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별금지법 발의’에 화들짝…보수개신교ㆍ반동성애진영 대동단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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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별금지법 발의’에 화들짝…보수개신교ㆍ반동성애진영 대동단결
  • 김준수 기자
  • 승인 2020.07.02 1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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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위 국민인식조사, 응답자 88.5% “차별금지법 제정 찬성한다”
지난달 29일 정의당 심상정 대표 등이 국회 기자회견장에서 차별금지법 발의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지난달 29일 정의당 심상정 대표 등이 국회 기자회견장에서 차별금지법 발의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평화나무 김준수 기자]

정의당이 지난달 29일 포괄적 차별금지법 제정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법안 발의 최소 기준인 국회의원 10명 동의를 가까스로 얻어낸 결과다. 정의당 소속 의원 6명 전원과 더불어민주당 권인숙, 이동주, 열린민주당 강민정, 기본소득당 용혜인 의원이 이름을 올렸다.

차별금지법 제정 경과를 살펴보면 잔혹사라는 이름이 부족하지 않을 정도다. 차별금지법은 지난 2007년 17대 국회 당시 노무현 정부의 발의를 시작으로 19대 국회까지 총 6차례 발의됐지만, 발의되기 무섭게 보수개신교를 비롯한 반동성진영의 격렬한 반대로 번번이 무산됐다. 최근 정의당이 차별금지법을 제정한다는 소식이 알려지자마자 보수개신교와 반동성애진영을 중심으로 정의당 의원실에 항의전화를 쏟아낸 것을 보면 이번에도 차별금지법 제정이 순탄하지만은 못할 것으로 전망된다.

21대 국회에서 차별금지법이 발의됨에 따라 한국교회는 뜻하지 않은 대통합마저 이루게 됐다. 극히 일부를 제외하곤 어느 교단, 단체, 대형교회 할 것 없이 차별금지법 제정 시도에 극렬히 반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기존에 활동 중인 단체로는 부족했는지 차별금지법 제정 반대를 위한 단체들도 우후죽순 생기고 있다. 정의당이 차별금지법 제정안을 국회에 제출한 지난달 29일에는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진정한 평등을 바라며 나쁜 차별금지법을 반대하는 전국연합’ 창립준비위원회 발족식이 진행됐다. 주최 측에 따르면, 시민사회ㆍ종교ㆍ변호사 단체, 전국17개광역시도 기독교총연합회 대표회장단, 동성애동성혼반대국민연합 등 486개 단체가 동참했다고 밝혔다.

한국교회 주요 교단 소속 목회자들로 구성된 ‘한국교회 반동성애 교단 연합’이라는 단체도 조직됐다. 이들은 지난달 30일 한국기독교연합회관에서 발족식을 갖고 “국민의 기본권을 역차별하는 차별금지법을 반대한다”고 밝혔다.

기존에 동성애 반대 입장을 표명해왔던 단체들도 가만히 있지 않았다. 한국교회연합(대표회장 권태진 목사)은 지난달 30일 발표한 성명에서 ‘순교적 각오’로 포괄적 차별금지법 제정을 막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교연은 “지금 대한민국은 마치 유라굴로 광풍에 휩쓸려 난파하기 직전의 배처럼 일촉즉발 위기 상황에 놓여 있다”며 “아무리 국가라도 국민이 동성애를 죄라하고 비판할 자유와 권리를 빼앗을 수는 없습니다. 그들의 인권은 보호해야 하지만 동성 간의 성행위까지 인정하고 보호할 의무는 없다”고 했다.

이어 “우리는 대한민국이 동성애로 인해 성적으로 타락하고 음란한 죄가 만연함으로 종국에는 하나님의 버림을 받을까 두렵고 떨린다. 그래서 저들이 법의 보호 아래 마음껏 문란한 죄를 범하도록 눈감아주거나 외면할 수 없다. 그것이 한국교회가 이 땅에 존재하는 이유요 사명”이라며 “법이 하나님의 명령에 재갈을 물리려 한다면 우리는 순교를 각오하고 대항하고 싸울 수밖에 없음을 분명히 밝힌다”고 했다.

한국교회언론회도 빠지지 않았다. 이들은 지난달 30일 발표한 논평에서 차별금지법이 대다수 국민들을 역차별 할 것이라고 혹평했다.

이들은 “이제 국민의 힘으로 역차별을 조장하는 차별금지법을 막는 것은 시대적 사명이 되었다. 교계 일각에서는 차별금지법 제정을 촉구하는 어이없는 행위도 있었지만, 이 법안이 통과될 때, 교회와 가정, 사회와 국가가 입게 될 치명상은 전혀 모르는 모양”이라며 “이제라도 우리 국민들은 차별금지법을 만들려는 의원 앞에서 결코 우매하지 않으며, 그들의 잘못된 입법 활동에 속지 않는다는 것을 강력하게 보여 주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총회장 김태영 목사)은 1일 김태영 총회장 명의로 차별금지법 반대 성명서를 발표했다. 평등과 인권 보호에 역행하고, 결혼의 순결과 신앙의 자유를 저해한다는 것이 주된 이유다.

김태영 총회장은 “포괄적 차별금지법은 모든 차별 금지 사유를 동등한 비중으로 다루기에 오히려 평등을 역행하는 결과를 초래할 위험성이 있다”며 “결과적으로 동성애를 조장하고 동성 결혼으로 가는 길을 열어서 이 문제를 둘러싸고 고용, 교육, 상품·서비스 교역, 행정의 네 영역에서 폭발적인 사회적 갈등을 초래하게 될 것이다. 나아가 포괄적 차별금지법은 ‘차별 금지’의 이름으로 ‘표현의 자유’를 비롯한 ‘양심ㆍ신앙ㆍ학문의 자유’를 크게 제약하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소수의 약자 보호라고 한다면, 왜 마약 복용자는 소수인데 보호하지 않고 처벌하는가? 그것이 가정과 사회의 근간을 무너뜨리기 때문이 아닌가? 동성애도 마찬가지”라는 황당한 주장으로 차별금지법을 반대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한국교회와 국민들의 거센 저항과 국론이 분열될 것이라고 엄포를 놓기도 했다.

반동성애기독시민연대, 자유인권실천국민행동, 건강한사회를위한국민연대, 한국교회수호결사대, 진실역사교육연구회, 일사각오목회자연합, 전국학부모단체연합, 바른인권여성연합, 옳은가치시민연합, 다음세대사랑학부모연합, 강하세연구소, 생명인권학부모연합, 행복한다음세대연구소, 생명사랑국민연합, 오직예수사랑선교회, 올All바른인권세우기운동본부, 참인권청년시민연대, 강원교육사랑학부모연합, 바른교육만들기학부모연합, 밝은빛가득한연구소, 한국여성가족정책원, 차세대바로세우기학부모연합, 바른교육학부모연합, 청주미래연합, 다문화페미니즘대응국민연합(60개단체), 우리문화사랑국민연대, 자국민우선국민행동, 난민대책국민행동, 다음세대부흥을위한청소년청년연합 등의 시민단체는 지난달 29일 국회의사당 정문 앞에서 차별금지법안을 발의한 정의당을 규탄하는 기자회견까지 열었다.

이들은 “우리는 정의당이 다수국민을 탄압하려는 전체주의 독재법인 차별금지법을 발의한 걸 묵과할 수 없다. 우리는 다수국민의 목에 칼을 겨눈 야만적 폭거를 자행한 정의당을 국민의 이름으로 강력히 규탄한다”며 “정의당은 정의란 이름을 쓸 가치도 없는 불의당이며, 역사에서 사라져야 할 반민주적 정당, 집권당의 기생정당에 불과함을 만천하에 폭로한다. 정의당은 즉각 문 닫고 폐업하라”고 주장했다.

 

최영애 국가인권위원회 위원장이 '평등 및 차별금지에 관한 법률' 제정을 위한 의견표명 관련 기자회견을 한 지난달 30일 서울 중구 국가인권위원회에서 일부 시민들이 '나쁜 차별금지법 반대'라고 적힌 손팻말을 들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최영애 국가인권위원회 위원장이 '평등 및 차별금지에 관한 법률' 제정을 위한 의견표명 관련 기자회견을 한 지난달 30일 서울 중구 국가인권위원회에서 시민들이 '나쁜 차별금지법 반대'라고 적힌 손팻말을 들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소수자도 다른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존중받아야”

하지만 차별금지법에 대한 국민적 공감대는 그 어느 때보다도 높다. 지난달 23일 국가인권위원회(위원장 최영애)가 공개한 국민인식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88.5%는 차별금지법 제정을 찬성했다. 응답자의 73.6%는 “동성애자, 트랜스젠더 등과 같은 성소수자도 다른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존중받아야 하고 동등한 대우를 받아야 한다”고 답했다.

시민사회의 지지도 만만치 않다. 이번 21대 국회에서는 반드시 차별금지법을 통과시키고 말겠다는 의지가 느껴질 정도다. 국가인권위원회도 국민적 지지에 힘입어 지난달 30일 서울 중구 인권교육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21대 국회에 ‘평등 및 차별금지에 관한 법률’(평등법)을 조속히 제정해 달라는 의견을 표명했다.

최영애 위원장은 “우리나라는 다수 국제조약 당사국이고 국제적으로 합의된 인권규범을 국내에 실현할 의무가 있다”며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한국과 일본을 제외한 대부분 국가는 이미 평등법이 존재한다. 유엔 인권이사국으로서 국제사회의 이런 요청에 응답해야 한다”고 밝혔다.

최 위원장은 “입법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며 “코로나19로 우리 사회에서 얼마나 차별이 존재하는지, 혐오라는 게 얼마나 광범위하고 해악을 주는지 이에 대한 시민들의 인식이 전환됐다고 본다”고 했다.

차별금지법제정연대는 지난달 30일 국가인권위원회의 의견 표명을 환영하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이들은 “차별금지법 제정을 위한 지금의 움직임은 한국사회가 더 이상 이전 같지 않음을, 이미 평등으로 가는 길에 들어섰음을 보여준다. 차별금지법제정연대는 국회 밖에서 시민들의 목소리를 모아 그 길을 함께 걸어갈 것”이라며 국회는 더 이상 망설이지 말고 평등에 응답하라. 차별금지법은 더 이상 거스를 수 없는 시대의 요구이다. 거듭 말한다. 남은 건 제정 뿐”이라고 했다.

한국여성단체연합은 지난달 29일 발표한 성명서에서 “한국사회에 만연한 차별을 해소하고 평등을 실현하기 위한 차별금지법 제정의 첫 걸음으로서 국회의 법안 발의를 환영한다”며 “성별과 장애, 나이, 성적 지향 등 여성을 비롯한 사회적 소수자들은 다양한 정체성으로 다층적이고 복합적인 차별과 배제, 폭력을 경험해왔다. 차별금지법 제정은 생활 곳곳에서 소수자들이 경험해온 차별을 드러내고, 이를 차별문제로 인식하고 해소하기 위한 계기를 마련하게 될 것”이라고 기대를 나타냈다.

더불어민주당 성소수자위원회 준비모임도 지난달 30일 발표한 성명서에서 “남은 것은 더불어민주당의 결단”이라며 “지금 우리 당에 필요한 단 한 가지는 ‘이미 알고 있는 옳은 길’을 선택할 용기”라고 했다.

한국기독교회협의회 인권센터는 지난달 30일 발표한 성명서에서 “차별금지법은 성서의 약자보호법이며 모든 생명에 자유와 해방을 선포하는 기독교의 희년법과 같다. 이는 기독교의 사랑과 평등의 가치를 사회에 구현하는 실질적 실천”이라며 “따라서 차별금지법은 발의를 넘어 반드시 제정되어야 하며, 서로의 다름을 넘어 마땅히 인정하고 포용하는 사회로의 기본 근간으로 확대되어 나가야 할 것”이라고 했다.

한국교회 주요 교단 중에서는 최초로 한국기독교장로회가 차별금지법 제정을 환영하는 성명서를 발표하기도 했다.

기장 교회와사회위원회(위원장 최형묵 목사)는 1일 발표한 성명서에서 “모든 사람이 각기 존엄한 존재로서 그 어떤 조건에 의해서든 차별을 받지 않고 평등한 삶을 누려야 한다는 것은 오늘날 세계의 모든 사람이 따르는 보편적 인권의 요구”라며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주어진 어떤 성적 지향을 두고 곧바로 정죄하는 태도가 과연 복음의 정신에 부합하는지 살펴봐야 한다. 그리스도인은 먼저 그리스도의 마음으로 성소수자를 비롯한 우리 사회의 소수자들을 대할 수 있어야 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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