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만 '사랑제일'?.. 지역상권 초토화 책임 묻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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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만 '사랑제일'?.. 지역상권 초토화 책임 묻는다
  • 권지연 기자
  • 승인 2020.09.04 1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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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나무 권지연 기자]

1960년대 형성돼 장위동 주민들과 동고동락해 온 장위동 전통시장의 분위기는 매우 침울했다. 주말이면 손님으로 넘쳐나던 생기는 사라지고 동네 어르신들이 마실 나와 수다를 떨던 쉼터는 폐쇄됐다. 마스크를 쓴 상인들의 근심 어린 표정이 눈에 들어왔다. 시장과 밀접한 사랑제일교회가 코로나19 집단 감염의 온상으로 지목된 데가 교회 측의 적반하장식 방역 비협조가 논란이 되면서 시장을 찾는 손님도 뚝 끊긴 탓이다. 

코로나19 확산 방지 차원에서 시장 상인회 임원들이 돌아가면서 방역을 하고, 심지어 주일이면 교회 앞에 가서 손 소독제를 나눠주는 등 노력을 기울였지만, 결국 모든 것이 허사로 돌아간 듯한 참담한 상황은 안타깝기만 했다. 

20년간 시장을 지키며 두부가게를 운영해 온 남 모 씨는 “코로나19 때문에 피해를 많이 보고 장마도 50-60일로 길어지면서 장사가 안되는 상황에서 그나마 정부에서 준 재난지원금으로 근근이 유지하고 있었다”며 “그런데 갑자기 교회에서 바이러스가 확산하는 바람에 전보다 10분의 1로 손님이 줄었다”고 답답한 마음으로 토로했다. 

남 씨는 매일 아침 새벽 5시 반이면 가게 문을 열었다. 코로나 시국에서 마스크를 쓴 채 두부를 만들고 장사하는 일이 여간 답답한 일이 아니었다. 모두의 안전을 위해 불편도 감수했건만, 결국 상권이 초토화된 상황에 막막함을 호소했다. 

남 씨는 “평소의 40%정도 밖에는 못 팔고 있다”며 “그런데 그나마 나는 나은 거다. 다른 집들은 더 힘든 상황”이라고 말했다. 

반찬가게를 운영하는 백 모 씨는 “이러다 여러 사람 다 죽는 거”라면서 “비싸게 권리금 주고 들어와서 뭐 하는 짓인지 모르겠다. 힘들게 만든 반찬의 5분의 4는 그냥 버려진다”고 울상을 지었다. 

시장에서 정육점을 운영하는 이 모 씨는 “장위 전통시장은 오랜 역사를 지녔고, 동네 주민들이 오가며 정을 나누던 곳”이라며 “손님 발길이 뚝 끊긴 상황이 너무 안타깝고 속상하다”고 토로했다. 이 씨는 “종교가 무엇이고 믿음이 무엇인지 묻게 된다”며 “종교의 이름으로 해를 끼치는 사람이 제발 다시는 나오지 않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장위 전통시장이 공개한 시장 유동인구는 올 초부터 5월까지 14만명을 넘겼지만, 6월부터 3분의 2 수준으로 뚝 떨어졌고, 8월에는 절반가량이 됐다. 

장위전통시장 길희봉 상인회장은 “시장 두 곳에서 열체크를 하게 하고 마스크 쓰지 않은 사람은 들어가지도 못했게 했다”며 “상인들에게도 귀에 못이 박힐 정도로 마스크 착용 의무화를 강조했고, 시장뿐 아니라 사랑제일교회 출입하는 사람들이 지나다닐 동선을 따라 직접 상인회에서 소독도 하고 노력했는데, 피해가 막심하다”고 했다. 

다음은 길희봉 상인회장과 나눈 일문일답. 

- 지금 심경이 편치 않을 것 같은데. 
절박한 심정이다. 매일 방역을 하고 소독을 하는데도도 염려스러웠다. 결국 작금의 어려움을 야기한 전광훈 사랑제일교회에 책임을 묻지 않을 수 없다. 
올해 초 코로나19가 최초로 확산했을 때도 시장이 어려움을 겪었지만, 소상공인들과 방역당국 주민들의 노력으로 어렵게 이겨내며 영업을 이어왔다. 또 정부 재난지원금으로 가시적인 매출도 증대 되는 모습이었다. 그런데 몇 달 전부터 재개발 지역 구역에 속한 사랑제일교회 명도 문제로 조합측과 여러 마찰이 일었고 신속하게 해결되지 않으면서 주변 상권에 영향을 미치기 시작했다. 그러더니  사랑제일교회발 코로나 확산사태가 발생하면서 실로 헤아릴 수 없는 결정적인 타격을 입고 힘든 나날을 보내고 있다. 

-장위시장은 어떤 시장?
60년 가까이 된 역사를 지닌 시장이다. 2005년도에 골목시장으로 등록했다가 2014년도에 전통시장이 됐다. 어떻게 하면 장사 잘되는 시장으로 만들지를 연구하고 교육받으며 많은 일들을 했다. 2005년 장위시장이 뉴타운 후보지로 발표되면서 힘들어졌는데,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주차장도 만들었다. 2개 주차장에 2시간 무료 주차를 할 수 있는 쿠폰을 고객에게 나눠주고 있고, 2012년 캐노피 사업도 준공했다. 서울시내에서 10개 안에 들어가는 시장이라고 자부한다. 물건이 좋고 싸다고 소문이 나서 특히 명절 때면 이사 갔던 사람들도 다시 찾는 시장이다. 

-장위 10구역에 속한 시장 상인들은 이미 이전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
그렇다. 본래 130개 점포가 있었는데, 10구역 쪽에 있던 상인들이 나가서 현재는 60개 점포가 있다. 당시 투쟁도 하고 보상을 더 받아보려고 노력했는데, 막상 그때 교회는 어떤 액션도 없었다.  그러다 교회가 보상금을 더 받겠다고 버티면서 계속 사람들을 불러모았다. 많이 올 때는 3천명까지 왔다. 그래서 걱정되는 마음에 일요일마다 내가 가서 방역도 하고 교회에 오는 사람들에게 손 소독제도 나눠주면서 조합측과 원만히 합의를 이루길 바랐다. 

-직접 지역 소독까지 하셨던 건가?
그렇다. 시장은 물론 지하철에서 사랑제일교회에 들어가는 동선을 따라 직접 소독을 하고 그랬다. 그런데 상황이 더 안 좋아지더라. 자기들만 보상을 더 받기 위해 노력했지 주변 주민, 소상공인 생각은 전혀 안 하는 것으로 보인다. 나는 시장 상인들에게도 얼마나 잔소를 했는지 모른다. 입에서 계속 땀이 나도 마스크를 절대 벗거나 내리지 못하게 철저히 단속했다. 그래서 소비자들이 안심하고 나올 수 있도록 열심히 방역수칙을 지키도록 독려했는데, 결국 이렇게 됐다. 


-평소 교회에 대한 평판은 어땠나? 주변에 교회가 있으면 교회를 보고 장사하는 경우가 많은데?
우리 같은 경우는 그렇지 않다. 장위동 주민 중에 교인이 많으면 교회 갔다가 장 봐서 돌아가고 그럴텐데, 워낙 외부에서 많이 찾는 교회다 보니까 시장에는 도움이 안 됐던 것 같다. 최근에는 반찬 만든다고 오이 같은걸 사 갔다고는 들었는데, 교회가 있어서 시장에 보탬이 되는 건 그다지 없다고 생각한다. 나는 전광훈 씨를 시장에서는 본 적도 없다. 게다가 교인들이 많아야 배상을 많이 받는다고 해서 상인들을 교인으로 등록시킨 정황도 나타난다. 물건 하나 사주면서 교인으로 등록시켜 숫자를 부풀릴려던 것인데, 그래서 이번에 사랑제일교회에 출석한 적도 없는 사람들이 검진을 받고 왔다. 교회서 준 명단에 있었으니 검진을 받으라고 연락이 왔다는 분들이 꽤 있었던 거다. 이때문에 상인들이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다.

-얼마나 피해를 봤을까?
시장 내 유동인구 측정기가 있어서 사람이 들고나는 인원을 파악할 수 있다. 최근 인원을 전년 동기간과 비교해보면, 70%이상 줄었다고 본다. 명절 때면 시장에 사람이 밀려다닐 정도였는데, 한산해졌고, 인근 식당들도 파리만 날리면서 식재료를 살 일도 없어졌다. 주민들은 밖에 나오는 것도 겁난다고 할 정도니 손해가 이만저만이 아니다. 게다가 일부 언론은 시장에 사람이 하나도 없는 모습을 찍어서 보도했다. 시장 상인회 임원들이 매일같이 들통 매고 소독하고 방역하고 입구에 두명씩 서서 열 체크하고 마스크 착용 안 하면 들여보내지도 않는다. 그렇게 노력하는데 교회가 원인 제공을 했고, 언론도 자극적인 소재만 쫓다 보니 상인들의 노력은 조명이 안 된 것 같아 속상했다. 지역 상권을 무너뜨린 교회는 책임을 져야 할 것이고, 상인들에게는 이 어려움을 함께 극복해 나가자고 말하고 싶다. 

한편 평화나무에 접수된 손해배상청구 소송 지원에 참여할 뜻을 밝힌 점포는 4일 현재 150여 곳이다. 소송 참여 인원은 더 늘어날 전망이다. 또 각 점포마다 피해액을 산출해 사랑제일교회 뿐 아니라, 전광훈 씨 개인에게도 책임을 물을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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