과잉수사했다는 거예요. 전가족을 도륙하는 수사는 없어요"

조국은 현 대통령 윤석열의 상관으로 취임하려다가 이 봉변을 당한 것으로 보인다.

이런 가운데 윤석열과 대선 경쟁자이고 지금은 야당 대표인 이재명도 이런 막가파식 수사의 피해 당사자이다.

그의 비리를 잡기 위해 윤석열 정권 휘하 검찰은 370여 차례의 압수수색과 3개지청 70여명의 검사와 수백명의 수사관을 동원해 이재명 한 사람만 털었다. 그리고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그러나 결과는 기각. 그는 석방됐다.

[이재명/더불어민주당 대표]

"인권의 최후 보루라는 사실을 명징하게 증명해주신 사법부에 깊은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물론 이선균 배우는 정치적 사건과 무관하다. 그러나 그의 죽음에는 윤석열 정권의 그림자가 짙게 드리워져 있다.

윤석열 정부 들어 그의 2인자 한동훈이 장관으로 있던 법무부는 &마약 소탕 작전&을 대대적으로 벌였다.

마약 범죄에 대해 여론은 단호하고 따라서 실적만 내면 성과로 인정받을 수 있다.

그런 그들은 2022년 핼로윈 축제 때 전담반을 꾸려 마약 수사를 전개했는데 치안 유지를 위한 인력 배치에 소홀히 함으로써 159명이 압사 당해 거리에서 죽게 했다.

그러나 그들의 마약수사는 멈추지 않았다.

 

[박주민/민주당 의원] : (경찰이) 마약 수사라는 데만 정신이 팔려서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지 않았을까 하는 의심을 가지고 있는 겁니다.]

[한동훈/법무부장관] : 마약 수사 제대로 하면 안 됩니까? 어떻게든 이렇게까지 못하도록 괴담을 만드는 것에 대해서 (진짜 이유를 국민은 궁금할 겁니다.)]

경찰은 마약 수사에 성과를 내라는 권력의 정서를 알기에 비난을 추궁받기 싫어서? 혹은 승진하려고? 정권 차원의 마약 단속에 호응했다.

전문가들은 마약 사범에 대한 처벌 일변도 정책이 오히려 치료받을 사람을 숨게 만들 우려가 있다고 지적하지만 그들은 단속 일변도였다.

하지만 마약 수사에 진정성이 있는지는 의문이다. 하지만 윤석열 휘하의 측근 검사 이정섭의 처남이 마약을 한 것과 관련해서는 이를 은폐했던 일이 드러나고 있다.

대중에 알려진 월드스타 배우의 마약, 아마 윤석열 정권 수사기관으로서는 사실로 만들어 성과로 인정받고 싶었을지 모른다. 여기서 우리는 수사와 사냥의 구분점을 찾기 어려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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