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벌 미루고 강의까지 맡겨, ㄴ교수 무고 호소하기도

장애인 비하 물의를 일으칸 충남 천안 나사렛대 두 교수가 경찰 수사를 받는 것으로 확인됐다. 사진은 나사렛대 전경 ⓒ 지유석 기자

 

장애인 학생 비하와 성희롱 의혹 등으로 물의를 일으킨 장애인 학과 교수가 경찰 수사를 받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사태의 진원지는 충남 천안에 위치한 나사렛대학교. 

지난 6월 경 이 학교 브릿지학부 ㄱ 교수와 ㄴ 교수는 장애학생을 '걸어다니는 복지카드' 등 비하발언을 하고, 조교를 대상으로 상습적으로 외모비하와 성적 수치를 유발하는 발언을 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한 바탕 논란이 일었다. 결국 학교 측은 지난 9월 두 교수를 관할인 천안시 서북경찰서에 모욕·협박·성범죄 혐의 등으로 고발했다. 두 교수의 비위사실을 알린 제보자도 다음 주 중 참고인 조사를 받을 예정이다. 

문제는 학교 측이 두 교수에 대한 징계를 미루다 학내 공동체의 압박에 마지못해 수사기관에 수사를 의뢰했다는 점이다. 이 학교 총학생회는 김경수 총장과 해당 사건을 알린 제보자, 그리고 학생회가 참여하는 청문회를 요구했다. 지난 8월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엔 해당 사건의 엄정 수사를 촉구하는 청원이 올라오기도 했다. 이러자 교육부가 대책마련을 촉구했고, 학교 측은 수사의뢰에 나선 것이다. 

익명을 요구한 제보자는 학교 측의 미온적인 대처가 사태를 키웠다며 학교 측을 성토했다. 저간의 사정을 되짚어 보면 이 같은 비판은 설득력을 얻는다. 의혹이 불거지자 학교 측은 조사위원회를 꾸리고 조사에 착수했다. 하지만 조사위는 활동시한인 5월 말까지 아무런 결과를 내놓지 않았다. 학교 측은 조사위 활동기간을 90일 연장했다. 조사위는 끝내 ㄱ 교수에게만 주의 조치를 주고 활동을 마쳤다. 이러는 사이 두 교수는 1학기 강의를 정상적으로 마쳤다. 

제보자는 "학교 측이 꾸린 조사위는 한 명의 가해교수에 대해서만 경징계 처분을 내렸다. 사안이 장애인을 대상으로 한 차별과 폭력임에도 이에 대한 조사는 전혀 이뤄지지 않았다"고 날을 세웠다. 그러면서 "조사위가 재조사에 들어갔지만, 이는 피해학생을 배려했다기 보다 가해교수가 억울할 수 있으니 다시 조사하라는 취지로 이뤄진 것"이라고 비판을 이어나갔다. 

 

장애인 비하 교수가 장애인 인권 강의? 

황당한 건 장애인 비하 발언 등의 지적을 받고 있는 교수들은 2학기에도 강의를 진행했고, 이 중 한 명인 ㄴ교수는 장애인 인권을 주제로한 강의까지 맡았다는 점이다. 더구나 ㄴ교수는 수업 도중 덴마크 영화 '더 헌트'를 학생들에게 소개하며, 자신이 마녀사냥을 당하는 듯한 뉴앙스의 발언까지 했다. 

명배우 매즈 미켈슨이 주연한 이 영화는 한 소녀의 무고로 유치원 교사에게 성범죄자 낙인이 찍힌다는 내용이다. 수강 학생들은 술렁이기 시작했다. 몇몇 학생들은 익명으로 단체대화방(단톡방)에 이 사실을 알리며 ㄴ 교수의 행태를 비판하고 나섰다. 

A 학생은 단톡방에 "영화 봤다면 알겠지만 ㄴ교수가 마녀사냥 당하고 있다는 걸 이 영화를 통해서 알리려고 한 것 같다. 스토리가 너무 일치해 말이 안 나온다"고 적었다. B 학생도 "이번에 ㄴ교수가 보내준 영화 방금 다 봤는데 뭔가 지금 ㄴ교수가 논란이 일고 있는 내용이랑 너무 똑같아 소름 돋는다. 나만 이렇게 생각하는 건가?"라고 의문을 제기했다. 

익명을 요구한 이 학교 교수는 "가해교수 중 한 명에게 장애인 인권 관련 수업을 맡긴 건 몰상식의 극치"라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이 학교 C 교무처장에게 전화와 문자 메시지로 가해교수에게 강의를 맡긴 경위에 대해 물었지만 답변은 오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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