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적 목적 위해 하나님 이름 참칭한 자들

불법·폭력 행위를 주도한 혐의를 받고 있는 전광훈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 대표회장 목사의 구속영장이 2일 기각됐다. (사진=연합뉴스)<br>
불법·폭력 행위를 주도한 혐의를 받고 있는 전광훈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 대표회장 목사의 구속영장이 2일 기각됐다. (사진=연합뉴스)

 

[평화나무 권지연 기자]

박원순 서울시장의 부고 소식에 사랑제일교회는 자축하는 분위기를 연출하며, 정치적 세 결집에 이용하는 모습이다. 

전광훈 씨는 14일 사랑제일교회에서 “우리는 이겼다. 하나님이 날려버렸다”며 환호했다. 코로나19 방역을 위해 도심 집회를 불허하면서 대립각을 세웠던 박원순 서울시장을 하나님께서 심판했다는 취지로 발언한 것이다. 이어 “교회는 사람들만 모인 단체 같으나, 예수그리스도가 계신 곳”이라고 했다. 하나님의 이름을 팔아 자신들이 무소불위의 힘을 지녔다고 주장한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전 씨는 11일에도 이동호 자유민주연구학회 사무총장과 긴급 대담을 통해 박원순 시장의 사망에 대해 진단하며 아무말 대잔치를 벌였다. 

 

전광훈 아무말대잔치 "성 문란이 좌파의 특징... 공산주의 유물론 때문"

전 씨는 이날 “박원순이 서울시장이 죽은 건 성 문제가 단초가 됐다”며 “좌파, 뺄갱이 이런 사람들이 성 문제를 가지고 운동에 사용하고, 성으로 사람을 엮어 들어가는 것은 일제 강점기 남로당에서부터 시작한 문화”라고 주장했다. 

전 씨는 또 “내가 고발당한 적도 있는데, 좌파 지도자와 좌파단체가 성의 문제를 어떻게 이용했느냐 공부해 봤다”며 “남로당원들이 지리산으로 도망가 숨어 집단생활을 하면서 긴장감과 정신적 압력을 성으로 풀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민간에 있는 여성을 납치해 지리산 빨갱이 수용소에서 집단 강간했다고 주장했다. 전 씨는 정재학 선생이 쓴 전교조에 대한 책에서도, 이계성 선생의 책에서도 이 사실이 언급돼 있다고 했다. 

박원순 서울시장의 성추행 혐의를 사실로 단정 짓고, 성 문란이 좌파의 특징이라는 취지로 주장한 것. 

또 “지방자치를 거의 다 좌파 지도자가 잡았다며 ”이 사람들이 주로 동성애, 이슬람, 차별금지를 강력하게 추진한다. 자기들이 내면에 숨어서 하는 짓을 정당하게 하기 위해, 까놓고 해도 괜찮을 세상을 만들려고 한다. 성적인 문란을 부추겼다”는 황당한 발언도 추가했다. 

전 씨는 과거에도 비슷한 발언으로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돼 벌금형을 받았다. 한겨레 등 언론 보도에 따르면, 전 씨는 2012년 1월 7일 전주의 한 호텔에서 개최한 기도회에서 서울시 학생인권조례 통과를 문제 삼으며 “전교조 안에 성을 공유하는 사람이 1만명 있다”고 막말을 했다. 당시에도 박원순 서울시장에 대해 “개XX”라고 욕설을 퍼붓기도 했다. 전 씨는 이 발언 때문에 약식 재판에서 벌금 500만원을 선고받았다. 

 

"소돔과 고모라 멸망은 동성애 때문" 주장은? 

전 씨는 “소돔과 고모라는 동성애 때문에 소멸됐다”고도 했다. 이같은 주장은 보수 교회에서 동성애 반대를 주장하면 가장 많이 써먹는 레파토리에 해당된다. 소돔과 고모라 멸망 이유가 성적 타락 때문이었으며, 이 성적 타락의 극단이 동성애였다는 주장이다. 그러나 이러한 신학적 견해는 근거가 없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성서에 따르면 당시 나그네를 환대하던 관습이 사라지고, 폭력적 강간이 횡행하였으며, 특히 남색이 문제가 되었다. 하지만 소돔(Sodom)이 항문성교 혹은 남성간의 동성애를 뜻하는 소도미(Sodomy)에서 왔다는 것은 분명치 않다. 

또 구약성서 에스겔 16:48–50 에는 소돔의 죄로 교만, 지나친 풍요, 게으름, 궁핍한 이들에 대한 무관심, 우상숭배가 언급된다. 그러나 죄의 목록에 동성애는 없다. 유다서 7장에는 언급된 소돔의 죄는 우상숭배로 해석된다. 여기서도 성과 관련한 것은 찾아볼 수 없다. 

전 씨는 “예수그리스도를 알지 못하는 단체나 철학 개념을 가진 사람들은 (성 문제에 있어) 사고 날 수 있는 잠재적 후보”라며 박원순 전 서울시장, 안희정 전 충남지사, 오거돈 전 부산시장을 언급했다. “자살하면 지옥이 기다린다”고도 했다. 또 “더불어민주당이 박원순 자살 사건을 정당화하기 위해 신고한 여성을 출처를 잡아내라고 했다”는 주장도 펼쳤다. 

 

팩트체크 무의미한 전광훈 발언 

이뿐이 아니다. 그는 “근대에서 가장 큰 영향을 미친 자살 사건은 노무현의 자살”이라고 했다. 또 노무현 대통령이 자살한 후 자살 문화가 늘고 연예인들도 따라 자살했다는 취지로 발언했다. 그러면서 최진실 씨를 예로 들었다. 그러나 최진실 씨는 노무현 전 대통령보다 8개월여 앞선, 2008년 10월 2일 생을 마감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일은 2009년 5월 23일이다. 

전 씨는 박원순 전 서울시장, 안희정 전 충남지사, 오거돈 전 부산시장을 언급하며, “이들은 혁명을 위해 모든 것을 이용한다. 도덕을 파괴해도 좋고, 성뿐 아니라 거짓말까지 혁명을 위해서라면 뭐든 허용한다”고 주장했다. 또 “혁명을 절대시해 하나님 대신 혁명을 올려놓는다”고 주장했다. 

전 씨는 “왜 특별히 이 같은 현상이 좌파 정치인들에게서 많이 일어나나 봤더니 공산주의 유물론 때문”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작년에 내가 광화문 광장에서 세계적인 강의를 했다”며 “헬레니즘과 헤브라이즘이 무엇인가. 박원순 시장이 예배를 탄압하려고 (광화문 광장에) 직접 와서 직원들 시켜서 예배 중지하라고 방해를 했다. 차라리 그때 전광훈 목사라는 사람이 무슨 말을 하는지 들었다면 비극적인 사건이 안 일어났겠지 않나. 한국 지도자들은 공부를 안 한다”고 했다. 

전광훈 씨는 박원순 서울시장이 서울시장에 처음 당선된 후 기념예배 설교자로 자신을 초청했으나, 가지 않았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그때 전도라도 할 것을 설교 초청에 거부한 것을 후회한다고 했다. 

전 씨는 그는 정세균 국무총리를 향해 “정신차리라”며 “교회에서 하는 대 예배 빼고는 밥도 먹지 말고 아무것도 하지 말라는 당신이 교회 집사냐?”고 엄포를 놨다. 이어 “만약 종교단체가 그렇게 바이러스의 위협이 있다면 불교와 천주교도 (제재)해야지 왜 교회만 하느냐?”며 “3억 때려도 소용없다. 재판 가면 다 무효”라고 자신했다. 

그는 정부가 종교 간 싸움을 붙이려고 한다는 주장도 했다. 그러면서 “불교가 다 우리 편이고, 천주도 정의구현사제단 500명 빼고는 다 우리 편”이라고 했다. 

 

박원순 시장 사망에 만세부른 대수천 대표 "우리가 이겼다" 

같은 날 사랑제일교회 설교 강단에서도 박원순 서울시장 사망에 대한 자축이 이어졌다. 

이계성 대한민국수호천주교모임 대표는 “문재인의 탄압, 박원순의 탄압을 눈물 나게 받으면서 예수님 살려주십시오, 기도했는데 (주님께서) 들어주였다”며 “전광훈 목사에게 여러 사람이 그냥 갔다(사망했다)는 말을 들었다. 하나님 말씀 어기면 언제 가만히 간다(사망한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또 교인들을 향해 “박원순이 가만히 갔죠?누군가도 가만히 갈 것 같아요?”라고 반문하며 “우리가 걱정 안해도 되겠다. 문재인 끝났다. 우리가 이겼다”고 외쳤다. 

이계성 대표는 문재인 대통령을 지목해 저주성 발언도 서슴지 않았다. 

그는 “문재인이 다 갔다고 생각된다. 문재인도 이제 내 차례라는 것을 알고 있을 것이다. 그 마지막 발악이 자기 죽음으로 이어질 거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부동산 문제, 청년 취업 문제 등을 언급하며 “문재인은 3족을 멸해야 할 국가 중죄를 지었다”고 말했다. 

그는 “더불어민주당은 성폭행당”이라고 막말하는가 하면, “성폭행이나 한 집단에게 나라를 맡겨도 되겠느냐”고 말하기도 했다. 

그는 SNS를 통해 유포된 글의 일부 내용을 읊으며 “이게 인권 지켜주는 것인가, 이런 놈들이 주사파 빨갱이다”라고 발언했다. 

그러나 이날 이 대표가 읊은 내용은 성추행 피해를 주장한 여성의 고소장이 아닌 것으로 드러났다. 대리인측은 13일 인터넷에서 고소장이라고 떠돌아 다니는 문건과 관련, “우리가 수사 기관에 제출한 문건이 아니다”라고 못 박았다. 

우선 박 시장의 비서로 일한 A씨는 2017년부터 박 시장의 비서로 일했다. 그러나 유포된 글의 피해 개요에 따르면, 피해 여성이 서울특별시장 비서실 비서로 근무했다는 기간은 2015년 7월 13일부터 2020년 7월 16일까지로 기록돼 있다. 그러나 추가 피해자의 존재도 확인된 바 없다.

 

성창경 "하나님이 좌파를 몰아내고 있다"

하나님의 이름은 혐오, 적개심을 정당화하는 수단으로 사용됐다. 

성창경 전 KBS공영노조위원장도 이날 사랑제일교회 단상에 올라 “일어나는 사건을 보니 하나님은 분명 살아 계시다”라며 “눈에 보이지 않으나 (하나님께서) 좌파를 몰아내고 있다”고 했다. 

성 전 위원장은 “아무리 교회를 탄압하고 아무리 우파 국민을 억압하더라도, 어느 날 좌파 시민단체의 거두라고 하는 박원순이가 숙정문에서 극단적인 선택할 줄 누가 알았겠나, 윤석열을 통해 일하고 부산시장이 물러갈 줄 누가 알았겠나. 충남도지사가 구속될 줄 누가 알았겠나. 절망하지 말고 하나님께 영광을 올려드리고 찬양하며 나아가자”고 했다. 

그러면서 자신의 잘못이 부끄러워 스스로 목숨을 끊었는데 죽음과 동시에 영웅으로 만들겠다는 것을 용서해선 안 된다고 목청을 높였다. 

성 전 위원장은 화살의 방향을 노무현 전 대통령에게로 돌렸다. 

그는 “죽어서 영웅이 된 사람이 또 있다”며 “노무현이 죽고 나니 갑자기 영웅이 됐다. 노무현이 사람사는 세상을 어떻게 만들었나. 대한민국 발전에 뭘 기여했나. 무슨 노무현 정신이 있나. 대통령이 언론과 싸움하고 재벌 해체로 대한민국 갈등을 만들었던 사람이 노무현”이라고 막말했다. 또 “갈등의 덩어리를 물려받아 본격 보복하는 사람이 문재인 아니냐”며 “정말 영웅이 되어야 할 분은 백선엽 장군”이라고 했다. 

성 전 위원장은 “하나님이 일하고 계시다. 하나님이 우파 국민의 소원을 들어주실 것”이라며 “저 좌파들은 반드시 멸망하고 말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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