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평화’ 성찰 없는 김장환 목사의 ‘6.25 70주년 기념’ 설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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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 평화’ 성찰 없는 김장환 목사의 ‘6.25 70주년 기념’ 설교
  • 김준수 기자
  • 승인 2020.06.26 1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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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5일 ‘한국전쟁 70주년 6.25 남북복음통일기도성회’ 개최…설교자에 김장환 목사
‘한국전쟁 70주년 6.25 남북복음통일기도성회’가 지난 25일 철원 노동당사 앞에서 개최됐다. (사진=평화나무)
‘한국전쟁 70주년 6.25 남북복음통일기도성회’가 지난 25일 철원 노동당사 앞에서 개최됐다. (사진=평화나무)

[평화나무 김준수 기자] 

최근 “이스라엘은 한번 폭탄이 떨어지면 비행기가 그냥 때리는데 하루도 안 기다린다. 우리나라는 왜 이렇게 기다리는 시간이 많나?”라는 망언으로 교계 안팎에서 질타를 받은 김장환 목사(극동방송 이사장)가 무려 한국전쟁 70주년을 기념하고 ‘복음통일’을 소망하기 위해 열린 한 기도회에서 설교자로 강단에 섰다. 다행스럽게도 이날 기도회에서는 ‘북한 폭격’과 같은 과격한 발언이 등장하지는 않았다.

김장환 목사가 설교자로 나선 기도회는 철원군기독교연합회가 주관한 ‘한국전쟁 70주년 6.25 남북복음통일기도성회’다. 지난 25일 철원 노동당사 앞에서 비가 오는 궂은 날씨 속에서도 백여 명의 교인들이 운집했다. 춘천시ㆍ동해시ㆍ고성군ㆍ정선군ㆍ화천군기독교연합회, 북한기독교총연합회, 여의도순복음교회, 여의도순복음신안산교회, 쥬빌리통일구국기도회, 통일소망선교회 등도 협력기관에 이름을 올렸다. 이뿐만 아니라 철원군청, 극동방송, CTS, CBS, 강원일보, 강원도민일보, 강원북부신문, 철원신문 등이 후원기관으로 안내책자에 명시돼있다.

이번 기도회는 6.25전쟁 70주년의 의미를 돌아보고 ‘복음통일’을 위해 기도한다는 취지에서 개최됐다. 철원 지역을 비롯한 강원도 지역의 목회자들이 어떤 마음으로 기도회를 준비했는지 공동대회장인 김진행 목사(철원군기독교연합회장)의 대회사에서도 잘 드러나 있다.

그는 대회사에서 “미스바성회와 같이 한국교회 회개운동과 성령충만한 성회가 되어 남과 북이 하나 되고 제사장나라, 선교적 사명을 잘 감당할 수 있기를 소망한다”며 “특히 코로나19 중에도 기도성회 준비를 위해 21주 다니엘 목요기도회에 참석해 기도로 동참해주신 목사님들과 성도님들께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실제로 ‘한국전쟁 70주년 6.25 남북복음통일기도성회’에서는 ▲남북관계 개선과 복음으로 통일되도록 ▲제사장 국가, 선교의 사명을 감당하는 나라가 되도록 ▲코로나19를 통한 한국교회 회개운동과 성령충만을 위해 ▲이 땅에 6.25와 같은 전쟁이 일어나지 않도록 ▲북한교회 회복과 탈북민 정착을 위해 기도하는 시간을 가졌다. 하지만 이런 기도회 취지를 무색케 한 설교자의 메시지에서 아쉬움이 남는다.

사회자는 설교자인 김장환 목사를 “소개가 필요 없다. 세계에서 하나님 다음으로 제일 유명하신 분”이라고 소개했다. 김장환 목사는 ‘6.25가 주는 교훈(시137:1~5)’이라는 제목으로 설교를 전했다. 김 목사가 전하려고 했던 메시지는 단순했다. 6.25전쟁을 이길 수 있었던 원동력은 기도였으니 오늘날에도 하나님께 전심으로 기도하라는 것이다.

김 목사는 “6.25전쟁에(서) 교회가, 목사님들이, 장로님들이, 성도들이 기도했기 때문에 하나님께서 우리 (한반도의) 반 토막이라도 번영과 발전과 하나님의 축복을 이 땅에 주신 줄 믿으시기 바란다”며 “우리가 6.25동란을 통해서 배운 것은 기도다. 이 기도운동이 이 나라를 살릴 수 있었던 비결이었다. 오늘 여러분들의 기도의 함성이 북한 땅까지 들려서 하나님께서 복음통일을 이루어주실 것을 믿으시면 아멘하시기 바란다”고 했다.

 

이날 김 목사의 설교는 기도회 취지도 제대로 살리지 못한 아쉬움 그 자체였다. 87세라는 노령에도 불구하고 김 목사 특유의 힘 있고 쩌렁쩌렁한 목소리는 여전했지만 ‘하나님께 기도하라’는 말을 빼면 빈 수레가 요란할 뿐이었다. 6.25전쟁을 겪은 세대이자 여전히 일부 기독교인들에게 존경받는 목회자임에도 불구하고 6.25전쟁이라는 민족적인 아픔에 대한 성찰이나 한반도 평화를 위한 비전을 제시하려는 의지는 찾아볼 수 없었다. 기도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자신이 겪었던 6.25전쟁에 대한 단상과 하우스 보이 시절을 추억하거나 6.25전쟁 당시 미군의 업적을 추어올리는 내용이 대부분이었다.

심지어 설교를 시작한지 얼마 지나지 않아 예정에 없던 순서를 갑자기 진행하기도 했다. 설교 메시지와도 무관했다. 김 목사는 2부 순서자인 가수 태진아 집사를 단상에 세워 찬양 2곡을 부르게 했다. 태진아 집사는 <무덤에 머물러>와 자신의 히트곡인 <당신은 나의 동반자>를 <주님은 나의 동반자>로 개사한 노래를 부르면서 갑작스런 특송을 마무리했다. 애초에 2부 순서였던 태진아 집사의 특별찬양 순서는 1부 예배를 마치고 예정대로 진행됐다.

김장환 목사는 “하나님께 여러분들의 기도의 함성을 들으셨을 것”이라며 “여러분들의 기도제목이 무엇인지 나는 알 수 없지만 그 기도제목을 놓고 하나님 앞에 기도하면 하나님께서 반드시 그 기도를 응답해주실 줄 믿는다”고 했다.

이어 “기도하면 하나님께서 이루어주시는 것을 믿어야 한다. 6.25동란이 나에게 주는 교훈은 (이승만) 대통령, UN군 사령관, 맥아더 장군을 비롯해서 기도할 때에 하나님께서 우리의 전선을 바꾸어주셨다. 그래서 쉬지 말고 기도해야 한다”고 기도의 필요성을 재자 강조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6.25전쟁 70주년을 하루 앞둔 지난 24일 대남 군사행동을 보류하겠다는 발표를 하게 된 것도 ‘한국전쟁 70주년 6.25 남북복음통일기도성회’와 기독교인들이 기도했기 때문이라는 농담 섞인 발언도 했다. 김장환 목사는 “김정은이 철원에서 기도한다는 소식을 들은 모양이다. 하나님이 (김정은에게) ‘너 까불지 마’ 라고 텔레파시를 보낸 것”이라며 “얼마나 감사한지 모른다. 저는 이 집회가 취소될 줄 알았다. 여러분들의 기도 때문에 이루어지신 줄 믿으시면 아멘하시기 바란다”고 했다.

비가 오는 와중에도 기도하고 있는 ‘한국전쟁 70주년 6.25 남북복음통일기도성회’ 참가자들. (사진=평화나무)
비가 오는 와중에도 기도하고 있는 ‘한국전쟁 70주년 6.25 남북복음통일기도성회’ 참가자들. (사진=평화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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